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운전 10년, 첫 교통사고. 경황없었던 사고 현장과 대처 과정

운전 10년 차, 첫 교통사고

설거지를 하면서 와인잔을 깨트린 아침, 부지런히 깨진 잔해들을 치우고 정리한 뒤, 마눌님을 출근시키기 위해 매일 아침 저녁으로 다니는 길을 달리고 있었습니다.


매일같이 다니는 길이지만 비가 제법 뿌리는 날이라 조심해서 달리던 중이었고, 저도 제 뒷 차도 차간거리를 꽤 넉넉히 유지하고 달리는 길이었습니다.


그렇게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마눌님의 수다를 들으며, 후둑후둑 뿌리는 비도 분위기가 제법 좋다 생각하며 여유로운 드라이브 중이었습니다.

천안 신부동 S-Oil


저 멀리 신호등이 노란색으로 바뀌었네요.

주행하는 속도와 남은 거리를 비교해 볼 때 노란불에 지나갈 상황은 아니다 싶었고 평소처럼 브레이크를 밟으며 정지했습니다.

천안 신부동 S-Oil 신호등


그렇게 정지신호를 받고 1~2초쯤 기다렸을까?

뒤에서 꽝~ 소리가 나면서 옆차선에 나란히 서 있던 차량이 제 차선 쪽으로 밀려왔습니다.

천호지 삼거리


꽝 소리 후 '무슨 소리야?'하는 얘기를 나눌 정도의 시간이 있었는데, 순식간에 옆 차선의 차가 앞으로 밀려나갔고

자동차 사고


제 옆 차보다 더 빠르게, 소형차가 그그극~ 소리를 내면서 밀려와 제 차와 부딪혔습니다.

자동차 사고 대처요령

사진 촬영, 사고 차량 이동

쾅 소리가 들린지 3초 만에 옆 차선 뒤쪽에서 차량이 밀고 들어온 터라, 처음에는 이게 어떻게 발생한 사고인지 잘 판단이 되질 않았습니다.


그나마 제 차에 밀려온 흰색 차량은 제 차를 꾸욱 밀고 들어온 뒤 멈춘 정도라, 저나 조수석의 마눌님께 별다른 충격이 없어 다행이었습니다.


그래도 운전대를 잡은 뒤 처음 겪는 사고이다 보니, (블랙박스 영상을 보니) 3~4초 남짓 의미없는(?) 대화를 나눴는데, 2차선 도로가 3대의 차량으로 막혀 버린 상황이었고 일단 사진을 찍고 증거를 확보한 뒤 차를 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동차사고 사진촬영


이렇게 3대의 차량이 도로에서 엉켜버린 상황, 나중에 블랙박스를 확인해보니 뒤의 트럭이 흰색 차량을 추돌했고, 흰색 차량은 다시 검은색 차량을 추돌한 뒤 각이 틀어지면서 제 차까지 밀려온 것이었습니다.

자동차사고 현장사진 촬영


일단 현장의 앞 뒤 상황을 몇 장의 사진으로 남겼고

자동차사고 사진촬영


차선 두 개가 모두 막혀 버린 상태였기에 파손 상태가 가장 경미한 제 차를 빼서 차선 하나를 터주자는 생각에 차를 뺐습니다.

테슬라


나중에 블랙박스에 기록된 시간을 보니 사고 발생 직후 부터 차를 빼기까지 1분 30초 남짓 걸렸네요.

자동차사고 후방 블랙박스

교통사고 책임 여부가 불분명한 경우에는 차량을 함부로 빼는 게 아니라 들었지만, 이번 사고에서 제 차는 이미 정지 신호를 받고 정차를 완료한 상황에서 발생한 사고이니 제 과실은 없는데다, 전후방 블랙박스가 작동 중이고 스마트폰으로 사진도 찍었기에 바로 차를 뺐습니다.

보험사 연락, 경찰 현장 조사

일단 사고가 발생하자 가장 먼저 5~6대의 견인차, 그리고 경찰차가 달려왔습니다.


제 차는 이미 도로 옆의 주유소쪽으로 차를 빼 놓은 상태였고, 피해차량이지만 그래도 제 보험사에 연락해 두는 게 좋겠다 싶었는데, 제가 어느 보험사에 가입했는지 잘 기억이 나질 않더군요.


그동안 단 한 번의 사고도 없었지만 해마다 보험사별 보험료 인상률이 달라, 해마다 몇 군데 다이렉트 보험 견적을 내보고 가장 저렴한 곳으로 옮겨 다닌데다, 보험가입 증서도 온라인으로 받다보니 내 보험사가 어딘지 잘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특히 제 자동차 보험 뿐 아니라 본가와 처가 차량의 보험까지 제가 처리하다보니, 여기? 저기?? 더욱 헷갈리는 상황이었습니다.


다행히 보험 개발원에 전화(02-368-4000)를 걸어 차주 이름과 주민번호, 차량 번호 등의 본인 확인을 한 뒤 제가 가입한 보험사가 어디인지 알아냈습니다.


그리고 다시 보험사에 사고 접수를 하고, 사고 처리 직원이 출동하겠다며 통화를 했습니다.


