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끼는 동생이 보내온 선물, 캐리커쳐 인형
가끔 제 블로그에 등장하는 후배 녀석이 있습니다.
덩치에 걸맞지 않게 능글능글한 목소리로 형님, 형수님 하고 잘 따르는 녀석인데 어째 요즘은 저보다 마눌님과 더 살갑게 전화 통화를 합니다.
프라모델 쇼핑몰을 비롯해 몇 개의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는 사장님인데, 가끔 저희 집에 놀러 올 때 프라모델을 선물로 들고 오기도 해서 팔 물건을 자꾸 선물로 가져오지 말라고 하면 '이 선물 형수님꺼거든요?' 하면서 받아치는 능글맞은 녀석입니다.
가끔 저희 캠핑에 따라와 105kg의 육중한 엉덩이로 코베아 미니 체어를 망가뜨리는 등 민폐(?)를 끼치기도 합니다ㅠㅠ
다음 날 망가져버린 코베아 미니 체어를 발견...ㅠㅠ
그러던 지난 초가을 즈음, 저희 결혼식 사진을 좀 보내달라고 합니다.
남의 귀한 사진을 왜 달라고 하느냐 물었더니 근사한 선물을 보내줄테니 그냥 보내달라는군요.
자초지종을 들어야 보내주겠다 했더니 사진 속 인물을 캐리커쳐 인형으로 만드는 새 사업을 준비중이고, 기념으로 저희 부부의 캐리커쳐 인형을 만들어주겠다고 합니다.
저는 판에 박힌(?) 웨딩 사진 대신 올해 초 다녀왔던 한라산 눈꽃 트래킹 사진도 가능하겠냐고 했더니 문제없다고 합니다.
2014/02/14 - 2월 중순의 제주도 한라산 눈꽃 트레킹. 한라산 눈꽃을 한껏 본 색다른 여행
2014년 2월의 한라산 눈꽃 트래킹
사진 한 장만 보냈더니 배낭 등의 장비를 확인할 수 있는 뒤쪽 사진도 보내달라길래 또 한 장의 사진을 보냈습니다.
그렇게 사진을 보낸 뒤 잊어버리고 있다가 10월말이 다 되어 캐리커쳐 피규어가 거의 완성 단계에 있다며 또 한 번의 캠핑에 따라와서 보여줍니다.
무한도전에서 가끔 봤던 것과 같은 캐리커쳐 인형을 우리 부부의 사진으로 만들었다니, 어떤 결과물일지 궁금했는데 높이 20cm 남짓한 저희 부부의 피규어를 보니 무척 재미있고 신선하더군요ㅎㅎ
2014/10/24 - 연인산다목적캠핑장. 가평의 알록달록 단풍빛과 가을 햇볕 가득한 좋은 캠핑장
사진이 캐리커쳐 피규어로 탄생하는 과정
두 장의 사진을 보낸 뒤 피규어 제작 진행 상황을 카톡으로 받았습니다.
사진을 확대한 뒤 만든 얼굴입니다.
민머리 인형 얼굴 사진이 날아와 깜짝 놀랐는데 모자를 씌우기 전의 작업 과정이니 얼굴형이나 표정 등을 보고 수정할 사항이 있으면 알려 달라 하더군요.
민머리였던 인형에 모자를 씌우고 나니 제법 그럴 듯한 형태가 잡혔습니다.
막대기에 머리만 끼워져 있는 사진은 얼핏 괴기스럽기도 하지만, 저도 예전에 프라모델 쇼핑몰을 운영했던터라 밀리터리 피규어나 히스토릭 피규어를 도색하는 과정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개인적으로는 익숙한 광경입니다ㅎㅎ
제작중인 캐리커쳐 피규어의 수정 요구는 마눌님께서 진행했습니다.
저는 이 정도면 생각보다 꽤 잘나왔구나, 싶은 생각만 했는데 마눌님께서는 썬글라스 모양부터 얼굴형, 아랫 입술의 모양, 코의 각도까지 세심하게 잡아내더군요.
살짝 갸름한 이정재형 얼굴 ㅋㅋ
마눌님 본인의 얼굴도 역시 꽤 세심하게 지적을 해서 보냈습니다.
동생의 얘기에 따르면 실제 고객으로 부터 의뢰받은 경우에도 제작 중인 사진을 주고 받으며 두 번의 수정을 거친다고 합니다.
얼굴의 제작과는 별개로 몸통의 제작 과정 역시 사진으로 전송을 받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추가로 보내달라고 한 뒤 쪽 사진으로 배낭과 등산복까지 꽤 꼼꼼하게 만들어지는 듯 싶었습니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도착한 캐리커쳐 인형
캠핑장에서 캐리커쳐 인형의 실물을 구경하긴 했지만 당시에는 아직 완전히 마무리가 되지 않았고, 케이스도 준비가 덜 된 상태라하여 살짝 보여준 뒤 다시 회수해갔습니다.
