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떠났던 덕유산 트래킹
올해는 유난히 캠핑 횟수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지만, 날씨가 선선해지고 가을로 접어든터라 1박2일짜리 여행을 가볍게(?) 떠나기로 합니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출발하는 날의 일기예보를 살펴보니 전국에 비가 예상된다더군요.
여행 날짜에 비 예보가 없는 남쪽으로 목적지를 바꾸었지만, 집에서 출발하여 고속도로로 접어든 낮 시간에는 꽤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뭐 비와 함께 하는 여행도 나쁘진 않지만, 그래도 오랫만에 떠나는데 비가 조금만 왔으면 좋겠네요ㅎㅎ
이번 여행의 목적지는 덕유산 국립공원내 덕유대야영장, 다행히 남쪽으로 내려갈 수록 날씨가 점점 개었고 무주에 가까와지니 하늘이 걷히고 쨍한 해가 반갑게 맞아주는군요.
다행히 남쪽은 맑은 날씨였지만, 내일의 날씨 검색을 열심히 하던 마눌님은 일정을 바꿨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들르기로 했던 덕유산을 먼저 둘러보자는군요.
덕분에 덕유대야영장에 거의 다 와서 차를 돌려 덕유산리조트에 도착했습니다.
마눌님의 계획은 덕유산리조트의 곤돌라를 타고 올라간 뒤 덕유산 향적봉을 가볍게 다녀오자는 것이었습니다.
곤돌라 왕복 이용요금이 한 사람당 15000원, 일련의 정보없이 왔다가 가격표를 본 저는 허걱~ 했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곤돌라 이용 요금을 숨긴 채 목적지만 제시한 마눌님의 계략(!)에 깜빡 속아 넘어가 두 사람의 왕복 곤돌라 이용 요금 3만원을 내고 곤돌라 탑승장을 향해 들어가는 길입니다.
마눌님은 벌써 십수년전에 이 곳 덕유산리조트에 온 적이 있다했고, 당시에는 이런 곤돌라가 없던때라 리프트를 타고 올라갔었다는군요.
올라가는 내내 조잘조잘 옛날 얘기를 하면서 추억에 잠긴 마눌님과 함께 곤돌라를 타고 덕유산 전망대로 가는 길입니다.
와, 그런데 아래서 올려다 볼 때는 별 감흥없던 덕유산 곤돌라였는데, 타고 올라가는 길은 무척 길고, 가파르고, 밑에 펼쳐지는 산을 구경하는 재미가 꽤 쏠쏠했습니다ㅎㅎ
10여분 남짓 곤돌라를 타고 덕유산 전망대에 도착했습니다.
분명 곤돌라를 타러 갈 때는 약간의 구름에 햇볕이 비치는 날씨였는데, 전망대에 올라오는 동안 구름이 짙어졌네요.
가을 물이 들기 시작한 덕유산 풍경
곤돌라를 타고 꽤 오래 올라온 덕분인지, 덕유산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무척 시원시원합니다.
높은 산을 오랫만에 올라와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내려다보는 기분이 참 좋네요.
아직 단풍이 들기는 이른 시기지만, 덕유산 곳곳에 불긋불긋 단풍의 기운이 퍼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 블로그의 캠핑/여행 코스 대부분이 그러하듯, 이번 여행코스 역시 마눌님의 작품이고, 제가 여행코스를 파악하는 것은 목적지에 도착하면서 부터 입니다.
곤돌라를 타고 덕유산 전망대에 올라와 전망대를 둘러볼 때만해도 이번 덕유산 곤돌라 체험은 마무리 되나보다 했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보수공사가 진행중인 데크 산책로를 따라 덕유산 향적봉으로 올라가는 길이 남아 있었습니다.
아직은 초록색 기운이 완연하지만 딱 2~3주만 있으면 노란색과 붉은색으로 뒤덮일 것 같은 산책로를 계속 따라 올라갑니다.
단풍구경을 하기는 살짝 아까운 타이밍에 왔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어느새 붉은 단풍이 완연하더군요.
덕유산 전망대에서 덕유산 향적봉까지는 거리상으로 약 600m 정도, 걸음을 빨리하면 살짝 숨이 가빠오는 정도였고 그 때문인지 중간중간 만나는 사람들의 옷차림은 평상복 차림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기왕 오는 건데 단풍철에 맞췄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살짝 남긴 했지만, 대낮부터 걸음을 제대로 못 가누는 한 두 무리의 취객들을 만나기도 한터라 오히려 이른 시기에 오길 잘했다는 안도감도 들더군요.
그렇게 20분 남짓 걸어 덕유산 향적봉에 도착했습니다.
향적봉으로 걸어 올라오는 동안 어느새 짙은 안개가 주변을 덮기 시작했네요.
덕유산 향적봉 1614M 라고 적혀 있는 곳에서 사진 찍는 건 쿨(!)하게 거부했는데 마눌님께서 사진을 찍어 두었네요.
향적봉에서 둘러본 분위기는 덕유산 전망대에서와는 또 다른 느낌입니다.
여기서기 둘러봐도 유독 향적봉 주변만 울긋불긋해진 느낌이네요.
그렇게 덕유산 향적봉에서 잠시 주변을 둘러보고, 산책로를 따라 다시 내려왔습니다.
내려오기 전, 덕유산 향적봉 꼭대기의 바위 틈에 피어 있는 들꽃이 예뻐 사진을 몇 장 남겼습니다.
막 가을빛이 물들기 시작한 덕유산, 곤돌라 덕분에 거저 먹는 기분으로 편하게 돌아보는데 두 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아, 덕유산 리조트 매표소에서 살짝 아깝게 느껴졌던 1인당 15000원의 왕복 이용료는, 곤돌라를 타고 오르내려보니 그리 아깝진 않다는 생각으로 바뀌었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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