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의 효율을 높이는 듀얼 모니터
한 대의 컴퓨터에 두 대의 모니터를 연결하는 것을 흔히 '듀얼 모니터'라고 합니다.
듀얼 모니터를 이용하면 바탕화면이 넓어져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띄워 놓고 작업하기 편하죠.
저는 듀얼 모니터를 꽤 오래전부터 써왔습니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대략 90년대 중반부터 듀얼 모니터를 썼던 것으로 기억되는데요, 한 대의 컴퓨터에 두 대의 모니터를 연결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부득부득 모니터 한 대를 더 사서(LCD 모니터가 아닌 CRT 모니터) 듀얼 모니터 환경을 만들고 나니 그렇게 편할 수 없더군요.
이후 모니터는 배불뚝이 CRT 방식에서 LCD 방식으로, 크기도 17, 20, 27인치로 다양하게 바뀌었지만 듀얼 모니터 환경만은 그대로 유지한 채로 쓰고 있었습니다.
지금 쓰고 있는 데스크 탑 컴퓨터에는 2개의 DVI 단자에 2대의 모니터를 연결해 듀얼 모니터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노트북 역시 여분의 모니터만 있다면 무조건 한 대 더 연결해 듀얼 모니터로 쓰고 있습니다.
한 번 넓어진 바탕화면의 중독성은 끊을 수 없더군요.
계륵이 되어버린 17인치 LCD 모니터
저희 집에는 요즘 천덕꾸러기가 되버린 17인치 LCD 모니터가 한 대 있습니다.
대략 2006년경에 구입것으로 기억되는데 그동안 20인치 LCD모니터와 짝을 이루어 듀얼모니터로 잘 써왔지만, 재작년 겨울에 27인치 모니터를 구입하면서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동안 거실에서 노트북의 듀얼 모니터 용도로 쓰기도 했지만 결국 베란다와 거실을 오가고 있었네요.
버리긴 아깝고 중고로 팔기도 어렵고 그야말로 계륵입니다.
물론 이 17인치 LCD 모니터를 더 연결해 트리플 모니터로 쓰는 것을 생각해 본 적도 있습니다.
문제는 제 그래픽 카드에는 모니터를 2대까지만 연결할 수 있기에 트리플 모니터를 이용하려면 추가 비용이 들어간다는 것이죠.
일단 여러 대의 그래픽 카드를 연결하여 여분의 그래픽 카드 연결 단자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ATI는 크로스파이어(CrossFire) Nvidia는 SLI라고 부르는 이 방법은 주로 3D 게임 매니아들이 애용하는 방법으로 게임에서 더 빠른 그래픽 처리 속도를 얻기 위한 것이지만 그래픽 카드를 추가함으로서 생기는 단자에 모니터를 추가할 수 있습니다.
CrossfireX, 왠만해서는 이렇게 꾸미기 어렵다. 비싸니까
요즘에는 여러 개의 DVI 단자가 달린 그래픽 카드도 보입니다.
이렇게 4개의 DVI 단자를 갖춘 그래픽 카드는 흔히 볼 수 있는 모델은 아니고, 대개 2개의 DVI단자와 디스플레이 포트(Display Port)란 이름의 차세대 영상 전송 단자를 이용, 3대의 모니터를 연결할 수 있는 그래픽 카드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4개의 DVI 단자가 달린 그래픽 카드, 비교적(?) 저렴하지만 현재 사용중인 그래픽 카드를 포기해야 한다
AMD는 이런 기술을 아이피니티(Eyefinity) NVidia는 서라운드라 부르는데, 역시 제가 사용중인 그래픽 카드에서는 지원되지 않는 기술입니다.
메인보드 내장 그래픽 단자를 이용할 수 없을까?
여러 개의 그래픽 카드를 연결하는 크로스파이어나 SLI, 혹은 여러 개의 DVI 포트나 디스플레이 포트를 갖춘 그래픽 카드를 사면 간단합니다.
