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목한 커피나무 한 달 후 열어보니, 과감함과 인내심이 필요한 취목 작업

커피나무 취목 후 한 달

거대 커피나무의 취목 작업을 한 지 한 달이 조금 지났습니다.

 

취목 작업을 했던 한 달 전, 두 거대 커피나무 중 하나는 거의 천장에 닿을 상황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약 4~5cm 남짓한 거리를 남겨두고 있었는데 한 달이 지나는 동안 가지 끝부분은 또 키가 컸습니다.

 

일반적으로 취목한 부위에서 뿌리가 나는데는 3주~5주 정도 걸린다고 알고 있었고, 한 달 남짓 시간이 흘렀으니 취목한 부분을 언제쯤 열지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커피나무 거실 화분

 

사실 취목의 성공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투명한 페트병 겉부분으로 잔뿌리가 보이는지의 여부입니다.

취목이 성공한 경우, 취목한 부위에서 잔뿌리가 돋아올라 자라고, 그 뿌리가 페트병에 비쳐 보이면, 그때 페트병을 걷어내면 되는 것이죠.

커피나무 취목

4~6주를 기다려도 취목한 부위에서 뿌리가 올라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 취목이 실패한 것인데, 대부분 취목할 때 너무 조심한 나머지 나무의 겉껍질만 벗겨낸 경우라고 합니다.

하지만 취목에 실패하더라도 흙을 걷어내고 다른 부위에 다시 취목을 시도하면 되니 취목은 실패할 위험이 적은 나무 번식 방법이라고 하는데, 저는 여러 가지 방법 중 유독 취목에서만 뿌리가 나오는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ㅠㅠ

 

특히, 일반적으로는 취목에 실패하면 다른 부위에 다시 취목을 시도하면 된다지만, 저희 커피나무는 취목 후 한달 동안에도 키가 자라고 있다는게 문제입니다.

커피나무 취목

 

키가 가장 큰 커피나무는 이미 천장에 머리가 닿아 삐딱하게 기울어지기 시작했고, 천장과 부딪혀 꺾인 부분에서 돋아나던 커피나무 잎은 더 이상 자라지 못하고 까맣게 변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커피나무 취목더 이상 기다릴 수 없는 ㅠㅠ

커피나무의 취목한 부위를 열어보니

한 달 남짓 지났으니 성공이든 실패든(취목한 부위에 뿌리가 났건 나지 않았건) 이제 흙을 걷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취목한 부위에서 뿌리가 돋아났을 경우에 대비해 마트에서 혼합토도 한 봉지 준비했습니다.

분갈이흙 혼합토

 

일단 첫 번째, 페트병을 이용했던 커피나무를 열어보기로 합니다.

커피나무 취목

 

페트병으로 만든 흙받침은 뜯어내기가 불편하더군요.

커터칼 대신 가위를 이용해 페트병을 잘라내는데, 혹시 안쪽에 뿌리가 난 상태라면 이 과정에서 뿌리가 뜯길 수도 있을 듯 합니다.

커피나무 취목페트병은 뜯어내는게 일

 

여차저차 페트병을 잘라내고 흙을 파보는데, 흙의 느낌이 썩 좋지는 않군요.

커피나무 취목

 

흙을 더 걷어내보니, 역시나 취목한 부위에서 뿌리는 전혀 나오지 않았습니다.

취목할 당시 이 커피나무는 속껍질을 좀 더 깎아야하는게 아닐까 살짝 갈등했는데, 역시 속껍질까지 상처를 내지 못한 듯 싶습니다.

커피나무 취목더 과감하게 깎았어야

 

실망스러운 마음으로 두 번째 커피나무의 취목한 부위를 열어봤습니다.

커피를 마시고 남은 종이컵을 이용해서 취목한 덕분에 페트병을 이용했을 때보다 훨씬 수월하게 열어볼 수 있었습니다.

커피나무 취목 번식뜯기 전에는 상황을 알 수 없다는 건 함정

 

두 번째 커피나무의 취목한 부위에서도 역시 뿌리같은 것은 보이지 않습니다ㅠㅠ

이 커피나무는 속껍질 안쪽까지 꽤 과감하게 깎아냈고, 성공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녀석인데 말이죠.

커피나무 취목

 

아, 그런데 분무기로 묻어 있던 흙을 씻어내자 취목한 부분이 전체적으로 목질화가 진행되었고, 특히 취목한 상단 끝부분은 부풀어 오른 모양입니다.

커피나무 취목뭔가 달라진 모습

 

한 달 전, 취목 당시와 비교하면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커피나무 취목취목할 당시

 

이렇게 부풀어 오른 모습을 보니 1~2주만 더 기다리면 뿌리가 돋아날 것 같은 분위기라 다시 흙을 덮어둘까 잠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가지 끝부분이 천장에 닿아 구부정해지기 시작한 상태라 그대로 두는 건 무리일 듯 싶었고, 과감하게 잘라냈습니다.

커피나무 취목

 

커피나무의 잘라낸 가지 끝부분은 수분이 증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촛농을 떨어뜨려 단면을 막았습니다.

커피나무 가지치기

잘라낸 커피나무 가지, 또 다시 물꽂이

아쉽게도 이번 커피나무의 취목 작업은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첫 번째 커피나무는 속껍질을 더 깎아야 했는데 과감함이 부족했고, 두 번째 커피나무는 좀 더 기다렸어야 했는데 인내심이 부족했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 커피나무의 잘라낸 끝부분은 둥글게 뭉치며 부풀어오른 모양새가 곧 뿌리가 나올 것 같은 느낌이며, 카메라를 가까이 들이대 사진을 찍어보니 뭔가 실뿌리 같은게 올라온 듯 보이기도 합니다.

커피나무 취목

 

예전 파키라의 가지를 잘라 물병에 꽂아두는 물꽂이를 했을 때도 처음에는 가지 끝부분에 뭔가 곰팡이 같은게 잔뜩 부풀어오르다가 뿌리가 나기 시작했는데, 커피나무의 단면 역시 꼭 그런 느낌입니다.

2013/06/06 - 꺽꽂이로 뿌리가 난 파키라 줄기, 화분에 옮겨 심다

파키라 물꽂이

 

마트에서 새 흙도 사왔으니 꺾꽂이 방식으로 흙에 꽂을까 하다가 빈 맥주병에 물을 채워 물꽂이를 하기로 했습니다.

어차피 커피나무 잎이 너무 많이 달린 상태라 그대로 흙에 꽂는 것은 무리인 듯 싶고, 성공해 본 경험이 있는 물꽂이로 다시 뿌리를 내 보려고 합니다.

커피나무 물꽂이

 

그렇게 천장까지 닿았던 두 그루의 커피나무는 윗둥을 싹둑 잘라내어 한 결 여유있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잘라낸 부분, 수직으로는 더 이상 가지가 자라지 않겠지만, 다른 방향으로 새 가지가 올라올 것이라 기대합니다.

커피나무 가지치기어쨌든, 가지치기

물론 물꽂이 한 커피나무 가지 역시 뿌리가 잘 나서 3년 6개월짜리 커피나무 가지를 새로운 개체로 심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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