그리고 얼마전 집으로 도착한 택배에 케이스까지 완전히 담긴 완전체 캐리커쳐 인형이 있었습니다.
오~ 캠핑장에서 봤던 것보다 훨씬 깔끔하게 완전체가 되어 도착했습니다 ㅎㅎ
아크릴 케이스의 뚜껑을 열어 놓고 캐리커쳐 인형을 요모조모 구경을 하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꽤 잘나왔네요ㅎㅎ
완성된 캐리커쳐 인형의크기는 바닥 받침대까지 포함하여 대략 20cm 정도입니다.
제 손바닥에 올려놓으면 이 정도 크기인데 캐리커쳐 인형의 재질인 클레이와 받침대의 무게 덕분에 꽤 묵직합니다.
캐리커쳐 인형은 몸통보다 얼굴 비율이 큼직한, 모여라 꿈동산 스타일입니다.
실제보다 얼굴이 너무 길게 나왔다고 불평을 했더니 "형님 얼굴의 특징과 티테일을 정확히 잡아내어 제작한 것"이라고 하는군요ㅠㅠ.
뒤로 돌려 놓고 봐니 등산복이나 등산 가방도 실제 사진에 거의 흡사하게 만들어졌습니다.
이렇게 돌려보니 마눌님의 나쁜 손이 유독 눈에 띕니다ㅎㅎ
한라산 눈꽃 트래킹이 생각보다 꽤 고된 과정이었기에 등산 배낭의 허리끈을 풀었다 채웠다하며 올라갔는데, 배낭의 허리끈이 풀어진 표현도 되어 있습니다.
생전 처음 겨울 산행을 하면서 스패치(등산화 속으로 눈이 스며드는 것을 막는 덮개)를 처음 착용했었는데, 사진 속 스패치의 모양과 색상도 거의 비슷하게 재현해 냈습니다.
스패치며 등산 배낭의 끈 표현 등이 생각보다 꽤 디테일하다고 했더니, 미리 만들어 둔 벌크(기성품) 형태의 몸통에 머리만 캐리커쳐로 표현을 하는 기존의 캐리커쳐 인형, 혹은 3D 프린터 인형의 제작 방식에서 탈피하여 머리부터 발끝까지 수작업으로 제작한다고 합니다.
다만 사진 속 썬글라스의 색상 표현이 살짝 아쉬웠기에 동생에게 그 점을 얘기했더니 캐리커쳐 인형을 의뢰하는 사람 중에 썬글라스로 눈을 가린 사진을 준 것은 제가 처음이었다는군요.
오히려 눈을 통해 전체적인 얼굴 느낌이 완성되는게 캐리커쳐 인형인데, 썬글라스로 눈을 가려버린터라 본인도 제작하면서도 아쉬움이 많았다고 합니다.
동생의 얘기를 듣고 막 운영을 시작한 캐리커쳐 인형 제작 홈페이지로 들어가 지금까지 제작된 인형들을 살펴봤더니 역시 동생의 말 처럼 눈의 형태나 크기를 통해 전체적인 얼굴의 느낌을 살리고 있더군요.
그런 얘기를 미리 들었더라면 썬글라스를 쓰지 않은 다른 사진을 보낼 껄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ㅎㅎ
또 아크릴 케이스의 공간에 비해 상대적으로 베이스가 작아서 아쉽다고 말했는데, 저는 특별히 다른 손님들에게 제공하는 것 보다 큰 사이트의 아크릴 케이스라 그런 느낌이 있다며, 실제로는 피규어 베이스를 아크릴 케이스의 사이즈에 거의 맞춰 제작한다고 합니다.
저희 부부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한라산 눈꽃 트래킹 당시의 복장을 그대로 재현한 캐리커쳐 인형을 요리조리 돌려보며 한참을 감상했습니다.
마눌님의 나쁜 손은 볼수록 재미가 있습니다ㅎㅎ
캐리커쳐 인형을 아크릴 케이스에서 빼서 TV 장식장 위의 자그마한 크리스마스 장식에 올려도 꽤 잘 어울리는데, 이대로 두면 아무래도 먼지가 쌓일 것 같아 크리스마스까지만 꺼내 두었다가 아크릴 케이스에 넣어두기로 했습니다.
캐리커쳐 인형을 선물했으니 앞으로 더 당당하게 캠핑에 따라오며 민폐를 끼치겠다고 선전포고하는 후배 녀석, 얼른 좋은 짝을 만나 저희 부부를 그만 괴롭혔으면 하는 바램이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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