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워 온 컴퓨터의 하드디스크 속 개인정보. 하드디스크를 안전하게 버리는 방법은?

분리수거장에 버려진 노트북

며칠 전 분리수거장에 버려진 노트북 한 대가 눈에 띄었습니다.

 

분리수거장에 컴퓨터 부품이 나와 있으면 일단 한 번쯤 살펴보곤 하지만, 노트북은 다른 컴퓨터에 사용할 수 있는 부품이 거의 없다보니 딱히 살피지 않는 편입니다.

 

멀쩡해 보였지만 외형에서 풍기는 오래된 느낌은 지울 수 없었는데, 역시 바닥을 보니 2008년 제조된 노트북이더군요.

 

그냥 지나치려다가 꽤 오래전 살펴봤던, 지인의 구형 노트북의 메모리를 확장에 이 노트북의 메모리를 쓸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또 덥썩 집어오게 되었습니다.

버려진 노트북 개인정보

 

대부분의 노트북과 마찬가지로 이 노트북 역시 바닥의 덮개를 열면 메모리 슬롯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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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메모리 DDR2

 

하지만 아쉽게도 이 노트북에 들어 있는 메모리는 DDR2 방식이네요.

지인의 노트북은 DDR3를 사용하고 있는데다, 방식이 호환된다하더라도 개당 용량이 1GB에 불과하니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노트북 메모리 DDR2

 

그렇게 노트북을 주워 온 보람(?)도 없이 메모리를 다시 꽂아 분리수거장에 내다 놓기로 했는데, 메모리 슬롯 커버 옆에 하드디스크 슬롯 커버가 눈에 띄어 열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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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하드디스크

S-ATA 방식의 하드디스크가 그대로 달려 있었습니다.

 

하드디스크를 노트북에서 분리한 뒤 뒤집어 보니 도시바 160GB 하드디스크입니다.

노트북 하드디스크 160GB

버려진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담긴 정보는?

저는 오래된 컴퓨터 부품들은 값어치가 있을 때 중고로 팔아버리거나, 고물수집상에게 넘겨 폐기처분 합니다.

한 때는 오래된 부품들을 꿋꿋이 모아둘 때도 있었지만, 결국은 버리게 된 경험을 몇 번했고 그 뒤로는 미련없이 처분하곤 합니다.

 

다른 컴퓨터 부품을 버릴 때는 특별히 신경쓰지 않지만, 하드디스크만큼은 데이터가 남아 있지 않은지 꼼꼼히 확인하곤 합니다.

 

그런데 이 노트북의 하드디스크를 외장 하드케이스에 연결해 보니 2개의 파티션으로 살아 있었습니다.

버려진 노트북 개인정보

 

하드디스크의 내문서 폴더를 열어보니 생활기록부와 주민등록 등본, 그리고 자격증의 스캔 이미지가 들어 있습니다.

버려진 하드디스크 개인정보

 

내문서 폴더의 또 다른 폴더 안에는 컴퓨터 주인의 이력서, 입사지원서들이 있었습니다.

몇 군데 폴더에는 회사 내부 문서 파일도 있었고, 부부의 이력서 및 입사지원서가 각각 담겨 있는 걸 보니 아마도 맞벌이 부부인 듯 싶습니다ㅡㅡ;

버려진 하드디스크 개인정보

 

또 다른 폴더를 열어보니 가족들의 일상 생활이 담긴 사진 파일이 잔뜩 들어 있었습니다.

버려진 하드디스크 개인정보

 

그리고 또 다른 폴더를 열어보니, 이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던 공인인증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버려진 하드디스크 개인정보

비록 이 오래된 컴퓨터는 2011년 정도까지만 사용된 것으로 보이며 저장된 공인인증서 역시 유효기간을 훌쩍 넘긴 것이긴 합니다.

하드디스크 버리기전, 정보 폐기 방법

이 노트북은 배터리와 어댑터가 없는 상태로 버려져 있었고, 노트북 주인은 전원이 켜지지 않으니 그냥 버려도 되겠다고 생각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하드디스크만 떼서 외장하드 케이스에 연결하는 간단한 작업으로 본인의 신분증과 가족 사진, 회사 업무 관련 문서들까지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을 막으려면 컴퓨터 본체는 버리더라도 하드디스크는 따로 빼서 보관하던가, 그렇지 않으면 하드디스크에 담긴 정보를 폐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윈도우 탐색기에서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누르고 [포맷]을 선택해 하드디스크를 초기화 한 뒤 버리는 것입니다.

