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실 정리 위해 결국 구입한 코스트코 고릴라랙
천안으로 이사오면서 옷방과 베란다에 스피드랙 두 세트를 구입하여 수납 공간을 확보했는데, 제 작업실에는 별도의 수납 공간이 없어 점점 지저분해져가는 상황이었습니다.
사실 길이 180cm짜리 책상을 만들어 사용하게 되면서, 10년 남짓 사용해 온 ㄱ자 책상은 각종 DIY 작업시 사용할 작업 선반으로 쓸 요량으로 구석에 배치했는데, 자잘한 물건들과 각종 박스들이 하나둘 차지하면서 점점 수습하기 힘든 상황이 되었습니다.
작업 선반으로 쓴다더니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ㄱ자 책상을 보던 마눌님은 '내가 이러려고 이사왔는지 자괴감 들고 괴롭다'며 한숨을 쉬었고, 저는 결국 날씨 좋은 일요일에 코스트코로 달려갔습니다.
코스트코에서 사온 것은 5단 선반입니다.
흔히 '코스트코 고릴라랙'으로 불리는 120*60*180cm(가로*세로*높이)의 크고 묵직한 선반입니다.
바퀴달린 수레가 없으면 성인 두 명이 운반!
이 5단 선반은 이미 몇 달 전, 살까말까 고민을 꽤 하다가 선반 깊이가 너무 넓어 포기했는데, 결국 몇 달만에 구입하게 되었네요.
코스트코 고릴라랙의 무게는 42kg으로 성인 두 명이 양쪽에서 들어야 원활하게 옮길 수 있습니다.
그나마 저는 캠핑짐 운반용 수레가 있어 수월하게 집까지 들고 올 수 있었습니다.
60*120cm의 고릴라랙 박스를 풀어보니 여러 개의 금속 프레임 아래에 PB(파티클보드) 선반 부품들이 빼곡이 쌓여 있습니다.
ㄱ자 책상에 쌓여 있던 물건들을 거실로 옮긴 뒤, 책상 다리와 상판을 분리하여 창고로 밀어넣었습니다.
5개월 넘게 물건들이 쌓여 있던 책상 위아래는 먼지가 많이 쌓여 있어 진공청소기와 물걸레를 이용해 박박 문질러 닦았습니다.
꽤 상세한, 코스트코 고릴라랙 설명서
이사 직후, 스피드랙을 조립해 본 뒤 요령을 터득하지 못하면 조립이 매우 어려운데다, 조립 요령 따위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부실한 매뉴얼 때문에 조립에 애를 먹었던 적이 있습니다.
2016/06/21 - 조립식 선반 스피드랙 조립 방법과 요령. 성의없는 설명서로 번거로웠던 조립 과정
스피드랙 한 세트를 낑낑대며 조립하면서 요령을 터득한 뒤에야 나머지 한 세트의 스피드랙은 그나마 쉽게 조립할 수 있었기에 블로그 포스팅에 스피드랙의 조립 요령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제 블로그에 '스피드랙 조립 방법'과 같은 키워드로 검색해 들어오는 사용자들이 꽤 많은 걸 보면, 저와 똑같은 고충을 겪고 있는듯 싶은데, 가끔 TV 홈쇼핑에서 판매되는 스피드랙 상품 설명을 보면, 여전히 앞뒤 다 잘라먹고 '조립이 너무너무 쉬워요'와 같은 멘트만 날리고 있더군요.
어쨌든 스피드랙의 조립 과정이 꽤 만만치 않았던터라, 코스트코 고릴라랙의 조립성은 어떨지 무척 궁금했습니다.
일단 4페이지짜리 한글/영문 조립 설명서가 각 1장씩 제공됩니다.
참고로 코스트코 고릴라랙 선반의 최대 적재하중은 선반당 272kg, 전체 1361kg이며, 최대 집중하중은 평방피트(30*30cm 면적)당 34kg이라고 표기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120*60*180cm라고 대략적으로만 알고 있던 코스트코 고릴라랙의 크기도 60.9*121.9*182.8cm로 정확하게 표시되어 있습니다.
조립 설명서에는 안전에 대한 경고 메시지와 조립 방법이 설명되어 있는데, 설명 이미지가 살짝 작지만 단계별로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코스트코 고릴라랙 조립 방법
코스트코 고릴라랙을 설치할 장소를 확보한 뒤, 조립을 시작했습니다.
