씽크패드 X61S에 설치한 SSD, 빠르지만 아쉽다
지난 두 번의 포스팅을 통해 2007년산 노트북 레노버 씽크패드 X61S의 하드디스크를 SSD로 업그레이드하고 터보 메모리를 제거하는 과정을 살펴봤습니다.
여러 포스팅을 통해 구형 노트북의 하드디스크를 SSD로 교체할 경우 체감 성능에 확실한 차이가 있다고 얘기했는데요, 레노버 씽크패드 X61S 역시 SSD로 교체하니 대번에 '꽤 쓸만한데?"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체감 성능에 확실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씽크패드 X61S에 원래 내장되어 있던것과 같은 용량의, 128GB SSD의 가격이 5~7만원 정도,구형 노트북을 좀 더 쓰려고 한다면 충분한 투자가치가 있는 셈입니다.
게다가 구형 노트북의 하드디스크는 대개 본체 바닥의 나사 한 두개만 풀면 쉽게 떼어낼 수 있으니 윈도우를 스스로 설치할 수만 있다면 참 쉬운 작업입니다.
씽크패드 X61S에 SSD를 장착하여 체감 속도는 빨라졌지만, 좀 찜찜했던 것은 벤치마크 프로그램으로 확인한 SSD의 속도가 '비교적' 덜 나온다는 점이었습니다.
Crystal DiskMark로 확인한 순차적 읽기/쓰기 속도는 초당 130~140MB정도였습니다.
앞서 SSD의 속도가 '비교적' 덜 나온다고 한 것은 불과 열흘 전쯤에 삼성 센스 P55 노트북의 하드디스크를 SSD로 교체했고, 그때 같은 벤치마크 프로그램을 돌려 결과 값을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2015/03/17 - SSD로 구형 노트북에 날개 달기. 노트북 하드디스크를 SSD로 교체하는 방법과 조건
삼성 센스 P55 노트북의 하드디스크를 SSD로 교체한 뒤 Crystal DiskMark를 돌렸을 때, 순차 읽기/쓰기 속도가 초당 220MB를 넘었습니다.
이런 측정을 하지 않았더라면 씽크패드X61S의 SSD 속도 측정 결과에 의문을 품지 않았을텐데 말이죠.
공교롭게도 레노버 씽크패드 X61S와 삼성 센스 P55가 둘 다 2007~8년식 노트북이었음에도 백단위 숫자가 다르다니, 무엇때문일까? 호기심이 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칩셋의 성능 차이인가? 인터넷을 검색했더니 씽크패드 X61S는 인텔 GM965, 삼성 센스 P55는 인텔 PM965입니다.
칩셋에 인텔 그래픽 기능 내장 유무의 차이일 뿐, 근본적으로 같은 칩셋입니다.
씽크패드 X61S의 SATA 기능 제한
그럼 뭐가 문제일까 싶어 인터넷에 'X61S SSD' 등의 검색어로 확인해 봤더니 재미있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바로 씽크패드 X61S의 메인보드는 SATA2를 지원하지만 바이오스에서 SATA1으로 락을 걸었다는 얘기였습니다.
실제로 CrystalDiskInfo를 실행해보니 '전송모드' 항목이 SATA 150(SATA1)으로 표시됩니다.
Crystal DiskInfo를 통해 SATA1모드로 연결됨을 확인
씽크패드 X61S, 바이오스 업그레이드로 SATA1 제한 풀기
메인보드에서는 SATA2까지 지원하는데 굳이 바이오스에서 S-ATA1으로 막아놓은 이유는, 아마도 출시 당시에는 SATA1의 대역폭인 초당 150MB로도 충분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SSD가 등장하면서 SATA1은 SSD의 발목을 잡는 상황이 되었네요.
또 다시 검색을 해보니 능력자들이 X61S의 SATA1 제한을 풀어버린 수정 바이오스를 배포하고 있었고, 덕분에 생각치 않은 X61S의 바이오스 업그레이드를 하게 되었습니다.
