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강물처럼 캠핑장에서 부모님과 함께 즐긴 휴가. 법수치 계곡의 물놀이 캠핑

연달아 잡힌 캠핑 스케줄

거의 1년 남짓 캠핑을 다니지 못하다가 강원도 영월의 사랑나무 캠핑장에서 근사한 피서를 즐기고 온지 불과 며칠 만에 마눌님은 또 다른 캠핑 일정을 잡았습니다.

 

마눌님은 한 달에 4~5번씩 캠핑을 다니던 기세를 되살려 또 강원도 쪽에 있는 캠핑장을 열심히 검색했고, 이번에는 강원도 양양 법수치리에 있는 '흐르는 강물처럼' 캠핑장을 예약했습니다.

 

사실 캠핑을 다녀 온지 며칠 되지 않아 또 캠핑을 떠나게 된 것은, 한동안 다녀오지 못했던 주문진 부모님 집도 다녀오면서 캠핑도 하려는 영리한(?) 속셈이 있었습니다ㅎㅎ

 

주문진 부모님 집에서 1박을 하고, 이른 오전에 법수치리에 있는 흐르는 강물처럼 캠핑장에 도착했습니다.

 

법수치리 계곡을 따라가는 산길은 도로가 잘 닦여 있었고, 너와 지붕이 인상적인 캠핑장으로 들어섰습니다.

양양 흐르는 강물처럼 펜션 캠핑

 

그런데 캠핑장 안으로 들어서면서 설레었던 기대감은 약간의 실망으로 바뀌었습니다.

그간 다녀왔던 넓직한 캠핑장 대신, 다닥다닥 붙은 텐트들에 답답함이 밀려오더군요.

흐르는 강물처럼 캠핑장

예전에는 펜션 정원으로 사용하던 곳에 캠핑 사이트를 구축한 듯 싶었습니다.

 

법수치리 계곡으로 내려가는 경사면은 계단식으로 구성된 데크 사이트들이 었었는데, 좁은 공간 때문인지 3.6m*5.4m 라는 데크 사이즈는 무척이나 작아 보였습니다.

흐르는 강물처럼 캠핑장 데크

 

평소 마눌님의 캠핑장 선택 스타일에 비추어보면 흐르는 강물처럼 캠핑장은 꽤 생뚱맞은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이미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에 타프부터 치기 시작했습니다.

흐르는 강물처럼 캠핑장

흐르는 강물처럼 캠핑장 바닥은 풀이 나 있는 흙바닥이며 팩은 단단하게 박혀 텐트나 타프를 설치하기는 무난합니다.

후발대, 부모님 도착

돔스크린과 헥사타프 설치 작업이 거의 완료되고 잠시 그늘에 쉬고 있을 때 주문진에서 출발한 부모님이 도착했습니다.

흐르는 강물처럼 캠핑장

 

부모님은 아침 일찍 주문진 수산시장에서 오징어를 사와 통째로 쪄왔습니다.

이 통오징어는 오징어 내장과 먹물까지 통째로 먹는 별미인데, 이미 쪄서 익힌 오징어지만 숯불 위에 올려 불향을 더 해주었습니다.

통오징어찜

 

통오징어찜은 순대처럼 썰어내고

통오징어찜

 

그 사이에 저는 또 삼겹살을 구워내고, 마눌님은 준비해온 밑반찬들을 펼치고 샐러드를 만드는 등 가족들이 나서서 푸짐한 한 상을 차려 먹었습니다ㅎㅎ

흐르는 강물처럼 캠핑장

 

삼겹살과 통오징어찜을 배부르게 먹은 뒤 잠시 쉬고 싶었는데, 이 날은 유난히 바람이 잘 불지 않더군요.

다닥다닥 붙은 텐트들 때문인지 더욱 덥게 느껴져 바로 옆 법수치리 계곡으로 내려갔습니다.

흐르는 강물처럼 캠핑장 계곡

 

뉴스에서는 전국에 폭염에 휩싸였다고 호들갑이었고, 그 때문인지 법수치리 계곡의 물도 약간은 미지근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물도 많고 제법 깊은 곳도 보이는 법수치리 계곡은 시원한 물놀이 장소가 되어주었습니다.

흐르는 강물처럼 캠핑장 계곡

물놀이를 워낙 좋아하는 마눌님은 수영하며 놀기에 여념이 없었고, 어머니는 캠핑의자에 앉아 발을 담그고 피서를 즐기는 동안

 

아버지는 계곡 위쪽으로 올라가 다슬기를 잔뜩 잡으며, 간만에 가족 피서를 즐겼습니다.

흐르는 강물처럼 캠핑장 계곡

여분의 텐트를 준비해 온데다, 돔스크린의 공간 역시 꽤 넉넉했기에 부모님도 캠핑장에서 1박을 할까 싶었는데, 다음날 아침 일찍 다녀와야할 곳이 있다고 하여 부모님은 저녁 늦게 주문진 집으로 가셨습니다.

 

그리고 저녁 늦게까지 열대야가 계속되었습니다.

 

밤이면 서늘한 기운마저 돌았던 사랑나무 캠핑장과 달리, 법수치리 계곡은 유난히 바람이 적었고 후덥지근한 기운이 늦게까지 계속되어 부모님이 집으로 가신게 잘됐다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더운 여름, 법수치리 계곡서 즐긴 물놀이

그렇게 흐르는 강물처럼 캠핑장에서의 이튿날이 시작되었습니다.

