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디오 바사(Sudio Vasa)이어폰 사용기. 맑고 고른 음색이 인상적인 프리미엄 이어폰

스웨덴에서 온 어눌한 한글 메일

지난 9월 말, 제 블로그 연락용으로 설정해 둔 메일함에 '스웨덴에서 메세지 보냅니다!' 라는 알쏭달쏭한 제목의 메일 한 통이 도착했습니다.

 

몇 달 전, 제 블로그의 도메인으로 메일주소를 만들어 공개했더니 역시나 중국발 스팸 메일이 주로 들어 오는터라, 어지간한 영문 메일은 미리 보기를 통해 스팸처리하기 바빴고, 처음에는 이 어눌한 한글 메일 역시 스팸 메일인가 싶어 바로 삭제해 버리려고 했습니다.

 

그렇게 지워 버릴뻔 했던 메일은, 스웨덴의 Sudio 라는 업체에서 보내온 이어폰 리뷰 의뢰 메일이었습니다.

 

자사의 이어폰 제품들 중 마음에 드는 제품을 고르면 보내줄 테니 리뷰를 작성해 달라는 내용의 어눌하지만 진솔한 내용의 한글 메일이었는데, 몇 번의 영문, 한글 메일을 주고 받은 끝에 수디오 바사(Sudio Vasa) 이어폰을 리뷰하기로 했습니다.

티스토리 메일 다음 한메일

수디오 이어폰 세 가지 라인업인 바사, 클랑(Klang), 티바(TVA) 중 리뷰를 원하는 제품을 고르라고 했는데, 저는 당연히(!) 프리미엄 제품인 수디오 바사를 골랐습니다.

요즘 한국 블로거들의 수디오 이어폰 리뷰 활동이 꽤 활발한 듯 싶은데, 대부분 수디오 바사 제품을 위주로 진행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인상적인, 패키지

(약간의 사연이 있었지만) 얼마 뒤 해외 배송용 뽁뽁이 봉투에 담긴 수디오 바사 이어폰이 도착했습니다.

비닐 밀봉된 패키지는 이어폰을 담고 있는 패키지라기에는 꽤 크고 묵직하며 고급스럽습니다.

수디오 바사 이어폰 패키지

4가지 색상의 수디오 바사 이어폰 중에서 저는 블링블링한 핑크 색상을 선택했습니다.

 

수디오 바사 이어폰은 안드로이드와 아이폰 버전이 따로 있다고 합니다.

리모컨 조작부의 특성에 따라 달라진다고 하며 구입시 종류를 선택하면 됩니다.

수디오 바사 이어폰 안드로이드 버전

 

수디오 바사 패키지의 자석식 뚜껑을 열자 내용물 이름이 표기된 두 개의 박스가 보입니다.

위쪽 박스에는 이어폰, 아래쪽 박스에는 가죽 케이스와 액세서리(여분의 이어팁), 매뉴얼이 들어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수디오 바사 이어폰 패키지

향수 패키지가 연상되는 분위기가 무척 고급스러운데 사진에 그런 느낌이 잘 안나타나는게 아쉽군요.

 

수디오 바사 이어폰의 나름 두툼한 매뉴얼은 이어폰 매뉴얼이라기 보다는 회사 소개 등의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앞 부분에는 수디오(Sudio)라는 회사 이름의 유래(필콜린스의 Sussudio라는 곡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디자인 철학 등의 내용들 위주로 담겨 있습니다.

수디오 바사 매뉴얼

 

이 매뉴얼 뒷쪽은 15개국의 언어로 주의 사항을 안내하고 있는데 나름 한국어 번역도 나와 있네요.

이어폰의 취급 주의 사항 및 음량을 너무 키우지 말라는 주의 사항 등이 간단하게 적혀 있는데, 그외에 특별한 내용은 없습니다.

수디오 바사 매뉴얼

 

수디오 바사 패키지에는 일련번호가 각인된 보증카드가 제공되는데, 이 카드는 A/S를 받을 때 사용합니다.

이어폰의 A/S라니, 어떤 식의 A/S가 진행되는지 물어봤더니 구입 후 1년 이내에는 약 1800원의 운송료만 지불하면 A/S가 된다는군요.

수디오 바사 고객카드

1800원은 한국에는 A/S 센터가 없어서 스웨덴으로 제품을 보낼 때 발생하는 비용을 말하는 듯 싶은데, 일단 이어폰의 A/S가 된다는 것 자체가 신선하네요ㅎㅎ

 

함께 제공되는 가죽 파우치 역시 이어폰 색깔과 맞춤되어 있고 느낌이 근사합니다.

