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어디서나 무선 인터넷을 즐긴다 - 단비

훔쳐쓰는 무선 인터넷은 피곤하다

노트북을 마련한 후로 외부에 나갈 때는 대부분 노트북을 지니고 다니곤 합니다.

 

노트북을 가지면서 가장 즐거운 것은 언제든 컴퓨터와 인터넷 작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이겠죠.

 

하지만 인터넷을 즐기려면 인터넷 연결이 가능한 곳이라야 하는데요, 서울을 비롯한 도심이나 아파트 등에서는 열려있는 무선 인터넷 신호를 이용하여 쉽게 인터넷을 사용하곤 합니다.

 

하지만 '열려 있는 무선 인터넷 신호'라는 것이, 대부분 보안 설정이 되지 않은 인터넷 신호를 '훔쳐쓰는' 거라 찜찜하며(물론 커피숍 등의 공개된 무선 인터넷도 있습니다만), 이렇게 열린 무선 인터넷에 연결해 쓸 때는 내 컴퓨터의 보안 문제도 염려됩니다[각주:1]

 

또, 다니는 장소마다 '날 써주세요~~'하고 열린 무선 인터넷 신호가 있는 것도 아니고 신호 상태도 들쭉날쭉 합니다. 버스나 지하철에서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이래저래 훔쳐 쓰는(?) 무선 인터넷이 여러모로 피곤해져,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는 무선 인터넷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이 포스팅은 단비라는 제품을 직접 구매, 사용하는 소비자로서 느낀 점을 적은 것이며, 업체로 부터 리뷰/홍보 의뢰 등을 전혀 받지 않았음을 미리 밝힙니다.

와이브로, TLogin, IPlug...

현재 시중에서 구매할 수 있는 무선 인터넷은 와이브로, TLogin, IPlug 정도가 있습니다.

SK텔레콤과 KT에서 서비스하고 있으며 성격에 따라 와이브로 대 TLogin/IPlug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와이브로, TLogin, IPlug 비교표
와이브로 TLogin IPlug
서비스 제공업체 SK텔레콤, KT SK텔레콤 KT
서비스 가능 지역 제한적(대도시 위주) 휴대폰이 가능한 지역 휴대폰이 가능한 지역
사용량 대비 가격 저렴한 편 (50GB에 27000원) 와이브로에 비해 비싼 편 (2GB에 29900원) 와이브로에 비해 비싼 편 (2GB에 27500원)

 

표는 와이브로와 TLogin/IPlug의 개략적인 비교인데요, 이를 보면 대략적인 차이를 알 수 있습니다.

와이브로는 사용량에 비해 요금이 저렴한 반면 서비스 지역이 제한적이며, TLogin/IPlug는 사용량 대비 요금은 비싸지만 휴대폰이 터지는 곳이면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단, 가격은 개략적인 비교를 위해 적은 것일 뿐, 가입 조건 등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컴터맨은 외부 이동중 간간히 웹 서핑 정도만 할 예정인 반면, 지방에서도 자주 사용해야 하는 입장이라 와이브로보다는 TLogin, IPlug가 끌리더군요.

특히, SK텔레콤에서 최근에 출시된 TLogin/와이브로 겸용 단말기의 경우 해당 지역의 신호 상태에 따라 와이브로와 TLogin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 맘이 살짝 기울었습니다.

번거로운 가입 절차와 약정 계약

하지만 와이브로와 TLogin/IPlug 등의 서비스는 이동 통신 업체와 서비스 계약을 맺고 가입비, 기기 요금, USIM 구입 비용 등을 내야합니다.

쉽게 말해, 휴대폰을 새로 개통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기기 요금이라도 지원 받으면 12개월, 혹은 24개월짜리 약정 계약에 묶여야 합니다.

늘 사용하는 휴대폰이야 약정 계약에 묶여도 큰 불편이 없지만(아이폰, 안드로이드폰 지름신 들을 막아주는 든든한 방패이기도 합니다ㅠㅠ) 무선 인터넷은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사용하고 싶은 터라, 많이 망설여 지는군요.

어쨌거나 약정 계약은 부담스럽다어쨌거나 약정 계약은 부담스럽다

그러던 중, 단비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휴대폰을 무선 공유기로 만들어주는 단비

단비는 한 마디로 '휴대폰에 연결하는 무선 공유기'입니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휴대폰에 연결하면[각주:2], 무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장치인 것이죠.

