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B 케이블을 충전전용 DCP 케이블로 개조하는 법, USB 충전 속도를 결정하는 조건?

차에서 꽤 오랫만에 만난, 스마트폰 완충 메시지

며칠 전, 스마트폰용 USB 충전 케이블에 대한 포스팅을 두 번에 걸쳐 올렸습니다.

 

해당 포스팅의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면, 스마트폰 충전 케이블, 특히 USB 케이블을 이용하는 충전인 경우 케이블 내부의 심재의 품질에 따라 충전 속도에 많은 차이가 있다는 얘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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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B 케이블의 종류에 따라 스마트폰의 충전 속도에 차이가 있다는 의문을 품게 된 계기는 역시 자동차에서 시거잭 충전기를 이용해 충전을 하면서 스마트폰 네비게이션을 이용할 때 겪었던 불편함 때문이었습니다.

 

충전 속도가 지나치게 느리거나 심지어 충전 케이블을 연결해 놨는데도 천천히 배터리의 잔량이 떨어지는 상황까지 경험했던 것이죠.

 

차량을 올란도로 바꾸면서 올란도 퓨즈박스쪽에 별도의 시거잭 충전기를 설치하고 플랫(납작한) USB 케이블을 연결해 사용중이었는데, 이 녀석은 방전되는 수준까지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충전이 살짝 느린감이 있었습니다.

차량용 시거잭을 이용한 스마트폰 충전 단자 DIY

 

특히 플랫 USB 케이블은 꽤 긴데 비해 시거잭을 설치한 위치와 스마트폰을 사용할 위치의 거리는 짧았기에 사용하지 않는 플랫 케이블을 이렇게 묶어 두어야 했습니다.

차량용 시거잭을 이용한 스마트폰 충전 단자 DIY차에서는 쓸데없이 긴 플랫 USB 케이블

 

그리고 며칠 전 두꺼운(품질 좋은) USB 케이블에 스마트폰 충전용 커넥터를 연결하여 40cm짜리 충전 케이블을 만들어봤습니다.

이 충전 케이블을 이용해 노트북, 혹은 가정용 충전기와 갤럭시S3를 연결했더니 1A 수준의 양호한 충전 성능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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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 시거잭을 이용한 스마트폰 충전 단자 DIY

 

가정용 충전기와 노트북의 USB 포트에 연결했을 때 충전 성능이 꽤 괜찮다는 것을 확인한 직후, 기존에 설치했던 플랫 USB 케이블을 제거하고 그 자리에 자작(?) USB 충전 케이블을 설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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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 시거잭을 이용한 스마트폰 충전 단자 DIY

 

그리고 여느때처럼 스마트폰의 T-MAP을 켜고 1시간 남짓 운전을 했는데 스마트폰 상단에 충전이 완료되었다는 메시지가 뜨는군요.

배터리의 충전 상태가 대략 50% 미만에서 운전을 시작했는데 T-MAP을 켜두었음에도 배터리가 쭉쭉쭉 충전되면서 완전히 충전되었다는 메시지가 뜬 것입니다.

차량용 시거잭을 이용한 스마트폰 충전 단자 DIY충전이 완료되었으니 충전기를 분리하라는 메시지!!!

 

실내에서 충전할 때는 쉽게 볼 수 있는 메시지였지만 자동차에서 시거잭을 이용해 충전할 때는 언제 본 적이 있었던가 싶은 메시지였습니다.

특히 기존에 사용하던 시거잭 충전기는 그대로 둔 채, USB 충전 케이블만 바꿔도 충전 속도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한 셈입니다.

벨킨 차량용 시거잭 충전기1A 벨킨 USB 시거잭 충전기

이렇게 USB 케이블의 종류에 따라 스마트폰의 충전 속도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직접 확인했습니다.

나름 고급의 차량용 시거잭 충전기인 벨킨 충전기를 썼지만 충전 속도가 느려 불편했던 점이 말끔히 해결되었네요.

