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된 LG G2 스마트폰 분해 청소 과정. 계곡물에 떨군 스마트폰 건조 및 분해 점검

캠핑장 계곡물에 시원하게 잠수한 스마트폰

얼마전 마눌님 친구 가족들과 함께 했던 캠핑장 계곡에서, 꽤 큰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바로 마눌님의 스마트폰이 계곡물에 풍덩 잠수했던 사건입니다.

 

사건의 발단은 물놀이를 하러 계곡에 내려오면서 스마트폰을 들고왔고, 의자를 놓고 발만 담그고 있던 제가(빨간색 화살표) 스마트폰을 지키던 상황이었습니다.

 

물가 돌 위에 스마트폰을 두었다가 혹시라도 사고가 날까봐 물에서 멀찍이 떨어진 곳(파란색 화살표 쯤)에 놓아 두었는데, 물놀이를 끝내고 텐트로 돌아갈 무렵 친구 아들 녀석이 이모에게 스마트폰을 갖다 준다며 훅 집어들었다가 물에 풍덩 빠뜨려 버렸네요ㅠㅠ

 

2m 남짓 떨어져 딴데를 보고 있다가 친구 가족들의 외마디 비명소리를 듣고 현장에 고개를 돌렸을 때는, 스마트폰이 20cm 남짓한 물속에 들어가 있었고 물속에서 액정에 불이 들어와 반짝반짝 하던 상황이 슬로우모션처럼 느리게 보였습니다.

계곡 스마트폰 침수약정이 많이 남은 스마트폰이란 말이다ㅠㅠ

중간중간 받아야할 전화도 있었고, 물놀이 사진도 찍으려고 가져왔던게 문제였습니다.

 

물 속에 빠진 스마트폰을 건져내기까지 약 2~3초 남짓 걸렸던 것 같았고, 물에서 건졌을 때도 화면은 켜진 상태였습니다.

물에서 건져낸 스마트폰은 뒷 커버를 분리한 뒤(이미 커버 안쪽 곳곳에 물이 흥건한 상태), 탁탁 털어 배터리를 강제 분리했습니다.

 

그리고 잽싸게 텐트쪽으로 옮긴 뒤, 마른 수건으로 겉에 묻은 물기를 닦고 헤어 드라이어의 찬 바람을 이용해 10분 이상 말렸습니다.

자작 커피로스터니 덕분에 건조했다

캠핑 때 헤어드라이어를 가져올 일은 전혀 없었지만, 이 날은 캠핑장에서 커피 로스팅을 하기 위해 도구들을 챙겨왔고, 로스팅을 마친 원두를 식히는 데 사용하던 헤어드라이어는 침수된 스마트폰을 말리는데 큰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헤어 드라이어가 없었다면, 선풍기 앞에서 스마트폰을 이리저리 돌리고 있었을 것 같네요.

건조시킨 LG G2 스마트폰 분해 청소

헤어드라이어의 냉풍으로 스마트폰 구석구석을 말렸지만, 그래도 부족하다 싶어 휴지에 둘둘 말아 두었습니다.

스마트폰 내부에 스며든 물기를 휴지가 빨아들일 것이란 계산으로 그랬던 것인데, 하루하고 반 나절 동안 휴지를 갈아주며 건조시켰습니다.

 

지퍼백이 있었다면, 휴지를 둘둘 감은 스마트폰을 밀봉시켰을텐데(계곡 옆이라 습한 상태), 여분의 지퍼백이 없어서 그냥 휴지만 갈아주었네요.

집에 돌아올 때까지 말아두었던 휴지만 간간히 갈아주었고, 집에 오자마자 스마트폰을 분해 청소하기로 했습니다.

LG G2 스마트폰

 

USIM과 메모리카드, 배터리 및 배터리 커버는 진즉에 분리해 두었던 상태였는데, 이미 스마트폰 뒷면과 배터리 모서리에 달려 있던 침수 스티커는 붉게 물들어 있었습니다.

LG G2 스마트폰 침수스티커빨갛게 변한 침수스티커는 침수됐었던 증거

 

짧은 시간동안 물에 빠졌던 LG G2 스마트폰의 분해가 시작됐습니다.

일단 배터리 커버를 연 상태에서 눈에 보이는 십자 나사를 모두 풀어야 합니다.

LG G2 스마트폰 분해

 

작은 십자 드라이버를 이용해 LG G2 뒷면의 나사를 하나하나 풀었습니다.

아마 이 십자 드라이버를 캠핑장에 가져갔더나면, 현장에서 즉시 풀어 봤겠죠ㅎㅎ

LG G2 스마트폰 분해

 

나사를 모두 푼 뒤에는 커버를 제거해야 하는데, LG G2는 하단 커버와 상단 커버 두 개로 나뉘어 있습니다.

