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화면 보호기를 쓰지 않는 이유

화면보호기의 뜻

우리가 쓰는 용어 중에는 뜻에는 별 의미를 두지 않고 단어 자체를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화면 보호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화면 보호기, 영어 단어 역시 '화면 보호기'와 정확히 일치하는 'Screen Saver'입니다. 

화면보호기 Screen Saver 스크린 번인 Screen Burn In 모니터 LCD CRT LED윈도우 7의 화면 보호기 설정

 

화면 보호기는 화면을 무엇으로 부터 보호하는 것일까요?

화면 보호기의 역할은 화면이 '타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입니다. 화면에 불이 난다는 것이 아니라, 화면을 구성하는 픽셀이 타는 것을 뜻합니다.

 

LCD 모니터 이전의 CRT 모니터는 유리 튜브에 발라진 형광물질에 전자빔을 쏴서 영상을 만들었는데, 화면에 같은 영상을 오랫동안 표시할 경우 해당 부분에 영구적인 변색이 생기고, 모니터의 전원을 꺼도 눈에 띄는 증상[각주:1]이 자주 발생했습니다.

 

다음 CRT 모니터는 오락실용 게임기 모니터로 쓰였던 25살 먹은 CRT 모니터입니다. 고전 게임을 조금 해봤던 사람이라면, 이 모니터가 팩맨(PacMan) 게임을 돌리던 모니터임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화면보호기 Screen Saver 스크린 번인 Screen Burn In 모니터 LCD CRT LED오락실용 게임기에 사용된 모니터

 

또 다른 CRT 모니터입니다. 모니터 오른쪽 하단에 애플 로고가 눈에 띄는 이 모니터 화면에는 'please wait'이라는 글씨가 얼룩져 있습니다. 이 모니터는 애플 II 정수 베이직으로 'please wait'이라는 글씨를 표시하도록 프로그램을 짰고, 프로그램을 9개월 동안 계속 띄워 놓았다 합니다.

 

사실 이 모니터는 여러 대의 모니터를 일부러 태우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예술가의 작품이라고 합니다. 여기를 클릭하면 더 다양한 종류의 타 버린 모니터들을 볼 수 있습니다.

화면보호기 Screen Saver 스크린 번인 Screen Burn In 모니터 LCD CRT LED

 

CRT 이후의 모니터는 어떨까?

이제 CRT 모니터는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Screen Burn은 여전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다음 사진은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에 생긴 Screen Burn입니다. 한때 TV 시장에서 LCD와 경쟁 구도를 이루었던 PDP는 Screen Burn에 취약하여 2~3년만 지나면 화면이 어두워지거나 스크린 번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화면보호기 Screen Saver 스크린 번인 Screen Burn In 모니터 LCD CRT LED

 

LCD 모니터는 CRT나 PDP와는 다른 방식으로 화면을 구성합니다. 패널 뒤쪽에서 백라이트가 쏘는 빛을 RGB(빨강, 녹색, 파랑) 필터를 이용해 걸러 내어 색을 만드는데, 역시 고정된 화면을 오랜 시간 유지할 경우, RGB 필터가 고장나면 핫픽셀[각주:2], 데드픽셀[각주:3], 스턱픽셀[각주:4]이 되어 자국이 남을 수 있습니다. PC 방 모니터의 흔한 로그인 자국이 이런 이유에서 발생합니다.

화면보호기 Screen Saver 스크린 번인 Screen Burn In 모니터 LCD CRT LED

 

AMOLED는 LCD와 달리 색상 소자가 직접 빛을 내는 방식으로 LCD에 비해 스크린 번인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각주:5]

몇 달 전 출시된 갤럭시 S3의 경우 매뉴얼에 화면의 스크린 번인은 삼성전자에서 책임지지 않는다는 문구를 넣었다가 논란이 되어 안내문구를 수정한 적이 있습니다(삼성전자 공식 블로그에 올라온 OLED 번인 관련 사과 포스팅)

화면보호기 Screen Saver 스크린 번인 Screen Burn In 모니터 LCD CRT LEDAMOLED에 남은 스크린 번인 자국 출처 : 네이버 넥서스 포럼

 

화면 보호기를 써야 하는 이유

앞서 스크린 번인이 일어난 화면의 공통점은 오랜 시간동안 같은 화면을 고정시켜두었다는 것입니다.

