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란도 네비게이션 마감재에 우레탄 클리어로 마무리. 듣던대로 튼튼한 피막과 광빨(!)

도료 피막 보호용 우레탄 클리어 도포

1년전, 올란도 네비게이션 매립재에 붙였던 카본 시트지가 보기 흉하게 들떠서 카본 시트지를 떼어내고 에어브러시를 이용한 도색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색깔 있는 도료가 잘 묻도록 하기 위해 플라스틱 표면에 젯소를 바른 뒤 에어브러시로 보라색 도료를 뿌려 밑색을 입혔고, 단색의 보라색이 너무 썰렁해보여 마스킹 작업으로 무늬를 넣었습니다.

 

이제 마지막 작업으로, 우레탄 클리어 도포가 남았습니다.

 

앞서 뿌렸던 보라색 밑칠, 마스킹 작업에는 프라모델용 락카 도료를 사용했는데, 락카 도료의 피막이 다른 도료에 비해 강하다고 하지만, 어디까지나 손대지 않고 구경하는 프라모델용 도료의 피막일 때 얘기입니다.

 

손이 닿는 부분에 프라모델용 도료만 칠해 놓을 경우 피막이 쉽게 벗겨지므로 피막 보호 목적으로 우레탄 클리어를 뿌리기로 했습니다.

올란도 네비게이션 마감재 도색유광 락카 도료를 입힌 상태

 

우레탄 클리어는 기존 프라모델용 클리어 도료(마감재)에 비해 피막이 월등히 튼튼한 마감재입니다.

특히 유광 우레탄 클리어는 광택이 좋아 자동차 모형을 만드는 모델러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사실 지난해 카본 시트지를 붙이기 전부터 에어브러시를 이용한 도색을 해볼까 생각했지만, 피막이 쉽게 깨질 것 같아 카본 시트지를 이용하게 되었는데, 이번에는 건담 프라모델 쇼핑몰을 운영하던 후배가 우레탄 클리어도 보내주어 작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SMP하우스 우레탄 클리어

 

제가 사용한 우레탄 클리어는 SMP하우스의 유광 우레탄 클리어 제품입니다.

도료에 신너만 섞어 희석해 뿌리는 일반 도료와 달리 우레탄 클리어는 주제와 경화제, 그리고 신너를 섞어 뿌리는 방식입니다.

SMP하우스 우레탄 클리어 설명서희석비율, 사용법이 꽤 까다로운 우레탄 클리어

저는 자동차 모형은 만들어 본 적이 없으니 우레탄 클리어를 사용해 보는 것도 처음입니다.

 

후배는 우레탄 클리어 작업시 주제와 경화제의 비율을 설명서에 나온 대로 최대한 정확히 계량해야 하며, 우레탄 클리어의 물성이 일반 도료에 비해 훨씬 뻑뻑하니 컴프레셔의 공기압을 높이고 뿌리라고 합니다.

 

몇 번인가 전화로 설명하던 후배는 결국 다른 곳에다 뿌리는 연습을 해보라는 조언도 하더군요.

이 녀석, 꽤나 반복해서 겁을 준다 싶었는데 실제로 우레탄 클리어 주제와 경화제, 그리고 신너를 섞어놓고 보니 그간 봐왔던 프라모델 도료와는 확실히 다른 점도입니다.

SMP하우스 우레탄 클리어

 

마치 투명 에폭시 작업을 할 때와 같이 불투명하면서 뻑뻑한 느낌이 들어 과연 이게 제대로 분사될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SMP하우스 우레탄 클리어뻑뻑한 에폭시 느낌에 몹시 당황

 

우레탄 클리어의 실험 대상으로, 몇 년전 만들었던 원피스 고잉메리호가 당첨되었습니다.

몇 년동안 먼지만 뒤집어 쓰고 있던 먼지를 물티슈와 면봉, 그리고 에어브러시를 이용해 털어냈습니다.

원피스 고잉메리호

 

고잉메리호의 돛 부품에 우레탄 클리어를 뿌렸는데, 뭔가 잘못된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분사되는 양이 시원찮더군요.

원피스 고잉메리호

 

몇 번의 연습을 통해 나름 대로의 감을 잡았습니다.

고잉메리호의 갑판 부분 무늬가 도드라져 보이는 투명한 막이 우레탄 클리어인데요, 후배는 갑판과 돛의 중간 정도로 뿌리면 좋겠다 했지만 저는 두꺼운 피막의 느낌이 더 그럴싸하게 느껴지더군요.

원피스 고잉메리호 우레탄 클리어

 

올란도 네비게이션 마감재에 우레탄 클리어를 뿌린 직후의 사진입니다.