하지만 구닥다리 17인치 LCD 모니터를 이용하기 위해 새 그래픽 카드를 사는 게 그닥 내키지 않습니다.
대신 메인보드에 내장된 그래픽 카드 단자, 흔히 '내장 그래픽'이라 불리는 이 단자를 이용할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이 퍼뜩 들었습니다.
메인보드 내장 그래픽은 외장 그래픽 카드를 사용시 무용지물
메인보드 슬롯에 새 그래픽 카드를 끼우면 메인보드 내장 그래픽 카드는 어떻게 되죠? 라는 질문에
입버릇 처럼, 외장 그래픽 카드를 끼우면 메인보드 내장 그래픽 카드는 기능이 정지됩니다. 라고 답변해왔기에 저것은 사용할 수 없는 단자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런데, 2개의 출력 단자가 달린 그래픽 카드가 흔치 않았던 옛날옛적(90년대 중반), 그때는 듀얼 모니터 구현을 위해 PCI 방식의 그래픽 카드 2장을 끼워 썼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픽 카드가 같은 종류였냐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전혀 다른 그래픽 칩셋이 달려있는 그래픽 카드라도 대부분 듀얼 모니터를 구성하는데 별 문제가 없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듀얼 디스플레이의 시작은 '다른' 그래픽 카드 두 장을 이용하는 것
2001년 근무했던 사무실에서 17인치 CRT 모니터로 구현한 듀얼 모니터.
2000년이 접어든 시기에도 이런 듀얼 모니터 환경은 흔치 않았습니다.
2001년 당시엔 누구도 부럽지 않았던 초호화(?) 작업 환경
어쨌든 옛날 옛적 듀얼 모니터의 시작은 전혀 다른 그래픽 카드 2장으로 구현하는 것이었는데, 메인보드 내장 그래픽과 외장 그래픽 카드의 조합을 왜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내장 그래픽과 외장 그래픽 카드를 조합해보자는 생각이 들어 실험을 시작했고, 결론부터 말하면 이 실험은 간단히 성공했습니다.
내장, 외장 그래픽 카드 동시에 쓰는 법 - 1) 바이오스 설정
외장 그래픽 카드를 연결하면 대개의 경우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아도 외장 그래픽 카드가 우선 사용됩니다.
일단 내장, 외장 그래픽 카드를 함께 쓰려면 우선 순위를 바꿔야 합니다.
내장 그래픽 카드의 우선 순위 설정을 위해 바이오스의 POST 화면에서 DEL 키를 눌러 바이오스 설정 화면으로 들어갑니다. 1
바이오스 설정에 진입
바이오스 설정 화면에서 내장 그래픽 설정 옵션을 찾아야합니다.
제가 쓰는 메인보드에서는 먼저 Advanced-Chipset 메뉴를 찾아갑니다.
내장 그래픽 설정을 찾아서
제조사, 칩셋이 다른 경우 혹은 최신 메인보드는 내장 그래픽 설정 옵션이 이와 다를 수 있으니 메인보드 설명서를 참조합니다.
[RS780D Configuration] 항목을 찾아갑니다.
이 역시 제가 쓰는 메인보드의 특화된 메뉴이며, 다른 메인보드는 [Advanced]-[Integrated Peripherals], 혹은 [Advanced]-[Graphics Configuration]과 같이 메뉴 이름이나 위치가 다를 수 있습니다.
다시 [Internal Graphics Configuration] 항목을 실행합니다.
내장 그래픽 설정, 여기 있었구나!
저는 외장 그래픽 카드를 설치하면서 내장 그래픽은 기능을 멈춰놓았습니다.
내장 그래픽 기능을 다시 살리기 위해 [Disable]로 되어 있는 설정 값에서 엔터 키를 눌렀습니다.
