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갔다 오는 길에 다녀온 군산 지린성
지난 해 11월 초 당일치기 군산여행을 다녀오면서 군산 복성루에서 짬뽕과 볶음밥을 먹었습니다.
복성루 음식은 멀리서 찾아와 줄서서 먹을만큼은 아니었다는게 제 평가였던 반면, 마눌님은 평타 이상으로 꽤 맛있었다는 평가로 좀 엇갈리기도 했습니다.
군산 복성루는 짧은 반나절의 여행 코스의 일부였을 뿐이라 아쉬울게 없었고, 8월의 크리스마스의 배경인 초원 사진관 등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꽤 기억에 남는 여행이었습니다.
2016/11/04 - 늦가을 당일치기 군산 여행. 아내의 생일, 복성루, 8월의 크리스마스, 초원사진관
그리고 오늘도 1박2일의 짧은 여행을 갔다가 집으로 오는 길에 또 다시 군산을 지나게 되었고, 지난 군산 여행에서 아쉽게 찾지 못했던 지린성을 다녀왔습니다.
지린성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3시 10분 정도, 평일인데도 밖에는 30여명 남짓한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습니다.
지린성 앞에 잠깐 차를 세우고 마눌님을 줄서게 한 뒤, 저는 맞은편 군산남초등학교 옆의 공영주차장에 차를 세웠습니다.
지난 번 복성루에 갈 때도 그랬지만, 주차요금을 받지 않는 군산의 공영주차장은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주차를 하고 지린성 앞에 왔더니 마눌님은 번호표를 받고 줄 서 있었습니다.
밖에 붙어 있는 지린성 메뉴표, 저희는 고추짜장과 고추짬뽕을 미리 주문했습니다.
저도 백종원의 3대천왕이란 프로에서 고추짜장을 인상깊게 봤는데, 밖에는 백종원씨의 사인이 적힌 인증팻말(?)이 붙어 있네요ㅎㅎ
30분 정도 기다린 끝에 드디어 지린성에 입성(!) 했습니다.
10여개 남짓한 테이블이 있는 내부는 특유의 매운 고추향이 느껴졌고, 사람들과 열기가 복작복작한 느낌입니다.
맛있게 화끈한 고추짜장
밖에 줄 서 있을 때 한 번씩 나와서 주문을 받은 덕분인지, 테이블에 앉는 것과 동시에 음식이 준비되었습니다.
요건 제가 시킨 고추짜장으로, 짜장소스와 면이 따로 나오는 간짜장 스타일입니다.
고추짜장 소스를 들여다보면, 돼지고기와 양파, 고추, 새우 등의 재료가 듬뿍 들어 있고, 특이하게 떡국떡도 들어가 있습니다.
면에 고추짜장 소스를 붓고 잘 섞은 뒤, 한 젓가락 흡입했는데 처음에는 생각보다 매운 느낌이 덜하더군요.
그렇게 두 젓가락을 흡입했을 때부터 확 매운기가 입에 몰아칩니다.
젓가락질을 반복하면서 면이 줄어드는 것과 동시에 뒷목에 땀이 송글송글 맺히고 콧물도 슬쩍 흘러내리는 느낌이 들어 연신 테이블의 휴지를 뽑기 바빴습니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보니 저 뿐만 아니라 고추짜장을 먹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처럼 휴지를 뽑아 땀을 닦아내더군요ㅎㅎ
개인적으로는 면과 소스가 따로 노는 느낌이라 간짜장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 지린성의 고추짜장은 전체적으로 매운 기운이 돌면서 짭조름하고 달짝지근한 맛이 적절히 섞여 있어 '화끈하지만 맛있다' 싶었습니다.
돼지고기는 살코기 위주라 살짝 팍팍한 느낌이 들었지만 새우는 탱글탱글했고, 면도 탱글탱글하니 좋았습니다.
고추짬뽕에도 큼직한 새우와 버섯이 풍부하게 들어가 있었고, 무엇보다 텁텁한 고기육수가 아니라 깔끔한 육수라 맘에 들었습니다.
고추짜장을 먹는데 여념이 없는 제게 마눌님은 짬뽕을 덜어주었는데, 살짝 덜었음에도 큼직한 해물이 꽤 많았습니다.
저는 고추짜장을 먹다가 고추짬뽕의 국물을 먹었더니, 왠지 매운기가 희석되는 느낌이었는데 마눌님께서는 고추짬뽕의 국물이 더 맵다고 하더군요.
아무래도 뭐가 더 맵고 덜 맵다기보다 이미 입안이 얼얼하게 매운데 다른 음식을 먹으면 덜 맵게 느껴지는 그런 상황인 듯 싶었습니다.
불과 3시간전에 공기밥을 추가하여 고등어 백반을 든든하게 먹고 온데다, 고추짜장에 마눌님의 짬뽕까지 덜어먹고 나니 짜장 소스가 많이 남았습니다.
아마도 배가 고픈 상태로 왔더라면, 공기밥을 주문하여 짜장소스에 비벼먹고 싶었는데(실제 다른 테이블에서는 공기밥을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건더기를 많이 남기게 되어 아쉽습니다.
마눌님 역시 점심을 먹은지 불과 3시간만에 또 식사를 한지라, 큼직한 건더기들을 많이 남겨 아까왔습니다.
아, 지린성에 딸려 나오는 반찬은 김치와 단무지, 양파 정도인데 땀을 닦으며 고추짜장과 고추짬뽕을 맛보다보면 반찬에는 거의 손을 대지 않게 되더군요.
제가 매운맛을 즐기는 정도를 따져보면, 아마도 중~중하수 정도일 것이라 생각되는데 군산 지린성의 고추짜장과 고추짬뽕은 땀 닦으며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정도라 평가합니다.
특히 고추짜장의 매운맛은 입에 오래남지 않고, 다음 젓가락질을 하게 되는 매력이 있었습니다.
물론 사람마다 매운맛에 대한 차이는 있는터라, 같은 테이블에 앉았던 20대 초반의 커플(4명 테이블을 함께 쓰는 구조입니다)은 곱배기 고추짜장을 두 젓가락 남짓 먹은 뒤 연신 물만 들이키며 땀만 닦다가 '오늘 첫 끼를 먹는데 8천원 내고 물만 마시고 간다'는 말과 함께 자리를 떴습니다.
다만 '1리터 우유를 사서 먹어야 한다'는 어느 매운 짬뽕집 같이 무지막지하게 매운 정도는 절대 아니었고 쌀쌀한 날씨, 목덜미에 땀이 송글송글 맺힐 정도로 맛있게 매웠던 고추짜장은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지난 번 복성루를 나오면서 '굳이 줄서서 먹을 정도는 아니었다'는 얘기를 했지만, 이번 지린성의 고추짜장은 '줄서서 먹어볼만하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포스팅을 위해 찍은 사진들을 보고 있자니 또 다시 군침이 돌면서 뒷목이 살짝 뜨끈해지는 느낌인데요, 언젠가 군산 근처에 가게 되면 (배고픈 상태로 가서)또 한 번 맛보고 싶습니다.
직접 돈 내고 사먹은 뒤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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