바이오스 업그레이드를 하다가 문제가 발생하면 레노버 A/S 센터를 통해 복구를 받아야 하는데, X61S의 중고 가격보다 비싼 수리비가 청구될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결정하시길 바랍니다.
일단 씽크패드 X61S의 바이오스 업그레이드를 하기 전, 바이오스 버전을 확인해봤습니다.
바이오스 버전 2.21, 바이오스 날짜는 2009년 10월 9일로 확인됩니다.
씽크패드 X61S의 바이오스 업그레이드를 시작하기 전, 몇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 전원 어댑터가 연결되어 있어야 하며
- 완전 충전된 배터리가 연결되어 있어야 하며
- 32비트 버전 윈도우에서 실행해야 합니다.
먼저 아래 바이오스 파일을 다운로드합니다.
Dual-IDA_SATA-II_Whitelist_SLIC21_ThinkPad_X61_X61s_BIOS_(2.22-1.03).zip
Dual-IDA_SATA-II_Whitelist_SLIC21_ThinkPad_X61_X61s_BIOS_(2.22-1.03).z01
X61S의 SATA 락 해제 바이오스 원본 파일은 RAR 형식으로 압축되어 있지만 10MB를 넘어 티스토리에 올릴 수가 없기에 부득이하게 ZIP 형식으로 다시 압축했습니다.
파일의 내용물은 전혀 손대지 않았지만, 원본 파일을 이용하고 싶다면 위의 링크를 이용하세요.
씽크패드 X61S 바이오스 파일의 압축을 풀면 두 개의 폴더가 보이는데, [BIOS update] 폴더를 클릭합니다.
그리고 [BIOS update]폴더의 WINUPTP.EXE 파일을 실행합니다.
ThinkPad BIOS Flash Update Utility 프로그램이 실행되면 [Update ThinkPad BIOS] 항목을 선택한 후 [Next] 버튼을 클릭합니다.
바이오스 업데이트를 시작하기 전 어댑터가 연결되어 있는지, 충전완료된 배터리가 연결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실행중인 다른 프로그램은 모두 종료하라는 경고 메시지입니다.
준비가 완료되면 [Next] 버튼을 클릭합니다.
아, 그런데 저는 여기서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바로 문제의 씽크패드 X61S의 배터리 수명이 다해 충전이 불가능한 상태였는데, 바이오스 업데이트 프로그램은 '배터리가 완전히 충전되지 않았으니 시스템을 종료하고 배터리를 충전한 후 다시 실행하라'는 에러메시지만 띄우고 더 이상 진행이 되지 않는군요.
씽크패드 X61S, 배터리 없이 바이오스 업그레이드 하는 방법
바이오스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이 완전 충전된 배터리를 요구하는 것은, 바이오스 업그레이드 중 전원이 차단될 때를 대비한 안전장치입니다.
하지만 고지가 바로 코앞인데, 수명이 다 된 배터리때문에 더 이상 진행을 할 수 없는 상태라, 안타깝습니다.
압축을 풀어 놓은 폴더를 보니 처음 실행했던 WINUPTP.EXE 파일 외에도 여러가지 실행 파일들이 보이더군요.
뭔가 방법이 있을 것 같아 또 다시 검색을 해봤습니다.
그리도 해답을 발견했습니다!
레노버 사용자 포럼에서 어느 사용자가 알려준, 배터리 없이 바이오스 업그레이드 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압축을 푼 폴더의 [BIOS update\32-bit] 폴더에서 $01B2000.FL1 파일의 이름을 bios.rom으로 바꾸고, $01B2000.FL2 파일의 이름은 platform.bin 으로 바꿔줍니다.
앞서 실행했던 WINUPTP.EXE 파일이 아닌, WinPhlash.exe 파일을 실행한 후 [Flash BIOS] 버튼을 클릭하면 배터리 연결 여부에 관계없이 바이오스 업그레이드가 진행됩니다!
