뻥파워도 쓸만하다? 파워서플라이 반론에 대한 재반론

뻥파워도 쓸만하다? 뻥파워에 당해본 사람은 그런 말 절대 안한다!

며칠 전 제 블로그의 유입 경로를 살펴보다가 낯선 블로그를 확인했습니다.

 

이렇게 유입경로가 블로그인 경우, 블로그 글을 무단 복제하는 경우가 많아 더 신경을 쓰는 편인데요, 해당 유입 경로는 예전에 포스팅했던 2012/12/10 - 비싼 파워 서플라이, 결국 비싸지 않은 이유에 대한 반대 의견을 표시한 글이었습니다.

 

제 포스팅의 요점은

1. 뻥파워는 컴퓨터의 다른 부품까지 못쓰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2. 좋은 파워 서플라이는 업그레이드에 민감하지 않다

3. 효율이 좋은 파워 서플라이는 오래 쓸수록 전기 요금 절약

 

이 세 가지 였는데요, 해당 포스팅은 이 세가지에 대한 반론의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사실 반론글은 제 포스팅을 올렸던 바로 다음날인 작년 12월11일에 올라왔는데, 해당 글을 좀 더 빨리 읽었다면, 하는 아쉬움과 제 포스팅에서 함께 얘기를 나눴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군요. 

파워 서플라이 80plus 시소닉 seasonic PSU Power Supply

사실 제 포스팅에 대한 반론이 제 블로그에 댓글로 올라온 것도 아니고, 우연찮게 들어가본 블로그에서 발견한 것이라 굳이 장문의 포스팅을 또 올릴 필요가 있을까, 잠시 고민을 했습니다.

 

하지만 기준 미달의 뻥파워를 쓰다가 메인보드나 하드디스크를 날려버린 경우를 꽤 많이 봐왔고 특히 하드디스크를 날리는 것은 재앙에 가까운 문제가 됩니다.

 

뻥파워의 폐혜는 직접 경험하지 못하면 크게 와닿지 않는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자신이 경험하지 못했다고 해서 뻥파워라는 폭탄을 다른 사람에게도 권하면 안된다고 생각했기에, 재반론의 포스팅을 시작합니다.

좋은 파워는 고사양이나 오버클럭 PC에만 필요하다?

반론글에서는 고급 파워 서플라이는 고사양 PC에나 필요하지, 저사양 컴퓨터에는 필요없다. 파워는 PC 사양에 따라 선택하면 되지 굳이 비싼걸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하고 있습니다.

 

반론 : 고가의 고출력 정격 파워는 고사양이나 오버클럭 PC에 필요하지 일반 적으로 사용하는 중상급 이하의 PC에서 사실 필수 선택은 아니다. 모든 부품이 그렇듯 자신의 사용용도에 맞는 적당한걸 사용하면 되는것이지 꼭 파워 만은 고가의 좋은걸 써야 될 이유는 없다.
자동차 사고가 났을 때 경차가 중형차에 비해 죽을 확률이 높다고해서 모든사람이 중형차를 사는게 아닌 것처럼 말이다.

 

재반론 : 일단, 제가 만나본 사고 친 뻥파워들을 보면, 고사양 PC보다 저렴한 가격의 저사양 PC에 달려 있던 것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컴퓨터의 사양이 높고 낮음을 떠나, 컴퓨터 구동에 필요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라는 기본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이 1~2만원대의 뻥파워라는 얘기죠.

 

뻥파워를 경차에, 고급 파워를 중형차에 비유했지만 이런 비유도 적절하지 않습니다. 굳이 자동차에 비유하자면 뻥파워는 껍데기는 멀끔한 중형차처럼 보이는데, 달리다가 쇼바가 내려앉고 엔진에 불이 붙을 확률이 높은 품질 미달의 차량이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뻥파워도 인증을 거친 제품인데, 무조건 매도하면 안된다?

컴퓨터 부품의 고장은 부품 자체의 문제때문이지 뻥파워 책임으로만 돌릴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특히 뻥파워라고 해도 인증을 거친 파워 서플라이인데, 무조건 문제있는 파워라고 단정지을 필요는 없다고 합니다.