다만 가죽 파우치의 길이 들지 않아서인지 이어폰을 우겨 넣지 않는 이상 단추를 채우기에 버거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수디오 바사 가죽파우치

개인적으로는 가죽 파우치 자체는 고가의 이어폰에 맞는 액세서리라 생각되지만, 파우치의 기본 역할(이어폰 보호)을 보다 충실히 할 수 있도록, 좀 넉넉하게 만들어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깔끔한 칼국수줄이 인상적인 인이어 이어폰

박스에서 한 겹 비닐 포장되어 있는 수디오 바사 이어폰을 꺼내봤습니다.

흔히 칼국수 줄이라고 하는, 납작한 이어폰 케이블이 돌돌 말려 있습니다.

수디오 바사 이어폰

 

수디오 바사 이어폰 줄의 길이는 130cm 정도, 현재 사용중인 LG G2의 번들 이어폰인 쿼드비트2 보다 10cm 남짓 깁니다.

그리고 이어폰 줄의 너비 역시 4~4.5mm 남짓, 꽤 넓은 편인데 칼국수줄 특유의 꼬이지 않고 찰랑찰랑한 느낌이 좋습니다.

수디오 바사 이어폰

LG 쿼드비트2 이어폰의 칼국수 줄이 살짝 뻣뻣한 느낌이 드는 반면 수디오 바사 이어폰 줄은 보다 부드럽게 꺾입니다.

 

수디오 바사 이어폰은 귀속에 넣어 밀착되는 인이어(InEar) 방식이며 이어폰 유닛은 알루미늄 합금에 도금이 되어 있습니다.

금속 재질의 이어폰 유닛과 케이블, 이어팁의 색상이 고급스러우며 마감도 깔끔한데, 수디오 홈페이지에서 확인해보니 대부분의 작업 공정이 수작업으로 진행된다고 하는군요.

수디오 바사 이어폰

 

수디오 바사 이어폰에는 기본 이어팁 외에 4쌍의 이어팁이 추가 제공됩니다.

기본 이어팁은 두 번로 큰 사이즈인데, 저는 세 번째 크기로 바꿔 끼우니 좀 더 편하게 귀에 안착되더군요.

수디오 바사 이어팁

 

기본 이어팁을 좀 더 작은 것으로 바꾸기 위해 이어팁을 빼봤는데, 역시 금속 광택이 근사하네요.

수디오 바사 이어폰 유닛

 

수디오 바사의 이어폰 잭은 L자로 구부러진 형태인데, 구부러진 부분이 스마트폰과 3mm 정도 떠 있습니다.

아마도 스마트폰에 범퍼 케이스를 씌운 경우 때문인 듯 싶은데, 저는 별도의 케이스를 씌우지 않은 터라 붕 뜬 부분이 좀 불안하더군요.

저처럼 범퍼 케이스를 씌우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빈 공간에 덧댈만한 패드나 탈착식 부품이 제공되었으면 하는 생각도 듭니다.

수디오 바사 이어폰 플러그

 

수디오 바사 이어폰에는 위치를 바꿔 달 수 있는 착탈식 고정 클립이 제공됩니다.

칼국수줄 이어폰을 사용하다보면 특유의 선 쓸리는 소리가 거슬리는데, 착탈식 클립을 이용해 옷에 걸면 이어폰 줄의 마찰음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습니다.

수디오 바사 이어폰 고정클립

금색 도금처리된 클립은 역시 디자인을 해치지 않는 느낌이며 착탈식이니 필요에 따라, 원하는 자리에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하지만 착탈식인 만큼 분실에 대비해 여분의 클립이 제공되었으면 합니다.

퀵가이드를 통해 발견(!)한 안드로이드 리모컨 조작법

수디오 바사 이어폰의 리모컨의 테두리는 이어폰 유닛과 같은 금속재질, 버튼과 상단 덮개부는 이어폰 줄과 같은 핑크 색상이라 깔끔하게 잘 빠진 느낌입니다.

줄이나 이어폰 유닛과 일체감 있는 느낌이 좋은 반면 직사각형 리모컨의 부피가 살짝 부담되기도 합니다.

수디오 바사 이어폰 리모컨

리모컨에 있는 3개의 버튼은 각각 볼륨업, 시작/멈춤, 볼륨 다운의 기능을 담당하며 일반적인 스마트폰용 리모컨과 같이 마이크가 달려 있어 통화도 가능합니다.

