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지면 찌릿한 전기가 흐르는 노트북의 접지 방법. 멀티탭과 콘센트의 접지단자

찌릿찌릿한 전기가 느껴지는 노트북

얼마전 친한 후배의 사무실에 들러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후배의 사무실은 처가집 근처에 있어 마눌님과 처가집에 갈 때마다 한 번씩 들르곤 하는데, 얘기 도중 노트북에 문제가 있다며 좀 봐달라고 하더군요.


후배의 노트북은 도시바 Qosmio X75 모델, 국내에서는 출시되지 않았던 몇 년전 게이밍 노트북입니다.


노트북 구입 당시 제품 사양이 어떤지 물어보기에 17.3인치 액정이 달린 크고 무거운 게이밍 노트북이지만 데스크탑 대용으로 쓰기에는 가성비가 꽤 괜찮은 제품으로 보인다고 조언해 준 적이 있었습니다.

도시바 Qosmio X75 노트북

해외에서 구입해 사용했던 노트북이라 깔려 있던 영문판 윈도우 대신 한글 윈도우를 설치해 주었는데, 문제가 생겼다니 윈도우 재설치를 부탁하려는 것인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후배가 말한 노트북의 문제는 뜻밖에 '찌릿찌릿한 전기가 느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키보드를 두드릴 때도 우웅~ 하는 듯한 느낌이 피부로 전해지고

노트북 표면 찌릿한 전기


터치패드에 손을 대면 특히 찌릿찌릿할 정도로 전기가 느껴지고 있었습니다.

노트북 터치패드 찌릿한 전기

뭔가 충격이 갈 정도로 강한 전기는 아니었지만, 피부에 기분나쁘게 느껴질 정도의 느낌이 반복되고 있었습니다.

누전과 접지단자가 없는 멀티탭

가전제품의 내부에서만 흘러야 하는 전류가 제품 표면에 흐르는 경우를 '누전'이라고 하며, 누전 상태의 가전제품에 신체가 닿아 전류가 사람 몸을 통해 땅으로 흐르게 되면 '감전' 상태가 됩니다.


노트북에 손을 댔을 때 찌릿찌릿하게 느껴지는 증상은 누전에 의한 감전입니다.


그리고 노트북 등 손을 자주 대는 제품에서 미약한 전류가 느껴지는 증상은 예전에도 익히 봐왔던터라 문제의 원인을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바로 접지단자가 없는 멀티탭을 사용 중이었습니다.

접지단자 없는 멀티탭


멀티탭의 접지단자는 콘센트 쪽의 양옆으로 튀어나와 있는 금속 조각, 그리고 플러그의 옆으로 나와 있는 금속 단자를 말합니다.

접지단자 있는 멀티탭

이 접지단자의 역할은 기기에서 누전된 전류를 콘센트를 통해 지상으로 내보내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접지단자가 없는 멀티탭을 사용 중이거나, 혹은 벽의 콘센트에 접지단자가 없다면 사람 몸이 접지단자의 역할이 되면서 전류가 사람 몸을 통해 땅으로 빠져나가게 됩니다.

접지단자 없는 멀티탭 누전


후배의 노트북은 미국에서 구입한 제품이다보니 전원 플러그가 110볼트 형태이며, 아래쪽에 튀어나온 둥근 봉이 접지 전극입니다.

110볼트 플러그 접지단자


110볼트 플러그에 돼지코를 끼워 사용하고 있었고 혹시 접지단자가 없는 돼지코인가 싶었는데, 다행히 접지단자가 있는 돼지코를 사용 중이었지만 정작 멀티탭은 접지단자가 없는 제품을 사용 중이었습니다.

220볼트 돼지코 접지단자


접지단자 없는 멀티탭은 당장 치워버리라고 한 뒤, 접지단자가 있는 멀티탭에 연결하자 찌릿찌릿한 증상은 바로 사라졌습니다.

멀티탭 접지단자

220볼트용 플러그로 교체

아울러 후배의 노트북은 여느 제품과 마찬가지로 100~240볼트 까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프리볼트 제품으로 전원 코드만 110볼트 형태로 되어 있었습니다.

노트북 어댑터 전원플러그


노트북 어댑터의 전원코드가 흔히 구할 수 있는 PC용 파워서플라이 커넥터와 같은 제품이라, 아예 220볼트용으로 만든 전원 커넥터로 바꿔 사용하도록 했습니다.

220볼트 전원 코드


플라스틱 바디의 노트북은 그나마 누전된 전류가 케이스 바깥으로 새는 경우가 적고, 주로 마그네슘 바디의 노트북들에서 이런 누전을 경험하게 되는데, 후배의 노트북은 좀 특이한 경우였습니다.

만지면 찌릿한 전기 느껴지는 노트북

사실 노트북의 예를 들었지만, 충전기를 연결한 상태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에서도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많고, 그대로 방치할 경우 기기 자체의 수명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되니 빨리 해결하는게 좋습니다.


아울러 이번 처럼 살짝 찌릿한 정도라면 그나마 다행인데, 꽤 오래 전 접지단자가 없는 멀티탭을 고정해 둔 철제 책상의 다리에 몸이 닿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 정도로 강한 전류가 흘렀던 아찔한 경험을 한 적 이후로 일단 먼저 콘센트와 멀티탭의 접지단자부터 확인하곤 합니다.

콘센트 접지단자

간혹 전원 플러그의 방향을 돌려 꽂으면(중성선을 접지선으로 사용) 이런 증상이 줄어들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접지단자가 있는 멀티탭을 접지단자가 있는 콘센트에 연결해 사용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해결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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