사용안함으로 설정된 내장 그래픽 카드
내장 그래픽 옵션이 Disable(사용 안함) 외에도 몇 가지 옵션이 함께 있는데 저는 UMA+SidePort를 선택했습니다.
UMA나 SidePort는 내장 그래픽의 메모리 할당 방식을 설정하는 것인데, 여기서는 자세한 설명을 생략합니다.
자세한 내용이 알고 싶다면 Toms Hardware의 UMA와 SidePort 설명을 참조합니다(영문 사이트입니다)
Disable(사용안함)으로 설정되어 있던 내장 그래픽의 설정을 UMA+SidePort로 설정했습니다.
이제 [ESC]키를 눌러 상위 메뉴로 올라갑니다.
내장 그래픽 카드를 [사용함]으로 설정한 상태
여기서, 내장 그래픽을 살리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옵션이 있습니다.
바로 [Primary Display Adapter]입니다. 우리말로 '주 디스플레이 어댑터' 정도가 되겠는데요, [PCI-E]는 PCI-Express 슬롯에 꽂혀있는 외장 그래픽 카드를 뜻하는데, 이 설정을 [Onboard], 내장 그래픽으로 바꿔야합니다.
이 항목을 [Onboard]로 설정하지 않으면 내장 그래픽을 살려도 운영체제에서 내장 그래픽 카드를 인식하지 못하므로 반드시 바꿔야하는 설정입니다.
이 옵션 설정을 안하면 모두 헛수고
설정이 모두 끝나면 [F10]키를 눌러 바꾼 값을 저장하고 바이오스 설정을 빠져나옵니다.
여기까지가 바이오스에서 내장 그래픽 설정과정입니다. 좀 복잡해 보일 수 있지만 딱 두가지 작업을 했습니다.
바이오스 설정이 제것과 다르더라도 매뉴얼을 참조하여 이 두가지 설정만 바꿔주면 됩니다.
- '사용안함'으로 설정되어 있던 내장 그래픽 카드를 사용하도록 설정
- '주 디스플레이 어댑터'를 PCI-E에서 Onboard로 설정
내장 그래픽 카드에 모니터 연결하기
내장 그래픽 사용을 위한 바이오스 설정은 모두 끝났고 이제는 내장 그래픽 카드에 모니터를 연결합니다.
제가 사용중인 M4A78T-E는 DVI와 D-SUB 단자가 모두 달려 있는데, 저는 DVI와 D-SUB 두 단자가 있을 경우 화질면에서 유리한 DVI 단자를 무조건 선택합니다.
2009/10/22 - 사진으로 보는 DVI와 D-SUB의 화질 비교
2009/09/28 - LCD 모니터 화질을 최고로 쓰자!! - DVI와 D-SUB 이야기
내장 그래픽 카드에 DVI 케이블을 연결
내장 그래픽 카드에 모니터를 연결한 후, 모니터와 컴퓨터를 켜고 윈도우 7의 시[시스템]-[장치 관리자]를 열어 봅니다.
[디스플레이 어댑터] 항목에 두 개의 그래픽 카드가 설정되어 있다면, 내장 그래픽과 외장 그래픽 카드가 모두 정상 인식된 것인데, 제가 사용중인 컴퓨터에서는 Nvidia의 Geforce GTX550 Ti(외장 그래픽 카드)와 ATI Radeon HD 3300 Graphics(내장 그래픽)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장치관리자에 두 개의 그래픽 카드가 정상적으로 설치
그래픽 카드가 하나만 표시될 경우, 다시 바이오스 설정으로 들어가 앞서 언급한 설정이 제대로 되었는지 다시 확인합니다.
내장 그래픽 카드가 정상적으로 인식된 상태에서 [디스플레이 모양 변경]을 열어보면, 내장 그래픽 카드에 연결한 모니터가 표시될 수도 있고, 표시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제가 사용중인 윈도우 7은 외장 그래픽 카드에 연결해 사용하던 1번과 2번 모니터만 표시되고 내장 그래픽에 연결한 모니터가 표시되지 않아 [감지] 버튼을 눌렀습니다.
