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찾았던 설매재 자연휴양림 캠핑장
캠핑을 시작한지 3년차로 접어드는 동안, 남들보다 꽤 많은 캠핑장을 섭렵했지만 아직 다녀 보지 못한 캠핑장이 더 많기에 왠만하면 새로운 캠핑장을 찾곤 합니다.
하지만 경치가 유난히 빼어난 캠핑장, 혹은 여름철 시원한 물놀이를 즐길 수 있었던 캠핑장은 가끔 다시 찾기도 했습니다.
며칠 전에 다녀 온 설매재 자연휴양림 캠핑장은 지난 가을에 다녀왔던 곳입니다.
이 곳 설매재 휴양림은 꽤 울창한 숲, 특히 캠핑용 데크 주변에 키 큰 소나무들이 인상적이었지만 캠핑장 시설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라서 '조만간 다시 한번 와야겠다'고 생각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두 번의 캠핑이 가족, 친척들과 다녀왔던 터라, 이번에는 좀 가까운 곳에서 조용한 캠핑을 하고 싶었고, 마눌님께서는 몇 군데의 캠핑장을 따져본 끝에 다시 설매재 자연휴양림 캠핑장으로 정했습니다.
평일 캠핑을 즐기는 저희는 역시 별도로 예약을 하지 않고 설매재 자연휴양림 캠핑장 입구에 도착해서 캠핑장 사용 요금을 지불했습니다.
비수기 평일 캠핑장 이용료 15000원에 전기 이용료 5000원, 총 20000원을 카드 결제했습니다.
설매재 자연휴양림 캠핑장 입구의 관리실 겸 매점에서는 전기밥솥을 비롯한 야영에 필요한 도구들을 대여할 수도 있습니다.
저희는 캠핑에 필요한 모든 도구들을 챙겨왔기에 따로 대여를 하진 않았고, 매점 벽에 걸려 있는 연예인들의 싸인들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단골 사극 촬영 장소, 수 많은 싸인들
설매재 자연휴양림 캠핑장에서의 사이트 선정
설매재 자연휴양림 캠핑장의 각 구역별 특성이나 이용에 관련된 정보들은 이미 지난 포스팅에서 다루었으므로, 지난 포스팅을 참고하면 좋을 듯 합니다.
2014/10/08 - 양평 설매재 자연휴양림 캠핑장, 늦가을 낮은 햇볕과 숲이 좋았던 설매재 캠핑장
다만 두 번째 방문이지만 역시 머무를 데크를 정하는 것은 무척 중요한 일이라 각 구역별 특징은 간단히 살펴봐야겠네요.
설매재 자연휴양림 캠핑장의 제3 아영장은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데크들로 데크 사이즈도 길쭉 길쭉 넓은 편입니다.
지난 번에 릴선이 짧아 머물지 못했던 제3 야영장 깊숙한 데크(사진의 왼쪽)를 이용하려고 했는데, 막상 자리를 잡으려 보니 왠지 그늘(음지)의 느낌이 들더군요.
태양이 쨍한 한 여름에는 최적의 명당 자리일 듯 싶은데 아직은 좀 이른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시 1야영장으로 돌아와 지난 번 머물렀던 1-14번 데크(유난히 긴 데크)에 짐을 펼칠까 했지만 역시 마음을 접었습니다.
이유는 1-13번 데크, 1-14번 데크의 위쪽 언덕에 자리잡고 있는 화장실 때문이었습니다.
은근한 화장실 냄새가 솔솔 흘러 언덕 아래쪽의 1-13, 14 데크쪽으로 몰려드는 느낌이 썩 내키질 않더군요.
사실 지난 번 캠핑때도 약간의 냄새가 느껴졌지만 당시에는 준비해 온 모기향으로 화장실 냄새를 덮었는데, 이번에는 모기향도 준비해오지 않았기에, 다른 장소를 잡기로 했습니다.
고심끝에 저희가 자리잡은 곳은 1-13번에서 옆으로 두 칸 떨어진 데크였습니다.
역시 키 큰 소나무들 사이에 자리잡고 있어 나무 그늘이 꽤 근사한 데크입니다.
키 큰 소나무들이 포진한 제1 야영장에 머무르려면 소나무에서 떨어지는 송진에 대한 각오가 필요합니다.
소나무에서 가끔 투둑투둑 송진이 떨어져 텐트 지붕에 묻는 건 보통이고, 머리와 옷에도 송진을 맞았는데요, 새 옷, 새 캠핑 장비를 아끼는 분들이라면 소나무 숲은 피하는게 좋을 듯 합니다.
