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나무 합판으로 만든 타공판 제작 과정. 거실 사진벽으로 사용 중인 원목 타공판

많은 액자를 걸 타공판 제작

두 어달 전 광명 이케아에 갔다가 벽에 디스플레이 된 액자를 보고 20개 남짓한 액자들을 사왔습니다.

 

당시는 이사를 하기 전, 거실 벽에 끈을 고정하고 끈에 사진을 걸어 나름의 사진벽을 만들어 놓은 상태였는데, 마눌님은 다양한 크기의 사각형 액자들을 배치해 놓은 사진벽이 꽤 마음에 들었던 모양입니다.

 

저 역시 다양한 형태로 줄을 맞추어 걸어놓은 액자들이 꽤 볼만하다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사진벽을 보자마자 액자 수대로 벽에 못질을 해야하나?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이케아 FISKBO 액자 IKEA 사진벽이케아에 전시되어 있던 FISKBO 액자

 

어쨌든 이케아 FISKBO 액자는 가격이 꽤 저렴하여 21*30cm의 사진을 끼울 수 있는 (사진에서 가장 큰) 액자가 1900원, 13*18cm 사진 액자가 1500원, 10*15cm 사진 액자가 900원 남짓입니다.

이케아 FISKBO 액자 IKEA

가격 부담이 적어 3종류의 액자를 꽤 많이 사왔고, 이사 온지 얼마 되지 않아 마눌님은 액자들을 거실에 펼쳐 이리저리 배치를 바꿔가며 모양을 살펴보기 시작했습니다.

거실 사진벽으로 사용할 원목 타공판 제작

휑하니 비어 있는 거실벽에 액자들을 걸고 싶다고 하는데, 역시 액자 수 대로 못을 박는 것은 할 짓이 아닌 듯 보입니다.

접착식 걸이를 이용할까 싶다가도 양면테이프를 액자 수대로 붙였다 떼는게 그리 내키질 않더군요.

 

무엇보다 못을 박거나 접착식 걸이를 붙이면 액자 배치를 마음대로 바꾸기 어렵기도 합니다.

 

벽에 못을 적게 박으면서도 배치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방법이 뭘까 고민하다가 요즘 핫한 아이템인 타공판을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타공판다양한 크기와 형태로 판매중인 타공판

시중에는 금속 재질의 타공판이 다양한 사이즈로 나와 있었지만, 거실벽에 백색, 혹은 검은색의 금속 타공판을 거는 것 보다는 원목(합판)으로 타공판을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인터넷 목공소에서 두께 4mm의 자작나무 합판을 1200*800mm로 재단해 주문했습니다.

1200*800mm 자작나무 합판 24000원, 800*100mm 자작나무 합판 3장 6000원, 3만원 남짓 들었습니다.

자작나무 합판 타공판 DIY

 

1200*800mm 자작나무 합판에 가로세로 50mm 간격으로 줄을 그었습니다.

40mm와 50mm 간격 중 고민을 했는데, 해 놓고 보니 40mm도 나쁘지 않겠다 싶네요.

자작나무 합판 타공판 DIY

 

50mm 간격으로 그은 선의 교차 지점에 직경 6mm 짜리 드릴날로 구멍을 뚫었습니다.

가로세로 줄이 교차하는 지점을 정확히 잡아 구멍을 뚫어야 합니다.

자작나무 합판 타공판 DIY

 

1200*800mm의 자작나무 합판에 23*15개, 총 350개 가까운 구멍을 뚫었습니다.

전동 드릴을 이용하여 대략 1시간 남짓 걸렸네요.

자작나무 합판 타공

 

자작나무 합판에 드릴로 구멍을 뚫다보니 타공 지점에 나무 찌꺼기가 지저분하게 올라오네요.

드릴 속도를 적절히 조절(저속으로 시작)하여 타공하면 보다 깔끔하게 뚫을 수 있습니다.

합판 타공 사포질

구멍이 뚫리는 뒷면은 나무가 더 거칠게 뚫리게 되는데, 자작나무 합판 바닥에 나무를 받친 뒤 구멍을 뚫으면 덜 지저분하게 타공할 수 있습니다.

