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TE 호환 배터리 사용후기. 가격깡패가 된 펜탁스 D-LI90 정품 배터리 대용품

넘사벽이 된 펜탁스 정품 배터리 가격

제가 사용 중인 디지털 카메라는 2년 전쯤 중고로 구입한 펜탁스 K-01 이라는 제품입니다.

 

DSLR과의 첫 인연을 펜탁스 클론 기종인 삼성 GX-1S라는 기종으로 시작했기에 새로운 디지털 카메라 역시 펜탁스 제품으로 선택하게 되었네요.

 

캐논이나 니콘 등의 주류 메이커에 비해 사용자를 만나기도 쉽지 않은 펜탁스를 다시 선택한 것은 가지고 있던 펜탁스용 렌즈와 플래시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크게 작용했습니다.

 

어쨌든 그간 손에 익은 펜탁스 계열의 카메라를 저렴하게 사용하고 싶었고, 그렇게 2년 전 중고 시장에 저렴하게 풀린 펜탁스 K-01을 구입해 사용해 왔습니다.

 

펜탁스 K-01은 그립감을 비롯해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지만 그래도 나름 만족하며 사용중인데 요즘 들어 배터리 방전이 부쩍 빨라졌습니다.

펜탁스 K-01 카메라 Pentax Camera

 

배터리를 완전 충전한 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배터리 게이지 한 칸이 줄어듭니다.

특히 배터리 게이지 한 칸이 줄어든 뒤 빨간색 게이지(배터리가 거의 바닥 났음)가 나타나는 시기도 엄청나게 빨라졌습니다.

펜탁스 K-01 카메라 Pentax Camera

올해 초 까지만 해도 배터리를 한 번 충전하면 얼추 1주일 정도는 사용했던 것 같은데, 요즘은 2~3일이면 다시 충전해야 합니다.

실내면 상관없지만, 야외에서 배터리 게이지가 빨간색이 되면 사진찍는게 그야말로 곤혹입니다.

 

제가 펜탁스 K-01을 중고 영입하던 2013년 6월 말, 당시 첫 사용자는 1000컷을 채 안찍었다 했지만 디지털 카메라 컷 수 확인 사이트에서 확인해보니 1800 컷 정도 찍은 것이더군요.

2013/02/20 - 내 DSLR 카메라는 몇 컷을 찍었을까? 컷수 간단히 확인하는 법

펜탁스 D-LI90 배터리 Pentax Battery

1000컷, 1800컷의 차이는 없다 싶어 그냥 구입했는데 펜탁스 K-01의 전용 배터리에 적힌 생산 날짜는 당시로서도 1년 6개월을 훌쩍 넘긴 상태라 좀 찜찜하더군요.

 

펜탁스 K-01로 2년동안 대략 3만 컷 이상의 사진을 찍었으니 이제 배터리 수명이 다 할 때도 됐다는 생각이 들어 펜탁스 K-01 정품 배터리의 가격을 확인해 봤습니다.

허걱, 지난 해 말에 7만원 남짓하던 D-LI90 펜탁스 정품 배터리의 가격이 10만원을 훌쩍 넘어 갑니다.

펜탁스 D-LI90 배터리 Pentax Battery

사실 D-LI90 배터리의 가격이 7만원 남짓할 때도 비싸다 생각했는데, 10만원을 훌쩍 넘는 가격은 엄두가 나질 않더군요.

그나마 10만원 정도에 판매하는 매장에 들어가보면 물량 부족으로 배송이 지연된다는 안내만 달려 있고, 당일 배송 가능 업체들이 제시하는 가격은 12~15만원 선입니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구입한, DSTE 펜탁스 D-LI90 호환 배터리

25만원 남짓한 가격에 구입한 디지털 카메라에 7만원짜리 정품 배터리를 구입할 것인지도 많이 망설였는데, 망설이는 사이 10만원이 훌쩍 넘는 귀하신 몸이 되어버렸습니다.

결국 저렴한 호환 배터리를 알아봤는데, 국내 판매되는 펜탁스 D-LI90 호환 배터리의 가격은 개당 15000원~20000원 정도 하더군요.

 

요즘 자주 이용하는 알리익스프레스에서의 가격은 어떨까? 알아봤더니 DSTE라는 업체의 펜탁스 D-LI90 호환 배터리 가격이 꽤 저렴했습니다.

D-LI90 호환 배터리 2개에 전용 충전기를 합해 18.99달러, 한국까지 배송비가 2달러 정도, 총 21달러면 구입할 수 있습니다.