 

와이브로, TLogin, IPlug와 비교하면 단비는 꽤 많은 장점이 있는데요, 장단점 비교는 뒤에서 살펴보기로 하고, 먼저 질러버린 단비를 살펴보겠습니다.

배송되어 온 단비 박스입니다. 작은 종이 상자 형태로 심플한 느낌입니다.

심플한 포장심플한 포장

 

박스 양 옆은 비닐 태그로 봉인이 되어 있네요. 제품의 성격상 박스 개봉 여부를 확인하는 의미보다는 속박스가 옆으로 새지않도록 잡아주는 역할이 더 크지 않나 생각됩니다^^;;

스티커로 밀봉해두었다스티커로 밀봉해두었다

 

속박스를 빼고 펼치면 한쪽에는 단비 본체와 매뉴얼, 다른쪽에는 케이블, 스트랩 등 부속품이 담겨 있습니다.

박스에 곱게 모셔진 본체박스에 곱게 모셔진 본체

 

단비가 담겨 있는 쪽입니다.

데이터 요금제에 가입 후 사용하라는 주의 사항이 담겨 있습니다.

휴대폰의 데이터 통화를 이용하는 제품인 만큼, 데이터 요금제에 가입하지 않고 사용하다가는 요금 폭탄을 맞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반드시! 데이터 요금제에 가입한 후 사용해야 한다반드시! 데이터 요금제에 가입한 후 사용해야 한다

 

반대쪽에는, 단비 본체의 특성에 관해 적혀 있는데요, 박스에 적혀진대로 단비 사용 중 단비 본체가 뜨끈뜨끈해집니다.

많은 단비 사용자들이 지적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한데요, 처음 사용할 때는 살짝 불안하기도 했지만, '뜨끈뜨끈한 정도'일 뿐이라 크게 염려할 정도는 아니며, 사용하다 보니 익숙해집니다.

 

아울러, 단비에는 별도의 배터리가 내장되어 있지 않으며, 휴대폰의 배터리를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단비 수출용 버전은 배터리가 내장됐다거나, 추후에는 국내에도 배터리 내장 버전이 출시된다는 얘기도 들리지만, 업체에서 정식 출시 여부를 밝히지 않은터라, 배터리 없는 버전을 구매했습니다.

나 이런 사람이야! ㅡㅡ;;나 이런 사람이야! ㅡㅡ;;

단비 내용물을 모두 꺼내 봤습니다.

단비는 휴대폰과 직접 연결하는 제품으로, 드라이버가 필요없으며, 따라서 드라이버 CD 갈은 것도 없습니다.

내용물 중 USB 연결 케이블이 눈에 띄는데요, 단비와 컴퓨터의 USB 포트를 연결하여 휴대폰을 충전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사용해보니, USB 케이블로 충전되는 양보다 단비가 소모하는 배터리 양이 더 많은 듯 합니다.

그냥 휴대폰 배터리가 다 되었을 때, 긴급히 충전할 수 있다는 정도만 기대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단촐한 내용물단촐한 내용물

본체 옆면에 전원 스위치가 달려 있으며, 왼쪽의 투명 플라스틱 부분에서는 단비 작동 상태에 따라 LED가 깜빡 거립니다.

본체 옆에는 전원 스위치가본체 옆에는 전원 스위치가

반대쪽 옆면에는 휴대폰 충전용 USB 연결 단자가 있습니다. 아울러 오른쪽에 휴대폰 줄을 걸 수 있는 구멍이 있는데요, 하필 뚜껑에다 구멍을 뚫어 놓아 달고 다니기 불안합니다(실제 휴대폰에 걸고 다니다 뚜껑만 남았다는 분도 있더군요ㅡㅡ;;). 본체쪽에다 줄을 걸 수 있게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반대편에는 휴대폰 충전용 USB 커넥터가반대편에는 휴대폰 충전용 USB 커넥터가

뚜껑을 열면 휴대폰 연결 단자가 나타납니다. 이 단자와 휴대폰 단자를 연결하면 되는데요, 아직 공용 20핀, 삼성 20핀 단자만 지원된다고 하므로, 단비를 구매하기 전, 사용하는 휴대폰이 단비와 호환되는지 단비 제조사[각주:3]에 미리 확인해야 합니다.

