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둘 고양이에 따라 바뀌는 실내 배치
고양이 뚜기는 이제 부쩍 길쭉길쭉하게 자랐고, 정신없이 우다다다 하면서 캣초딩의 위엄을 한껏 뽐내고 있습니다.
특히 식탁 정도의 높이도 한 번에 훌쩍 뛰어 올라올 정도가 되면서 높고 아슬아슬한(?) 곳들을 종횡무진 뛰어다니곤 합니다.
거실 소파 옆에 세워두었던 홈시어터 스피커 역시 고양이 뚜기가 가장 즐겨 찾는 장소 중 하나입니다.
홈시어터의 후방 스피커는 원래 스피커 스탠드 위에 세로로 세워 두었지만 뚜기가 스피커로 착지를 할 때, 혹은 스피커에서 다른 곳으로 뛰어 내릴 때 흔들흔들 위태로워 보였고, 스피커 위쪽에 걸어둔 액자들을 자꾸 건드리는 통에 아예 스피커를 스탠드 옆에 눕혀 놓았습니다.
스피커를 옆으로 눕히면서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인 쉼터(?)가 되었는데 또 다른 문제가 생겼습니다.
바로 스피커 바닥의 받침 고무를 물어 뜯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딱딱한 스피커 케이스에 말랑말랑한 고무 받침의 감촉 때문인지, 침을 잔뜩 묻혀가며 잘근잘근 씹어댑니다.
고양이의 특정 행동을 직접 막는 것 보다 고양이의 시선을 분산시킬만한 행동(장난감이나 레이저 등을 흔들어대는 등)을 해서 특정 행동을 하지 않도록 하는게 훨씬 효과가 좋다는 것을, 짧은 집사 생활을 통해 얻은 경험입니다.
이런 경험에 따라 고양이 뚜기가 스피커 받침 고무를 물어 뜯을 때 장난감을 흔들어 댔고, 잠시 장난감에 정신이 팔려 고무 물어뜯기를 중단하고 내려왔습니다.
하지만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스피커 위로 올라가 고무를 물어 뜯는 행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고양이에게 효과 좋은 라임
매번 지키고 서 있다가 장난감을 흔들수도 없고, 어떻게 할까 하다가 고양이가 레몬이나 식초 등의 신냄새를 싫어한다는 얘기가 떠올랐습니다.
마침 냉장고에 오래전에 사서 방치중인 라임이 있어 잘게 자른 뒤 물어 뜯던 스피커 고무 받침에 잔뜩 발랐습니다.
라임조각을 문지르고 있으니 뭔가 싶어 살펴보고 냄새를 맡던 뚜기는, 신기하게도 그렇게 좋아하던 스피커의 고무에서 멀리 떨어져 앉습니다.
즐기던 고무 물어뜯기에 미련이 남는지 잠시 스피커 바닥 고무에 잠시 시선을 돌렸지만, 결국 입을 가져가 물어 뜯는 행동을 반복하지는 않더군요.
갑자기 나타난 라임의 신냄새를 탐색하다가 솜방망이에 묻었는지, 한참동안 털을 고르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습니다.
다 물어뜯지 못해 안타깝다옹!!!
고양이가 신 냄새를 싫어한다는 얘기를 얼핏 들었지만, 이렇게 즉시 효과가 있을 줄을 몰랐고 만족스러웠습니다.
물론 고양이에 따라 신 냄새에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일단 제 고양이에게는 효과가 좋네요.
듬뿍 발랐던 라임즙이 말라버리면 또 물어뜯지 않을까 싶었는데, 이후 여전히 스피커에 즐겨 올라가지만 고무 물어뜯는 행동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마 단순한 호기심에 시작했던 고무 물어뜯기였는데, 라임즙의 신 냄새를 맡은 후로 고무에 흥미를 잃어버린 게 아닐까 짐작됩니다.
스피커 고무 물어뜯기 버릇을 고친 후 약 2주, 이제는 화분 위로 뛰어올라 흙 위에 앉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흙을 파헤치는 행동은 화분 주변에 페트병을 잘라 두는 것으로 해결되었습니다.
2017/11/12 - 고양이가 화분 위로 올라가는 것을 막는, 뜻밖에 효과 좋은 페트병 화분 덮개 만들기
화분에 페트병을 깔아두는 것으로 화분 흙 위에 앉아 있는 버릇도 거의 없어졌지만, 가끔은 화분 모서리를 딛고 화분에 심어진 나무에 다리를 쭉 뻗어 잡아 흔들기도 하는군요.
화분의 나무 흔들기에 꽂히기(?) 전에 또 다시 냉장고에서 색이 변해버린 라임을 잘라와 화분 주변에 문질러 주었습니다.
화분 모서리에 라임즙을 바르고 물러서니 고양이 뚜기는 또 다시 화분 모서리로 점프해서 올라갔는데, 역시나 라임의 신 냄새가 신경쓰이는지 잠시 냄새를 맡다가 이내 방바닥으로 내려오는군요.
이로서 제 고양이는 신 냄새를 싫어한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오래되어 버리려던 라임, 즙을 내어 보관
이 라임은 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늦여름에 마트에서 사왔고, 얇게 잘라 맥주에 한 두번 띄워먹은 뒤로는 방치해 두었던 것인데 뜻밖에 유용하게 사용했습니다.
라임이 없었다면 아무래도 식초를 발랐을 텐데, 강한 식초 냄새보다는 상큼한 라임향이 사람에게도 더 좋은 듯 싶습니다.
어쨌든 오래 방치하여 겉껍질 색이 변해버린 라임의 즙을 짜서 보관하기로 했습니다.
라임을 절반으로 잘라
손으로 꾹 짜서 즙을 냅니다.
한방울의 즙도 남기지 않겠다는 각오로 꽉꽉 짜냈고
라임 4개의 즙을 짜니 작은 주스병 절반 정도가 되는군요.
이 라임즙은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고양이 뚜기의 물어뜯는 행동을 교정할 때 휴지 등에 묻혀 사용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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