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 불빛의 직진성, 눈부심
얼마전부터 몇 번의 포스팅을 통해 스위스밀리터리 V랜턴2의 7와트 U-Tube 형광등을 LED로 교체하는 과정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LED 랜턴으로의 개조 포스팅을 살펴본 분들이라면 알겠지만, 마냥 쉽지만 않은 작업이었습니다.
특히 12볼트 LED바를 잘라 납땜을 해서 12볼트 전원에 연결해 쓰는 정도의 지식으로 6볼트 납축전지에 맞는 LED 드라이버 회로에 대해 이해하고 구성하는 과정에 가장 많은 시간이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밝기의 LED가 실제 사용하기에 적당할지, 파워 LED의 종류를 결정하는 것 역시 한 번의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습니다.
어쨌든 나름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여 개조한, Cree XM-L T3 파워 LED 랜턴은 밝기가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2014/10/16 - 캠핑용 LED 랜턴 개조 DIY 4편 - Cree XM-L T3 파워 LED로 교체, 대만족
지난 포스팅에서 '딱 한 가지 작업이 남았다'고 했는데요, 그것은 Cree XM-L T3 LED의 빛을 좀 더 부드럽게, 그리고 넓게 방사되도록 하는 작업이었습니다.
직진성이 강한 LED 불빛의 특징은 Cree XM-L T3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Cree XM-L T3 LED의 조사각은 120도 입니다.
즉 랜턴 위에서 아래쪽으로 120도 각도로 퍼져 나가는데 스위스밀리터리 V랜턴2의 위쪽 전등갓과 몸체의 재료인 투명 폴리카보네이트 재질에 강한 빛이 통과하면서 층이 지는 느낌이 납니다.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LED 랜턴 디퓨저
지난 해 LED바를 이용해 캠핑 랜턴을 만들 때도 랜턴으로 어울릴만한, 적당한 모양의 반투명 케이스를 구하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했습니다.
2013/04/22 - 자작 LED 랜턴, 밝기와 실용성 모두 만족스러운 랜턴 DIY
강한 LED 불빛을 좀 더 부드럽게 만드는 방법으로 투명한 재질의 전등갓과 몸체를 부드러운 사포로 문질러 뿌옇게 만드는 방법을 많이 이용합니다.
처음에는 스위스밀리터리 V랜턴2의 폴리카보네이트 몸체를 사포로 문지를까 하다가, LED 플래시 끝에 나사식으로 돌려 끼워 빛을 확산 시키는 디퓨저(Diffuser)의 형태를 보고 한 가지 힌트를 얻었습니다.
폴리카보네이트를 사포로 문질러 뿌옇게 만드는 대신, LED에 빛을 확산시킬만한 디퓨저를 부착해보기로 한 것이죠.
LED 램프의 디퓨저 역할을 할 만한게 뭐가 있을까, 살펴보다가 마눌님의 화장대의 스프레이 캔이 눈에 띄었습니다.
스프레이 캔의 뚜껑은 적당히 불투명한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어서 어쩌면 이것이 LED 랜턴의 디퓨저 역할을 훌륭히 해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잘 조립해 놓은 스위스밀리터리 V랜턴2를 뜯어 디퓨저를 부착하기 전, 미리 실험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사진의 LED 램프는 몇 년전 출장지에서 20달러에 구입한 침실용 LED 램프입니다.
1.5볼트 건전지 4개를 넣어 쓰며 20분 남짓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꺼지는 방식이라 침실용 독서등으로 꽤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LED 램프를 그냥 켜보면 밝은 곳과 그늘진 곳이 확연하게 구분되고 초록색 병을 통과한 불빛 역시 심하게 층이 져 있습니다.
이 LED 램프의 광원에 마눌님의 스프레이 뚜껑을 살짝 얹었더니, 놀라운 변화가 생겼습니다.
층이 질 정도로 차이가 심했던 LED 불빛이 부드러워졌으며, 무엇보다 빛이 닿지 못하던 LED 램프 주변도 환하게 밝아졌습니다!
과연 효과가 있을까? 싶었는데 의외로 LED 램프에 살짝 올려 놓은 것만으로 불빛의 분위기가 확 달라집니다!!
개조 LED 랜턴에 스프레이 뚜껑 디퓨저 장착해보니
LED 빛이 부드럽게 퍼지고, 빛의 조사각이 넓어지는 효과까지 있는 것을 확인했으니 바로 개조 LED 랜턴에 붙여봤습니다.
작은 스프레이 뚜껑이라 21mm 스타 방열판이 붙은 Cree XM-L T3 LED 두 발이 잘 들어갈까 살짝 염려했지만 의외로 스타방열판 두 개에 딱 맞아 들어갔습니다.
