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써본 인터넷 익스플로러 9 베타, 역시 베타 수준

이례적으로 사용해본 인터넷 익스플로러 9 베타

9월 16일, 인터넷 익스플로러 9의 베타버전이 발표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설치, 사용해보았습니다.

물론 베타버전 이전에 플랫폼 프리뷰 버전이 나왔다고는 하지만, 최소한 베타 정도는 되어야 써 볼만 하겠다 싶은 생각이 들어 베타 버전이 공개되길 기다렸습니다.

 

사실 컴터맨은 하드웨어, 프로그램의 베타 버전이나 초기 버전은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새로운 프로그램, 하드웨어를 먼저 사용해봐야 직성이 풀리던(얼리어댑터 정신이 투철하던) 예전과는 달리, 이제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베타 테스터는 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얼마전 개정판 원고를 넘긴 필자의 PC 조립책이 윈도우 7과 익스플로러 8을 기준으로 원고를 작성한 터라 조금 염려가 되는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책이 나오자마자 새로운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나온다는 게, 왠지 구 버전을 사용한 옛날 책이라는 느낌을 줄 수 있다는 찜찜한 느낌 때문이었습니다.

 

이미 편집처에 원고가 모두 넘어간 상황이지만, 인터넷 익스플로러 9이 기존 버전에 비해 획기적인 기능 개선이 되었다면, 모험을 해서라도 인터넷 익스플로러 9로 원고를 업데이트 해야겠다는 욕심이 있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특별한 목적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인터넷 익스플로러 9로 당장 바꿀 필요는 없어보입니다. 적어도, 현재까지 발표된 베타버전이라면 더욱 그러합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 9의 다운로드 및 설치

인터넷 익스플로러 9 베타는 마이크로소프트 웹 사이트(http://msdn.microsoft.com/ko-kr/ie/default.aspx)에서 다운로드 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익스플로러 IE9 브라우저 Browser인터넷 익스플로러 9의 다운로드 페이지

 

위 화면에서 [다운받기] 버튼을 클릭한 후 다음 화면에서 [베타 다운로드] 항목을 클릭합니 운영체제 및 언어를 선택하면 인터넷 익스플로러 9 베타의 설치 파일이 다운로드 됩니다. 참고로 인터넷 익스플로러 베타는 윈도우 비스타 32비트, 윈도우 7 32/64비트 버전만 준비되어 있으며 아쉽게도 윈도우 XP 버전에서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인터넷익스플로러 IE9 브라우저 Browser인터넷 익스플로러 9은 윈도우 비스타와 7만 지원한다

 

설치 과정은 다운로드 한 파일을 더블 클릭하여 실행하면 업데이트 다운로드, 설치 등이 자동으로 진행되어 매우 간편합니다. 설치가 끝나면 컴퓨터를 재부팅해야 합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 9의 달라진 화면 구성

인터넷 익스플로러 9를 처음 실행하면 기존 버전에 비해 화면이 무척 단순해졌다는 느낌이 듭니다.

익스플로러 상단에는 주소창과 탭, 홈, 즐겨찾기, 설정 아이콘만 달랑 보이며 하단의 상태 표시줄은 표시되지 않습니다(설정을 바꾸어 표시되도록 설정할 수도 있습니다).

주소 표시줄 및에 즐겨찾기와 탭이 표시되던 인터넷 익스플로러 8에 비해 조금 더 넓은 화면을 쓸 수 있습니다.

이것은 화면 해상도가 낮은 노트북이나 넷북 사용자에게 유리할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넷익스플로러 IE9 브라우저 Browser간결해진 화면이 인상적

 

익스플로러 상단에서 팝업창 차단, 액티브 X 설치 경고 등을 알리던 노란색 알림 표시줄도 하단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상단에 표시될 때 화면 전체가 한 줄 정도 내려가던 것에 비하면 깔끔하지만 처음에는 화면 아래쪽에 표시되는 것이 무척 낯설게 느껴집니다.

