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연대기, 핸드폰 40년사를 읽기 쉽게 풀어낸 핸드폰 역사책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좋은 점 중 하나는 이웃 블로거들과 교류하며 좀 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업무에 시달리다보니 꼬박꼬박 하던 이웃 블로그 방문을 못한지도 꽤 오래되어 버렸지만, 그래도 친하게 지내던 이웃 블로거들 몇몇은 꾸준히 제 블로그를 방문해주고 계십니다.

 

새해를 맞으며 마음먹었던 것 중 하나가 아무리 바빠도 하루 한 시간은 짬을 내어 이웃 블로거들과 다시 교류를 시작하자 였는데, 여전히 움직이지 못하고 있네요ㅠㅠ

 

각설하고, 제가 자주 찾던 블로그 중에 '벤마씨의 창작 자판기(http://venma.tistory.com)'라는 블로그가 있습니다.

 

예전 핸드폰에 대한 재미있는 비하인드 스토리들이 올라오곤 했고, 포스팅이 올라올 때마다 정독을 했었는데요, 역시나 한동안 방문하지 못한 채 지내고 있었는데, 얼마전 벤마씨의 창작 자판기 블로그 운영자인 오진욱님께서 핸드폰 연대기라는 제목의 책을 발간했다며 한 권 보내주시겠다는 글을 남기셨습니다.

핸드폰 연대기 핸드폰 역사서 도서 리뷰

무척 재미있게 정독하던 블로그의 포스팅들이 책으로 엮어져 나왔다니 반가웠고 당연히, 감사하게 받겠다는 답글을 남겼는데요, 지난 주 책이 도착했습니다.

 

깔끔한 디자인의 흰색 표지에 '핸드폰 연대기'라는 제목이 크게 새겨져 있고, 그 위에는 '거의 모든 모바일의 역사'라는 부제가 붙어 있습니다.

핸드폰 연대기 핸드폰 역사서 도서 리뷰

 

핸드폰 연대기의 표지를 넘기면 이 책의 저자인 오진욱 님의 프로필이 나와 있습니다.

이미 벤마씨의 창작 자판기를 통해 애니메이션 아티스트로 활동 중이시란 것은 알고 있었는데, 애니메이션 아티스트 뿐 아니라 작가, 교수로 활동하고 계신 분이군요.

핸드폰 연대기 핸드폰 역사서 도서 리뷰

 

벤마씨의 창작 자판기에 올라오는 포스팅 들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은, 글의 관점이 기술적인 내용이라거나 비즈니스 적인 내용에 맞춰진 것이 아니라 핸드폰의 역사와 비하인드 스토리를 쉽게 풀어가는 스타일인 덕분이었습니다.

핸드폰 연대기의 머리말에서도 IT 전문가나 모바일, 비즈니스 컬럼니스트의 전문적인 시각 보다는 일반인들도 쉽게 읽어내려갈 수 있는 글과 기술 동향, 역사에 초점을 맞추었다고 하며, 실제 전문 지식이 없는 사람도 재미있게 읽어내려갈 수 있습니다.

핸드폰 연대기 핸드폰 역사서 도서 리뷰

 

핸드폰 연대기의 목차는 1.핸드폰의 탄생 2.아나로그(1G) 시대, 3.디지털(2G)시대 순으로 시작합니다.

이런 목차라면 다음 장은 디지털 3G 시대, 4G 시대 식으로 가는게 아닌가 싶겠지만 4.디자인 춘추전국 시대, 5. 틈새 공략 기능의 특화 6. 카메라폰 시대, 7.패션폰 시대 등 보다 다양한 관점에서 조명한 핸드폰의 연대기가 펼쳐지며

8.스마트폰 시대, 9.모바일의 미래로 맺어집니다.

핸드폰 연대기 핸드폰 역사서 도서 리뷰

핸드폰 연대기, 살짝 엿보기

핸드폰 연대기의 첫 장, 핸드폰의 탄생은 '1973년 4월 3일'...로 시작합니다.

1973년이면 제가 태어나기 전인데 세계 최초로 만들어진 핸드폰을 처음 테스트하던 당시의 상황이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묘사되어 있습니다.

