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GHz 와이파이가 뜨지 않는 직구 스마트기기. 와이파이 채널 국가별 차이

5G 와이파이, 신호 감쇄

얼마 전 해외직구로 구입한 삼성 갤럭시탭 A7은 사양/성능 면에서 살짝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어차피 높은 하드웨어 사양을 필요로 하지 않는 업무용으로 구입한 제품이라 저렴한 가격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본격적인 '업무'가 시작되기까지는 시간이 꽤 남았고, 그동안은 집에서 유튜브나 넷플릭스 재생용으로 사용 중입니다.

 

그러던 며칠 전 태블릿을 방으로 가져가 유튜브를 보던 마눌님께서, 인터넷이 끊어졌다면서 저를 불렀고, 실제 유튜브 앱의 인터넷 연결 끊김 화면이 떠 있었습니다.

 

유튜브의 인터넷 연결 끊김 화면은 처음 보는 것이라 신선(?)한 느낌이었는데, 각설하고 이런 인터넷 끊김이 발생한 것은 갤럭시탭 A7을 5G Wifi에 연결해 둔 때문이었습니다.

 

저희 집 인터넷 공유기는 제 방에 들어와 있고 마눌님은 침실에서 태블릿을 사용하는 상황, 콘크리트 벽 두 개를 거치면서 5G Wifi는 신호 감쇄가 심해져 안테나가 거의 떨어지다가 아예 끊기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었습니다.

5G는 뜨는데 2.4G는 안보인다?

5GHz 와이파이는 2.4GHz 와이파이보다 빠르지만 벽 등의 장애물을 통과하기 어렵고 2.4GHz 보다 전파도달범위가 작습니다.

 

때문에 공유기와 와이파이 사용 기기 사이에 장애물이 많은 경우, 5GHz보다 2.4GHz 와이파이에 연결하는 게 안정적이라, 저는 2.4GHz 와이파이에 연결하기 위해 태블릿의 와이파이 설정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갤럭시탭 A7의 와이파이 목록에 뜬 저희 집 공유기 와이파이는 5GHz 신호만 보였고, 2.4GHz 신호는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일반적으로 공유기의 5GHz는 SSID 뒤에 5G를 적어 구분하며, 현재 사용 중인 U+Net2529_5G는 5GHz 신호이고, 2.4GHz SSID는 U+Net2529로 표시됩니다.

보통 5GHz 와이파이 신호가 오락가락할 때 와이파이 목록을 열면 2.4GHz 신호가 훨씬 빵빵(!)하게 차 있는 게 일반적인데, 오히려 2.4GHz SSID가 사라진 상황이 매우 특이했습니다.

 

와이파이 목록 새로 고침을 반복하다가, 일단 신호가 잘 잡히는 거실로 태블릿을 가지고 나왔는데, 여전히 2.4GHz SSID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와이파이 목록에 떠 있는 SSID들을 보다가 더 특이한 점을 발견했는데, [사용 가능한 네트워크]에 떠 있는 다른 집 SSID들은 뒤에 _5G가 붙어 있지 않은, 2.4GHz SSID였습니다.

한마디로, 태블릿의 와이파이 목록에 다른 집 2.4GHz 와이파이 신호는 잘 잡히지만 내 공유기의 2.4GHz 와이파이만 잡히지 않는 상황입니다.

 

공유기의 일시적인 오류인가 싶어 스마트폰을 열어봤는데, 스마트폰에는 5GHz와 2.4GHz SSID가 모두 떠 있습니다.

국가별 와이파이 채널 차이

뭐지? 직구로 구입한 지 2주 밖에 안된 태블릿이 고장난 것인가? 아니면 태블릿 케이스가 와이파이 신호에 방해가 되는 것인가? 싶어 태블릿의 와이파이 설정을 이리저리 살펴보다, 재부팅하고 케이스를 벗겨보는 등 이리저리 살펴봤지만 증상은 같았습니다.

 

그러다 다른 집의 2.4GHz 신호는 잘 표시되고, 내 공유기의 2.4GHz 신호만 잡히지 않는 상황이란 생각이 퍼뜩 들어, 인터넷 공유기의 관리자 모드로 접속했습니다.

 

제 공유기는 LG 유플러스 GAPM-7200 모델로, 192.168.219.1을 공유기 주소로 설정해 사용 중입니다.

브라우저를 열고 192.168.219.1을 입력한 뒤 공유기 모델명을 클릭하고, 관리자 비밀번호를 입력해 관리자 모드에 접속했습니다.

 

관리자 모드로 접속해 2.4GHz 와이파이의 [설정바로가기]를 클릭했고

 

[채널 설정] 항목을 열어보니, 짐작했던 대로 13채널로 설정되어 있었습니다.

 

미국(북미)은 2.4GHz 와이파이 신호를 1~11채널까지 사용하며 12~14채널은 사용하지 않도록 되어 있습니다.

반면 한국은 1~13채널까지 사용하며, 일본은 1~14채널까지 사용합니다.

제 갤럭시탭 A7은 삼성전자 제품이지만 북미에 유통되던 직구 제품이다보니 2.4GHz 와이파이 신호를 1~11채널만 잡을 수 있습니다.

 

반면 제 공유기는 국내 유통되는 유플러스 번들 공유기로 1~13채널을 설정할 수 있고, 마침 저는 다른 집과 겹치지 않는 13채널로 설정해 사용 중이었습니다.

 

이렇게 '흔치 않은 조건'들이 겹쳐 갤럭시탭 A7에서 유독 내 공유기의 2.4GHz 와이파이가 보이지 않았던 것이었습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 13채널로 설정된 와이파이 채널을 8채널로 바꾼 뒤 [설정 적용] 버튼을 클릭했습니다.

와이파이 채널을 바꾸면 공유기를 재부팅하는 제품도 있는 반면, 유플러스 GAPM-7200 공유기는 재부팅 과정 없이 잠시 기다리는 것으로 채널 변경이 완료되었습니다.

 

공유기 2.4GHz 채널 변경 완료 후, 갤럭시탭 A7 와이파이 목록에 2.4GHz SSID가 바로 표시되고

 

와이파이 접속 비밀번호를 입력하자 정상적으로 연결 완료되었습니다.

문제 해결 후,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국내에서는 이런 문제를 겪는 경우가 흔치 않았지만, 북미 사용자들은 해외 여행 중 흔히 겪는 문제라고 합니다.

 

저는 제 공유기 관리자 설정에 접속해 와이파이 채널을 바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지만, 해외 여행 중 현지 와이파이 공유기는 사용자가 쉽게 건드리지 못하는터라 꽤 많은 사람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었습니다.

 

참고로 노트북 제품들은 운영체제의 국가 설정을 일본/한국 등으로 바꾸면 11~14 채널로 접속할 수 있다고 하며, 스마트폰은 현지 기기에서 개통된 유심을 장착하면 현지 와이파이 채널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반면 제 태블릿처럼 와이파이 전용 태블릿은 루팅 후 와이파이 설정을 변경해야 하는터라,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에 비해 작업이 훨씬 까다롭습니다.

 

어쨌든, 미국/캐나다 등에서 직구한 기기에서 5GHz 와이파이 신호는 잘 잡히는데 2.4GHz 신호가 보이지 않는다면, 해당 공유기의 2.4GHz 채널 설정을 확인하고, 1~11 범위에서 설정해 볼 것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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