2014/08/12 - 자동차, 캠핑장비에 묻은 송진 제거 방법은? 캠핑 상비약 물파스의 놀라운 효과
송진쯤, 무시하면 편하다
지난 번 설매재 자연휴양림 캠핑장에 와서 가장 불편했던 것이 배전반이 너무 적다는 것이었습니다.
저희가 가지고 다니는 20m 짜리 릴선은 어림도 없을 정도로, 설매재 자연휴양림 캠핑장의 부족한 배전반은 악명이 높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와보니 캠핑장 곳곳에 배전반이 추가되어 20m 짜리 릴선으로도 충분히 전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네요!.
군데군데 만들어진 배전반
배전반 시설이 많아 진 것은 반가웠는데 전기 박스를 나무에 못박아 설치해 놓은 모습은 그리 좋아보이지 않았습니다.
조용한 소나무 숲에서 유유자적
데크위에 돔스크린을 설치하고 살림살이를 배치한 후 저는 화로에 장작불을 피웠고, 마눌님은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짐정리가 모두 끝난 후 준비해온 고기를 구웠고
저희가 갔던 날은 조만간 비가 내릴 것 같이 짙은 구름이 끼어 있었고, 그 사이사이로 파란 하늘이 보이기도 하는 날씨였습니다.
마눌님이 즐겨 듣는 저녁 라디오 프로에서도 마침 날씨 얘기가 한창이었고, 마눌님께서는 별 생각없이 양평의 날씨와 함께 캠핑장으로 놀러왔는 사연을 올렸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라디오에서 마눌님의 이름과 함께 올렸던 사연이 소개되었고, 덕분에 마눌님은 저녁 내내 흥분의 도가니였습니다ㅎㅎ
좋아하는 금희 언니(이금희 아나운서)가 자기 이름과 사연을 읽어줬다면서 여기저기 카톡으로 소식을 전하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ㅎㅎ
냉동 새우지만 맛은 좋았던!
지난 저녁부터 전국 여기저기 비가 온다더니 설매재 자연휴양림에도 새벽부터 보슬비가 내렸습니다.
안개가 자욱하게 낀 숲속에 적당히 기분 좋을 정도로 비가 내리는 아침입니다.
아침은 마눌님이 뚝딱 만들어 놓은 양푼 닭볶음탕(실은 양푼에 담은 닭볶음탕)으로 속풀이를 했고
새로운 닭볶음탕 레시피, 곧 공개!
골뱅이 통조림에서 꺼낸 골뱅이를 숯불에 구워 초장에 찍어 먹었습니다.
통조림에서 갓 꺼낸 골뱅이를 구워 먹는 맛은 조개 구이 맛과 크게 다르지 않더군요.
(뭔가 특별한 맛을 기대했던) 저는 조개 구이와 다를 바 없지 않느냐 했는데, 마눌님은 산속에서 이렇게 간편하고 저렴하게 조개 구이 맛을 볼 수 있는게 어디냐고 하네요.
듣고보니 '그럴 듯 한데??' 싶은 생각이 드는, 골뱅이 숯불구이였습니다.
설매재 자연휴양림 캠핑장은 오후 늦게까지 머무를 수 있는 곳이라, 소나무 숲에서 툭툭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느긋한 캠핑, 편안한 휴식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2015년 5월18일~19일, 양평 설매재 자연휴양림 캠핑장
설매재 캠핑장의 고양이들, 어디로 갔을까?
사실 이번에 설매재 자연휴양림 캠핑장을 다시 찾으면서 지난 가을 만났던 아기 고양이를 다시 볼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지난 가을 캠핑 이틑날 아침에 저희 텐트 근처로 와서 야무지게 울어대던 작은 아기 고양이, 운이 좋으면 다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지난 가을, 아기 고양이
저희가 나눠준 먹이를 다 먹은 뒤에도 텐트 주위에서 머물며 식빵을 굽고, 저희가 텐트를 걷고 철수할 준비를 할 때도 멀찍이 떨어져 지켜보던 녀석이라 유난히 기억에 남더군요.
이번에는 고양이 사료와 참치캔도 준비해 왔는데, 녀석은 보이질 않았습니다.
무탈하게 지내고 있는 것이길...;;
이 녀석 뿐 아니라 수풀 속에 숨어서 먹이를 내놓으라고 애옹거리던 두어 마리의 고양이들도 이번에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텐트 가까이 머물면서도 사람의 손길은 허락하지 않던, 작지만 야무진 녀석이었는데, 겨우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설매재 자연휴양림 캠핑장에 머무는 내내, 그리고 캠핑장에서 돌아오는 길에도 이 녀석 생각이 머리속을 떠나질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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