20핀 연결 단자20핀 연결 단자

단비를 휴대폰에 연결한 후, 단비의 전원 스위치를 켜면 1분 가량 지난 후(이 시간이 꽤 길게 느껴집니다^^;;) 휴대폰 화면이 그림과 같이 데이터 모드로 바뀌게 됩니다.

단비를 꽂으면 자동으로 통신모드로 진입단비를 꽂으면 자동으로 통신모드로 진입

단비가 작동하는 상태에서 노트북의 무선랜 아이콘을 클릭해보니 'Danbi'라는 SSID가 표시되고 SSID를 더블 클릭하면 암호 입력후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됩니다. 출시 상태의 암호는 단비 본체에 붙은 시리얼 넘버를 입력하면 됩니다.

단비가 보인다!단비가 보인다!

단비의 인터넷 속도는 얼마나 될까?

단비의 속도는 어느정도 일까? 휴대폰을 이용한 인터넷이니 만큼, 실내에서 사용하는 유선랜 또는 무선랜에 비교하면 좀 느리지 않을까 짐작했는데, 짐작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단비의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160~200KB(킬로바이트)정도 되는군요. 이 정도는 일반적인 웹서핑에서 살짝 멈칫거림이 있는 수준입니다. 특히 포털 사이트의 플래시 배너들이 유난히 느리게 뜨는 듯 하며[각주:4], 컴터맨의 블로그 같이 큼직한 이미지들이 많은데서도 멈칫 거림을 만이 느낄 수 있습니다.

참고를 위해 웹서핑 화면을 촬영해보았습니다. 웹페이지의 이미지와 플래시가 뜨는 속도, 동영상이 시작되기 전의 버퍼링 등에 주목하여 보시면 되겠습니다.

동영상에서 보시는 것과 같이 조금 느린 감은 있지만 웹서핑은 꽤 무난하게 즐길 수 있으며 일반적인 동영상 역시 끊김없이 즐길 수 있는 수준입니다.

다만, 유튜브 등에 올려져 있는 고화질 동영상들은 인내심을 요구할 정도로 버퍼링이 심한 편입니다.

 

물론, 단비가 이용하는 휴대폰 무선 데이터 요금이 데이터 요금제를 사용한다 하더라도 동영상을 즐기는 용도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점, 한마디로 버퍼링 없이 동영상이 재생된다 하더라도, 어차피 요금의 압박때문에 동영상과는 어울리지 않는 궁합이라는 점이 위로가 됩니다.

 

업/다운로드 속도가 어느정도인지, 한국정보화진흥원의 인터넷 속도 측정 사이트(http://speed.nia.or.kr/)에서 속도 측정을 해보았더니, 다운로드 속도는 267kB(2.14Mbps)가 나온 반면, 업로드 속도는 7.11kB(56.9kbps)가 나왔습니다.

 

쓸만한 다운로드 속도에 비해 업로드 속도는 한숨이 나올 정도로 느린데요, 장소에 따라 차이는 있겠으나 어쨌든, 업로드 작업이 많은 사용자는 인내심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단, 이렇게 느려터진 업로드 속도는 단비의 문제라기 보다는 이동통신사의 망상태에 따른 문제로 보이며, 같은 망을 이용하는 TLogin이나 IPlug 역시 마찬가지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속도 측정 결과속도 측정 결과

고화질 동영상을 끊김없이 즐기기엔 다운로드 속도가 딸린다거나, 업로드 속도가 형편없는 등의 문제가 있지만, 사실 단비와 같은 휴대용 인터넷의 매력은 이러한 웹서핑을 시속 100Km가 넘는 차량에서도 똑같이 즐길 수 있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컴터맨이 단비를 주로 사용하는 곳은 경기도와 서울을 오가는 고속도로이며, 서울과 전남 영광을 오가는 고속도로에서도 꽤 많이 사용해 보았는데요,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 속이라 할지라도, 인터넷 연결이 필요하면 바로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꽤나 매력적이었습니다.

와이브로, TLogin, IPlug과 단비의 장단점 비교

그럼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휴대용 무선 인터넷인 와이브로, TLogin, IPlug과 살짝 비교해 보겠습니다.

 

장점: 1. 가격이 저렴하며 약정에 묶일 필요가 없다

와이브로, TLogin, IPlug 가입비를 내야하며, USIM을 사야하고, 기기 값 별도입니다.

기기 값을 면제 받거나 넷북과 함께 구매를 할 경우 12개월/24개월 약정 계약을 맺어야 합니다.