LED 랜턴의 방열판에 스프레이 뚜껑을 고정하기 위해 또 다시 믹스앤픽스 퍼티를 이용했습니다.
LED 랜턴의 바닥면에는 위쪽에서 비추는 빛을 더 넓게 반사시킬 목적으로 사이드미러용 광각 거울을 붙일 생각이었지만, 스위스밀리터리 V랜턴2의 양쪽 전극 간격이 좁아 광각거울을 붙이지 못했습니다.
살짝 아쉽긴 했지만 스위스밀리터리 V랜턴2의 바닥면에 금속재질의 반사판이 붙어 있었기에 광각거울에 대한 욕심을 접기로 했습니다.
분리했던 스위스밀리터리 V랜턴의 조립이 끝나고 불을 켜봤습니다.
앞서 침실용 LED 램프에서 경험했던 것처럼 불빛이 훨씬 부드러워졌고, 랜턴 아래쪽 120도 각도로 퍼지던 불빛의 조사각이 좀 더 넓어진 느낌입니다.
LED 랜턴에 디퓨저를 붙이기 전의 불빛과 비교해보면 스프레이 뚜껑 디퓨저의 역할을 확실히 느낄 수 있습니다.
디퓨저를 붙이기 전에는 랜턴 위쪽과 옆으로 층이 져 있고, 아래쪽 랜턴 몸체 그림자 역시 확실히 진한 느낌입니다.
투명 폴리카보네이트 전등갓을 사포로 문질러 뿌옇게 만들었다면, 빛은 부드러워졌겠지만 조사각이 넓어지는 효과는 적었을텐데, 스프레이 뚜껑 디퓨저 덕분에 훨씬 완성도 높은 LED 랜턴이 되었습니다.
DIY 작업을 마친 LED 랜턴, 실제 캠핑장에서 사용해보니
모든 작업을 완료한 스위스밀리터리 V랜턴2를 들고 캠핑장으로 나가봤습니다.
이번에 다녀온 연인산 다목적 오토캠핑장은 전기가 잘 들어오는 곳이었지만 꽤 공들여 개조한 LED 랜턴이 실제 캠핑장에서 어느정도의 성능을 보여줄 것인지 확인해서죠.
일단 스위스밀리터리 V랜턴2에 원래 달려 있던 7와트 U-Tube 형광등의 느낌입니다.
주광색 7와트 형광등은 딱 테이블 주위만 밝힐 정도의 광량입니다.
스위스밀리터리 V랜턴2가 흔히 '테이블랜턴'이라고 불리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노란색 3와트 파워 LED 두 발을 달아 개조한 당시의 불빛입니다.
주황색에 가까운, 진한 노란색의 불빛이 분위기는 그럴싸하지만 7와트 U-Tube 형광등 불빛과 거의 비슷하거나, 오히려 조금 더 어두운 정도입니다.
3와트 노란색 파워 LED를 Cree XM-L T3 LED로 바꾸고 스프레이 뚜껑 디퓨저까지 장착한 완전체 LED 랜턴을 켜 봤습니다.
테이블 위쪽이 밝아진 것은 물론, 주변까지 꽤 밝게 비추고 있습니다.
스위스밀리터리 V랜턴2에 원래 달려 있던 7와트 U-Tube 형광등에 비해 확실히(!) 밝습니다.
함께 가지고 나갔던 파워서플라이용 LED 랜턴과 LED바는 모두 끈 상태에서 스위스밀리터리 V랜턴2만 켰습니다.
랜턴을 테이블 위에 올려 놓은터라 랜턴 주변에 가까이 있었지만 LED 랜턴 특유의 눈부심도 거의 느낄 수 없었고, 주변이 분위기 좋을 정도로 밝아졌습니다.
이 정도면 처음 랜턴 개조 프로젝트(!)를 시작했던 의도에 충분히 부합하는, 썩 좋은 결과물이 나온 셈입니다.
함께 캠핑을 나왔던 후배 녀석은 이 정도면 판매용으로 내놔도 손색이 없겠다는 립서비스급 찬사까지 아끼지 않는군요ㅎㅎ
이렇게 스위스밀리터리 V랜턴2를 LED 랜턴으로 개조하는 작업은 끝이 났네요.
이번 LED 랜턴 개조 작업을 통해 딱 원하던 수준의 밝기와 색깔의 LED 랜턴을 갖게 되었다는 점 외에도 LED에 대해 좀 더 많은 것을 알게 된 것에 만족합니다.
이미 캠핑장에서 사용할 조명은 충분히 갖추었기에 당분간은 LED 랜턴에 눈을 돌릴 일이 없겠지만 앞으로 LED 조명이 필요하다면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 필요한 LED 조명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더 뿌듯합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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