 

반론 : 이건 뻥파워든 정격 파워든 상관 없이 일어날 수 있는 고장으로 부품의 상태나 사용환경에 따른 차이일 가능성이 크다. 물론 뻥파워가 더 높은 고장율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정격파워에서도 얼마든지 일어 날수 있는 불의의 사고를 뻥파워에만 일반화 시키는건 아니라고 본다.
불량 식품 처럼 불법 유통되는 것이 아니고 엄연히 인증을 거친 파워 서플라이 중 한 종류인 뻥파워를 절대 쓰지 못할 파워처럼 생각하는건 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재반론 : 물론, 부품의 자체적인 문제로 인해 고장이 날수 있습니다. 하지만 뻥파워를 달아놓은 컴퓨터는 불규칙한 전압과 충분하지 못한 전력이 부품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고장으로 이어질 확률이 월등히 높다는 점 역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 생각합니다.

 

뻥파워라도 정식 인증을 받은 제품인데 무조건 매도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아래 사진을 먼저 봐주세요.

2009/10/19 - [컴퓨터 이야기/컴퓨터 AS 기록] - 호환마마보다 무서운 '뻥파워'의 최후에 등장했던 파워 서플라이입니다.  

파워 서플라이 뻥파워 EMI 필터 PSU Power Supply

불나기 일보 직전까지 갔던 첫번째 사진에 등장한 그 파워 서플라이인데요, 당시 해당 상품의 다나와 상품 정보에는 전원 입력단의 EMI 필터가 있다고 사진과 설명이 되어 있지만, 실제 문제를 일으킨 뻥파워에는 EMI 필터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인증을 받을 때의 부품 상태와 시중에 판매되는 양산품의 부품이 달라질 수 있으며 특히 뻥파워들은 원가 절감을 위해 이러한 부품 바꿔치기가 빈번하다는 점에서 인증=품질을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좋은 파워 서플라이라도 새 커넥터가 없으면 못쓴다?

저는 좋은 파워 서플라이를 10년 이상 쓰고 있었고, 그만큼 업그레이드에 민감하지 않다는 내용을 언급했는데요, 반론에서는 4핀 커넥터가 부족할 수 있고, S-ATA 전원이나 VGA 6핀 커넥터가 없는 등 커넥터가 부족할 수 있는 등의 문제로 인해 3~4년 쯤 쓰면 새 파워 서플라이를 구입하는게 낫다고 합니다.

 

반론 : 좋은 파워 서플라이라고 해도 2~3년 지나면 필요한 커넥터가 없거나 부족해서 쓸 수 없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주변 장치가 늘어나서 4핀 커넥터가 부족 할수도 있고, SATA 전원이나 VGA 6핀 커넥터가 없어서 4핀 커넥터를 사용하다보니 4핀 커넥터가 부족 할수도 있는 등
시간이 지날 수록 요구하는 커넥터에도 변화가 생기기 때문에 사실 좋은 파워를 구입한다고 해도 최신 사양으로 업그레이드 하면서 계속 사용하는건 힘들고 길게 잡아 3~4년 정도 사용하면 새로운 파워를 구입하는게 낫다.

 

재반론 : 파워 서플라이의 주 기능은 컴퓨터 부품들이 사용하는 다양한 종류(12V, 5V, 3V 등)의 직류 전원을 안정적으로 공급해주는 것이며, 커넥터는 부수적인 고려 대상입니다.

파워 서플라이 PSU Power Supply

구형 파워 서플라이에 S-ATA 커넥터가 없다거나 그래픽 카드용 6핀 커넥터가 없다면 확장 커넥터를 구하면 됩니다. 이런 커넥터는 컴퓨터 부품 판매처에서 1000원 정도면 구할 수 있으며, 그래픽 카드에는 사진과 같은 6핀 커넥터가 딸려오기도 합니다.