반면 단비는 기기값 99000원을 내고 월 1~2만원의 휴대폰 데이터 요금제를 가입하면 끝입니다. 데이터 요금제는 부가 서비스이므로 필요에 따라 중단해도 무방합니다.

 

장점 2. 휴대폰이 터지는 곳이면 무조건 된다

와이브로가 데이터 대비 요금이 저렴한 편이지만, 대도시 지역외에는 이용할 수 없는 반면, 휴대폰에 연결하는 단비는 휴대폰 신호가 뜨는 곳이면 어디서든 인터넷이 가능합니다(TLogin, IPlug도 동일한 장점)

 

장점 3. 컴퓨터 외에 다양한 Wifi 기기를 연결할 수 있다

와이브로, TLogin, IPlug은 단지 컴퓨터만 연결하여 사용할 수 있으며 모뎀 종류에 따라 운영 체제의 제약도 심한 편입니다(드라이버 미지원).

하지만 단비는 무선 공유기의 역할을 하므로, 연결하는 컴퓨터의 운영체제에 제약을 받지 않으며, WiFi를 지원하는 기기라면 무엇이든 연결할 수 있습니다.

 

장점 4. 휴대폰의 무선 데이터 서비스도 겸사겸사 사용 가능

컴터맨은 단비를 구매하면서 SKT의 데이터존프리 225라는 데이터 요금제에 가입했습니다.

이 요금제는 무선 데이터 2GB에 네이트 프리존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인데요, 무선 데이터 2GB는 단비로 사용하면서 네이트 프리존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것도 나름 재미가 있습니다.

겸사겸사 사용하는 휴대폰 무선 데이터 서비스겸사겸사 사용하는 휴대폰 무선 데이터 서비스

물론, 프리존에 있는 컨텐츠란 것이 가입한 초반에 게임 몇 개 받아보고, 화보 서비스에서 수영복 사진 몇 개 들여다 본 후에는 그다지 흥미를 끌만한 컨텐츠는 없습니다만, 기존에 유료로 사용하던 모바일 뱅킹(VM 뱅킹, 월900원)과 T-map 네비게이션을 무제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주구장창 컴퓨터의 무선 인터넷 도구로만 쓸 수 있는 TLogin과 IPlug에 비해 월 사용료는 저렴하면서 휴대폰의 무선 인터넷 서비스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것이죠.

 

단점 : 컴터맨이 느끼는 단비의 단점은 휴대폰의 배터리를 잡아먹는다는 것! 한 가지입니다.

특히나 컴터맨의 스카이 큐브릭 휴대폰과 같이 사용시간이 짧은 배터리를 갖춘 휴대폰이라면, 더욱더 배터리에 신경을 쓰게 되는데요, 평소 대용량 배터리 하나로 꿋꿋하게 다니던 컴터맨도 단비를 구매한 후로는 소용량 배터리와 충전용 젠더를 꼭 챙겨다니는, 소심쟁이가 되었습니다 ㅠㅠ

합리적인 무선 인터넷 수단

긴 포스팅을 작성하다보니, 어째 단비 외판원이라도 된양 찬양 일색으로만 포스팅을 작성한 듯 싶은데요, 그만큼 들인 비용에 비해 큰 만족감을 안겨주는, '가격대 성능비가 좋은' 제품입니다.

각종 스마트폰, 휴대용 게임기, E-book 리더 등등... 점점 더 많은 기기가 WiFi 기능을 갖추고 등장할 텐데요, 그럴 수록 단비는 이름처럼 '단비같은' 기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1. 보안 설정이 되지 않은 무선 인터넷 공유기를 "인터넷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다"고 좋아만 할 일은 아닙니다. 누구에게나 열려져 있는 만큼, 보안의 위험 역시 높습니다. [본문으로]
  2. 휴대폰 통신사가 SKT, KT만 가능하며, LGT는 불가능합니다. 휴대폰 충전단자가 20핀 방식에만 가능합니다. [본문으로]
  3. 스마트폰에 테더링 기능이 기본 내장되면서 이 제품은 무용지물이 되었고, 업체 웹사이트도 다른 쇼핑몰이 들어선 상태라 dan-bi.com 링크를 삭제합니다 [본문으로]
  4. 비싼 휴대폰 데이터 요금이 부과되는 만큼, 단비를 이용할 때는 IETOY와 같이 플래시 차단 기능이 있는 유틸리티를 사용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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