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수확한 커피 열매, 하나도 버리고 싶지 않다
한 달전, 커피나무에서 커피열매를 수확했습니다.
커피씨앗을 심어 싹을 틔운지 3년 5개월만의 수확이었는데요, 첫 수확이라 커피열매의 양이 워낙 적었기에 이번에 수확한 커피열매는 모두 화분에 심어 싹을 틔우는 중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커피체리 한 알에 두 개의 파치먼트(커피씨앗)가 들어 있다는게 무척 신기하더군요.
2015/10/28 - 베란다 커피나무, 3년 5개월만에 커피 열매 수확하기. 빨간 커피 체리를 열어보니
커피열매에서 파치먼트(커피씨앗)을 빼낸 과육은 베란다에서 말렸습니다.
커피열매 껍질을 말려 카스카라(Cascara-스페인어로 겉껍질)라는 차로 마신다는 얘기를 들었기에, 또 따라해보기로 했습니다.
커피체리티, 카스카라 만들기
한 줌의 커피 열매를 말렸더니 반 줌도 안되는 양이 나왔습니다.
수확한 커피열매의 양이 얼마 안되었기에, 말린 껍질의 양도 보잘 것 없지만, 맛이나 보자 싶은 생각에 꿋꿋이 차로 먹어보기로 합니다.
한 달 남짓 베란다에서 말렸지만 그간 볕이 신통찮아서인지 좀 덜마른 느낌도 나네요.
어쪘든 말려 두었던 커피열매를 물에 살짝 헹구고 티포트에 담았습니다.
커피체리티의 정량은 물 1컵(240g)에 말린 커피 열매 5g 정도라고 하는데요, 무게를 재진 않았지만 3g이나 될까 싶네요.
어쨌든 물을 팔팔 끓이고 살짝 식힌 뒤, 물을 붓고 5분 간 우렸습니다.
5분이 지나 커피체리를 건져냈고 고운 갈색빛의 커피체리티, 카스카라가 보이는군요ㅎㅎ
맛이 어떨지, 기대가 되는 순간입니다ㅎㅎ
처음 우려 낸 카스카라의 맛, 무척 궁금했는데요 은은한 달콤한 맛에 약간의 비릿한 풀향의 풍미가 독특합니다.
카스카라 시음기를 찾아보니 약간의 산미도 느낄 수 있다고 하는데, 제가 우려낸 커피체리티는 산미보다 단맛이 더 많이 느껴졌습니다.
커피체리티는 커피 생산지에서만 즐길 수 있는 음료로, 시나몬 스틱을 함께 넣어 먹기도 한다는데 '가난한 사람의 커피', '군대 커피' 라는 이름으로 불린다고 하네요.
개인적으로는 스페인 친구가 보내준 스페인 꿀차, Manzanilla sabor Miel과 살짝 비슷하다는 느낌도 드는데, 아무래도 커피체리티의 정확한 맛은 더 많은 커피체리를 수확한 뒤에 평가해야 할 듯 싶습니다ㅎㅎ
변화하는 커피나무, 내년에는 더 많은 커피열매가?
무성한 커피나무 잎 사이에 듬성듬성 커피열매가 열렸던 첫 커피열매 수확은, 수확이라 말하기 쑥스러울 정도로 양이 적었습니다.
커피열매를 모두 따고 난 뒤에도 가지 중간중간에 커피열매가 새로 열리는 등 시기도 들쭉날쭉합니다.
그래도 한 가지 반가운 변화는, 커피나무의 가지 사이사이에 여러 개의 몽우리가 솟아오르고 있다는 점입니다.
전문 커피 농장의 커피나무 사진에서는 가지 사이사이마다 커피꽃이 무성하고, 마디마디에 여러 개의 커피열매가 달린 것을 볼 수 있는데, 그런 커피나무와 비슷해져가는 느낌이랄까요?
커피나무 가지 마디마디에 올록볼록 올라오는 몽우리들을 보니 내년에는 정말 사진으로만 봤던 하얀 커피꽃으로 뒤덮인 커피나무를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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