충전 전용 USB 케이블, DCP

이렇게 USB 케이블의 충전에 대해 이런 저런 자료들을 찾다보니 눈길이 가는 자료들이 있었습니다.

바로 충전 전용 USB 케이블에 대한 얘기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충전과 데이터 전송 겸용 케이블은 SDP(Standard Downstream Port)라는 모드라고 합니다.

USB 2.0 규격과 같이 충전시 500mA를 넘지 않도록 되어 있다고 하는데, 그림과 같이 USB 케이블의 4가닥 전선이 모두 연결되면 SDP 모드로 연결된 케이블입니다.

USB 케이블 배선 SDP충전과 데이터 전송 겸용 SDP 케이블

 

그런데 이 USB 케이블의 4가닥 전선 중 두 가닥 데이터 선의 연결을 끊고, 마이크로 USB 포트쪽을 이어주면 DCP(Dedicated Charging Port : 충전 전용) 케이블로 바뀐다고 합니다.

USB 케이블에서 데이터 전송을 담당하는 D+, D- 케이블(2번과 3번)을 끊은 뒤, 마이크로 USB 포트쪽의 D+, D- 전선을 연결하면 DCP 케이블이 되어 최대 1.5A로 충전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다만 이렇게 D+, D- 선을 끊어서 쇼트시킨 케이블은 데이터 케이블로의 기능은 상실하게 되며 '충전 전용 USB 케이블'이 됩니다.

USB 케이블 배선 DCP충전 전용 USB 케이블, DCP 배선

 

앞서 포스팅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갤럭시S3에 번들 제공된 USB 케이블은 충전 케이블로의 성능은 그다지 좋지 않은 상태입니다.

갤럭시S3의 번들 케이블의 충전 성능이 좋지 못한 것은 USB 충전과 데이터 전송을 모두 지원하는 SDP 방식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DCP 방식의 USB 케이블의 충전 성능이 더 좋다고 하는데, DCP 방식으로 개조할 경우 충전 성능이 좋아질 것인지 은근히 기대가 됩니다.

USB 포트로 스마트폰 충전

어차피 같은 케이블이 두 개가 있고 스마트폰을 컴퓨터에 연결하기 위해 USB 케이블을 이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기에 '버리는 셈 치고' DCP 케이블 작업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충전 전용 DCP 케이블 만드는 방법

USB 케이블을 충전 전용 DCP 케이블로 만들기 위해 일단 USB 케이블의 피복을 벗겨냅니다.

저는 와이어스트리퍼를 이용해 조심스럽게 겉피복만 벗겨냈습니다.

충전 전용 USB 케이블 DCP 케이블 만드는 방법

 

스마트폰 USB 케이블의 피복을 벗기면 금속 와이어 속에 4가닥의 전선이 들어 있습니다.

이 중 녹색과 흰색 전선이 D+, D- 케이블이고 빨간색과 검은색 전선이 +, - 전원선입니다.

충전 전용 USB 케이블 DCP 케이블 만드는 방법

 

D+, D- 케이블을 각각 끊고 마이크로 USB 단자 쪽의 D+와 D- 전선을 이어주면 SDP 케이블을 DCP 케이블로 변신하게 됩니다.

충전 전용 USB 케이블 DCP 케이블 만드는 방법

 

D+, D- 전선을 이어 DCP 케이블로 만든 뒤 노트북의 USB 포트에 연결하고 스마트폰의 입출력 전류를 확인해봤습니다.

일단 USB 포트에 연결했는데도 상단에 'AC 연결됨'이라고 표시되는 것을 보면 케이블의 개조(?)는 정상적으로 된 듯 합니다.

그런데, 어라? 입출력 전류는 더 떨어져 아예 100mA로 고정되어 버렸습니다.

USB 케이블 DCP충전 전용 USB 케이블이 되었으나

 

전용 충전기에 연결해 봐도 입출력 전류량이 더 떨어진 것이 확연하게 보입니다.