AT 방식의 파워에서 ATX 방식의 파워로 바뀐 것과 같이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변화가 생긴다면 모를까, 새로운 방식의 커넥터가 없다고 해서 파워 서플라이를 바꿔야한다는 것은, 전혀 설득력이 없는 말입니다.

고급 파워 서플라이의 전기 요금 절감 효과, 그다지 크지 않다?

제 포스팅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파워 서플라이의 효율에 따른 전기 요금 절감 효과에 대해 언급했는데요, 뻥파워는 가정용 교류 전원(AC)를 컴퓨터용 직류 전원(DC)로 바꾸는 과정에서 열로 손실되는 비율이 높고, 결과적으로 효율이 높은 파워 서플라이는 구입가격은 비싸지만 오래 쓸수록 전기 요금 절감을 통해 파워 서플라이 구입 가격을 만회하고 남는다는 언급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달 전기요금 45000원(사용량 301kWh)인 가정에서 소비전력 250와트의 컴퓨터를 하루 6시간 쓴다고 가정했고

80PLUS 골드의 효율 90%(250와트를 위해 277와트 사용), 뻥파워 효율은 65%(250와트를 위해 384와트 사용)한다고 가정해서 매달 5910원의 전기요금 차이가 생긴다고 언급했는데요,

 

해당 블로거는 굳이 누진제 4단계인 301kWh를 기준으로 계산한 이유가 뭔지, 전기 요금 절감 효과가 크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너무 무리한 가정을 한 게 아니냐는 얘기를 했습니다.

아울러, 전기를 적게 사용하는 누진제 1단계 사용자라면 5910원 차이가 아니라 1/8정도인 약 700원 정도 차이가 난다고 했네요. 

파워 서플라이 PSU Power Supply 한전 사이버 지점 전기요금 계산기

 

반론 : 비교에서 왜 누진세가 붙는 300와트를 사용하는 경우에 추가로 파워의 소비전력 100와트를 한건지 좀 의아하다. 전기세는 6단계의 누진세가 있어서 위의 경우 4단계 누진세를 적용받아서 전력 요금자체가 올라가면서 마치 고효율 파워와 저효율의 파워의 전기세가 큰 차이가나는 것처럼(매달 5910원의 차이) 표현되있는데..

 

각 단계마다 요금이 두배정도 뛰는데 전기를 적게 사용하는 1단계 사용자라면 5910원의 차이가 아니라 1/8정도인 약 700원 정도 차이 난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5910원으로는 1년을 사용하면 고급 파워값을 뽑을 수 있겠지만 800원이면 8년..

물론 고효율의 파워가 오래 쓸 수록 전기 요금이 절약이 되기는 하겠지만 그 차이가 파워값을 만회 할 수 있을만큼의 차이를 기대 하기에는 좀 무리가 아닌가 생각된다.

 

재반론 : 일단 컴퓨터의 소비전력이 250와트라면, 상당히 고사양의 컴퓨터인 것은 사실입니다. 아울러 301kWh의, 누진제 4단계를 기준으로 한 것 역시 4인 가정에서 쓰는 일반적인 수준을 가정한 것이지만, 생각하기에 따라 요금 절감 효과를 크게 보이도록 의도한 것이라 볼 수도 있겠네요. 이건 가정에 따라 과할 수도, 적을 수도 있는 문제라 중간 정도의 조건으로 했다고 하겠습니다.

 

하지만, 누진제 1단계 사용자라고 해서, 누진제 4단계(매달 5910원의 차이)보다 1/8 수준으로 나온다는 계산은 잘못된 것입니다.

누진제 단계별로 전력량 요금(1kWh당 요금)도 오르고 기본 요금도 오르는 누진제의 함정을 간과한 것이죠.