하드디스크 포맷

 

포맷할 때는 [빠른 포맷] 항목의 체크를 해제한 뒤 진행할 것을 권합니다.

다만 [빠른 포맷] 항목의 체크를 해제할 경우 포맷에 걸리는 시간이 늘어나는 단점이 있습니다.

하드디스크 포맷

하드디스크를 포맷 후 버리더라도 데이터 복구툴을 이용하면 원상복구할 수 있지만, 누가 쓰던 것인지 모르는 하드디스크에 데이터 복구툴까지 돌려 데이터를 복원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점에서, 이 포맷 작업도 꽤 효과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드디스크를 포맷하는 것만으로 안심이 되지 않을 경우, 디스크 와이핑 툴(Disk Wipe Tool)을 이용해 지울 수 있습니다.

디스크 와이핑 툴은 하드디스크에 임의의 데이터를 덮어 씌워 데이터 복구 프로그램으로 복구할 수 없도록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구글에 disk wipe tool 과 같은 검색어를 입력하면 수많은 유/무료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디스크 완전 삭제 프로그램 disk wipe tool

 

물론 하드디스크에 데이터를 덧씌우는 과정이다보니 시간이 꽤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습니다.

160GB의 하드디스크에 1번만 데이터를 덧씌우는 작업(가장 빠른 방법)을 진행하는데 50분이 넘게 걸리는군요.

디스크 완전 삭제 프로그램 disk wipe tool

빠르고 간편한, 하드디스크 물리적인 파괴

더 이상 사용할 일이 없는 컴퓨터를 버리는데 한 두시간씩 투자하는게 아깝다면, 하드디스크를 물리적으로 파괴하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사진의 금속은 꽤 오래전 하드디스크를 분해하여 뽑아낸, 무척 강력한 자석입니다.

하드디스크 강력자석

 

강력한 자석을 하드디스크 위에 올린 뒤 1분 남짓 슬슬 문질렀습니다.

하드디스크 강력자석

 

그렇게 하드디스크에 강력한 자석을 대고 문지른 뒤, 외장 하드케이스에 연결해봤습니다.

하드디스크 강력자석

조금 전까지 멀쩡했던 하드디스크는 끼릭~끼릭~ 하는 소리만 반복했고 외장 하드케이스의 LED는 불이 켜졌다 꺼졌다를 반복하면서 하드디스크를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이 작업에는 강력한(!) 자석이 필요한데, 저처럼 하드디스크를 분해해 얻은 자석, 혹은 자석식 창문닦개 수준의 강력한 자석이면 효과를 볼 수 있습디.

 

실제 하드디스크 폐기전문 업체에서는 강력한 자기장으로 하드디스크를 복구불가 상태로 만드는 디가우징(Degaussing) 장비를 이용하는데, 자석을 이용하는 것 역시 비슷한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만약 강력한 자석이 없다면, 망치와 일자드라이버를 이용해 하드디스크를 파괴합니다.

일자드라이버를 하드디스크 위쪽에 대고 망치로 퉁퉁 때리면

하드디스크 폐기 방법

 

생각보다 쉽게 하드디스크 케이스가 뚫립니다.

사진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하드디스크 안쪽의 둥근 플래터까지 쿵 찍어주면 그야말로 하드디스크를 안전하게 폐기할 수 있습니다.

하드디스크 폐기 방법

하드디스크 케이스와 내부 플래터를 손상시키는 대신 하드디스크 바닥면의 기판을 손상시키는 것 역시 좋은 방법입니다.

 

이상으로 개인이 간단하게 실행할 수 있는 하드디스크 폐기 방법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흔히 '고장난 컴퓨터'라고 하여 별 생각없이 컴퓨터를 통째로 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하드디스크를 떼서 다른 컴퓨터에 연결하면 바로 저장된 내용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만큼, 하드디스크만큼은 절대 온전한 상태로 버려서는 안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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