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파워콤. 왜 액티브X를 강요하는가?
저는 컴퓨터에 ActiveX들이 깔리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ActiveX의 태생이 인터넷 익스플로러에 보다 다양한 기능을 부여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지만, ActiveX에게 윈도우의 곳곳을 들쑤실 수 있는 분에 넘치는 능력을 줘 버린 나머지, ActiveX를 이용하는 악성 코드들이 수두룩하며, 정상적인 기능을 하는 ActiveX라도 많이 깔면 깔수록, 부작용들이 생기는 터라, 일단 깔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사실, 요즘은 인터넷의 자료실들도 파일의 다운로드를 위해 대부분 액티브 X를 설치하도록 되어 있어 잘 사용하지 않고, 필요한 프로그램은 제작사 홈페이지를 찾아가 다운로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인터넷 뱅킹, 신용카드 결제와 같이 꼭 써야만 하는 서비스인 경우에만 설치하는데요, 조금 불편하긴 하지만, 이러한 고집(?) 덕분에 컴퓨터를 보다 깨끗하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파워콤 쓰려면 액티브X를 깔아라?
인터넷 서비스를 처음 개통하면, 개통 작업을 담당하는 기사분께서 사용자의 컴퓨터로 파워콤 사이트에 접속하여 각종 서비스 정보를 입력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미 전화, 또는 온라인 서류 접수를 통해 필요한 대부분의 정보를 보냈지만, 인터넷 개통 확인 및 가입자 인증 등의 작업을 사용자 컴퓨터를 통해 하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파워콤(1월1일부터 통합 LG텔레콤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의 고객 인증 절차 과정에서는 ActiveX를 설치해야만 합니다.
'설치해야만 한다'기 보다는, 파워콤의 정책이 그렇다고 해야겠죠.
어쨌거나, 개통 기사분은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띄우고 고객 인증 페이지에 접속한 후, ActiveX 설치를 묻는 창에서 익숙한 솜씨로 '설치'를 클릭하려 하길래, 제동을 걸었습니다.
컴터맨 : 저는 제 컴퓨터에 ActiveX가 깔리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기사님 : 하지만 이것을 설치하지 않으면 개통작업이 완료되지가 않는데요.
컴터맨 : KT는 ActiveX 설치없이 일반 웹 페이지에서 사용자 인증만 하면 되는데, 어째서 파워콤은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는 것이죠?
기사님 : 회사 방침이 그러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죄송하지만 이것을 설치하지 않으면 개통 작업 완료 방법이 없습니다ㅠㅠ
네, KT 메가패스(쿡)는 인터넷 개통 작업 과정, 혹은 사용자 인증 과정에서 ActiveX 설치를 요구하지 않고 일반 웹페이지에서 이미 발급된 ID와 비밀번호, 혹은 휴대폰 문자메시지 인증을 통해 해결되는 반면, LG 파워콤은 끝내 ActiveX를 설치해야 한다는군요.
하지만, 회사 방침이 그러하다는데, 현장에 설치하러 오신 기사분을 붙들고 실갱이해 봐야 소용이 없겠다 싶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ActiveX를 설치하여 개통 작업을 완료한 후 파워콤 고객센터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컴터맨 : 파워콤을 개통했고~$*(@&$*(@~ 그런데 왜 ActiveX를 설치해야 합니까?
상담원 : 고객님의 개통정보 확인과 인증을 위해 꼭 필요한 과정입니다.
컴터맨 : 개통정보 확인과 인증을 하는데 왜 꼭 ActiveX를 써야하는 것인가요? ActiveX가 아니라도 인증은 얼마든지 가능한 것이잖아요? 경쟁사 얘길해서 좀 그렇지만, KT 메가패스는 ActiveX 설치 없이 고객 ID, 또는 휴대폰 인증만으로 가능하던데요?
상담원 : 업체마다 방침이 다르기때문에, 다른 업체의 방법과 비교하기는 어렵습니다.
쩝...말끝마다 '방침'이군요.
그 '방침'이 불편하기 때문에 연락했지만 상담원의 뉘앙스는 '정상적인 서비스를 위해 필요한 과정인데, ActiveX 까는게 뭐가 대수이며, 서비스는 쓰겠다고 하면서 그걸 싫다고 하면 어쩌자는 말이냐'는 식입니다.
논점이 다르니 계속 다람쥐 쳇바퀴 돌듯 같은 얘기만 반복되고, 어차피 상담원 역시 답을 제시할 수 없는 듯 하여 그냥 전화를 끊으려다, 퍼뜩 떠오르는 질문 하나를 던졌습니다.
상담원 : 네, 그런 경우에는 기사님이 노트북을 이용하여 개통 절치를 완료해드립니다.
컴터맨 : 네...그러시군요 ㅡ,.ㅡ;;;
컴터맨은 지금까지 ActiveX를 깔고 싶지 않다는 얘기를 해왔는데...정말 논점이 다른 대화를 하고 있었나 봅니다.
깔기 싫다는 사람에게 제공할 수 있는 대안이 있었으면서도 계속 '깔아야 한다'는 얘기만 반복한 상담원이 무척 답답합니다(컴터맨의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 오랫동안 붙들고 통화하고 싶었다면 모르겠지만ㅡㅡ;;;;)
컴퓨터를 바꿔도 액티브X를 깔아라?