바이오스 업그레이드가 끝나면, 재부팅하라는 메시지가 뜹니다.
[Restart] 버튼을 누르거나 그냥 기다리면 재부팅되며 바이오스 업그레이드가 완료됩니다.
씽크패드 X61S의 SATA1 제한 해제 바이오스 업그레이드 후 변화?
씽크패드 X61S의 바이오스 업그레이드 완료 후, 바이오스 설정으로 와서 버전을 확인해봤습니다.
바이오스 버전은 2.22, 바이오스 날짜는 2011년 3월 22일로 바뀌었군요.
바이오스 버전과 날짜가 바뀐 것 외에, 다른 항목의 변화는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윈도우 부팅 후, 다시 Crystal DiskInfo 프로그램을 실행해봤습니다.
바이오스 업그레이드 전 SATA150(SATA1)으로 표시되던 전송모드 항목이 SATA300(SATA2)로 바뀌었습니다!
SATA1의 제한이 풀렸네요 ㅎㅎ
바이오스 업그레이드 후 SATA2모드로 연결
SATA2의 속도는 얼마나 차이가 있을지, Crystal DiskMark를 실행해봤습니다.
130~140MB에 머물런던 순차 읽기(Seq) 항목의 값은 놀랍게도,초당 230~260MB로 껑충 뛰었습니다!
119, 128MB이던 512K 항목값 역시 195.6MB, 222MB로 올라갔습니다.
또 다른 벤치마크 프로그램인 ATTO Disk Benchmark를 이용해 측정해본 결과 역시 쓰기 속도는 최대 250MB, 읽기 속도는 최대 284MB로 훌쩍 뛰었습니다.
어제 포스팅했던, SATA1 상태에서 측정한 결과값이 최대 135~139MB로 나왔던 것에 비하면 역시 확연한 차이가 있습니다.
SATA1의 대역폭인 초당 150MB안에서 놀던 SSD의 속도가 SATA2의 대역폭, 300MB로 훌쩍 넓어지면서 더불어 SSD의 벤치마크 결과값들이 확 바뀌었네요.
스페인 친구의 씽크패드 X61S 업그레이드 작업은 이렇게 마무리되었습니다.
전원이 꺼진 상태에서 전원버튼을 누른 뒤 윈도우 바탕 화면이 나올 때까지 32초 남짓 걸리는군요.
하드디스크가 장착되어 있을 때 부팅 시간이 1분을 넘겼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빨라졌고, 인터넷 창을 띄웠을 때 빠릿빠릿한 느낌도 만족스럽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업그레이드는, 예전의 아기자기한 작업들을 오랫만에 해 본 것 같아 작업이 참 재미있었습니다.
더 재미있는 것은, SATA1 모드, SATA2 모드의 부팅 시간을 측정해보니 1초의 차이도 나지 않고 정확하게 일치하더군요.
벤치마크 프로그램을 돌려보면 2배 가까운 속도 향상이 있었는데, 부팅 시간은 정확히 일치한다니, '벤치마크 측정은 숫자놀이일 뿐'이란 말이 역시 맞는 것일까요?
단지 부팅 시간을 측정한 결과만 보면 좀 허무하지만 그래도 저장 장치에 부하가 많이 걸리는 작업을 할 때는 속도 향상의 보람이 있을 것이라 위로해 봅니다ㅎㅎ
또 한 가지, 터보메모리 장착 여부에 따라 10~20MB 정도 속도의 차이가 나던 Crystal DiskMark 벤치마크 프로그램을 SATA2 모드에서 다시 측정해 본 결과, SATA2 업그레이드 상태에서는 터보메모리 장착 여부와 관련없이 거의 비슷한 측정 값이 나왔습니다.
SATA2 모드를 지원하는 노트북에 SSD를 장착하는 경우, 터보메모리는 SSD의 속도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결과를, 시행착오를 통해 확인한 셈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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