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장을 떠나는 아침, 남은 재료로 만든 김치찌개
캠핑 일정을 잡고, 캠핑장을 살펴보고 예약하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이번 캠핑장에서는 뭘 먹을까 하는 것입니다.
이제 캠핑 3년차를 지나 4년차가 되면서 '어지간한 먹거리'는 두루 섭렵해 본 터라, 요즘은 새로운 캠핑 요리를 준비하기 보다는 예전에 먹었던 것 중에서 특히 맛이 좋았던 것들을 반복하곤 합니다.
물론 두 번, 혹은 세 번째 반복하는 캠핑 요리의 경우 조리 순서나 재료를 조금씩 바꿔가면서 예전에 아쉬웠던 점들을 보완하기도 합니다.
다만 캠핑장을 떠나는 마지막 날 아침은 뭔가 새로운 요리를 만들기 보다 라면이나 스프 등 간단한 인스턴트, 혹은 전 날 남은 재료를 이용하는 속풀이 요리를 주로 합니다.
여름 휴가 첫 번째 캠핑장이었던 남천 야영장을 떠나는 날 아침, 마눌님께서는 남은 삼겹살을 이용한 김치찌개를 내놓았습니다.
2인분의 돼지 김치찌개 주 재료로 전날 구워 먹다 남은 삼겹살 2장(200g 정도), 대파, 양파, 버섯, 마늘 등이며 이 밖에 소금, 설탕, 국간장 등등의 양념이 필요합니다.
네, 지난 번 캠핑 잡채 포스팅에 이어 이번 돼지 김치찌개 포스팅에도 '먹다 남은' 삼겹살이나 목살이 등장했습니다.
'구워 먹을 돼지고기도 모자란데 먹다남은 삼겹살이 있을리가 없지 않느냐'는 우스개 소리도 있지만, 저희는 두 사람이 다니는 캠핑이다보니 하루 동안의 캠핑에는 삼겹살 두세 줄 정도가 딱 적당하더군요.
고기가 유난히 싱싱하고 맛나 보인다거나, 두 줄은 너무 적지 싶어 두어 줄 더 사면 어김없이 남기게 되다보니 이제는 삼겹살/목살 두 줄이 불문율이 되었습니다ㅎㅎ
캠핑장 돼지 김치찌개, 시작은 물의 양 조절
마눌님의 돼지 김치찌개의 시작은 냄비에 500~600ml 남짓한 물(2인분 기준)을 붓고 불을 켜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찌개'를 끓이는 것인 만큼 물의 양이 너무 많으면 찌개도, 국도 아닌 '이상한 것'이 되어버린다는군요.
김치찌개에 빠질 수 없는, 김치국물을 한 국자 떠서 넣고
김치도 넉넉히 썰어 넣습니다.
제가 신김치를 좋아하는 식성이라 평소 집에서도 김치찌개나 김치볶음을 하기에 딱 좋을 정도의 신김치를 먹곤 하는데, 캠핑장에 나와 하루이틀 정도 지나면 쿨러에 보관했다고 하지만, 더욱 김치요리에 좋은 신김치가 됩니다.
약간의 MSG를 넣었습니다.
캠핑장에 도착 한 날, 저녁 요리라면 다시봉투에 미리 담아 온 멸치와 다시마, 그리고 무우 등으로 육수를 내지만 캠핑장에서 철수하는 날 아침이다보니 간편한 MSG를 이용합니다.
그리고 고추장 1큰술(가득), 고추가루 1큰술, 설탕 반 큰술을 미리 풀어 둡니다.
평소 마눌님의 김치찌개에 고추장이 들어가는 경우는 드문데, 이 날은 특별히 고추장을 듬뿍 풀어 넣는군요.
이렇게 김치와 양념을 풀어놓은 상태에서 삼겹살을 통으로 넣습니다.
사실 요즘 백주부 레시피를 비롯하여 김치찌개 레시피를 보면, 돼지고기를 기름에 미리 볶은 뒤 물을 붓고 끓이는 방법이 대세더군요.
그런 대세 레시피를 따르지 않고 삼겹살을 그냥 투하하는 이유가 있는지 물어봤더니, 김치찌개를 끓이기는 아까울 정도로 싱싱한 생삼겹인데다 어제 캠핑장에서 부추전을 부치면서 식용유를 다 써버렸기에 따로 볶지 않는다고 합니다.
저야 뭐 요리를 잘 모르고 마눌님의 요리에 숟가락만 얹는 만큼 그냥 감사히 먹을 따름입니다ㅎㅎ
끓일수록 고소한 삼겹살 김치찌개
불위에 올린 김치찌개가 끓을 동안 대파와 버섯, 마늘 등을 양파 등을 큼직하게 썰어둡니다.
김치찌개 국물이 팔팔 끓기 시작하면 국물의 간을 보고, 싱겁다 싶으면 국간장으로 간을 맞춰줍니다.
그렇게 팔팔 끓는 돼지고기 김치찌개에 준비해 두었던 대파, 마늘, 양파 등을 넣고
길게 썰어둔 버섯을 넣은 뒤 뚜껑을 닫고 좀 더 끓여줍니다.
김치찌개 국물이 처음보다 살짝 졸아들고, 돼지고기 삼겹살에서 나온 기름이 김치찌개에 먹음직스럽게 돌면 김치찌개 냄비를 상위로 옮깁니다.
그리고 통으로 넣었던 삼겹살을 꺼내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줍니다.
전날 해 두었던 밥과 김치찌개가 주 메뉴, 여기에 집에서 준비해 온 마늘 장아찌, 오이무우 피클이 반찬으로 한 끼 밥상이 만들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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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찌개 국물이 잘 배어든 삼겹살과 푹 익은 김치를 크게 먹는 맛이 일품입니다.
그리고 칼칼한 김치찌개 국물맛이 워낙 근사해서 김치찌개를 숟가락으로 크게 퍼먹다가 나중에는 아예 밥그릇에 옮겨담고 밥에 말아 먹듯 먹었는데요, 지금 떠올려도 군침이 도네요.
이상 캠핑장에서 뚝딱 만들어본, 마눌님표 김치찌개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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