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째로 접어 든 베란다 부추 화분 이야기. 초보자에게 적당한 다년생 작물, 부추

환경을 가리지 않고, 알아서 자라는 부추

파키라, 킹벤지민 등 큰 화분에 관심을 기울이고 싹이 난 커피나무의 분갈이가 한창이던 2013년 6월의 어느 날, 마눌님과 저는 스티로폼으로 만든 화분에 상추씨와 부추씨를 심었습니다.

 

키가 큰 나무의 녹색 잎을 구경하는 것도 좋지만 뭔가 길러서 먹을 수 있는 베란다 작물을 재배해 보는 것도 좋겠다 싶었던 생각이 들었던 것이죠.

 

한 두번쯤 상추를 심어본 적은 있었지만 '수확'을 할 정도로 제대로 키워본 적은 없었는데, 당시 대형 화분의 분갈이를 척척하면서 식물에 자신감(?)이 붙다보니 그리 어렵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작은 스티로폼 상자 여러 개를 구해 물구멍을 뚫고 흙을 얹고 부추씨와 상추씨를 심었습니다.

2013/06/13 - 베란다 텃밭에 부추와 상추를 심었더니, 텃밭 주인 행세하는 아내

베란다 작물 부추 화분

 

그렇게 심었던 스티로폼 화분에서는 부추가 삐쭉삐쭉 솟아 오르더니 쑥쑥 자라 올랐습니다.

베란다 작물 부추 화분

 

하지만 잘 자라고 있었던 스티로폼 부추 화분은 얼마 후 모두 갈아 엎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바로 화분의 물구멍을 막는다고 바닥에 깔았던 마른 귤껍질에 곰팡이가 피면서 날파리들이 꼬였기 때문입니다.

베란다 작물 부추 화분내가 왜 그랬을까ㅠㅠ

나름 잘 자라고 있던 부추를 모두 갈아엎어야 하는 상황이 안타까왔고 다른 화분에 옮겨 심고 싶었지만 당시 커피나무의 분갈이가 한창이다보니 남은 화분은 10cm 남짓한 작은 화분밖에 없더군요.

 

결국 3개의 스티로폼 부추 화분을 모두 포기하고 이 자그마한 화분에 옮겨 심었는데, 당시 쑥쑥 자라는 커피나무 보는 재미에 빠져서 부추는 이미 관심밖이었습니다.

가끔 부추가 자라 올라오면 잘라 요리재료로 쓰긴 했지만 베란다 한 구석에 밀어넣어진 상태로 물 주는 것도 들쭉날쭉 이었고, 한 겨울 강추위로 얼어붙은 베란다에 부추 화분을 방치해 두기도 했습니다.

베란다 작물 부추 화분

 

그렇게 한 겨울 베란다에 방치했던 부추는 봄이되자 또 다시 녹색 부추잎을 피워 올리더군요.

사진은 겨울이 끝난 뒤에도 몇 달쯤 방치했던 부추 화분인데, 심심하면(?) 물을 주는 정도인데도 말라죽지 않고 꾸준히 자랐습니다.

베란다 작물 부추 화분

비록 부추잎을 묶어 세워주지 않아 늘어진 채 마구 엉켜 있는 모습이지만 추운 겨울을 베란다에서 꽁꽁 얼었다가 날이 따뜻해지면 다시 잎을 피워 올리는 부추를 보니 생명력이 정말 강한 녀석이다 싶더군요.

 

날씨가 더운 한 여름에는 2달이 조금 넘으면 어느정도 먹을 수 있는 부추로 자라곤 합니다.

베란다 작물 부추 화분

 

워낙 작은 화분에 심겨진 터라 수확하는 부추의 양도 얼마되지 않지만 그래도 화분에서 키운 걸 식재료로 쓸 수 있다는게 재미있더군요.

베란다 작물 부추 화분

 

가위가 흙에 닿을 정도로 바싹 잘라내버린 부추는 하루 이틀 지나면 또 이렇게 자라 올라옵니다.

베란다 작물 부추 화분

부추가 잘 자라는 조건?

2013년 6월에 부추를 심으며 찍어둔 부추 씨앗 봉투에는 저습지나 배수불량지를 피하고 유기물 함량을 유지해 주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 말은 흙이 너무 건조하거나 습하지 않도록 물을 적당히 주고 거름도 적당히 주면 부추가 잘 자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부추 재배 특성

별 생각없이 심고 방치했던 부추가 뜻밖에 한겨울 추위도 견디면서 벌써 3년째로 접어들고 있다보니 부추 화분에 점차 애정이 생겼고 관심을 주는 중입니다.

 

관심이라고 해봐야 다른 화분에 물 줄 때 부추 화분에도 물을 주고, 2~3달에 한 번 부추 화분 주면에 유기농 퇴비 몇 알을 뿌리는 정도지만, 올 봄 이사를 마치면 좀 더 큰 화분에 새로운 부추씨를 심어 볼 생각입니다.

유기농 퇴비 흙살이

손이 많이 가는 다른 작물과 달리 더위와 추위에 강한 다년생 작물이니 베란다 작물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도 실패할 확률이 낮은게 부추 재배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나저나 2013년 6월의 부추 심는 포스팅의 사진들을 살펴보다보니 몇 년 전 20cm가 채 안되는 커피나무 사진들이 눈에 띄는군요.

거실 천장에 닿을 정도로 기세등등한 커피나무들을 보다가 불과 3년전 꼬꼬마 커피나무들을 보니 참 느낌이 새롭습니다.

커피나무 묘목 씨앗

 

6~7개의 페트병 화분에 나눠 심었던 커피 씨앗이 며칠 전 새 싹을 틔웠다는 건 함정입니다.

커피 씨앗 발아데자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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