케이블에 손대기 전, 같은 충전기를 이용해 확인해봤을 때는 그래도 300~600mA를 오르락 내리락했는데, DCP 케이블로 개조를 했음에도 500mA를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USB 케이블 배선 DCP

두꺼운 USB 케이블로 교체

멀쩡한(?) USB 케이블을 DCP 케이블로 만든다고 손댔다가 오히려 전류량이 떨어져 버리는 상황이 되어버렸네요.

USB 케이블을 버리느니 집에서 놀고 있는 두꺼운 USB 케이블로 바꿔보자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역시 지난 포스팅에 등장했던 것과 같은 28AWG/1PR+24AWG/2C 규격의 두꺼운 케이블인데, 일반 USB 케이블 중에는 이런 두꺼운 케이블을 찾아보기 어렵더군요.

프린터 케이블로 제공된 USB 케이블 중 이 규격의 케이블이 있기에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28AWG/1PR+24AWG/2C USB 케이블

위의 검정색 선이 갤럭시S3의 번들 USB 케이블, 아래가 28AWG/1PR+24AWG/2C 규격의 케이블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도 체급 차이가 엄청납니다.

 

USB 프린터 케이블을 자르고 네 가닥의 케이블을 빼냈습니다.

역시 흰색 검은색 전선은 전원선이고 녹색과 흰색 전선은 데이터 케이블인데, 두 케이블의 굵기가 다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8AWG/1PR+24AWG/2C USB 케이블

 

갤럭시S3의 번들 케이블에서 마이크로 USB 단자를, 일반 USB 커넥터와 전선은 프린터 케이블로 사용해 연결하면 됩니다.

어차피 USB 충전 전용 케이블로 사용할 것이라 USB 데이터 전선(녹색과 흰색 전선)은 필요가 없고 USB 전원선(빨간색과 검은색)만 연결하면 됩니다.

마이크로 USB 단자쪽의 D+, D- 케이블은 연결한 상태로, DCP 방식의 케이블로 만들었습니다.

충전 전용 USB 케이블 DCP 케이블 만드는 방법

 

빨간색과 검정색 선을 각각 납땜하여 이은 뒤 여러 굵기의 열수축 튜브를 동원하여 케이블을 깔끔하게 마감했습니다.

28AWG/1PR+24AWG/2C 케이블이 워낙 두꺼워 실사용이 좀 거추장스럽지만 꽤 튼튼해지긴 했습니다.

충전 전용 USB 케이블 DCP 케이블 만드는 방법

 

이렇게 28AWG/1PR+24AWG/2C 규격의 USB 케이블을 이용하여 스마트폰 충전용 USB 단자를 만들었습니다.

작업이 완료된 USB 케이블을 이용,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연결해보니 대략 1A 남짓한 용량으로 충전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USB 케이블의 D+, D- 전선을 연결하여 충전 전용 케이블을 만들었지만, 충전 속도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USB 케이블 내부 USB 전원선의 전선 굵기였네요.

충전 전용 USB 케이블 충전 속도

USB 케이블을 이용한 스마트폰 충전 속도가 너무 느려 불편하다는 문제에서 시작한 USB 충전 케이블에 대한 몇 가지 실험은 이렇게 완료되었습니다.

실험을 통해 얻은 결론은 이렇습니다.

  • USB 케이블의 품질(USB 전원선 심재의 굵기)에 따라 스마트폰 충전 속도의 차이는 분명히 있다.
  • 충전과 데이터 전송 겸용의 SDP 방식의 케이블, USB 충전 전용 DCP 케이블이 있지만 DCP 케이블 역시 USB 전원선 심재의 품질이 받쳐주어야 제 성능을 발휘한다.
  • 대개 두껍고 짧은 USB 케이블이 충전에 유리하다.
  • 스마트폰 제조사에서 내놓은 USB 케이블의 품질은 대개 믿을만하지만, 모든 케이블이 그런 것은 아니니 USB 케이블을 통한 스마트폰 충전이 느리다면 USB 케이블을 먼저 의심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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