DSTE D-LI90 호환 배터리 DSTE Pentax Battery얼마전 한국까지 무료 배송으로 바뀜

사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구입하면 안되는 물건 중 대표적인 것이 메모리와 배터리입니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구입한 저렴한 대용량의 USB 메모리 중에는 저용량 메모리에 인쇄만 바꿔놓은 제품, 혹은 2~4GB 정도의 파일을 복사한 뒤로는 용량이 부족하여 사용할 수 없다는 에러 메시지를 띄우는 짝퉁 제품들이 도착했다는 이용 후기들이 많이 보입니다.

 

디지털 카메라용 호환 배터리 역시 최대 충전 용량이나 배터리의 성능 지속 기간이 엄청나게 짧은 제품들이 많다더군요.

하지만 국내에서 구입하는 호환 배터리 역시 중국에서 판매되는 것이나 별반 차이가 없고, 국내 호환 배터리의 절반 이하 가격이라 주문했습니다.

'DSTE battery quality'라는 키워드로 검색해보니 저렴한 가격이 무기, 혹은 가격 대비 적당히 쓸만한 제품이라는 평가가 많더군요.

DSTE D-LI90 호환 배터리 DSTE Pentax Battery

 

 

인터넷 평가를 보니 DSTE 배터리가 적당히 쓸만한 물건이란 생각이 들었고, 어차피 호환 배터리라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주문해도 문제없겠다 싶었습니다.

2015/04/23 - 알리익스프레스에서 무선 랜카드 주문한 과정. 생각보다 쉬운 해외쇼핑몰 이용법

그리고 주문한지 1달이 다 된 어느 날, 노란 봉투에 담긴 DSTE 배터리가 도착했습니다.

DSTE D-LI90 호환 배터리 DSTE Pentax Battery

지금까지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주문했던 제품들은 대부분 2주 안에 도착했는데, 이 배터리는 한 달이 다되어 도착했네요.

배송봉투에는 스웨덴에서 배송되었다고 찍혀 있었는데, 중국 업체에서 주문한 제품이 왜 스웨덴에서 배송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DSTE의 펜탁스 D-LI90 호환 배터리는 작은 종이 상자에 담겨 왔습니다.

'고급' 따위는 느낄 수 없는 포장에는 모델명과 리튬이온 배터리의 일반적인 취급 주의 사항(화기를 피하고, 단락시키지 말고, 분해하지 말고, 전용 충전기를 사용하라)이 적혀 있습니다.

DSTE D-LI90 호환 배터리 DSTE Pentax Battery

 

종이 박스를 열어 보니 얇은 비닐봉지에 쌓인 DSTE 호환 배터리와 주의 사항이 적힌 얇은 종이 한 장이 들어 있습니다.

DSTE D-LI90 호환 배터리 DSTE Pentax Battery

박스에 적혀 있던 취급 주의 사항 이외에도 10도 이하 저온에서 배터리 성능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0도 이하에서는 이상 작동할 수 있으니 추운 장소에서는 주머니에 넣어 따뜻하게 보관했다가 사용 직전에 꺼내라는 내용이 추가되어 있네요.

 

DSTE 호환 배터리를 꺼내 이리저리 살펴보니 일단 외형은 상당히 깔끔합니다.

펜탁스 정품 D-LI90 배터리와 놓고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케이스 전체의 느낌이 매끈합니다.

DSTE D-LI90 호환 배터리 DSTE Pentax Battery

물론 배터리에 생산 년월이 적혀 있는 펜탁스 정품 배터리와 달리 DSTE 배터리에는 배터리 전압과 용량 등의 내용만 적혀 있습니다.

참고로 DSTE D-LI90 호환 배터리 용량은 2800mAh로 펜탁스 정품 D-LI90의 1860mAh보다 높지만, 호환 배터리의 용량 표기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어쨌거나 DSTE 배터리의 외형은 펜탁스 정품 배터리의 느낌을 거의 그대로, 배터리 플라스틱 케이스의 상판 엠보싱 느낌까지 재현했네요 ㅎㅎ

DSTE D-LI90 호환 배터리 DSTE Pentax Battery

 

DSTE 배터리와 함께 딸려온 충전기 역시 외형이 나름 깔끔합니다.

DSTE D-LI90 호환 배터리 DSTE Pentax Battery

 

110볼트 플러그를 접었다 폈다하는 방식으로, 110-220볼트 변환 플러그만 끼우면 국내에서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DSTE D-LI90 호환 배터리 DSTE Pentax Battery

 

'여행용 충전기'라고 적혀 있는 DSTE 충전기의 사양은 100V~240V, 50/60Hz의 프리볼트 제품이며 특히 자동차용 시거잭을 이용해 12V~24V 직류 전류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군요.

