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찾은 간장게장집 태안 향토꽃게장. 태안 꽃게로 만든 간장게장과 게국지

간장게장 먹으러 태안행

며칠 전부터 마눌님께서 간장게장을 먹고 싶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예전 회사의 사장님이 가끔 태안의 간장게장을 보내주셔서 맛보곤 했는데, 오랫만에 그 간장게장이 먹고 싶다고 하는군요.

 

저는 양념게장은 좋아하지만, 간장게장의 비릿한 맛은 여전히 익숙치 않다보니 굳이 태안까지 가서 간장게장을 먹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사장님께 새해 인사도 할 겸, 마눌님과 함께 태안을 찾았습니다.

 

비록 퇴사한지 몇 년 됐지만 요즘도 가끔 업무지원(?)도 나가며 형동생으로 지내는 편한 사이라 인사를 왔고, 밥산다고 할까봐 일부러 점심시간도 피해서 왔는데, 오랫만에 왔으니 밥먹고 가라며 접대(?)를 받게 되었습니다.

태안 향토꽃게장 간장게장

태안토박이지만 회와 간장게장을 즐기지 않는 사장님의 단골(?) 간장게장집, 향토꽃게장입니다.

 

점심시간이 한참 지난 오후 4시30분 쯤에 도착하니 손님은 저희 뿐이네요.

태안 향토꽃게장 실내

 

향토꽃게장의 나무벽에는 그간 왔던 사람들의 흔적이 잔뜩 남아 있습니다.

태안 향토꽃게장 실내

 

향토꽃게장의 가격표입니다.

간장게장이나 꽃게탕, 게국지 등 꽃게가 들어가는 메뉴의 가격이 꽤 비싼 편입니다.

태안 향토꽃게장 메뉴판 가격

간장게장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 사장님과 저는 게국지 중자, 그리고 마눌님이 드실 간장게장 1인분을 시켰습니다.

 

잠시 후 반찬과 간장게장이 차려졌습니다.

향토꽃게장 간장게장 상차림

 

먼저 간장게장, 1인분에 2등분 된 꽃게 한 마리가 나오며 먹기 편하게 등딱지를 갈라놓은 상태입니다.

태안 향토꽃게장 간장게장

 

저는 비린 것을 즐기지 않아 김장 겉절이에 생굴도 한 두점으로 끝내는데, 어리굴젓은 밥이 술술 넘어가더군요.

어리굴젓 뱅어포

 

삼치구이, 고사리나물, 김 등 반찬들의 맛이나 상태가 무척 만족스러웠습니다.

게국지가 나오기 전 어리굴젓과 고사리, 삼치로 공기밥을 자꾸 비우고 있자니 얼마전 내소사 앞 식당에서 먹었던 부실한 고등어정식이 자꾸 떠올랐습니다.

태안 향토꽃게장 간장게장

 

꽃게와 새우에 김치와 열무를 넣고 끓여먹는 게국지입니다.

TV에서 소개됐던 게국지는 겉절이를 넣고 끓이는 음식이라 기억하는데, 이 곳의 게국지에 들어간 김치와 열무는 새콤하게 익은 김치라, 국물맛도 시원하고 칼칼한 맛이 나더군요.

게국지TV에서만 봤던 충청남도 음식, 게국지

 

밥먹다 말고 사진을 계속 찍는 모습을 본 사장님께서 왠 사진을 그리 찍냐기에 마눌님의 SNS 핑계를 슬쩍 댔고, 덕분에 간장게장은 이렇게 부실한 한 장의 사진만 남았습니다ㅠㅠ 

꽃게장 간장게장

 

게국지는 된장을 풀지 않은, 김치찌개와 김치국의 중간쯤 되는 시원한 국물맛이 매력적이었고, 들어있는 꽃게도 알이 꽉차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젓가락으로 꽃게의 살을 발라내어 먹다가, 꽃게 껍질이 그리 억세지 않다는 것을 알고 껍질째 씹어먹었습니다ㅎㅎ

게국지 태안꽃게

 

형동생하는 편한 사이지만, 오랫만에 밥먹으며 자꾸 사진찍는게 눈치 보이더군요.

게국지 국물을 더 붓고 여간해서는 추가하지 않는 밥을 하나 더 시켜 깨끗이 비웠다는 인증샷만 남깁니다.

태안 향토꽃게장

 

간장게장과 게국지를 잘 먹었는데, 포장한 간장게장을 또 손에 들려주었습니다.

이러면 부담되서 자주 못온다며 사양을 해도, 동생이 멀리서 찾아왔는데 이게 뭐 대수냐고 꿋꿋이 밀어주는군요.

태안 향토꽃게장 간장게장

 

집에 돌아와 스마트폰에 남겨진 사진들을 보니 짐작했던대로 사진이 무척 부실했고, 마눌님은 그걸 핑계 삼아 꽃게 한 마리를 해체했습니다.

간장게장

 

간장게장을 즐기지 않는 저도 속이 꽉 찬 꽃게를 보면 한입에 쭉 베어물고 싶은 생각이 나곤 합니다ㅎㅎ

간장게장

 

식당에서 이미 간장게장 한마리를 뚝딱 해치웠음에도, 해체한 게딱지에 비빈 밥은 게눈 감추듯 사라졌습니다.

간장게장 밥도둑

향토꽃게장의 간장게장, 게국지의 꽃게는 싱싱하고 튼실하게 속이 꽉 차있고, 함께 나온 반찬들도 입맛돌게 하는 밥도둑들입니다.

간장게장을 무척 좋아하는 마눌님께서는 1시간20분을 달려가 먹을만한 맛이라고 합니다.

 

홈쇼핑처럼 맛을 표현해보라고 했더니 쌉사름한 게 내장에 따끈한 밥을 비벼먹으면 최고라며, 먹을 때도 맛있지만 자고나면 또 생각나는 맛이라는 상투적인 표현만 했는데, 몇 번을 먹었지만 맛의 기복이 없었고, 직접 가서 먹으니 더 맛있었다는 얘기는 와 닿는군요.

향토꽃게장

 

다만 1인분에 28000원이라는 가격은 직접 사먹기도, 대접받기도 좀 부담스럽습니다.

몇 년전 향토꽃게장을 처음 찾았을 때는 간장게장 1인분에 2만원대 초반이라 부담이 적었는데, 이제는 두 사람이 가면 5만원이 훌쩍 넘는 비싼 음식이 되었네요.

 

간장게장이 매일 먹는 음식은 아닌 만큼 가격적인 부담을 감안하고, 태안에서 맛있는 간장게장을 맛보고 싶다면 향토꽃게장을 찾아볼 것을 권합니다.

 

 

본 리뷰는 블로거라 티내지 않고,
직접 돈 내고 사먹은 뒤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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