나름 특성을 파악했다 싶어 시작했지만 또 다시 뻑뻑하기 이를데 없는 우레탄 클리어에 당황하고, 내 뜻대로 도포되지 않아 멘붕 상태가 되고, 이를 수습하느라 애를 먹은 탓에 뿌리는 중간 과정의 사진은 없습니다.

올란도 네비게이션 마감재 우레탄 클리어

우레탄 클리어의 도포 과정에서 이렇게 완전히 망쳐버리는구나 싶은 상황까지 왔다가 겨우 수습을 하고 두껍게 두껍게 도포를 마무리한 상황입니다.

 

처음부터 젯소의 붓자국이 남아 있었던데다 우레탄 클리어를 도포하면서 피막이 더 울퉁불퉁, 두꺼워졌네요.

자동차 모형을 만드는 모델러였다면 완전히 실패라고 할만한 상황이지만 저는 오로지 튼튼한 피막을 얻는게 목적이었고, 번쩍거리는 광도 보너스로 얻은 느낌입니다.

도색 작업을 끝낸 올란도 네비게이션 마감재, 다시 장착

우레탄 클리어 도포 후 그늘에서 3일을 건조 시켰고, 번들번들, 번쩍번쩍한 광빨(?)은 여전합니다.

올란도 네비게이션 마감재 우레탄 클리어

 

이제 분리해 두었던 네비게이션을 네비게이션 마감재 안쪽에 원래대로 고정시켰습니다.

올란도 네비게이션 마감재 고정케이블 타이, 만능 DIY 도구

 

볕이 좋은 일요일 오후, 올란도의 공조기 커버와 시크릿 큐브를 떼어내는 것으로 마지막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올란도 트립 모니터 마감재 분리

 

얇은 트립 모니터 커버를 떼어낸 자리에 1주일 동안 도색한 네비게이션 커버를 붙였습니다.

올란도 순정 네비게이션 마감재 결합

네비게이션에 전선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전원이 ACC전원(키를 꽂았을 때 들어오는 전원), BATT+전원(상시전원)이 나눠져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전원선을 잘못 연결했다가 자칫 네비게이션과 트립모니터, 트립컴퓨터까지 태워먹을 뻔한 아찔한 순간도 있었지만, 다행히 전원선을 다시 작업하니 정상 작동하고 있습니다.

 

시크릿 큐브와 공조기 커버까지 모두 장착하는 것으로 1주일간의 올란도 네비게이션 커버 도색 작업은 모두 마무리 되었습니다.

 

쥐색의 올란도 실내 마감재에 번쩍이는 유광 보라색은 왠지 어울리지 않는 듯 보이면서도 뭔가 포인트가 되는 느낌입니다.

올려 놓고 보니 무채색에 가깝게 도색했더라면 더 나았겠다 싶으면서도 각도에 따라 달라보이는 색상이 아주 망작은 아니라 되뇌어 봅니다.

올란도 네비게이션 마감재 도색

 

마스킹을 통해 열심히 새겨둔 무늬는 네비게이션 커버의 각도 때문에 운전석이나 조수석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고개를 천장 쪽으로 한껏 들어올려야 이 정도 형태와 색상으로 보입니다.

올란도 네비게이션 마감재 도색

 

결국 마스킹 작업한 무늬는 밖에서 더 잘보이는데, 그나마 자동차 앞유리의 반사광에 거의 묻힙니다.

어쨌든 운전석보다는 바깥에서 잘 보이는 무늬인 만큼 다음에는(?) 무늬의 방향을 반대로 그려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올란도 네비게이션 마감재 도색

 

이렇게 프라모델용 락카도료와 우레탄 클리어, 에어브러시를 이용한 올란도 네비게이션 커버의 도색 과정은 일단락 되었습니다.

에어브러시를 정말 오랫만에 잡아본터라 도색 과정, 우레탄 클리어 과정에서 여러차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올란도 네비게이션 마감재 도색

 

하지만 시행착오를 반복하면서 10여년 전 에어브러시를 처음 배우던 추억이 떠올랐고, 그간 묵혀 둔  프라모델들을 다시 꺼내 만들어 보자는 의욕이 생겼습니다.

밀리터리 프라모델 건담 프라모델묵은 프라모델들, 곧 다시 봅시다!

무엇보다 에어브러시를 더 연습하여 멋진 Ice Fire 문양을 그려봐야겠다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습니다ㅎㅎ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Ice Fire를 만족스럽게 그릴 실력을 갖추게 되면, 올란도 네비게이션 마감재의 리폼 과정을 다시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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