파워콤을 가입할 때 ActiveX를 깔았다면 끝난 걸까요?
ActiveX를 설치한 컴퓨터를 그대로 사용한다면 별 문제가 없지만, 만일 컴퓨터를 새로 바꾼다면, 또 다시 사용자 인증을 받아야하며, 그 과정에서 ActiveX를 또 설치해야 합니다.
좀 더 정확히 얘기하면, 랜 카드를 바꾼다면 사용자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요, 요즘은 대부분 메인보드 내장형 랜카드를 사용하므로 메인보드를 바꿀 경우에도 사용자 인증을 받아야 합니다.
컴터맨은 컴퓨터 A/S를 하는 일의 특성상 새 컴퓨터를 연결해야하는 경우가 특히 많은데요, 대부분은 이미 사용중인 인터넷 공유기에 연결하므로 별 문제가 없지만 여차저차한 이유로 공유기를 거치지 않는 경우, ActiveX를 설치하라는 메시지가 여지없이 뜹니다.
'고객님 컴퓨터 정보변경에 따른 정상적인 절차 이오니'라고 안내를 하고 있지만, (다른 방법으로도 얼마든지 구현할 수 있는 기능임에도) 굳이 ActiveX를 통해서 인증을 하려는, 참으로 업체 편의 중심의 처리과정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고객 인증=Mac 어드레스 등록 작업
그럼 컴퓨터를 바꾸거나, 랜카드를 바꾸거나, 공유기를 바꿀 때마다 이러한 등록을 해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네트워크 장비에 부여된 Mac 어드레스를 등록하기 위함입니다.
Mac 어드레스는, 네트워크 장비들마다 가지고 있는 고유한 번호인데요, 한사람, 한사람마다 다른(고유한) 주민번호를 가지고 있는 것과 같이 네트워크 장비들도 고유한 Mac 어드레스를 갖추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주민번호를 갖고 있듯, 네트워크 기능을 갖춘 모든 장비는 고유의 Mac 어드레스를 갖추고 있습니다.
ActiveX를 깔지 않아도 파워콤을 쓸 수 있다!
파워콤을 설치할 때는 어쩔 수 없었지만, 이미 사용중인 상태에서 새로 연결한 컴퓨터에만은 끝끝내 파워콤 인증용 ActiveX를 깔고 싶지 않았습니다. 아울러, 고객인증이라는 것이 결국 Mac 어드레스를 등록하는 작업이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럼, 새로 바꾼 컴퓨터의 Mac 어드레스만 확인하여 파워콤 고객센터에 알려주면, 굳이 ActiveX를 설치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 생각했는데요, 실제로도 가능했으며, 그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내 컴퓨터의 Mac 어드레스를 확인하기 위해 시작 버튼 - 실행을 클릭한 후 [실행] 창에 'cmd'를 입력하고 [확인] 버튼을 클릭합니다.
검은색 커맨드 창이 뜨면 'ipconfig /all'을 입력합니다. 바로 이어 [Enter]를 누르는 순간, 컴퓨터에 내장된 랜카드들의 정보가 표시됩니다.
컴터맨의 컴퓨터에는 2개의 랜카드를 끼운 상태라서 랜카드 정보 역시 2개가 표시되는데요, 이 중에서 IP를 할당받은 랜카드의 'Physical Address' 항목의 숫자를 잘 기록해둡니다(아니면, 이 창을 띄운 상태로 파워콤 고객 센터로 전화를 겁니다).
파워콤 고객센터 1644-7000으로 전화를 걸어 상담원을 연결한 후 '파워콤을 사용중이며, 컴퓨터를 바꾸어 인증창이 뜨니 맥 어드레스를 등록해주었으면 한다'라고 말한 후, 상담원이 맥 어드레스를 불러달라고 하면, 위에서 확인한 Mac 어드레스를 불러주면 됩니다.
Mac 어드레스를 다 불러주면 잠시 후 상담원은 'Mac 어드레스 등록이 완료됐습니다'라고 합니다. 등록이 완료되면 1~2분 이내로 인증을 요구하던 화면이 사라지고 인터넷이 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글로 적으려니 아주 복잡해 보이지만, 컴퓨터의 Mac 어드레스를 확인하는 과정부터 상담원이 등록을 완료하는데 까지 걸리는 시간은 채 5분이 걸리지 않습니다. '까짓거 ActiveX를 걍 설치하면 되지 왜 사서 고생이냐'고 하면 더 이상 할 말은 없지만(굳이 사서 고생하는 이유는 앞에서 다 설명했습니다), 이런 간단한 일련의 작업에까지 ActiveX를 설치하도록 만들어 놓은 파워콤의 '방침'은 참으로 못마땅합니다.
ActiveX를 이용하지 않는 인증 절차를 '윗선'에 건의해 줄것을 파워콤 상담원에게 기회가 될때마다 요구한 것이 벌써 1년은 훌쩍 넘긴 듯 하지만, 일개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바뀔 것 같아 보이진 않는군요.
아무튼, 파워콤 인증용 ActiveX를 설치하기 싫다거나, 설치할 수 없는 환경의 사용자들은 이러한 방법을 통해 인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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