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샤오미 보조배터리 분해해보니. 안전장치 제거된 짝퉁 샤오미 배터리 구별법

공짜폰으로 풀렸던 갤럭시S4 액티브

얼마전 장모님과 마눌님의 스마트폰을 갤럭시S4 액티브로 번호이동했습니다.

 

두 사람 모두 2년 약정은 진즉에 끝났고, 그동안 저렴한 스마트폰이 없는지 가끔 살펴봤지만 단통법 이후 저렴한 스마트폰은 씨가 말라버린 상황입니다.

 

그나마 눈에 들어오는 스마트폰들은 대부분 비싼 요금제를 써야 쥐꼬리만큼의 공시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 새 스마트폰 구입을 미루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8월 초, 갤럭시S4 액티브가 출시된지 15개월이 지나 단통법 지원금 상한선 규제를 받지 않게 되었고 SK텔레콤에서 공시지원금을 대폭 올렸더군요.

갤럭시S4 액티브 공짜폰

덕분에 29요금제를 써도 할부원금 12800원, 36요금제를 쓰면 할부원금 0의 공짜폰으로 시중에 풀렸고 이때다 싶어 두 모녀의 스마트폰을 모두 바꿔드렸습니다.

간만에 만나보는 샤오미 보조배터리

합법적인 공시지원금을 통해 공짜폰으로 풀리다보니 대부분의 스마트폰 판매 업체들이 여러가지 사은품들을 함께 제공하더군요.

 

스마트폰과는 별도로 사은품을 담은 택배 박스가 어제 도착했는데, 그닥 쓸모없는 액세서리들로 가짓 수만 채웠지만 그 중 블루투스 넥밴드와 묵직한 샤오미 보조배터리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샤오미 10400mAh 보조배터리 Xiaomi

 

샤오미 10400 보조 배터리 박스를 열자 은갈치색의 배터리 본체와 충전 케이블, 그리고 한 장짜리 매뉴얼이 눈에 들어옵니다.

샤오미 10400mAh 보조배터리 Xiaomi

 

이미 샤오미 5000mAh 보조배터리를 사용 중이었기에 샤오미 보조배터리 특유의 모양에 익숙합니다.

무엇보다 샤오미 5000mAh 보조배터리에 비해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지더군요.

샤오미 10400mAh 보조배터리 Xiaomi

심상치 않은 외관의 샤오미 보조배터리

그런데 박스에서 꺼낸 샤오미 10400mAh 보조배터리를 이리저리 살펴보는데 느낌이 좀 이상합니다.

 

꺼낸 직후 '정말 깔끔하다'며 감탄했던 샤오미 5000mAh 보조배터리와 달리 이 샤오미 배터리는 외관이 허접합니다.

플라스틱 커버의 찌꺼기가 금속 커버에서 삐져 나와 있고 금속 커버 모서리는 마감이 제대로 되지 않은 듯 좀 날카로운 느낌이 듭니다.

짝퉁 샤오미 보조배터리 Fake Xiaomi

 

샤오미 10400mAh 보조배터리의 반대쪽을 살펴봐도 마찬가지입니다.

플라스틱 커버가 금속 커버에서 툭 튀어나와 있고, 버튼 역시 플라스틱 커버에서 툭 튀어 나와 있습니다.

그리고 버튼을 눌렀을 때의 은은한 불빛이 나왔던 샤오미 5000mAh 배터리와 달리 샤오미 10400mAh 배터리는 눈부실 정도로 환한 빛이 나옵니다.

짝퉁 샤오미 보조배터리 Fake Xiaomi

샤오미 5000mAh 보조배터리의 깔끔한 마감을 보면서 이 정도면 어디 내놔도 손색없겠다 느꼈는데, 허술하기 짝이 없는 샤오미 10400mAh 배터리를 보고 있자니, 좀 잘 팔린다 싶으니까 배가 부른건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볼수록 수상한 샤오미 10400mAh 배터리

그렇게 고개를 갸우뚱 하면서 예전에 올렸던 샤오미 5000mAh 보조 배터리의 리뷰를 다시 한번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2015/01/30 - 샤오미 5000mAh 슬림 보조 배터리 사용후기. 명불허전, 쓸만한 XIAOMI 보조 배터리

 

그리고 예전 샤오미 보조배터리 리뷰 포스팅을 열자마자 또 수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샤오미 5000mAh 보조배터리에는 보호 비닐이 붙어 있었는데, 이번 10400mAh 보조배터리에는 그런 비닐이 없었던 것이죠.

샤오미 5200mAh 보조배터리

 

오래 사용해서 더러워지긴 했지만, 샤오미 5000mAH 보조배터리에 들어 있던 충전 케이블은 마감이 깔끔한 반면, 10400mAh 보조배터리의 충전 케이블은 삐져나온 마감 상태에 확연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샤오미 충전 케이블

 

아무래도 샤오미 짝퉁 배터리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샤오미 10400mAh 배터리의 무게를 재어보니 217g이 나오는군요.

인터넷에서 검색해 본 샤오미 10400mAh의 무게는 252~3g이니 37g 차이가 나는군요.

