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맛사지용 오이깎이 사용기. 햇볕에 타 따갑던 어깨에 뜻밖의 구세주

오이깎이?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마눌님께서는 가끔 지하철에서 파는 물건들을 사오곤 합니다.

 

딱히 유용한 물건이라 그런 것 보다 물건 파는 분들이 딱해 보여 자잘한 물건들을 샀다고 말하곤 하는데요, 딱히 필요해서 산 물건도 아닌데다 대부분 내구성이 좋지도 않기에 어지간하면 충동구매(?)를 하지말라고 말하곤 합니다.

 

그렇게 집에 있던 물건 중에 오이깎이가 있습니다.

 

옛날옛적 쓰던 연필깎이를 뻥튀기 해놓은 것 같은 모양의 오이깎이는 마눌님께서 2000원에 구입한 물건이라고 합니다.

 

저런걸 또 사왔다고 (속으로) 한소릴 했지만 이 오이깎이는 얼마전 캠핑을 다녀와서 정말 유용하게 써먹었습니다.

오이깎이 오이슬라이서

 

발단은 땡볕이 내리쬐는 캠핑장 물놀이에서 시작됐습니다.

 

물담그고 헤엄치는 것을 그닥 즐기지 않는 저는 억지로(!!!) 개울로 끌려나왔고, 결국 마눌님이 수영하고 노는 근처에 캠핑의자를 갖다놓고 땡볕 아래서 맥주만 시원하게 들이켰습니다.

영월 사랑나무 캠핑장 일광화상

 

시원한 개울물에 발을 담그고 있으니 땡볕이 내리쬐도 더운줄 몰랐지만, 연 이틀을 그렇게 지내고 집에 돌아왔더니 어깨에 열이 나며 따끔거리는, 가벼운 화상을 입었습니다.

일광화상시간이 갈수록 화끈화끈 따갑따갑ㅠㅠ

 

수건에 물을 적셔 찜질해 달라고 마눌님께 SOS를 쳤더니, 마눌님은 이 오이깎이와 냉장고에 넣어두었던 오이를 들고왔고

오이깎이 오이슬라이서

 

커다란 오이깎이는 오이를 얇게 저며내며 깎아내더군요.

오이깎이 오이슬라이서

 

잠시 후 뒤가 비쳐보일 정도로 오이는 얇게 저며졌고

오이깎이 오이슬라이서

 

후끈후끈 열이나고 따갑던 어깨에 얇게 저민 오이를 올리자 그 시원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오이깎이 오이맛사지

 

짧은 기간동안 두 번의 캠핑을 다녀오다보니 하필 발등과 복숭아뼈 부근을 모기(벌레?)에 물렸습니다.

 

물파스를 발라도 그때뿐이고 살금살금 가려워 긁어대다보니 불룩하게 부풀어오르기까지 했는데, 그렇게 부풀어 오른 곳에도 오이를 깎아 올리자 가려움이 확 사라지면서 한결 견딜만하더군요.

오이깎이 오이슬라이서

어깨와 발 뿐 아니라 캠핑다녀오느라 햇볕에 탄 얼굴에 오이맛사지를 하기도 했는데요, 칼로 오이를 썰어 올려 두면 툭툭 떨어지기 일쑤지만 오이깎이에 의해 종잇장처럼 얇게 저며진 오이는 잘 떨어지지 않고 굴곡진 부분에도 찰싹 달라 붙어 있었습니다.

 

다만 오이깎이로 저며진 오이는 칼로 두껍게 썬 오이보다 빨리 마르니 자주 갈아주는게 좋고 간혹 붙인 채로 잠이 들면, 피부에 말라 붙으니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ㅎㅎ.

 

그간 마눌님이 지하철에서 사온 물건 중에 제일 쓸만한 제품이라며 엄지척(!)을 해주었는데요, '오이깎이'로 검색해보니 다양한 가격대의 오이깎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고 다이소에서도 팔고 있다는군요.

 

인터넷으로 대충 살펴보니 가격대가 천차만별인데, 마눌님이 사온 싸구려 오이깎이도 충분히 쓸만한 듯 싶습니다.

 

여름 휴가 후 피로한 피부에 오이마사지를 하려는 분들께 오이깎이를 강추합니다!

 

본 리뷰는 아내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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