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이 심심한 오후, 탕수육이 먹고 싶다
요즘은 이사 준비로 인해 쉬는 날마다 마눌님과 함께 밖으로 다니는게 일상입니다.
그렇게 밖으로 돌기만 하다가 간만에 집에서 쉬기로 했던 휴일 오후, 입이 심심해져 맛난 걸 좀 시켜먹자고 했더니 마눌님께서는 잠깐 기다려보라며 냉장고와 싱크대를 뒤적거리더군요.
그렇게 잠시 냉장고를 들여다 본 마눌님께서는 소고기 탕수육을 만들어 주겠다며 쟁반에 이런 재료들을 담아 왔습니다.
쟁반에 올려진 소고기 탕수육 재료들을 읊어보면, 소고기, 양파, 오이, 식초, 찹쌀가루, 튀김가루, 생강가루, 후추, 소금, 식초 등이며, 이후 (감자) 전분 및 간장, 설탕, 토마토 케첩, 물 등이 추가로 등장합니다.
소고기 탕수육 고기 손질
냉동실에 스테이크를 해 먹고 남은, 250g 남짓한 두툼한 소고기가 남아 있었기에 '소고기 탕수육'으로 정해졌습니다.
냉장고에 돼지고기가 있었더라면 '소고기'가 빠진 '탕수육'이 되었겠죠?
2016/04/21 - 집에서 처음 구워 본 스테이크. 캠핑장 숯불 구이와는 다른 맛과 풍미의 스테이크
냉동실에 넣어두었던 소고기는 상온에서 해동시킨 뒤 적당한 크기로 잘랐습니다.
마눌님은 소고기를 자르면서 지방은 걷어냈는데, 저는 지방도 함께 튀겼으면 하는 생각이 잠깐 들더군요.
썰어놓은 소고기에 밑간으로 소금과 후추, 그리고 생강가루를 적당히 뿌린 뒤 버무리고 잠시 밀어 놓습니다.
생강가루는 고기의 잡내를 없애고 풍미를 높여 주는 재료로 마눌님은 즐겨 쓰는 재료인데, 없으면 패스해도 무방합니다.
탕수육 튀김옷 만들고 버무리기
탕수육 튀김옷의 재료로 튀김가루와 찹쌀가루 각 한 컵씩 사용했습니다.
튀김가루와 전분을 이용하는게 보통인데, 집근처 중국집의 쫀득한 찹쌀 탕수육의 식감이 떠올라서 전분 대신 찹쌀가루(실은 찹쌀가루가 집에 있어)를 사용했습니다.
튀김가루, 찹쌀가루에 계란 하나를 넣고 적당량의 물을 부어 반죽합니다.
숟가락으로 떠서 놓으면 흘러내리는 정도, 제가 보기엔 좀 질다 싶을 정도로 반죽을 했습니다.
만들어 놓은 튀김옷에 소고기를 넣고 고기끼리 뭉치지 않도록 버무려 튀김옷을 입혔습니다.
오목한 프라이팬에 기름을 붓고 달궈지면 튀김옷 입힌 소고기를 하나씩 넣어 튀겨줍니다.
TV 요리 프로에서는 튀김을 할 때 팬에 기름을 가득 붓고 하지만, 집에서 할 때는 튀김이 잠길 정도만 기름을 붓고 하게 되더군요.
기름이 적다보니 200~250g 남짓한 소고기를 3번에 나눠 튀겨 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긴 합니다.
마눌님은 탕수육 고기를 2번 튀긴다고 하며 첫 번째 튀길 때는 노릇한 기운이 돌기 전에 건져냈습니다.
3번에 나눠 탕수육 고기를 튀겼더니 기름이 금방 지저분해져 국자로 큰 덩어리만 건져냈습니다.
두 번째로 튀기자 특유의 노릇노릇한 색감이 도는군요.
튀긴 탕수육은 키친 타올 위에 올려 기름을 빼고, 그 사이에 탕수육 소스를 만듭니다.
생각보다 간단한, 탕수육 소스 만들기
탕수육 소스에 넣을 오이와 양파를 큼직하게 썰어 둡니다.
프라이팬에 종이컵 2개 분량의 물을 붓고 불을 올린 뒤 간장 3/4국자(4큰술 정도) 넣습니다.
설탕 5 큰술을 넣습니다.
탕수육 소스에 파인애플 등의 과일을 넣으면 새콤달콤한 맛을 더할 수 있지만, 있는 재료만 가지고 간단하게 만들 때는 설탕만 넣어도 된다는군요.
물이 끓기 시작하면 썰어 두었던 양파와 오이를 넣습니다.
아삭한 식감을 살리려면 오이를 나중에 넣는다는데, 빨리빨리를 외치는 저 때문에 한 번에 넣었습니다.
토마토 캐첩을 1~2 큰술 정도 넣습니다.
저는 더 넣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었는데, 더 넣으면 토마토 캐첩 맛만 난다고 하네요.
식초 5큰술을 넣습니다.
준비한 탕수육 소스가 끓는 동안 전분물을 만들어 줍니다.
끓고 있는 탕수육 소스에 전분물을 넣으며 저어줍니다.
전분물을 부을 때, 소스를 저으면서 되직해지는 농도를 봐가며 전분물의 양을 조절하는데, 생각보다 전분물을 조금만 넣고 저어도 금새 되직해 지더군요.
전분물을 부은 뒤 살살 저으면서 조금만 더 끓여주면 탕수육 소스가 완성됩니다.
금새 사라진 소고기 탕수육 2인분
탕수육 튀김과 잘게 썬 양배추를 접시에 담고 탕수육 소스를 부었습니다.
평소 부먹보다는 찍먹을 좋아하지만, 집에서 금방 튀겼으니 부먹도 상관없겠죠ㅎㅎ
양배추에 캐첩까지 뿌린 뒤에야 소고기 탕수육의 맛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아삭하면서도 쫀득한 튀김옷을 입은 소고기 탕수육에 새콤달콤한 탕수육 소스맛이 잘 어우러졌고, 아삭한 오이와 양파의 식감도 아주 좋습니다.
중국집에서 먹던 탕수육 소스에 비해서는 살짝 단 맛이 덜했는데요, 처음에는 조금 더 달았으면 좋겠다 싶은 생각도 들었는데 먹다보니 적당한 단맛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탕수육 소스를 만들 때 파인애플을 추가하거나 설탕을 더 넣으면 달달한 맛은 더해질테니 간을 봐가며 조절하면 되겠습니다.
그렇게 접시에 가득 담겼던 2인분 분량의 탕수육은 순식간에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간단하게 시켜먹어도 좋지만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로 간단하게 만들어 먹어 본 소고기 탕수육, 생각보다 짧은 시간에 뚝딱 만든 것 치고는 맛이 썩 괜찮아서 썩 마음에 들었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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