그런데 제 주변에서 얼쩡거리던(?) 두어 사람이 피해차량은 굳이 보험사에 전화하지 않아도 된다며 훈수를 두는군요.

올란도 차량 사고

못들은 척 무시하고 보험사와 전화통화를 계속 하는데 이후에도 두어 번 훈수를 두었습니다.

(나중에 보니 사설 견인차 기사였습니다).


상황만 보면 제가 피해 차량임 확실하지만, 상대방이 과실을 인정한 것이 아니었고(과실을 따지고 있을 경황이 아니었고), 주변인들이 책임져 줄 것도 아니니 모두 무시하고 사고 접수와 보험사 직원의 출동을 요청했습니다.


그리고 출동한 경찰은 이번 사고의 운전자 4명의 인적 사항을 확보하고 음주 측정을 진행했는데, 4명의 운전자가 모두 모인 현장에서 음주 측정 결과를 크게 알려주며 확인 시키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현장에 도착한 가해 차량 보험사 직원은 저를 포함한 피해차량 운전자와 동승자의 인적사항을 확인한 뒤 명함에 사고접수 번호를 적어주었습니다.

자동차 사고 접수 번호

그리고 잠시 후, 제 보험사 직원이 도착해 가해 차량 보험사 직원과 얘기를 나눈 뒤, 제 차 수리 기간동안 사용할 렌트 차량 확보 등의 조치를 취해주었습니다.


그 와중에 가해 차량 보험사 직원이 제 보험사 직원과 명함 교환을 하면서, 뜬금없이 거기 누구와 잘 안다, 친하다며 족보(?) 정리를 하려는 게 좀 재미있었습니다.


어쨌든 제 올란도는 수리가 필요한 상황, 제 보험사 직원은 협력업체(사설 정비소)를 추천했지만 저는 쉐보레 정식 서비스센터로 입고 시키겠다 했습니다.


이후 렌터카 업체에서 렌터카를 가지고 왔고, 제 올란도는 제가 정한 쉐보레 천안서비스센터로 옮겨 주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현장에서의 상황은 약 1시간 남짓 걸려 정리가 되었고, 몇 시간 뒤 가해 차량 보험사에서 보상을 위한 개인정보 활용 여부에 동의해 달라는 전화가 왔고, 사고처리 과정에 대한 안내를 받았습니다.

삼성화재 사고처리 진행안내 카톡

경찰 조사 및 자료 제출

사고 현장에서 경찰은 추후 경찰서를 방문해 추가 진술과 현장 사진/블랙박스 영상을 제출해야 할 수 있다고 합니다.


피해 차량인데도 반드시 경찰서를 방문해야 하는지 물었더니 상황이 명확한터라, 전화 통화 만으로 가능할 것 같다는군요.


어쨌든 경찰은 사고 현장 사진 및 블랙박스 영상을 추후 제출해주었으면 한다고 했고, 덕분에 샤오미 70mai 블랙박스에서 메모리를 처음 꺼내보게 되었습니다.

샤오미 70mai 블랙박스


후방 카메라에 찍힌 영상을 보니 사고 상황이 매우 명확했습니다.

현재 제 차와 검은 차량은 이미 정지 신호에서 멈춰선 상태고 흰 차량 역시 거의 멈추었지만 트럭은 저 거리에서 브레이크를 밟았고

샤오미 70mai 블랙박스 후방카메라


결국 흰 차를 추돌, 흰 차는 다시 앞의 검은 차를 추돌하고 1차로의 제 차까지 밀려 들어온 상황이었습니다.

샤오미 70mai 블랙박스 사고영상

이렇게 운전대를 잡은 지 10년 만에 첫 교통사고를 경험했고, 큰 사고가 아니라 다행입니다.


처음 당한 사고라 사고 직후에는 매우 경황이 없었지만, 상황 종료 후 되짚어 보니 나름 대처를 잘 했다 싶습니다(물론 사고 정도와 장소에 따라 대처 방법이 다를 수 있습니다)


  • 사고 직후 차량 앞 뒤로 여러 장의 사진을 찍기(바퀴 방향 포함)
  • 현장 사진을 찍고 블랙박스 영상도 있으니, 다른 차량 통행이 가능하도록 차를 옮김
  • 사고 처리는 내 보험사와 상대방 보험사 담당자끼리 처리하도록, 내 보험사에도 바로 사고 접수
  • 피해 차량이니 보험사에 연락할 필요 없다며 훈수를 두는 사람들은 대부분 사설 견인차 기사 등 이권(?)에 관련된 사람들
  • 가해 차량 보험사 담당자로 부터 명함과 사고접수 번호 받기


다만 저는 내 차량 보험사가 어디인지 다이어리에만 적어두었는데, 급할 때 바로 볼 수 있도록 차량 내부에 꼭 적어두기로 했습니다.


내 차 보험사가 어딘지 모를 때, 보험 개발원(02-368-4000)에서 본인 여부 확인 후 보험사 정보 확인 가능하다는 점을 알게 된 것도 나름의 소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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