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에 흥미로왔던 김녕미로공원의 미로탈출. 고양이들이 살고 있는 따뜻한 미로공원

따뜻한 봄날의 김녕미로공원

제주도 여행 둘째날 오전, 마눌님께서는 김녕미로공원으로 가자고 했습니다.

 

미로공원?? 그게 뭔지 물어봤더니 해리포터에 나오는 것처럼 나무로 된 미로에서 길을 찾는 그런 곳이라고 합니다.

 

해리포터에 나왔던 녹색미로는 익히 알고 있지만, 딱히 끌리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더니 미로 곳곳에 고양이들이 숨어 있다고 하는군요.

 

고양이가 있다는 얘기에 바로 네비에 김녕미로공원을 찍고 달렸습니다.

제주 김녕미로공원

오전 10시 남짓해서 김녕미로공원에 도착했는데, 주차장에는 이미 차량이 몇 대 주차되어 있었고, 매표소에는 사람들이 서 있었고, 고양이도 한마리 보였습니다ㅎㅎ

 

김녕미로공원의 요금은 성인 한 사람당 3300원, 인터넷 검색 후 미리 구매하면 얼마간 저렴하게 표를 구매하는 방법도 있었는데, 저희는 매표소에서 표를 샀습니다.

제주 김녕미로공원 입장료

 

미로 중앙에 있는 계단으로 올라가 종을 치고 나오면 되는, 간단한 룰인데 길을 못찾겠으면 팜플렛에 실린 지도를 보고 길을 찾아도 되지만 되도록 지도를 안보고 길을 찾아보라는 설명을 들은 뒤 김녕미로공원으로 들어섰습니다.

김녕미로공원 입구

 

미로로 들어서기 전, 매표소 옆에 야옹이 놀이터라는 팻말이 서 있었고

김녕미로공원 고양이

 

서너마리의 고양이가 식빵을 굽고 있더군요.

사람이 지나가도 신경쓰지 않고 잠에 빠진 모습이 참 여유로와 보였습니다.

김녕미로공원 고양이

 

그렇게 얼마간의 데크길을 지났고

김녕미로공원 전경

생각보다 만만찮은, 미로에서 출구찾기

미로길이 시작되었습니다.

2m는 훌쩍 넘는 녹색잎의 미로로 들어갔고, 출구를 찾는게 생각보다 만만찮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녕미로공원 미로탈출

 

김녕미로공원 초입에 세워진 팻말에는 5분안에 종을 울릴 확률이 5%라고 적혀 있었고, 이 팻말을 보니 왠지 5%안에 들어야겠다는 의욕이 부쩍 솟더군요.

김녕미로공원 팻말

 

김녕미로공원의 미로를 만들고 있는 나무는 '랠란디'라는 낯선 이름의 나무로 사계절 푸른 나무라고 합니다.

겨울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이 다녀 그런지 나무 아래쪽은 휑하니 뚫린 곳이 많은게 살짝 아쉬웠습니다.

랠란디나무 미로공원

 

김녕미로공원의 미로 입구부터 출구까지 헤메지않고 바로 빠져나오면 약 190m, 중간중간 길을 잘못 들어도 그리 어렵지 않게 빠져나갈 수 있을꺼라 생각했는데, 미로 속을 걷다보니 출구 찾기가 쉽지 않다 싶은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김녕미로공원 팻말미로를 헤맬때는 눈에 안들어오던 문구

미로를 헤맬때는 딱히 눈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사진으로 보니 '맞다맞다'가 절로 나오는 팻말입니다ㅎㅎ

 

김녕미로공원 중간중간에 스탬프가 준비되어 있었는데, 유난히 어둑어둑했고 뽀뽀금지라는 팻말이 귀엽게 붙어있습니다.

하지만 종종 울리는 탈출 기념 종소리를 듣고 있으니 우리도 빨리 종을 쳐야하는데! 하는 생각만 듭니다ㅎㅎ

김녕미로공원 스탬프

 

미로에 진입한 지점은 외곽이고, 목표지점인 종은 미로 중앙이니 일단 중앙으로 접근하자는 생각으로 15분 남짓 걸었더니, 미로 위쪽으로 종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김녕미로공원 출구

 

그렇게 미로를 헤메다보니 드디어 계단이 나타났습니다!

김녕미로공원 출구드디어 찾았다!

 

드디어 종을 치겠구나 싶어서 계단을 올라갔는데, 종은 저 멀리 있네요.

김녕미로공원의 미로는 영국의 유명 미로 디자이너가 설계한 것이라더니, 맥이 탁 빠지게 하는 뭔가가 있었습니다.

김녕미로공원 출구여기가 아닌가벼~

 

저는 출구를 찾아 앞으로 앞으로 걸었는데, 뒤따라오던 마눌님은 스마트폰으로 추적 영상을 찍었네요ㅎㅎ

찍어놓은 영상을 나중에 보니, 스틸 사진으로는 느낄 수 없는, 긴박한 느낌이 잘 살아있었습니다ㅎㅎ

 

계단 위에서 멀리 떨어진 계단의 종을 볼 때는 맥이 탁 빠졌지만, 그래도 출구와 가까운 곳이었는지 곧 탈출의 종이 나타났습니다.

김녕미로공원 출구

 

저희는 20분만에 미로를 탈출했고, 마눌님께서는 탈출 기념으로 종을 열심히 쳤습니다ㅎㅎ

김녕미로공원 출구

 

처음에는 미로탈출이 뭐 별 것 있겠나 싶어 느릿느릿 걷다가, 10분 남짓 미로를 헤매면서 빨리 출구를 찾아야겠다는 승부욕과 오기가 생기며 걸음이 빨라지고 말이 많아지는데, 저만 그런게 아니라 김녕미로공원을 들어선 남자들이 비슷하게 겪는 심리 상태였던 것 같습니다ㅎㅎ

김녕미로공원 미로

여유있고 한가로운 김녕미로공원의 고양이들

김녕미로공원을 출구를 찾고 종을 치고나니 마음이 한결 여유로와져 주변을 좀 둘러보게 되더군요.

미로안에서는 거의 볼 수 없었던 고양이들은 각자 여유롭게 쉴 수 있는 곳에 자리잡고 있었고

김녕미로공원 고양이

 

미로를 나와 데크길 목책 안쪽에는 더 많은 고양이들이 있었습니다.

고양이자세원조 고양이자세

 

김녕미로공원의 매점에서 산 커피콩빵을 잘 먹는 고양이도 있었지만, 이 녀석들은 거들떠보지도 않더군요ㅎㅎ

매점 주인아주머니 말로는, 아침저녁 밥시간이 되면 우르르 몰려든다고 하는데, 그걸 못본게 살짝 아쉬웠습니다.

김녕미로공원 고양이

 

햇볕이 따뜻한 오전, 사람을 피해 달아나지 않는 고양이들을 보고 있으니 한가롭고 여유로운 기분을 함께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곳에는 50마리가 넘는 고양이들이 살고 있다는데, 공원 개장 후 모여든 길고양이들을 돌봐주면서 고양이와의 동거가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김녕미로공원 고양이지나가거나 말거나

 

미로공원을 나오면서 매점에 들러 엽서도 한 장 샀습니다ㅎㅎ

김녕미로공원 매점

 

미로에서 출구 찾기는 뜻밖에 승부욕을 자극했고, 한가롭게 햇볕을 쬐고 있는 고양이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던 김녕미로공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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