DSTE D-LI90 호환 배터리 DSTE Pentax Battery

 

시거잭 연결을 어떻게 하는건가 충전기를 살펴봤더니 한 쪽에 작은 어댑터 연결 단자가 있습니다.

DC 잭 직경이 작아, 맞는 차량용 충전기를 구하는게 쉽지 않겠다 싶지만 어쨌든 자동차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충전기입니다.

DSTE D-LI90 호환 배터리 DSTE Pentax Battery

 

펜탁스 정품 충전기, D-BC90과 비교해보면 출력 전압은 8.4볼트로 같지만 출력 전류는 600mA로 DSTE 충전기가 높은 편입니다.

아마도 DSTE 호환 배터리가 펜탁스 정품 배터리에 비해 (무늬 뿐일지라도) 고용량이라  충전기의 출력 전류도 높은 듯 합니다.

펜탁스 D-BC90 충전기 Pentax Charger

 

DSTE의 D-LI90 배터리의 충전에 걸린 시간은 대략 4시간~4시간 30분 정도입니다.

DSTE D-LI90 호환 배터리 DSTE Pentax Battery

요즘 제 펜탁스 정품 배터리는 저녁때 꽂아 놓으면 다음 날 아침이 되어야 완전 충전 상태가 되는 것에 비해 DSTE 호환 배터리의 충전 시간은 꽤 시원시원한 느낌입니다.

펜탁스 정품 배터리 대비 가격은 대만족, 성능은 70~80점 정도

DSTE 펜탁스 D-LI90 호환 배터리를 받은 뒤 완전 충전 후 배터리 게이지가 다 떨어질 때까지, 3번 정도 사용을 했습니다.

DSTE D-LI90 호환 배터리를 1회 충전 후 대략 400장의 사진을 찍고 4~5분 정도의 동영상을 찍으니 배터리 충전이 다시 필요한 상태가 되었네요.

 

펜탁스에서 밝힌 K-01의 성능표를 보면 정품 배터리로 대략 500장 정도의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하는데, DSTE 호환 배터리의 경우 자동 초점을 반복하여 잡으면서 꽤 '요란하게' 사용해도 정품 배터리에 거의 근접하는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펜탁스 K-01 카메라 Pentax Camera

호환 배터리의 고질적인 문제인 '짧은 시간에 수명이 급격히 줄어드는 문제'는 아직 뭐라 얘기할 시기는 아니지만 초기 사용 시간만 따지고 보면 꽤 만족스럽습니다.

다만 배터리 게이지에는 배터리 상태가 충분했지만, 렌즈의 자동 초점 작업 중 '배터리 부족'이라는 메시지를 내며 카메라의 전원이 꺼져버려 다시 켜야 했던 적이 1회 있었습니다.

 

그리고 펜탁스 35mm 매크로 리밋 렌즈와 같이 작은 렌즈를 끼웠을 때 배터리의 체감 사용 시간이 길었던 반면 시그마 17-70mm 같은 무거운 렌즈를 끼워 놓으니 배터리 게이지가 급격이 줄어드는 증상도 있었습니다.

 

역시 구입전 해외 사용자들의 반응과 같이 '저렴한 가격을 감안하고 적당히 쓸만한 배터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D-LI90 호환 배터리 2개와 충전기를 2만원 남짓한 가격에 구입했으니, 배터리의 수명이 짧아도 납득하고 사용할만하다 싶네요.

 

사실 펜탁스 정품 D-LI90 배터리의 가격이 지난 해처럼 7만원 정도였다면 정품 배터리쪽으로 살짝 기울었을지도 모르겠는데, 지금처럼 '정품' 배터리 하나의 가격이 10만원을 훌쩍 넘은 상황에서는 DSTE 호환 배터리의 가성비 압승이라고 생각됩니다.

펜탁스 D-LI90 배터리 Pentax Battery

펜탁스 카메라의 사용자 층이 워낙 얇다보니 렌즈나 플래시 등 주변 기기의 제품 종류나 가격 선택에서 불리한 것은 이미 익숙하지만, '비싸다'를 넘어 '넘사벽'이 되어버린 정품 배터리 가격을 보니 이건 좀 아니다 싶네요.

 

들리는 말에 의하면 펜탁스 국내 총판인 세기 P&C에서 구형 펜탁스 카메라에 대한 재고를 소진해 버리고 더 이상 들여오질 않아 가격이 오른다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호환 리튬 이온 배터리의 들쭉날쭉한 전류 특성이 카메라의 수명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얘기도 들리지만, DSTE 호환 배터리로 인해 카메라가 고장난다면 그때는 펜탁스가 아닌 다른 메이커의 카메라로 갈아 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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