짝퉁 샤오미 배터리 무게 Fake Xiaomi

12811번 조회 된 샤오미 보조배터리의 정품 시리얼

심상치 않은 외관과 무게에서 짝퉁 샤오미 배터리인 게 확실해졌지만, 그래도 제품 박스에는 정품 확인 시리얼이 붙어 있으니 확인해 보기로 했습니다.

샤오미 정품 시리얼 Xiaomi샤오미 홈페이지 주소에 주목

그런데 박스에 적힌 샤오미 홈페이지 주소를 입력해봤는데, 접속이 되질 않습니다.

뭐지? 싶어 예전 포스팅을 확인해봤더니 샤오미 홈페이지는 xiaomi.com이 아닌 http://mi.com이군요.

샤오미 정품 확인 페이지의 주소 역시 http://www.mi.com/verify/ 입니다.

 

그리고 샤오미 정품 확인 페이지에서 시리얼 넘버를 확인해 봤더니, Mi Power Bank의 시리얼이 맞다고는 하는데, 이 번호가 무려 12811번이나 조회되었다고 합니다ㅎㅎㅎ

샤오미 정품 시리얼 Xiaomi

 

그렇게 잠시 샤오미 10400mAh 보조배터리에 대해 검색하다보니 짝퉁 샤오미 보조배터리에 대한 포스팅을 발견했는데, 포스팅 중간에 나와 있는 20자리 시리얼 번호가 제 것과 똑같았습니다.

샤오미 정품 시리얼 Xiaomi헤어진 형제를 만나다

이런 우연이 있나! 싶을 정도로 정말 황당하고 웃겨서 한참을 키득거렸습니다

그리고 짝퉁 정품(?) 라벨의 진화라고 하면, 제 짝퉁 샤오미 라벨에는 그럴듯한 홀로그램 띠까지 있더군요 ㅎㅎㅎ

짝퉁 샤오미 보조배터리를 분해해 보니

짝퉁 샤오미 보조배터리란 것이 확실해졌고, 내부가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스마트폰을 연결해보니 그래도 충전이 진행되는 걸 보면 아예 몹쓸 물건은 아니다 싶기도 해서 뜯기가 망설여 졌지만 그래도 과감히 뜯었습니다.

 

샤오미 10400mAh 보조배터리를 분해하기 전, 예전에 포스팅했던 샤오미 5000mAh 보조배터리의 분해 포스팅을 다시 한 번 읽었습니다.

2015/02/04 - 샤오미 5000mAh 슬림 보조배터리 분해 방법. 구입 3일만에 침수로 강제 분해하다

 

예전에 열었던 방법에 따라 조심스럽게 열다가 결국은 금속케이스 한쪽에 큼직한 흠집을 냈는데, 중요한 것은 짝퉁 샤오미 보조배터리의 내부 구조는 정품과 전혀 달랐습니다.

짝퉁 샤오미 배터리 분해 Fake Xiaomi

 

제품 사양이 인쇄된 플라스틱 커버를 떼어내고 나사를 두 개 풀어야 분리되던 정품 샤오미 보조배터리와 달리 짝퉁 보조배터리는 그냥 힘으로 잡아당기면 빠지는 구조였습니다.

샤오미 보조배터리 분해

 

짝퉁 샤오미 보조배터리의 금속 커버를 벗기자 파란색 18650 리튬이온 셀이 드러나는데, 삼성이나 LG 등 제조사 이름을 확인할 수 있는 인쇄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짝퉁 샤오미 보조배터리 Fake Xiaomi

 

그리고 무엇보다 놀라웠던 것은 짝퉁 샤오미 보조배터리의 기판입니다.

놀랍도록 휑한 기판 뒷면에는 아무 부품도 붙어 있질 않았고 단지 USB D+ 단자와 D- 단자가 쇼트(연결) 되어 있을 뿐입니다.

짝퉁 샤오미 배터리 기판 Fake Xiaomi

 

예전에 열어봤던 샤오미 5000mAh 배터리의 기판 뒷면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입니다.

샤오미 5000mAh 배터리를 열었을 때 눈에 띄었던 온도 센서(왼쪽의 노란색 테이프로 고정된) 같은 것은 당연히 찾아볼 수 없습니다.

샤오미 5200mAh 보조배터리 기판

 

짝퉁 샤오미 보조배터리의 기판을 플라스틱 커버에서 빼내 뒤집어 봤더니 역시 정품 샤오미 보조배터리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입니다.

정체 불명의 컨트롤러(왼쪽 칩)와 오픈된 인덕터, 다이오드 등의 부품 몇 개가 전부이며 그나마 세라믹 콘덴서나 저항 자리 몇 군데가 빈 상태로 남아 있습니다.

짝퉁 샤오미 배터리 기판 Fake Xiaomi

 

사실 제가 샤오미 5000mAh 보조배터리를 분해하게 된 계기가, 가방에 넣어두었다가 커피물에 침수되었던 상황때문이었습니다.

