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만든 원목책상 보강 작업 과정. 책상 높이를 5cm 낮추자 더 편해진 원목책상

180cm 원목책상

지난 해 새 집에 이사오면서 재료를 주문해 조립, 제작한 180cm 짜리 원목책상은 기성품으로 찾아보기 힘든 넓직한 사이즈에 기성품 책상의 절반도 채 안되는 재료비, 넉넉한 서랍을 달아둔 덕분에 만족스럽게 사용중입니다.

 

목공소에서 재단된 목재를 받아 사포질, 스테인(색) 칠, 바니시(목재가 변형되는 것을 막는 칠, 니스)를 칠한 뒤 조립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니 뚝딱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목공을 취미로 즐기다보니 내가 쓸 책상을 직접 만드는 과정은 참 즐거웠습니다.

 

그런데 책상 전면 중심부의 높이가 좌우 다리쪽에 비해 조금 낮아진 것을 발견했습니다.

자작 원목책상 DIY

사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것은 블로그 이웃께서 제 책상 사진을 보더니 책상이 내려 앉은 것 같다는 댓글 덕분인데요, 당시에는 카메라 렌즈의 왜곡 때문에 그런 것으로 생각했지만, 혹시나 싶어 재봤더니 중심의 높이가 5mm 정도 낮아진 상태였습니다.

원목책상 보강 작업

평생 쓸 생각으로 공들여 만든 책상이 6개월만에 중심이 내려앉는 것은 무척 큰 일이었습니다.

 

사실 너비 180cm짜리 책상 상판이 네 모퉁이의 다리만으로 버티는데 문제 없을까 하는 생각은 재료를 주문할 당시부터 있었습니다.

주문하기 전 인터넷 목공소에 문의해 보니 책상 너비에 따른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답변을 받았었는데, 실제로는 문제가 생겼네요.

 

아마도 책상의 전면부 뼈대가 4개의 서랍이 부착된 방식이라 책상 상판의 무게를 충분히 받쳐줄만한 힘이 없는게 원인인 듯 싶습니다.

 

재료를 주문했던 인터넷 목공소, 철천지에 문의했더니 원목책상을 보강할 두 장의 집성목을 보내 주었습니다.

주문한지 6개월이 지났지만, 업체에서는 제 책상의 설계도를 검토한 뒤 사이즈에 딱 맞는 보강목을 신속하게 A/S해 주어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도착한 재료는 책상 하부와 뒤쪽 책상 다리를 보강할 두께 18mm의 집성목으로 180cm짜리 책상의 보강목이다보니 제 방에서는 또 한 바탕 목공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철천지 A/S 나무

 

일단 도착한 집성목에 제 책상 상판에 칠한 것과 같은 색상의 우드 스테인을 칠했습니다.

앤티쿠아 와이핑 피니시 스테인 Antiqua Wiping Wood Stain

 

여러 번의 목공 DIY를 통해 나무 결이 살아 있는 옅은 색상의 스테인 칠을 익히게 되어, 스테인 작업은 속전 속결로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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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인 작업 완료 후, 바니시를 칠했습니다.

바니시를 칠하면 계절(습도)에 따른 나무의 변형을 막을 수 있는데, 책상 몇 개 쯤 더 칠하고 남을 만큼의 넉넉한 바니시가 있었기에 칠하고 말리기를 4번쯤 반복했습니다.

원목 바니시 칠

 

책상 보강용 집성목에 스테인과 바니시 칠 작업은 재료를 받자마자 시작했지만, 설치하는 작업은 거의 한 달이 지나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미 사용중인 책상을 다 치우고 보강 작업을 시작하는게 생각처럼 쉽지 않더군요.

 

먼저 책상위에 올려져 있던 컴퓨터와 모니터를 모두 치우고

자작 원목책상 DIY

 

책상 서랍도 모두 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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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줄 같은 전선들은 책상 뒤쪽으로 보이지 않게 정렬해 사용중이었는데, 이 케이블도 일단 분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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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을 비운뒤, 뒤집었습니다.

원목 책상 보강목 설치

 

이렇게 지지력이 약한 책상 앞쪽 하단에 집성목을 덧대어 보강해 주는게 1차 작업입니다.

원목 책상 보강목 설치

 

보강목은 책상 상판을 지지하고 있는 세로 뼈대마다 나사로 고정했습니다.

 

나사를 그냥 박으면 나무가 갈라져 버릴 수 있으므로 나사 자리에 드릴로 미리 구멍을 뚫어주는데, 나사 머리가 들어갈 자리까지 깔끔하게 뚫어주는 이중 드릴(이중 기리)를 처음 써봤습니다.

이중드릴 이중기리

나사 머리에 딱 맞는 드릴 작업을 한 번에 할 수 있는 점은 좋은데, 저렴한 중국산이라 나무가 깎이는 느낌보다 긁어내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7개의 세로 뼈대에 각 2개씩, 14개의 나사 구멍을 뚫은 뒤

원목 책상 보강목 설치

 

나사로 고정하기 전 목공본드를 발라주었습니다.

목공본드

 

14개의 나사를 이용한 보강목 고정 작업이 완료되었습니다.

