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 화분에는 불편한 압축 분무기
제 블로그의 커피나무 관련 포스팅에서 여러번 언급했지만, 커피나무를 비롯한 추위에 약한 식물들은 모두 거실에서 겨울을 나는 중입니다.
넓지 않은 거실에 커다란 식물들이 가득 들어차 있는 것이 숲속 분위기가 나기도 하지만 사람이 생활할 공간을 차지하고 있으니 좀 불편한 것은 엄연한 현실이라 (화분 때문에 말이 나오지 않도록) 화분에 더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식물을 기르면서 가장 신경써야할 것 중 하나가 화분에 물주기일텐데요, 겨울이라 화분에 물주는 횟수가 많이 줄어들었지만 대형 화분들이다보니 화분에 물주는 것도 꽤 큰 일입니다.
화분에 물을 줄 때는 1년전쯤 구입한 4리터 압축 분무기를 사용하고 있는데요, 여러모로 꽤 편리하게 사용 중인 제품이지만 실내 화분에 사용하기에는 좀 불편한 점이 있습니다.
가장 큰 불편은 압축 분무기의 수압때문에 화분의 흙이 화분 밖으로 튄다는 점입니다.
물을 잘게 분무하는 방식이다보니 화분 전체에 골고루 뿌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물뿌리는 속도가 더딘 것도 좀 불편합니다.
베란다에 있을 때는 화분 주변에 튄 흙이 별 문제되지 않았지만 거실로 화분을 들여놓은 이상, 화분 주변에 흙이 튀는 것은 꽤 신경쓰이는 문제입니다.
특히 커피나무 화분이나 킹벤자민 화분의 경우 흙을 조금씩 보충해주다보니 화분에 거의 가득 찬 상태고, 이 상황에서 압축 분무기로 물을 주게 되면 자잘한 흙과 돌맹이가 주변에 떨어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페트병을 이용한 화분 물주기
거실 화분 주변에 흙이 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얼마전 부터 2리터 페트병을 사용해 봤습니다.
2리터 페트병에 물을 가득 담아 화분에 따라주는, 전혀 특별할 것 없는 방식입니다.
매일 아침 핸드드립 커피를 마시다보니 드리퍼에서 마지막으로 떨어진 커피물이 늘 남곤 하는데요 그냥 버리기만 하다가 물 2리터에 커피물 4ml, 1:500 정도로 희석해 사용 중입니다.
꾸준히 사용해 오던 액체 비료인 하이포넥스의 사용을 중단하고 핸드드립 커피물을 섞어준 지 4~5개월쯤 된 듯 싶은데, 상태가 그리 나쁘지 않아 한동안 더 사용해 볼 생각입니다.
하지만 이 페트병으로 물을 주는 방법에도 역시 불편한 점이 있습니다.
바로 물이 콸콸 쏟아진다는 점인데요, 이 때문에 물을 골고루 주기 어렵고 물길이 생기거나 흙이 파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흙을 많이 채운 화분에서는 물이 흙으로 스며드는 대신 화분 가장자리로 모여 물이 흘러내릴 때가 많습니다.
저는 겉흙이 바싹 마른 것을 확인한 뒤에 화분에 물을 주는 터라 물길이 더 잘 생기는 듯 싶습니다.
페트병 뚜껑을 이용한 물뿌리개 만들기
물이 콸콸 흘러내리는 페트병은 실내 화분에 물주는 용도로는 역시 불편했고, 결국 5000원 남짓하는 물뿌리개를 하나 사야겠다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물뿌리개의 부피도 크고 무엇보다 압축 분무기까지 있는 상태에서 물뿌리개를 또 사는 것도 썩 내키진 않았습니다.
그러다 페트병 뚜껑을 물뿌리개 입구처럼 만들어 쓰면 되겠다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바로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가는 드릴 날을 이용해 페트병 뚜껑에 적당히 구멍을 뚫어주기만 하면 됩니다.
가는 드릴날을 이용해 작은 구멍을 여러개 뚫었습니다.
그리고 2리터 페트병에 물을 담고 뚜껑을 닫은 뒤 물을 뿌려보니, 물이 콸콸 쏟아지지 않고 원하는 위치에 필요한 양만큼만 뿌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페트병 물뿌리개의 가장 큰 장점은 화분 구석구석까지 조절해가며 물을 뿌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페트병에 물을 담고 뚜껑을 닫아놓은터라, 그냥 기울이기만 하면 물이 잘 빠지지 않고 페트병 허리를 꾹 눌러야 물이 나가는 방식입니다.
뚜껑 없는 페트병에 물을 담아 콸콸 쏟아부어야 할 때는 이렇게 구석구석 물주는게 전혀 불가능했는데, 페트병 뚜껑에 구멍을 뚫어놓은 것만으로 자유자재로 물조절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압축분무기 처럼 압력이 강한 것은 아니라서 화분 주변에 흙이 튀지 않습니다.
혹시 가는 드릴날이 없어 페트병 뚜껑에 작은 구멍을 뚫지 못한다 싶으면, 송곳 등을 이용해 대충 뚫어도 됩니다.
시험삼아 굵은 드릴날을 이용해 큰 구멍을 뚫어 사용해 봤는데, 작은 구멍을 여러 개 뚫은 것과 큰 차이 없더군요.
이 페트병 물뿌리개를 사용한지 대략 2주 정도 되었고, 아직 이렇다할 단점 없이 만족하며 사용중입니다.
페트병 하나에 물 2리터 정도가 들어가고, 겨울철 커피나무 화분에는 한 번에 물 1리터 정도를 주곤 하니 어지간한 베란다 화분, 혹은 거실 화분에는 페트병에 3~4번 정도만 물을 채우면 될 듯 싶네요.
사실 이 페트병 물뿌리개의 성능이 보기보다 워낙 근사해서 3만원이 넘는 압축분무기를 구입한게 살짝 아까울 정도입니다ㅎㅎ
물론 압축분무기야 엽면시비 등 잎에 물을 뿌릴 때 사용하면 되니, 앞으로는 압축분무기와 페트병 물뿌리개의 용도를 구별해 사용하게 될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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