일단 일자 드라이버를 하단 커버 모서리 틈새에 밀어 넣으면서 잡아 당겨 빼내고, 같은 방법으로 상단 커버도 제거 합니다.

LG G2 뒷커버 분리 방법나사 빼고 찍은 사진은 깜빡...;;;

 

LG G2의 뒷면 커버를 제거한 상태입니다.

나름 건조를 시켰지만 안쪽에는 물기가 남아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뽀송뽀송 하네요.

LG G2 뒷커버 분리

 

외부에 노출된 하단 USB 포트나 스피커, 상단 이어폰 단자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봤지만 다행히 물기는 남아 있지 않았고, 물기의 흔적도 없는 상태였습니다.

LG G2 기판 USB 단자

 

하지만 사진을 찍어가며 자세히 살펴보니, 스마트폰 앞뒤 커버끼리 맞닿는 모서리 부위(파란색 표시)에 희미하게 물기가 마른 듯한 자국이 남아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스마트폰의 기판도 열어봐야겠다 싶어 핀셋을 가져와 메인보드의 커넥터들을 분리하기 시작했습니다.

LG G2 메인보드 커넥터

 

LG G2의 기판에는 꽤 많은 필름 케이블과 커넥터가 연결되어 있었고, 핀셋으로 케이블 반대쪽의 커넥터를 들어올리며 분리했습니다.

화살표로 표시한 커넥터들을 모두 들어올려 분리했습니다.

LG G2 메인보드 커넥터

 

커넥터를 들어올리자 LG G2 본체와 기판을 분리할 수 있었습니다.

케이스 안쪽의 기판으로 감춰져 있던 표면은 전자파 차폐도료가 발라져 약간 거칠거칠한 무광 느낌이었는데, 다행히 이 곳에는 물기의 흔적이 전혀 없었습니다.

LG G2 메인보드

 

LG G2 케이스 안쪽까지 물이 찬 것은 아니구나 싶어 다행이라 생각했는데, 기판을 뒤집어 놓고 보니 금색 접점을 중심으로 허연 자국이 남아 있더군요.

LG G2 메인보드

 

역시 앞뒷면 케이스 끼리 맞닿은 모서리를 따라 물이 조금씩 새어 들어온 것으로 보였고, 이 모서리를 중심으로 하얗게 말라붙어 있었습니다.

바닷물에 침수되었다면, 아마도 저 부위를 중심으로 빠르게 부식이 진행되었을 것 같습니다.

LG G2 메인보드 기판물이 마른 자국

 

다른 기판쪽으로도 하얗게 말라붙은 자국이 남아 있었네요.

LG G2 메인보드

 

면봉에 알콜을 묻혀 허옇게 말라붙은 곳을 중심으로, 기판을 닦았습니다.

LG G2 메인보드알콜 묻힌 면봉으로 기판 청소

 

LG G2 앞쪽 케이스와 액정이 맞닿은 부분에도 물이 스며들지 않았을까 싶어 하단부 테이프를 들어올려 봤는데, 다행히 물이 스며들지는 않았습니다.

LG G2 메인보드물기 침투 없이 무사한 테이프 아래쪽

액정과 터치패널 등에 물이 스며들지 않았을지, 떼어볼까 했지만 양면 테이프로 단단하게 붙어 있는 액정에 굳이 모험을 할 필요는 없을 듯 하여 분리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대신 카메라 모듈과 DMB 안테나, 스피커 등 분리 가능한 모듈은 모두 들어내어 침수 여부를 확인했는데, 상단 스피커와 케이스 사이에 약간의 물기가 남아 있어 면봉과 헤어드라이어로 건조시켰습니다.

LG G2 카메라 스피커 DMB 안테나

물속에 풍덩 잠수했던 LG G2의 뒷면 커버와 기판을 분리하여 확인해 본 결과, 다행스럽게도 양쪽 케이스의 접합부 쪽에만 약간의 물기가 스며든 정도였습니다.

 

열었던 메인보드를 다시 제자리에 붙이고, 뒷 케이스를 닫은 뒤 전원을 넣어보니 전원이 정상적으로 들어오며 아무 문제없이 작동하는군요.

LG G2 스마트폰

마눌님께 스마트폰을 넘겨주면서, 지금은 이상이 없는 것 같지만 갑자기 전원이 꺼진다거나 화면 상태가 이상해지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지도 모르겠다고 했는데 4~5일 남짓 사용하면서 그런 이상 증상은 없으니, 남은 약정 기간을 버티는데는 문제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나마 2~3초 남짓 짧게 잠수한 폰을 바로 물에서 건져 배터리를 분리해 전원을 차단했고, 우연찮게 헤어 드라이어를 가지고 있어 건조를 시켰고, 무엇보다 바닷물이 아닌 계곡의 민물이라 더 이상의 부식이 진행되지 않았던 것이 다행인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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