 

한전 사이버 지점의 주택용 전기요금 계산기를 이용, 누진제 1단계 사용자(월 평균 99kWh-7100원)로 가정하고 계산해보더라도, 요금 차이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파워 서플라이 PSU Power Supply 한전 사이버 지점 전기요금 계산기

 

평소 전기를 적게 쓰는, 누진제 1단계 가정이라 하더라도 뻥파워와 80PLUS 골드 파워의 숫자를 그대로 대입해보면 월 800원이 아닌, 월 3130원의 차이가 나게 됩니다.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선플라워 SF-500P14XE GOLD(80PLUS GOLD 제품)의 다나와 최저가가 9만5천원이니(가격이 조금 올랐네요) 1만5천원짜리 뻥파워와의 가격차이를 8만원이라고 가정하면, 2년이 조금 넘는 시점에서 80PLUS GOLD 파워 서플라이의 가격을 회수할 수 있습니다.

저가형 파워 중 이름 있고, 사용기가 괜찮은 제품을 고르는게 낫다?

저도 어떤 물건을 사기 전에는 사용후기를 꽤 꼼꼼하게 살펴보는 편입니다. 하지만 요즘은 적당히 참고 자료로만 생각합니다. 사용후기를 가장한 제품 홍보글이 넘쳐나기 때문이죠.

 

반론 : 그래서 결론은..
대부분의 경우에 1~2만원대의 저가형 뻥파워를 사용하는것도 나쁘지 않고, 성능향상을 꽤 하고 싶다면 CPU나 VGA에 투자 하는게 낫다는 생각이다.
단, 저가형 파워중에서도 이름 있는 회사(케이스 회사에서 만든것도 괜찮음)나 사용기가 괜찮은 것 중에서 고르는게 낫다.

 

재반론 : 요즘은 마케팅 수단을 동원하면 회사의 인지도나 사용기 정도는 짧은 시간에 만들 수 있습니다.

뻥궁이라고 불리는, 천궁 파워도 모 동호회의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좋은 제품이라는 사용기로 도배가 되던 제품이었고, 2012/12/04 - 저렴한 파워 서플라이, 평생 무상 보증이 무의미한 이유에서 언급한 3Zone 파워도 나름 좋은 사용후기가 많이 올라왔던 제품이며, 뚝기란 파워 서플라이는 다나와 홍보를 통해 단 한두달만에 고급 제품처럼 인식되기도 했던 그런 전례가 있습니다.

파워 서플라이 PSU Power Supply 뻥파워 뚝기다나와 홍보를 통해 혜성같이 등장했던 뚝기

 

하지만 평생 무상 보증, '죽어도 다시 살아나는 파워'라며 홍보하던 3Zone은 사라져버리고 없으며

파워 서플라이 PSU Power Supply 뻥파워 뚝기 다나와 danawa평생 무상 보증의 3Zone, 업체가 사라진 후 달린 댓글

 

뚝기 역시 1년을 채 버티지 못하고 이젠 기억하는 이조차 없는 업체입니다.

파워 서플라이 PSU Power Supply 뻥파워 뚝기 다나와 danawa초반 마케팅 효과는 톡톡히 봤지만 몇달만에 사라진 뚝기의 제품 후기

뻥파워는 뻥파워일뿐...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주변에서 뻥파워로 인한 피해를 입은 상황을 꽤 여러번 봤기에 뻥파워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은 '절대 피해야할 위험 요소'라는 생각이 확고한 편입니다.

 

좋은 파워 서플라이는 컴퓨터가 필요로하는 전력을 충분히,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하지만 뻥파워는 원가 절감에만 신경을 쓸 뿐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는 거리가 멉니다. 

파워 서플라이 PSU Power Supply 뻥파워1. 코일이 타면서 에나멜이 케이스로 눌어 붙었고 2. 냉각팬의 비닐 튜브가 불붙기 일보직전까지 타버린 뻥파워

뻥파워는 말그대로 '뻥'하는 소리와 매캐한 냄새를 풍기며 한순간에 터진 경우도 있었고 메인보드나 그래픽 카드의 콘덴서를 서서히 부풀어오르게 하면서 컴퓨터 내부 부품의 수명을 단축시키기도 합니다.

문제가 되는 시기와 방식에 차이가 있을 뿐 뻥파워는 언제 문제를 일으킬지 모르는 시한폭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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