자동차 실내등 켜두면 배터리 며칠 갈까?

방전된 자동차 배터리, 급격히 짧아진 수명

유난히 추웠던 2011년 1월의 추운 아침, 출근을 위해 원격 키의 잠금 해제 버튼을 눌렀지만 아무 반응이 없더군요.

 

추워 죽겠는데 차는 또 왜 말썽인가 툴툴대며 키를 돌려 차 문을 열었는데, 경보음이 울리지 않았습니다(아반떼 XD는 키를 꽂아 문을 열면 경보음이 울립니다). 앗차...방전이구나, 시동을 걸어봤지만 역시나 반응이 없었고, 원인은 운전석 실내등을 끄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급히 긴급 출동 서비스를 불러 충전을 하고 며칠 잘 돌아다녔지만 열흘 뒤 또 방전, 또 긴급 출동의 도움을 받았지만 일주일 뒤 또 방전을 반복하더군요.

두 번째, 세 번째 방전은 실내 등을 켜둔 것도 아닌, 그야말로 자연 방전이었는데, 한 번 방전되었던 배터리는 성능이 급격히 떨어져, 자연 방전되는 경우가 잦다고 하더군요.

겨울내내 긴급 출동 서비스 신세를 질 수도 없는 터라 결국 배터리를 새 제품으로 교체했습니다.

 

새 배터리는 보쉬 메가 파워 칼슘 80L로 바꿨습니다.

타 메이커 제품보다 좀 비싸긴 하지만 잦은 방전으로 배터리를 바꾸는 것이다보니 좀 더 고급의 제품에 끌리더군요.

이렇게 배터리를 바꾼 후, 1년이 좀 넘는 기간동안 아무런 문제없이 잘 달려주었고, 추운 겨울도 거뜬하게 지나갔네요.

 

아반떼 XD의 출고 배터리의 용량은 45A라고 하며, 교체시에는 대개 60A 용량의 제품으로 바꾸지만, 보다 고용량인 80A짜리를 장착해도 됩니다.

정격보다 고용량의 배터리를 장착할 경우 고용량을 충전하기 위해 차량의 발전기를 더 많이 돌려야되고, 결과적으로 연비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연비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얘기에 살짝 고민을 했지만, 당시 잦은 방전으로 고생하던터라 결국 80A짜리로 달았습니다.

 

아울러, 자동차용 배터리는 +극의 방향에 따라 L, R로 나뉩니다. 즉, 60L, 60R, 80L, 80R과 같이 배터리 용량과 +극의 방향을 함께 표기하는데요, 아반떼 XD는 L형 배터리를 선택해야 합니다.

2013/11/27 - [취미, 일상/아반떼XD 자가 정비] - 아반떼 XD 배터리 교체 DIY. 겨울을 위해 보쉬 메가파워 실버라이트로 바꾸다

어이쿠, 실내등을 또 켜놨네ㅠㅠ

실내등을 켜놨다가 배터리를 바꿨던 경험탓인지, 차에서 내린 후 밖에서 한 번씩 실내등을 쳐다보곤 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지하 주차장에 세워놓은 차로 갔는데, 앗차! 실내등이 켜 있군요ㅠㅠ

 

어라? 얼른 차문을 열고 시동을 거는데 다행히 시동이 걸립니다. 방전되지는 않았네요. 휴...

 

그런데, 내가 차를 마지막으로 쓴게 언제더라? 따져봤더니, 사흘을 꼬박 채운 상황이었습니다.

대략 70시간동안 계속 불이 켜져 있었다는 얘기인데요, 지난 해 하룻밤 동안 실내등을 켜두고 배터리를 갈았던 상황에 비교해보면 엄청나게 오래 버텨준 셈입니다.

3일 동안 켜뒀는데 배터리가 버틴 것은 LED 실내등 덕분!

조금 더 좋은 배터리로 바꾸긴 했지만 벌써 1년이 넘은 상황이니 배터리의 힘도 처음과 같진 않을 터, 3일이나 실내등을 켜고 버틸 수 있었던 것은 LED 램프로 바꾼 덕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난 해 8월, 브레이크 등을 LED로 바꾸면서 싼 맛에 실내등도 모두 LED로 바꿨는데, LED 전구의 적은 소비전력 덕분에 3일을 견딘 듯 싶습니다.

개당 1500원 남짓한 가격에 바꾼 LED 실내등의 효과를 이런데서 보게 될 줄은 미처 생각치 못했네요.

사실 저가형 LED 전구가 일반 전구보다 그리 밝은 것도 아니고, 굳이 장점이라면 노르스름한 빛이 아닌 흰 빛을 낸다는 정도였는데, LED의 큰 장점 중 하나인 저소비전력을 잊고 지냈던 것 같습니다.

 

아무리 고급 배터리라도 실내등을 3일씩 켜놨으면 당해낼 장사가 없었을것 같은데, 새삼 LED 램프가 다르게 보이네요.

2011/10/09 - [아반떼XD 자가 정비] - 초보의 아반떼 XD - 실내등, 번호판등, 브레이크 등 교환하기

실내등을 계속 켜두면 얼마나 갈까?

다른 차들은 실내등을 켜둔 상태에서 며칠쯤 갈까? 궁금해서 웹서핑을 해보니 얼추 계산해볼 수 있는 식들이 있군요.

미리 말씀드리자면 , 저는 전기쪽으로는 문외한이며 검색 중 발견한 식으로 대충 계산한거라, 계산에 심각한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오류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실내등 소켓에 써있는 전구 용량이 12V 10W이므로, 0.83A정도라 가정하고,

제 배터리 용량이 80AH니까, 80/0.83=96시간, 일반 전구도 약 4일 정도 버틸 수 있는 용량이네요.

 

반면 LED 전구일 때를 계산해보면, 제가 사용중인 LED 전구는 LED 1개당 100mA, 2개니까 200mA,

배터리 용량 80AH 기준으로 80/0.2=400시간, 16일은 버틸 수 있습니다.

 

이렇게 계산해보니 LED 전구로 3일 버틴 것은 별 것 아니었고, 일반 전구도 생각보다 오래 켤 수 있네요.

이 계산은 배터리 상태가 신품/극상일 때 기준이이며, 시동을 걸려면 보다 높은 전력이 필요할 뿐 아니라 외부 온도 등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많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한 마디로, "전구만 켜서 최대로 버틸 수 있는 시간"이므로 이 시간만 믿고 있다가는 매우 당황스러운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얘기인데요, 무엇보다 추운 겨울, 실내등 하룻밤만에 배터리를 방전시킨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서, 저 숫자는 말 그대로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군요.

남의 차 실내등 상관말고 잠 좀잡시다

실내등과 관련하여 검색을 하다보니 좀 황당한 얘기도 나오는군요. 실내등이 켜진 차를 보고 배터리 방전을 걱정한 행인이 차주인에게 실내등이 켜졌다고 보낸 문자에 "상관말고 잠좀잡시다"라고 답변을 보냈다는데요, 저라도 실내등 켜진 차를 보면 저런 문자 한 통 정도는 보낼 것 같은데, 돌아온 답변을 보니 살짝 망설여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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