원목 책상 보강목 설치

장구너트로 책상 뒤쪽 다리에 보강목 설치

철천지에서 제시한 책상 보강 방법 중 두 번째는 책상 뒤쪽 다리 하단을 고정하는 보강목을 설치하는 것입니다.

 

원목책상 상판이 처지는 증상에 책상 다리 하단을 고정하는게 어떤 효과가 있을지 의아했지만, 책상 다리 하단을 튼튼하게 잡는게 효과가 있다고 하니 작업을 진행합니다.

 

책상 뒤쪽의 다리 하단에 집성목을 고정해야 하는데 목공소에서는 ㄱ자 철물을 보내주겠다고 했지만, 장구너트로 고정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도착한 집성목 보강재의 양쪽에 각 2개의 장구너트 가공되어 있었습니다.

장구너트 짱구너트

 

목공소에서 보내온 보강목에는 장구너트 가공이 되어 있지만, 책상 다리 하단에는 제가 직접 가공해야 합니다.

일단 15mm 드릴날로 30mm 깊이로 파내고

장구너트 구멍 가공

 

8mm 드릴날로 책상다리 반대쪽을 관통하는 구멍을 냈습니다.

장구너트 구멍 가공

 

장구너트는 사진과 같이 기둥 안쪽으로 볼트를 넣고 보강목에는 옆에 구멍이 뚫린 너트를 넣어 체결하는 방식입니다.

장구너트 설치방법

 

사실 장구너트 구멍 가공이 깔끔하게 될지 확신은 없었지만, 일본산 15mm 드릴날 덕분에 생각보다 훨씬 쉽고 깔끔하게 구멍을 낼 수 있었습니다.

15mm 목공드릴

 

그렇게 책상 앞쪽과 책상 뒤쪽 다리에 보강목을 설치하는 보강작업이 완료되었습니다.

원목 책상 보강목 설치

원목책상 높이 5cm 줄이기

원목책상을 무척 만족스럽게 사용중이었지만, 43인치 모니터를 바꾸고 난 뒤 조금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처음 제작했던 책상의 높이는 80cm로 작은 모니터를 사용할 때는 별 문제가 없었지만 43인치 모니터를 올려 놓으니 시선이 위쪽으로 향하게 되면서 오랜 시간 작업할 때 불편함이 느껴지더군요.

 

책상 다리를 잘라내어 높이를 낮추면 되지만, 가로세로 6cm의 집성각목을 잘라내는게 엄두가 나질 않더군요.

 

목공소에서야 원형톱으로 간단하게 잘라내지만 원형톱이 없는 저는 각목을 깔끔하게 잘라내기가 쉽지 않은 일이었고, 자칫 공들여 만든 책상을 망칠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기왕 책상을 뒤집어 놓은 상황이니 큰맘먹고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이 작업의 성패는 정확하고 깔끔하게 잘라내는 것인데요, 일단 가이드가 될 각목을 클램프로 고정했습니다.

책상다리 높이 조절 각목 절단 방법

 

멀티커터에 목공날을 끼우고 가이드 각목에 맞춰 책상 다리를 잘라냈습니다.

디월트 멀티커터 목공 절단

 

6cm의 책상 다리를 멀티커터의 목공날로 한 번에 자를 수 없었기에 양쪽으로 잘라냈습니다.

디월트 멀티커터 목공 절단

 

가이드를 대고 전동공구를 이용해 수월하긴 했지만, 역시 잘려진 단면은 깔끔하지 않았고 2~3mm까지 들쭉날쭉합니다. 

책상다리 높이 조절

 

멀티커터의 목공날을 빼고 사포를 단 뒤 설치해 놓은 가이드에 맞춰 사포질을 했습니다.

손 사포질이라면 2~3mm의 단차가 있는 나무 표면을 사포질하는게 꽤 고된 작업이었겠지만, 전동공구를 이용한 덕분에 작업은 빠르게 마무리되었습니다.

목재 샌딩

사실 멀티커터로 잘라낸 울퉁불퉁한 단면을 볼 때만해도 무척 당황스러웠는데, 사포질로 단차를 잡는 작업과 표면을 다듬고 나니 흐뭇할 정도로 깔끔한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그렇게 책상 다리를 5cm 잘라내는 작업까지 완료한 뒤

원목 책상 보강목 설치

 

책상을 다시 뒤집었고, 문제가 되었던 상판의 높이를 재보니 중앙과 좌우 다리쪽의 높이는 약 2mm 정도로 줄어 눈에 띄게 처짐이 줄었습니다.

자작 원목책상 DIY

 

그렇게 제 원목책상 주변의 작업 환경은 하루만에 원래대로 돌아왔습니다.

자작 원목책상 DIY

보강재를 묵혀둔 시간에 비해 작업 시간은 짧았고 결과물도 만족스럽습니다.

 

무엇보다 책상 다리를 5cm 잘라 책상 높이를 75cm로 만들고 보니 모니터를 보는 각도 뿐 아니라 키보드를 두드리는 각도도 무척 편해졌습니다.

5cm가 이 정도의 변화가 생겼다는게 좀 놀라울 정도였고, 이번 보강작업 덕분에 책상의 완성도가 더 높아진 느낌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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