핸드폰 연대기 핸드폰 역사서 도서 리뷰

 

앞서 잠깐 언급했지만 '핸드폰 연대기'에는 복잡하거나 어려운 IT 용어 대신 핸드폰이 개발되던 당시의 상황과 다양한 종류의 핸드폰들이 등장하게 된 배경들을 쉬운 말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1973년 처음 개발된 핸드폰이 일반인들에게 등장하기까지 10년이란 시간이 걸렸다고 하는군요.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기종의 스마트폰들이 쏟아져 나오는 요즘과는 참 격세지감입니다.

핸드폰 연대기 핸드폰 역사서 도서 리뷰

 

아나로그(1G) 시대로 넘어오면 가장 먼저 등장하는 핸드폰, 모토로라의 다이나택 8000X입니다.

1983년에 등장했다는데, 사실 저는 다이나텍 8000X를 실제 본적은 없고 제목도 기억나지 않는 홍콩영화의 갱단 두목이 들고나왔던 벽돌만한 전화기가 이게 아니었나 짐작될 따름입니다.

역시나 다이나택 8000X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하는게 아닌, 달착륙선 프로젝트에 무선 통신 기술을 제공할 정도로, 당시 세계 최고 수준의 무선 통신 기술을 갖추었던 모토로라와 달착륙선 얘기로 시작합니다.

핸드폰 연대기 핸드폰 역사서 도서 리뷰

 

마이크로택 9800X, 제 기억에 아마도 이 휴대폰이 제가 실제로 접했던 첫 휴대폰이 아닐까 기억되네요.

제가 직접 구매해 사용한 것은 아니고 90년대 중반, 친한 친구가 사용했던 휴대폰으로 대략 100만원이 넘는 금액을 꼬박 지불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삐삐가 대세를 이루던 시기에 휴대폰을 들고 다녔던 그 친구는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갑자기 궁금해집니다.

핸드폰 연대기 핸드폰 역사서 도서 리뷰

 

영화 매트릭스 매니아인 저는 벤머씨의 창작 이야기 블로그에 매트릭스 폰, 노키아 8110에 대한 포스팅이 올라왔을 때 참 반가웠던 기억이 납니다.

영화에서 버튼을 누르면 키패드 덮개가 철컥 내려가면서 통화할 수 있었던 매트릭스폰은 영화에서 무척 인상 깊었던 것과 동시에 무척 중요한 소품이었죠.

매트릭스 2편에서는 삼성에서 제공한 매트릭스폰이 등장했고 역시 SF적인 디자인이 인상적이었지만 매트릭스 1편에 등장했던 노키아 8110의 임팩트에는 못미쳤던 기억이 나는군요.

핸드폰 연대기 핸드폰 역사서 도서 리뷰

 

개인적으로 핸드폰 연대기에 애착을 갔던 것은, 저의 추억을 다시 떠올리는 폰들을 많이 볼 수 있었던 덕분입니다.

추억을 떠올리게 한 폰 중 하나가 바로 삼성에서 출시했던 MP3 폰입니다.

핸드폰 연대기에서는 '업로어'라는 이름으로 언급했지만 국내에는 애니콜 MP3폰으로 출시했고 제가 구입해 사용하기도 했던 폰입니다.

플립 방식, 목걸이 겸용 이어폰으로 목에 걸고 다니며 MP3를 듣고 전화를 걸었던 이 폰, 나름 만족스러운 제품이지만 진동이 너무나 약해(!) 진동모드로 놓았다가 업무 전화를 여러번 놓쳤던 그런 기억이 남는 폰입니다.

핸드폰 연대기 핸드폰 역사서 도서 리뷰

 

1973년부터 지금까지 출시된 핸드폰을 단순히 시대별로 나열해 놓았다면 그다지 재미가 없을텐데, 핸드폰 연대기는 시대별 분류 뿐 아니라 디자인이나 세부 기능에 따른 분류도 함께 제시하고 있습니다.

본문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핸드폰 베스트 10을 얘기하고 있는데 1위부터 10위중 스마트폰은 딱 두 가지만 순위에 드는게 재미있습니다.

3위에 올라있는 모토로라 레이저, 근육질의 데이비드 베컴이 목에 걸고 있는 CF 장면 덕분에 베컴폰으로 기억에 남아 있는데, 이 폰이 모토로라에서 최고로 많이 판매한 폰,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폴더 폰 정도인 줄은 미처 몰랐네요.

핸드폰 연대기 핸드폰 역사서 도서 리뷰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직전, 삼성과 LG의 피쳐폰 제품들은 디자인과 기능면에서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 꽤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특히 LG는 샤인폰, 초콜릿 폰 등 특징적인 디자인의 피쳐폰을 출시하며 한껏 기술을 뽐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LG, 삼성 피쳐폰의 전성시대는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사라지게 되죠.

