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모종의 진딧물 제거를 위한 노력
집 근처 모종가게에서 구입한 고추모종을 작은 화분에 옮겨심은지 40일 남짓 되었습니다.
처음 옮겨심을 때보다 고추모종의 녹색잎이 꽤 많아지면서 색깔도 짙어졌습니다.
사진 왼쪽의 청양고추 모종은 오른쪽의 풋고추 모종보다 훨씬 튼실하고 키가 컸고, 고추꽃도 많이 피어 수확물에 대한 기대를 나름하고 있습니다.
반면 풋고추 모종은 잎이 무성해졌지만 키는 청양고추 모종에 비해 덜 자란 편입니다.
특히 6월 20일 즈음해서 몇 개의 풋고추를 따면서 방아다리를 제거하고, 1차 분지 아래쪽의 고추잎들을 제거해 주었는데 이후 열흘 남짓한 기간동안 새 잎이 돋고 키가 쑥쑥 자랐습니다.
2017/06/23 - 3주 전 옮겨 심은 고추모종에서 풋고추 첫 수확. 적지만 달달했던 베란다 풋고추
멀리서 보면 제법 잘 자란 것 처럼 보이는 고추모종, 특히 풋고추 모종에는 진딧물이 한 가득입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물엿을 희석해 뿌려주는 방법으로 진딧물 박멸을 시도해 봤지만, 80~90% 정도만 제거되는 정도였고 결국 며칠 지나면 또 진딧물이 잔뜩 불어나 있습니다.
이후 또 다시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요쿠르트, 우유, 맥주 스프레이 등의 진딧물 방제법들을 시도해 봤지만 별 효과를 보지못했습니다.
그나마 물엿 스프레이가 효과가 가장 좋은 편이긴 했지만 찐득한 물엿으로 진딧물의 숨구멍을 막는 방법이다 보니 2~3일 뒤에 잎에 굳은 물엿을 씻어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100% 진딧물 박멸이 가능하다면 번거로와도 상관없는데, 다시 불어나는 상황이라 물엿 스프레이는 더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진딧물의 천적, 무당벌레
그렇게 무언가를 스프레이로 뿌리는 민간요법(?)으로 진딧물을 박멸하려고 했던 시도들이 실패를 했습니다.
결국 진딧물 약을 사서 뿌려야겠다 생각하던 며칠 전 아침, 고추 모종에 올라가 있는 무당벌레 한 마리를 발견했습니다.
무당벌레가 진딧물의 천적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기에 아파트 산책로에서 무당벌레라도 잡아 고추모종 위에 풀어놓아야 하나 싶었는데 거의 한 달만에 무당벌레 한마리가 고층 아파트의 베란다로 날아와 고추모종에 안착했네요.
반가운 무당벌레 손님을 관찰(!!)하고 있으려니 실제로 진딧물이 모인 곳으로 가서 진딧물을 잡아먹는 장면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고추모종의 새 잎이 돋아나는 생장점마다 진딧물이 몰려 있는게 정말 징그럽고 신경쓰이는 광경이었는데, 무당벌레는 꾸역꾸역 찾아가 진딧물을 잡아먹더군요.
급하게 스마트폰 카메라를 켜서 찍느라 초점이 제대로 맞진 않았지만, 진딧물을 잡아 올려 먹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을 수 있었습니다.
코스트코에서 버그올킬 구입
그렇게 고층 아파트 난간의 고추모종까지 어렵게 날아온 무당벌레가 진딧물을 싹 박멸시켜줬으면 하는 바램이었지만, 한 마리의 무당벌레가 진딧물을 처리하는데는 한계가 있었고, 비바람이 강하게 불던 날 무당벌레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습니다ㅠㅠ
생각같아서는 아파트 정원에서 무당벌레들을 좀 잡아다 고추모종에 풀어줬으면 싶지만, 아파트 정원 역시 주기적으로 약을 뿌리다보니 무당벌레 만나기가 쉽지 않더군요.
그리고 또 한동안 고추모종에 신경쓰지 못한 사이, 풋고추 모종에는 진딧물이 창궐했고 막 피어나는 고추꽃에도 진딧물이 잔뜩 붙어 있습니다.
진딧물로 인해 말라가는 고추모종
사실 징글징글하게 붙어 있는 진딧물을 박멸하기 위해 민간요법을 시도하는 와중에, 코스트코에서 '버그올킬'이라는 살충제를 사둔 상태였습니다.
진딧물 박멸을 위해 시도했던 민간요법이 효과가 있으면, 포장을 뜯지 않은 상태로 반품하려고 했던 것인데 결국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버그올킬은 500ml 스프레이 병 2개 포장이 4970원으로 나름 부담없는 가격입니다.
버그올킬은 '충해경감용 천연식물관리제'라고 하며, 고삼추출물이 함유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버그올킬을 사용하기 위해 라벨을 좀 더 자세히 읽어보니 성분 표시에 비료성분만 적혀 있고, 살충 성분에 대한 내용은 따로 적혀 있지 않습니다.
코스트코에서 버그올킬을 구입할 때는 '버그올킬'이라는 이름으로 인해 살충제로 생각했는데, '천연식물 추출물이 함유되어 있다'는 식으로 두루뭉실하게 적혀 있습니다.
게다가 식물 생육에 필요한 미량원소들이 함유되어 있다는 얘기는, 그간 구입했던 액상비료에서 흔히 봐 왔던 얘기입니다.
살충제? 액비?