 

화면 보호기는 빠르게 움직이는 이미지를 화면에 띄워 화면에 특정 영상이 고정되지 않도록 하여 스크린 번 현상을 방지합니다. 화면 보호기의 첫 번째 역할입니다.

화면보호기 Screen Saver 스크린 번인 Screen Burn In 모니터 LCD CRT LED윈도우 7의 '리본' 화면 보호기

또 한가지 주목할 것은, 화면 보호기의 배경색입니다. 대부분의 화면 보호기는 배경색이 어두운 색(검은색)입니다.

어두운 화면에서는 화면 전체를 밝은 색으로 고정시켜 뒀을 때보다 모니터의 소비 전력이 줄어들 뿐 아니라 LCD/LED 모니터의 백라이트 수명을 늘리는데 큰 영향을 미칩니다.

포스팅에 오류가 있어 수정합니다.

LCD/LED 모니터 화면의 색상과 소비 전력은 큰 관련이 없으며, 굳이 따지자면 전체 검정 화면일때 소비전력이 전체 흰색 화면일때 보다 소비전력이 약간 적습니다(1w이하).

LCD/LED 모니터의 절전 효과는 화면 보호기 다음 단계, 절전 모드로 들어가 백라이트가 꺼졌을 때 효과가 있으며, 모니터 사용중에는 화면 밝기를 적당히 조절하여(낮추어) 사용하는 것이 소비 전력 절감에 도움이 됩니다.

반면, OLED(AMOED) 화면에서는 밝은 화면의 전력 소비량이 더 많습니다. 따라서 갤럭시 S3와 같은 AMOLED 계열의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다면 화면 어두운 색상의 배경 화면을 사용하는 것이 배터리 사용 시간을 늘리는데 도움이 됩니다.

 

LCD와 OLED 모니터의 색상별 전력 소모량의 차이를 확인하려면 아래 버튼을 누르세요

 

내가 화면 보호기를 쓰지 않는 이유

하지만 저는 화면 보호기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절전 모드를 적극 활용하고 모니터의 전원을 수작업으로 켜고 끄는 습관을 들였기 때문입니다.

 

컴퓨터 사용 중 10분 이상 자리를 비우게 될 경우, 시작 버튼을 누르고 [절전] 모드를 누르면 본체와 모니터가 모두 절전 모드로 들어갑니다. 자리로 돌아와 다시 작업을 시작하려면 키보드의 아무 키나 누르면 됩니다.

 

만일, 자리를 비우더라도 본체는 계속 돌아가야하는 상황이라면?

그때는 모니터 전원 버튼을 눌러 모니터 전원만 끄면 됩니다.

 

이렇게 절전 모드와 모니터 전원 버튼을 이용하는 습관을 들이면, 화면 보호기를 쓰지 않아도 모니터 수명 연장과 전기 절약을 모두 실천할 수 있습니다.

화면보호기 Screen Saver 스크린 번인 Screen Burn In 모니터 LCD CRT LED

사진에서 [절전]이 기본 버튼으로 올라와 있는 방법이 궁금한 분은 2012/06/14 - [윈도우팁]시작 메뉴의 전원 버튼 설정 바꾸기 포스팅을 참조하세요. 

  1. 영어로 Screen Burn, 또는 Screen Burn In 이라고 합니다. [본문으로]
  2. Hot Pixel : 픽셀이 언제나 켜진 상태로 검은 화면에서도 흰 점으로 표시 [본문으로]
  3. Dead Pixel : 픽셀이 언제나 꺼진 상태로 언제나 검은 점으로 표시 [본문으로]
  4. Stuck Pixel : 빨간색, 녹색, 파란색 중 일부가 꺼지거나 켜져 특정색으로만 표시 [본문으로]
  5. 컴퓨터용 모니터를 말할 때 LED 모니터는 이 방식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컴퓨터용 LED 모니터는 LCD와 마찬가지로 백라이트를 이용하는 방식입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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