 

나무 찌꺼기가 지저분하게 남은 부분은 사포로 살살 문질러 큰 조각들을 제거한 뒤 드레멜로 다듬어 주었습니다.

합판 타공 드레멜 다듬기

 

드레멜을 이용해 살짝 다듬어 준 것만으로도 꽤 깨끗해졌습니다.

합판 타공 드레멜 다듬기

 

800*100mm로 재단한 3장의 자작나무 판자는 타공판 뒷면에 붙여 두께를 확보하고, 휘어진 자작나무 합판을 펴는데 이용합니다.

4mm 자작나무 합판 두 장을 붙이기 위해 목공본드를 발라주고,

자작나무 타공판 DIY

 

목공본드가 마를 동안 클램프와 각목을 이용해 꽉 눌러주었습니다.

클램프 타공판 DIY

스테인과 바니시로 마감한 자작나무 타공판

자작나무 합판은 백색에 가까운 밝은 색상, 그대로 바니시만 발라도 꽤 느낌이 좋습니다.

하지만 거실벽이 흰색인데다 사진벽으로 사용할 예정이라 스테인을 발라 색상을 넣기로 했습니다.

 

자작나무 합판의 표면을 매끈하게 다듬고 연필로 그었던 줄을 지우기 위해 600방 사포로 문질렀습니다.

목재 사포질 타공판

 

스테인을 칠할 때, 나무 종류에 따라 색감이 확 달라지므로 보이지 않는 면에 칠을 하여 색감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미디움 오크와 메이플 색상의 스테인을 가지고 있어 뒷면에 둘 다 발라봤고, 메이플 색상의 스테인을 바르기로 했습니다.

자작나무 우드스테인

 

메이플 색상의 스테인을 한 번 바르고 마른 천으로 닦아 낸 뒤 말렸고, 바니시를 발라 마감을 했습니다.

원목 타공판 DIY

 

바니시가 마르고 나니 색상이 꽤 짙어졌는데, 흰색 거실 벽에 붙이고 나니 분위기가 괜찮네요.

원목 타공판 DIY타공판 네 귀퉁이의 까만 점이 고정 나사

타공판을 벽에 고정하기 위해 4군데 가장자리에 드릴로 구멍을 뚫고 칼블럭을 박은 뒤 나사로 고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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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공판에 사용할 고정핀은 6mm 목심입니다.

목공 작업에 흔히 쓰이는 목심은 가격도 저렴할 뿐더러 자작나무 타공판의 느낌과 꽤 잘 어울립니다.

6mm 목심 목다보고정핀으로 사용할 6mm 목심

 

타공판의 원하는 위치에 목심을 눌러 끼운 뒤 사용하려고 합니다.

원목 타공판 목심 고정

 

이케아에서 구입한 FISKBO 액자는 이렇게 타공판에 배치되어 사진벽으로 사용중입니다.

자작 원목 타공판 거실 사진벽

사실 타공판과 목심은 액자를 딱 붙여 걸기에는 불편한 조합인데, 머리를 살짝 굴려 딱 붙여 배치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제가 타공판에 액자를 걸어 놓은 방법은 다른 포스팅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제가 타공판을 처음 만들때는 목심에 긴 나무 조각을 올려 간단한 것들을 올려 놓는 선반으로 이용하려는 의도가 컸는데, 보다 많은 액자를 붙여야 한다는 마눌님의 주장에 밀려 바닥 구석을 겨우 차지할 수 있었습니다.

자작 원목 타공판 거실 사진벽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철제 타공판은 색상이나 느낌이 맘에 안들고, 원목 타공판은 크기에 비해 가격이 부담스러워 직접 만들어봤는데 꽤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직접 만드는 과정을 즐기는 편이고, 타공판을 벽에 걸고 액자를 거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까지가 제 역할이라고 생각했는데 마눌님은 빈 액자에 끼울 사진을 어서 인화하라고 또 숙제를 안겨주시는군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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