제품 라벨만 보면 버그올킬은 살충제 역할 보다는 액비에 가까운 제품이더군요.
제가 필요했던 것은 액비가 아니라 살충제 였기에, 버그올킬 라벨에 적혀 있는 고객상담전화(080-024-4300)로 문의해 봤습니다.
버그올킬의 제조사 고객상담직원은 버그올킬이 액비보다는 살충제 역할의 제품이며, 버그올킬 제조사가 비료회사라 제품에서 살충성분을 언급하지 못하고 천연식물관리제로 표기했다고 하며, 고삼과 제충국 추출물이 희석되어 있다고 합니다.
아울러 실내 식물에 뿌려도 안전한 제품인지 물어보니, 고삼, 제충국 등의 천연 성분으로 만들어진데다 가정에서 쓰기 적합하게 희석되어 애완동물에도 안전한 제품이라고 합니다.
아울러 버그올킬을 뿌린 뒤, 물을 뿌려 약품을 씻어내야 하는지 여부를 물었더니, 역시나 천연성분인데다 이미 희석된 상태로 판매되는 제품이라 따로 씻어낼 필요가 없다고 합니다.
특히 국내 판매되는 식물용 살충제들과 마찬가지로 버그올킬 역시 햇볕을 받으면 분해되는 광분해성 제품으로, 1주일 정도 지나면 버그올킬의 성분도 분해된다고 합니다.
버그올킬 라벨의 사용방법에 5~7일 간격으로 잎에 살포하라는 말의 의미가, 1주일 정도 햇볕을 받으면 살충 성분이 모두 광분해되니 다시 살포하라는 뜻이었네요.
버그올킬로 진딧물 방제해 보니
스프레이 통째로 그대로 분무하면 된다는 얘기에, 진딧물이 득실득실한 고추 모종에 버그올킬을 뿌렸습니다.
진딧물이 특히 심한 잎의 뒷면과 어린잎이 새로 올라오는 생장점 등에 집중해 버그올킬을 뿌리자 평소 느리게 움직이던 진딧물들이 이리저리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기존 물엿 스프레이 등의 민간요법 시도때와 달리, 뭔가 즉각적인 반응이 온다 싶었습니다.
고추모종에 며칠 소홀한 사이, 진딧물에 시달린 고추잎들은 스프레이를 분무하는 정도만으로도 뚝뚝 떨어지는 녀석들이 많았습니다ㅠㅠ
그렇게 고추모종의 앞 뒤쪽 잎이 모두 흥건할 정도로 버그올킬을 구석구석 뿌렸습니다.
며칠 전 강한 비바람을 피해 고추모종을 실내로 옮기고 화장실로 격리해 둔 상태라 화장실에서 버그올킬을 뿌렸습니다.
버그올킬의 냄새는 뭐랄까, 계란껍질로 칼슘액비를 만들때처럼 희미한 계란썩는 냄새에 가까웠는데 심한 냄새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살충제인 만큼 환풍기를 켠 상태로 뿌렸습니다.
다양한 크기와 색깔의 진딧물 잔해들이 고추잎에 곳곳에 남았습니다.
고추모종에 버그올킬을 뿌린 뒤 30분 정도 지나 액체 성분이 마르자, 고추잎 여기저기에 평소와는 다른 움직임의 진딧물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아마 버그올킬 약재를 덜 맞았거나, 약성분을 피해 움직이는게 아닐까 싶어 버그올킬을 한 번 더 스프레이 해 주었고, 30분 정도 지나 또 한 번 스프레이했습니다.
그렇게 3번의 시간차 스프레이를 마친 뒤, 고추잎 곳곳에 뒤집어진 채 움직임이 없는 진딧물들이 눈에 많이 띄었습니다.
특히 잎과 가지의 생장점(분기점)에 콕콕 박혀 있던 진딧물들도 이리저리 피해 움직이다가 움직임이 멈추었네요.
사실 진딧물이 스스로 움직이기 전에는 진딧물의 생사여부가 잘 판단되지 않기에, 눈에 띄는 진딧물들을 툭 건드리자 후후둑 떨어져 버립니다.
눈에 띄는 대부분의 진딧물이 후두둑 떨어져 버리니 진딧물 방제 효과는 좋은 듯 합니다.
그간 실내에서 식물을 키우면서 이렇다할 병충해를 겪어본 적이 없는데다, 만일 필요하다면 민간요법을 이용하자 싶었는데, 결국은 버그올킬이라는 살충제를 이용하게 되었고 진딧물 방제 용도로는 일단 합격입니다.
그동안 바글바글한 진딧물에 워낙 시달리다보니 좀 넉넉하게, 버그올킬 한 병 중 2/3정도를 뿌렸는데요, 그래도 두 병에 5000원 정도로 저렴한 편이라 가격부담도 적습니다.
물엿 스프레이 등의 민간요법을 반복하며 진딧물을 박멸하지 못한 결과, 고추모종 잎의 상태가 썩 좋지 않았는데 즉각적인 효과를 확인하니 진작 뿌릴껄 하는 생각도 드는군요.
일단 진딧물 방제 효과는 확인했고, 그동안 벼뤄왔던 화분 흙 근처의 날파리(뿌리파리)의 방제에 사용해 보려고 합니다.
앞서 제조사 상담을 통해 뿌리파리 방제에도 어느정도 효과가 있을 것이란 답변을 들었는데, 실제 사용 후 결과를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본 리뷰는 아내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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