커피물이 기판과 배터리까지 잔뜩 스며들었지만 샤오미 배터리의 보호 회로 덕분에 전원은 차단된 상태였고 스며들었던 물기를 닦고 말려주니 다시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샤오미 보조배터리 보호회로

하지만 저 짝퉁 샤오미 배터리에 똑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보조배터리의 고장보다는 안전을 걱정해야 할 듯 싶습니다.

짝퉁 샤오미 보조배터리, 계속되는 부실함

짝퉁 샤오미 보조배터리의 문제점은 이 뿐만이 아닙니다.

정체 불명의 18650 리튬이온 배터리 셀 4개를 병렬로 스팟 용접해 놓았는데, 그 모양이며 상태가 들쭉날쭉합니다.

더 큰 문제는 전극에 전선을 납땜으로 붙여 놓은 것이었습니다.

짝퉁 샤오미 배터리셀

 

참고로, 인터넷에서 찾아본 정품 샤오미 10400mAh 보조배터리의 셀은 이런식으로 용접되어 있습니다.

리튬이온 셀끼리의 용접도 넓고 튼튼할 뿐 아니라 전선 역할을 하는 금속 단자도 스팟 용접되어 있습니다.

정품 샤오미 배터리셀 용접출처 : http://goughlui.com/

 

짝퉁 샤오미 보조배터리를 열어보고 가장 염려스러웠던 점은 셀의 + 극을 연결한 금속 접점(빨간색 표시)과 셀의 -극 전선 사이에 아무런 절연체도 없이 휑하니 열려있다는 점이었습니다.

- 극에서 온 전선은 기판에 납땜되어 있는데, 이 납땜이 떨어지거나, + 극의 스팟 용접이 떨어질 경우 4개의 리튬이온 셀이 합선될 위험이 높아보입니다.

짝퉁 샤오미 배터리셀

특히 - 극의 전선 위쪽에 상태 확인용 버튼이 있어 자주 누르다보면 허접한 플라스틱 하우징이 밀려 합선될 위험이 더 높아 보입니다.

 

정품 샤오미 10400mAh 보조배터리의 전극은 이와 같이 필름으로 덮어놓아 접촉되지 않도록 한 것과 비교됩니다.

짝퉁 샤오미 배터리셀 용접출처 : http://goughlui.com/

짝퉁 샤오미 보조배터리의 성능은?

케이스를 열고 안쪽을 들여다본 짝퉁 샤오미 보조배터리를 사용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기왕 시작했으니 충전지의 용량이 어느정도인지 확인해보았습니다.

짝퉁 샤오미 보조배터리를 완전 충전시키고, 방전된 넥서스4를 연결하여 36%를 충전시키는데 1시간이 걸렸고, 용량 표시 LED의 1칸이 줄어들었습니다.

짝퉁 샤오미 배터리 용량

넥서스4의 배터리 용량은 2100mAh, 36%라면756mAh인데, 이만큼 충전시키는데 LED 1칸(약 25%)가 줄었다면 짝퉁 샤오미 배터리의 용량은 대략 3000~3500mAh 남짓에 불과해 보입니다.

짝퉁 샤오미 10400mAh 배터리에 대해 심층 분석한 해외 사이트의 글에서 측정한 결과값과 크게 다르지 않네요.

짝퉁 샤오미 배터리 구별 방법

시중에 다양한 짝퉁 샤오미 보조배터리들이 나와 있는 덕분인지, 짝퉁 샤오미 구별법에 대한 얘기들이 많더군요.

인쇄가 진하지만 조잡하고, 외형이 조잡하고, 상태 표시 LED가 지나치게 밝거나 샤오미 홈페이지 주소가 xiaomi.com이라고 적혀 있는 등의 외형적인 특징으로 어렵지 않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 밖에 스마트폰을 연결하는 내내 불이 들어와 있다거나 입력단자와 출력단자를 하나의 케이블로 연결해도 LED에 불이 들어오며 스스로(?) 충전을 한다는 얘기도 있었는데, 제 짝퉁 샤오미는 입/출력 단자를 함께 연결했을 때 자가충전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아마도 짝퉁도 종류가 많아 조금씩 증상이 다른 듯 싶네요.

일단 외관이 깔끔하지 못하고 http://mi.com 이라는 주소 대신 xiaomi.com 이라고 적혀 있거나, 시리얼 넘버를 조회했는데 수천/수만 번 이상 조회했다고 나오면 짝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짝퉁 샤오미 배터리 사은품

어쨌든 제가 확인한 짝퉁 샤오미 보조배터리는 표기된 것보다 충전지의 용량이 부족할 뿐 안전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사은품이라며 제품을 보내준 휴대폰 판매업체에 연락해 볼까, 싶었는데, 캡쳐해 둔 업체의 사은품 내역을 보니 '샤오미'라는 이름은 없네요ㅎㅎ

 

용량이 10400mAh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제품이고, 위험할 수 있는 불량품이니 다시 회수해 가라고 항의할 지, 아니면 그냥 버릴지 살짝 고민이 됩니다.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 질문 댓글은 공개글로 달아주세요. 특별한 이유없는 비밀 댓글에는 답변하지 않습니다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