[감지] 버튼을 누르자 아무것도 표시되지 않던 세번째 모니터에 윈도우 7 바탕화면이 떴습니다.
세번째 모니터에도 화면이 떴다
일단 내장 그래픽 카드에 연결한 세 번째 모니터가 정상작동하는 것을 확인한 후 전원을 끄고, 기존 모니터의 자리를 좀 옮겼습니다.
책상 하나 모니터 3대를 올리려면 자리 배치나 모니터 케이블, 전원 케이블 배치에 꽤 신경을 써야 하는데요, 저는 모니터 암(Arm)을 사용하고 있어 그나마 배치가 쉬운 편입니다.
2011/12/25 - 모니터로부터 책상 공간을 자유롭게 - LCD 암(ARM) 사용기
책상에 자리를 잡는 것도 나름 큰일
모니터 배치가 끝났으면 다시 컴퓨터를 켜고 화면 해상도 설정으로 넘어온 뒤, 실제 모니터 위치에 맞춰 디스플레이 위치를 조절합니다.
저는 3번 모니터를 왼쪽에 배치했으므로 마우스로 3번 모니터를 드래그하여 왼쪽으로 갖다 놓았습니다.
다중 디스플레이 설정의 대부분은 여기서 다 할 수 있다
아울러 저는 1번, 3번 모니터를 세로로 돌려 90도 사용중인데요(피벗) [방향] 항목의 설정을 [세로]로 바꿨습니다.
그리고 저는 세 대의 모니터를 연결하여 넓은 바탕화면을 쓰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므로 [다중 디스플레이] 항목을 [바탕 화면을 이 디스플레이에 확장]으로 바꿨습니다.
마지막으로 윈도우 7의 작업 표시줄이 자리할 메인 모니터를 2번 모니터로 설정했는데, 다른 모니터로 설정하고 싶다면 해당 모니터를 선택한 후 [이 디스플레이를 주 모니터로 만들기] 항목을 체크하면 됩니다.
여기까지가 세 번째 모니터를 내장 그래픽에 연결, 사용하기 위한 작업입니다.
얼핏 복잡해보일 수 있는 과정이지만, 비교적 기본적인 디스플레이 설정에 속하는 작업으로 윈도우에서 듀얼 모니터를 써 본 사용자라면 그리 어렵지 않게 따라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내장 그래픽에 연결한 3번째 모니터, 넓어진 작업 공간
모든 작업을 마치고 3대의 모니터를 사용하는 화면입니다.
여기서는 메인 보니터(2번)에 브라우저와 텍스트 에디터를 띄워 놓고 1번 3번 모니터에서 이미지 파일을 띄워 작업하고 있습니다.
화면이 넓어진 만큼, 작업 능률이 오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죠.
세 번째 모니터로 더 넓어진 바탕화면
윈도우 XP에서도 3대의 모니터를 사용할 수 있을까?
당연히 가능합니다! 그래픽 카드 드라이버만 제대로 설치하고 디스플레이 등록정보에서 모니터 위치의 설정만 마치면, 3대의 모니터에 펼쳐진 푸른 초원, 윈도우 XP의 바탕화면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윈도우 XP에서도 물론 가능하다
이렇게 그래픽 카드를 바꾸지 않고, 사용하지 않던 내장 그래픽을 이용해 세 번째 모니터를 연결하는 작업을 완료했습니다.
제 메인보드에는 D-SUB단자가 하나 남아 있으니 마음만 먹으면 4대의 모니터를 연결해 쓸 수도 있습니다.
쓰기도, 팔기도 애매한 모니터와 내장 그래픽 단자가 있다면, 한 번 시도해보세요.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훌륭한 작업 환경을 만들 수 있습니다.
- Power On Self Test의 약자로, 컴퓨터의 전원을 넣으면 각 부품의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단계.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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