옆 텐트의 꼬맹이들이 아침일찍 부터 돌아다니는 소리에 평소보다 일찍 강제 기상을 했고

캠핑장 아침

 

드립 서버를 빼먹고 온 덕분에 간만에 사발에 커피를 내려 마셨습니다ㅎㅎ

캠핑장 사발 드립 커피

그리고 아침 일찍 주문진에서 부모님이 다시 오셨습니다.

 

사실 다닥다닥 붙은 텐트들 사이에서, 후덥지근한 날씨까지 겹쳐 괜히 불편하지 않았나 싶었는데, 이튿날 일찍 다시 오신 걸 보면 그래도 나름 재미있고 보람된 가족 캠핑이다 싶었습니다.

 

마눌님이 준비한 재료로 뚝딱 만든 닭볶음탕을 금새 해치우고

캠핑장 닭볶음탕

 

또 다시 바람이 불지 않는 후덥지근한 날씨를 피해, 법수치리 계곡으로 내려갔습니다.

저는 여전히 릴렉스 체어에 앉아 발만 담갔고, 아버지는 또 여전히 다슬기를 잡으러 계곡 상류로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수영을 즐기던 며느리는 '저 보트 재미있겠다'는 시어머니의 말에 냉큼 옆 가족의 보트를 빌려와 법수치리 계곡에서 보트를 타는 호사도 즐겼습니다ㅎㅎ

캠핑장 물놀이

 

흐르는 강물처럼 캠핑장에는 순한 동물 친구들이 있습니다.

백구는 더워서 혀를 내밀고 있다가도 사람이 다가가면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었고

흐르는 강물처럼 캠핑장 동물

 

털코트가 더워보이는 이 녀석은 만사가 귀찮다는 듯 그늘에만 누워있다가, 물 한 그릇을 떠주니 맛있게 먹더군요.

흐르는 강물처럼 캠핑장 동물

 

하지만 캠핑장의 동물 마스코트라면, 이 발랄한 고양이입니다.

아직 어린 고양이는 마른 몸매였지만, 날렵하게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꼬마들을 몰고 다니는 인기 스타입니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부지런히 돌아다니는 녀석에게 명태포를 물에 적셔 주었더니 고양이의 본성을 드러냅니다ㅎㅎ

캠핑장 고양이

 

명태포를 배부르게 먹은 고양이는 아예 저희 사이트에 휙 드러누워 잠에 빠져들더군요.

캠핑장 고양이

 

매트에 누워도 누가 뭐라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눈치챘는지, 잠시 고양이는 후 돔스크린 안쪽으로 슬금슬금 들어갑니다.

그리고 물놀이 후 그늘에서 한숨 주무시는 아버지 옆에 찰싹 달라붙어서는 마치 팔짱을 끼듯 앞발을 감고 한숨 늘어지게 자더군요ㅎㅎ

캠핑장 고양이

시설은 그냥저냥이지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캠핑장

처음부터 반복되는 얘기지만, 개인적으로는 흐르는 강물처럼 캠핑장의 다닥다닥 붙은 사이트가 썩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뭐 전세 캠핑에 익숙하다보니 이런 난민촌(?) 같은 분위기는 영 낯설기도 했고, 일반 사이트보다 1만원 비싼 데크 사이트 이용요금(5만5천원)도 좀 과하다 싶은 생각도 들더군요.

 

캠핑장의 예약 및 이용요금 - 흐르는 강물처럼 캠핑장 홈페이지 참조

 

더럽다 할 정도까진 아니지만 썩 쾌적하지 않은 화장실도 요즘의 깨끗한 캠핑장과는 좀 다른 분위기이며, 여자 화장실은 청소가 제대로 안되어 있다는 불만의 소리도 들려왔습니다.

흐르는 강물처럼 캠핑장 시설

 

4개의 수도가 달린 개수대 옆에는 음식물 쓰레기 바구니가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 등, 뭔가 바지런한 관리와는 거리가 좀 있는 분위기였습니다.

흐르는 강물처럼 캠핑장 시설

단지 시설이나 관리 상태만으로 본다면, 이 곳 흐르는 강물처럼 캠핑장은 '개인적으로' 그닥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마눌님께서는 이런저런 아쉬운 점에도 불구하고, 법수치리 계곡에서 원없이 물놀이를 즐길 수 있었다면서, 물놀이 캠핑장으로 만족스럽다는 평가를 내렸습니다.

 

저 역시 첫 인상은 당황스러웠지만, 가족들이 모여 즐겁게 캠핑을 즐길 수 있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좋은 캠핑장의 조건으로 좋은 시설이나 주변 환경이 전부가 아니란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흐르는 강물처럼 캠핑장2016년7월25일~26일, 양양 흐르는 강물처럼 캠핑장

 

1박 2일의 일정이지만, 오후 늦게까지 있다가 나가기로 양해를 구하고(반나절 추가 비용 2만원을 지불) 오후 6시가 다 되어 짐을 걷었는데, 이 살가운 고양이 녀석은 참 오래 기억이 남을 듯 합니다.

 

마지막으로, 큼직한 마트를 찾으려면, 14km 남짓 떨어진 하나로마트 하조대농협 현북점으로 나가야 하니 산길을 들어서기 전에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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