고릴라랙은 ㄱ자로 접혀 타공된 세로 기둥에 가로 기둥 리벳 두 개를 끼워 지지하는 방식입니다.
고릴라랙의 강재는 모두 분체도장되어 있으며, 타공된 부분이 반으로 접혀 있어 강도를 높이는 동시에 기둥의 연결부위가 바깥에서 보이지 않는 구조입니다.
세로 기둥을 세우고 가로 기둥의 리벳 부분을 걸친 뒤 고무망치(별매품)로 3~4번 두드리면 결착되는 방식입니다.
스피드랙 조립 방식도 이와 거의 비슷하지만, 고무망치로 꽝꽝 두드려도 기둥이 제대로 결속되지 않아 애를 먹었지만, 코스트코 고릴라랙은 3~4번 두드리는 정도로 쉽게 결속될 정도로 조립성이 좋습니다.
조립 설명서에 따르면, 두 세로 기둥을 좁은 면 가로 기둥과 연결하는 것으로 조립이 시작되며
다시 긴 가로 기둥을 연결하고
다시 세로 기둥을 조립하여 바닥면 뼈대를 만들어가는 식입니다.
바닥의 뼈대를 만든 뒤에는 다시 짧은 가로 기둥과 세로 기둥을 두 세트 조립하고
동봉되어 있는 플라스틱 지지대를 세로 기둥에 끼워 앞서 조립한 바닥면 세로 기둥에 끼워줍니다.
코스트코 고릴라랙은 세로 기둥이 2개로 나뉘어 있어서 이렇게 하나의 선반 형태, 혹은 두 개의 낮은 선반으로 조립할 수 있습니다.
무게를 지탱해야 하는 선반의 세로 기둥이 작은 플라스틱 부품으로만 연결될 수는 없겠죠.
세로 기둥이 연결된 부위에는 다시 가로 기둥의 리벳 두 개를 각각 걸어 단단히 잡아주는 방식입니다.
세로 기둥 두 개를 올리고, 가로 기둥으로 잡아주면 제법 단단하게 모양이 잡힙니다.
이제 남은 것은 가장 위쪽의 가로 기둥 네 개를 걸어준 뒤
2단의 가로 기둥을 조립하면 됩니다.
1/4 지점과 3/4 지점의 가로 기둥은 원하는대로 높이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이제 고릴라랙의 네 바닥면에 플라스틱 발판을 끼워줍니다.
ㄱ자 플라스틱 부품은 고릴라랙의 세로 기둥의 접힌면에 꼭 맞게 만들어져 있으며, 우려와 달리 큰 힘 들이지 않고 세로 기둥에 꼭 맞게 끼워집니다.
코스트코 고릴라랙 조립시 주의 사항
언급한 바와 같이, 코스트코 고릴라랙은 고무망치로 몇 번 두드리면 가로/세로 기둥이 간단히 결합됩니다.
다만 힘들이지 않고 쓱쓱 조립을 진행하다보면, 가로 기둥 리벳 두 개 중 하나만 결합된 상태로 연결될 수 있으니 리벳 두 개가 모두 연결되었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아울러, 5장의 PB판과 금속 기둥이 하나로 포장된 코스트코 고릴라랙의 무게는 42kg입니다.
매장에서 구입하면 플라스틱 끈으로 묶여 있는데, 무거운 포장을 들어 옮기는 과정에서 끈을 손잡이처럼 사용하다보니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끊어져 버렸습니다.
다행히 포장을 막 들어올리려던 상태에서 끊어져 위험한 상황을 피할 수 있었는데요, 끈이 끊어진 뒤에야 끈에 '이 끈은 손잡이가 아니니 들어 올릴 때 사용하지 말라'는 영문 경고문이 눈에 띄더군요.
코스트코에서 물건을 실을 때 도와준 코스트코 직원조차 이 끈을 잡고 옮겼던 것을 떠올리면, 이런 주의 문구는 스티커 등에 인쇄해 더 크게 써 붙이는게 좋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릴라랙의 뼈대 조립이 끝나고, 이제 검은색으로 코팅된 PB(파티클 보드)판을 올릴 차례입니다.
9mm 두께의 PB판은 나름 두껍지만, 120*60cm의 넓은 판이다보니 짐을 올리는 용도 외에 밟고 올라서는 등의 용도로는 위험할 듯 싶습니다.