핸드폰 연대기를 읽으며 조금 아쉬웠던 것은 노키아를 비롯한 유럽 핸드폰에 초점이 맞춰져 상대적으로 국내 업체의 핸드폰에 대한 조명은 좀 부족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90년대 말~2000년대 초반 스카이를 비롯한 특화된 디자인의 피쳐폰들과 다양한 형태로 시도되었던 PDA 폰 들이 기억에 남아 있어 이런 제품들을 볼 수 있었으면 하는 기대가 있었는데 말이죠.

핸드폰 연대기 핸드폰 역사서 도서 리뷰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 더 이상 말이 필요없죠.

스티브 잡스와 아이폰에 관련된 얘기들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지만 둘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볼때마다  재미있습니다.

핸드폰 연대기 핸드폰 역사서 도서 리뷰

 

2010년 9월 즈음, 핸드폰을 바꿀 때가 된터라 당시 이슈였던 아이폰과 갤럭시S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사실 삼성의 갤럭시S는 옴니아의 처절한 실패때문에 크게 눈길이 가지 않았고, 당시 KT에서 단독출시했던 아이폰쪽으로 마음이 기울었으나 제품을 받아보려면 1달 이상을 기다려야한다는 말에 포기하고 갤럭시S로 돌아섰던 기억이 납니다.

비슷한 시기에 미국 출장지의 전자제품 샵에서 갤럭시S를 만나고 반가웠지만 현지 매장에서의 분위기는 지금과 같이 시장을 선도하는 메이저가 아닌 2~3류 정도의 제품으로 인식되던 기억도 남습니다.

특히 익숙하던 갤럭시S라는 이름이 아닌, 현지 통신사에 따라 각기 다른 이름으로 출시되었는데, 그러한 부분도 다시 한번 기억에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핸드폰 연대기 핸드폰 역사서 도서 리뷰

당연하게 사용하지만 잘 모르는 용어들

핸드폰 연대기는 전체적으로 평이하고 쉬운 내용으로 과거부터 현재까지 핸드폰의 역사를 풀어가는 책입니다.

덕분에 핸드폰 연대기를 읽어가다보면 당연한 듯 사용하지만 정확히 풀어보라면 막힐만한 IT 용어들, 예를 들면 심(SIM)이나 블루투스(Bluetooth)와 같은 용어들의 뜻과 역할을 자연스럽게 읽어나갈 수 있습니다.

핸드폰 연대기 핸드폰 역사서 도서 리뷰

 

지금은 핸드폰=스마트폰이 되어버렸지만 휴대폰의 40년 역사에서 스마트폰이 차지하고 있는 4~5년은 일부분에 불과합니다.

핸드폰 연대기에서 다루고 있는 스마트폰과 관련된 분량 역시 1/4~1/5 남짓으로 핸드폰 연대기의 전체적인 관점은 현재나 미래보다는 과거로부터의 역사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파트 7. 모바일의 미래에서는 디자인 컨셉 중심으로 살펴보는 미래의 핸드폰들에 대해 살펴보고 있는데 전체에 비해 적은 분량이지만 재미있는 디자인 컨셉들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핸드폰 연대기 핸드폰 역사서 도서 리뷰

인류의 생활양식을 바꾼 핸드폰 40년사

제 블로그에서도 가끔 십수년, 혹은 20년된 예전 컴퓨터 기기들에 대한 포스팅들을 올리곤 하는데, 단편적인 기기에 초점을 맞춘, 하나의 포스팅을 작성하는데도 생각보다 꽤 어려움을 느끼곤 합니다.

벤머씨의 창작 자판기 블로그에서 핸드폰 연대기 포스팅을 읽을 때도 이런 정보들을 어떻게 찾고 가공한 것일까? 감탄을 하며 읽곤 했는데, '핸드폰 연대기'라는 책으로 묶어져 나오니 핸드폰의 역사가 집대성된 느낌입니다.

디지털 기기의 화면으로 보는 단편적인 자료가 아니라 종이책으로 읽는 핸드폰 40년사, 일반인들도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디지털 역사책이라 말하고 싶네요.

핸드폰 연대기 핸드폰 역사서 도서 리뷰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 질문 댓글은 공개글로 달아주세요. 특별한 이유없는 비밀 댓글에는 답변하지 않습니다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