 

수디오 바사 이어폰에 포함된 퀵가이드를 살펴보다가 안드로이드 리모컨의 재미있는 기능을 발견했습니다.

 

퀵가이드의 리모컨 설명 중 두 번째 버튼에 무척 많은 기호가 그려져 있더군요.

이어폰의 리모컨 버튼 중 가운데 버튼을 한 번씩 누를 때마다 통화연결/끊기, 재생/정지의 역할을 하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앞으로, 뒤로, 빨리 감기 아이콘이 왜 그려져 있지? 싶었습니다.

수디오 바사 이어폰 퀵가이드

리모컨의 버튼 하나로 저런 모든 기능들을 구현했다는 얘기인가? 싶어 버튼을 눌러보다가 버튼을 연속으로 누르면 다음곡, 전곡으로 진행되는 것을 알았습니다.

현재 사용 중인 샤오미 홍미노트2에서 리모컨의 가운데 버튼을 두 번 연속으로 누르면 다음곡으로 넘어가고, 세 번 연속으로 누르면 이전곡으로 돌아갑니다.

 

홍미노트2에 다른 이어폰으로 실험해봐도 동일하게 작동하는 반면 갤럭시S3에서는 두 번 연속으로 눌렀을 때 다음 곡으로 넘어가는 기능만 지원되는 것을 보면, 스마트폰의 기종에 따라 이 버튼의 작동 방식이 다른 듯 합니다.

 

어쨌든, 수디오 바사 이어폰의 한 장짜리 퀵가이드 덕분에 안드로이드 이어폰의 새로운 조작법을 알았습니다ㅎㅎ

특정 음역에 치우치지 않은, 균형잡인 음색

수디오 바사 이어폰을 받은 뒤 약 1주일 강한 락음악과 보컬 위주의 음악 등 자주 듣던 음악 위주로 감상해봤습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LG 쿼드비트2 이어폰과 비교하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쿼드비트2에 비해 중저음 대역이 비어있는 느낌이 들더군요.

중저음이 강한 쿼드비트2 이어폰에 익숙하다보니 수디오 바사 이어폰의 중저음은 상대적으로 약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청음 시간이 늘어날 수록 수디오 바사 이어폰은 전체 음역대에 걸쳐 맑고 밸런스가 잘 잡힌, 소리의 차이가 느껴졌습니다.

수디오 바사 이어폰의 소리에 익숙해 지니 쿼드비트2 이어폰의 보컬이나 고음역의 소리가 뭉툭하고 답답하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수디오 바사 이어폰 음질 청음테스트

특히 보컬 뒤에 묻혀 있던 베이스 기타의 떨림(Golden Slumber, 비틀즈), 혹은 보컬과 기타소리에 묻혀 있던 팬플룻 소리(Stairway to Heaven, Led Zeppelin)들이 유난히 잘 들렸습니다.

 

오래전부터 들어 익숙한 곡들임에도 음색의 차이, 악기 소리의 차이가 확연히 느껴졌기에 갸우뚱 했고, LG 쿼드비트2 이어폰과 번갈아가며 들어봤습니다.

 

다시 들어보니 쿼드비트2 이어폰에서도 분명 이런 악기 소리들이 들려왔지만 중저음에 묻히고 뭉툭하게 깎이다보니, 집중해야 들리는 반면 수디오 바사 이어폰에서는 특정 음역대에 집중되지 않고 균형잡힌, 맑은 음색을 뽑아주는데서 오는 차이라고 느꼈습니다.

수디오 바사 이어폰 음질

사실 제가 구입했던 가장 비싼 헤드폰이라고 해봐야 5만원대의 젠하이저 PX-200 정도로 오디오 액세서리의 성능보다는 가격을 더 중시하는 쪽이었는데, 수디오 바사 이어폰은 10만원 안쪽의 '비교적 현실적인' 가격대에서 음색의 차이를 느낄 수 있어 인상적이었습니다.

 

수디오사의 이어폰 제품들은 한국의 프리스비, 교보문고, 영풍문고, 반디앤루니스 매장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만날 수 있는데, 제 리뷰를 보고 제품에 흥미를 느꼈다면 수디오 본사 홈페이지에서 할인 코드를 적용하면 국내 온/오프라인 가격보다 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으니 참고하세요.

 

할인코드는 comterman15 이며, 수디오 홈페이지에서 상품 선택 후 결제 단계에서 할인코드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본 리뷰는 스웨덴 수디오(Sudio)사에서 수디오 바사 이어폰 제품을 제공받아 사용 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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