물걸레로 PB판의 앞뒤를 닦고 판을 얹었습니다.
60*120cm의 넓은 판이라 선반 기둥에 걸리지 않게 조심스럽게 밀어넣어야 하며, 위쪽 선반에 판을 올릴 때는 의자를 놓고 올라서는게 좋습니다.
코스트코 고릴라랙과 스피드랙의 비교
코스트코 고릴라랙 조립을 마친 뒤, 바닥과 책상위에 널부러져 있던 짐들을 모두 얹었습니다.
조만간 선반 옆에 있는 서류함 등은 다시 정리해야 하고 일단 되는대로 막 쌓아 놓긴했지만, 그래도 넓직한 5단 선반의 수납 능력은 참 만족스럽습니다.
60cm의 선반 깊이가 너무 부담스럽다고 하는 경우도 많지만, 여러가지 물건들을 많이 수납해야 하는 저에게는 꽤 만족스럽습니다.
자주 쓰지 않는 물건은 선반 뒤쪽으로 밀고, 자주 쓰는 물건들을 앞으로 빼내어 정리하는 식으로 사용하기에 안성마춤이었습니다.
하지만 코스트코 고릴라랙 박스에서 막 꺼낸 PB 판에서 기름 냄새(휘발유 냄새)가 풍겼으며 물티슈로 닦아보니 PB판 코팅과정에서 생긴 것으로 보이는 검은 가루가 많이 묻어나왔습니다.
휘발유 냄새와 검은 가루가 묻어나오는 코스트코 고릴라랙의 PB 합판을 본 뒤, 스피드랙의 MDF 합판 상태는 어땠나 싶어 예전에 찍어두었던 사진을 다시 꺼내보니
양면이 다른 색상으로 깔끔하게 코팅된 스피드랙의 합판 상태는 그야말로 깔끔 그 자체군요.
깨끗하고 품질 좋았던 스피드랙 합판
결국 코스트코 고릴라랙의 PB판을 선반에 올리기 전, 물걸레로 PB판 5장의 앞뒤를 꼼꼼히 닦아 주었습니다.
그리고 요즘 가구류에서는 만나기 힘든 독한 냄새다 싶어 박스에 붙은 스티커를 살펴봤지만, E1, E0 등의 등급은 적혀 있지 않고 단지 유해물질 여부에 '합격'이라고만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포름알데히드 및 휘발성 유기 화합물이 방출될 수 있는 제품은 인체에 유해할 수 있으니 환기가 잘되는 공간에서만 사용할 것'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이 제품이 그러하니 환기가 잘 되는 곳에서 쓰라는 경고 문구인지 표현이 좀 애매하지만, 아무튼 설치 직후에는 환기를 잘 시키는게 좋을 듯 싶습니다.
그리고 설치 후 물건들을 얹으니 가로 기둥의 중심이 PB판과 살짝 벌어진 느낌이 듭니다.
처음에는 틈이 벌어지면서 PB판이 푹 빠지는게 아닌가 싶어 위아래로 꼼꼼히 살펴봤는데, 염려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조립이 끝난 후에는 코스트코 고릴라랙과 스피드랙 모두 묵직하고 튼튼한 느낌이지만, 뼈대(강재)의 두께나 강성은 스피드랙 쪽이 더 튼튼해 보입니다.
코스트코 고릴라랙의 뼈대 두께는 얇은 강재를 접거나 휘어 힘을 더 받을 수 있는 구조로 만든 반면, 스피드랙은 처음부터 두껍고 튼튼한 뼈대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코스트코 고릴라랙은 크게 힘들이지 않고 고무망치로 몇 번 두드리는 것만으로 쉽게 조립할 수 있습니다.
온 아파트가 울릴 정도로 깡깡 소리를 참으며 이를 악물고 망치질 해야했던 스피드랙의 조립 당시 기억이 너무 인상깊어, 코스트코 고릴라랙의 조립성은 정말 감사할 정도였습니다.
정리하면, 가격과 조립성은 코스트코 고릴라랙의 완승이며 뼈대의 튼튼함과 선반 합판의 상태 등, 원재료의 품질은 스피드랙이 앞섭니다.
두 제품 모두 쓸만한 제품임엔 틀림없지만, 선반을 추가로 구입해야 한다면 저렴하면서 조립성 좋은 코스트코 고릴라랙을 선택하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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