인터넷익스플로러 IE9 브라우저 Browser알림 표시줄이 화면 아래쪽에 뜬다

 

그런데, 같은 페이지를 열었음에도 인터넷 익스플로러 8에서는 결제를 위한 액티브 X를 설치하라는 알림 표시줄이 위로 뜨는 반면 인터넷 익스플로러 9에서는 추가 기능이 필요하다는 알림이 위로 떠서 이 알림 표시줄을 닫아야 액티브 X 설치 알림이 표시됩니다.

이것 역시 기존 환경에 익숙해 있던 사용자들에게는 조금 혼란스러울 법한 변화입니다.

인터넷익스플로러 IE9 브라우저 Browser액티브 X 설치 등의 경고 창이 아래쪽에 가려져 번거로울 듯

 

인터넷 익스플로러 8과 9가 달라보이는 가장 큰 이유가 익스플로러 9이 주소창과 검색창이 통합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즉, 인터넷 익스플로러 8은 주소창과 검색창이 나뉘었던 반면 익스플로러 9는 하나로 통합되어 있습니다.

 

컴터맨은 이 검색창에 각종 검색 엔진 등을 등록해 두고 검색어를 입력한 후 [Enter] 키를 누르는 것만으로 편리하게 사용했는데, 익스플로러 9은 검색어를 입력한 후 마우스로 등록된 검색 엔진의 아이콘을 클릭해야 합니다.

인터넷익스플로러 IE9 브라우저 Browser주소창과 검색창이 통합되었으나...

 

즉, 키보드로 검색어를 입력한 후 마우스를 다시 잡아 아이콘을 클릭해야 하는 것인데요, 한 단계가 더 추가된 것일 뿐이지만, 검색창을 자주 이용하는 사람에게는 무척 불편하게 느껴집니다.

아마도 넷X아와 같은 업체와의 분쟁을 피하기 위해 변경한 것 같은데, 검색창의 형태를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합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 9에서 제대로 표시되지 않는 몇몇 페이지들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욕을 먹던 주된 이유가 속도가 느리고 웹 표준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특히 한국의 웹사이트들이 유독 인터넷 익스플로러에 맞춰 만들다보니 오히려 표준을 지키는 다른 웹브라우저에서 화면이 제대로 표시되지 않고 레이아웃이 틀어진다는 것도 문제였습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 9 베타는 속도 개선과 함께 HTML5 등 차세대 웹 표준을 지원한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습니다(http://msdn.microsoft.com/ko-kr/ie/default.aspx).

 

웹 페이지를 표시하는 속도는 인터넷 익스플로러 8에 비해 많이 빨라진 느낌입니다.

그런데, 네이버 메인 화면, 네이버 블로그, 컴터맨의 블로그 등 몇몇 페이지가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고 레이아웃이 깨지거나 폰트가 정상적으로 표시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다음은 네이버 메인 페이지입니다. 표시한 뉴스 목록 부분의 폰트가 한쪽으로 몰려 정상적으로 표시되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넷익스플로러 IE9 브라우저 Browser네이버 메인페이지의 뉴스 목록의 글꼴 겹침

 

다음은 업데이트를 중단한 컴터맨의 네이버 블로그입니다. 역시 일부 폰트가 왼쪽으로 몰리면서 제대로 알아볼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인터넷익스플로러 IE9 브라우저 Browser네이버 블로그의 글꼴들이 왼쪽으로 몰림

 

인터넷 익스플로러 8에서 본 화면과 비교해보면 어떤 문제인지 더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익스플로러 IE9 브라우저 Browser인터넷 익스플로러 8에서는 제대로 표시된다

 

다음은 컴터맨의 블로그입니다.

페이지가 로딩된 상태에서 왼쪽 상단의 글 목록이나 리플 목록을 클릭하면 폰트가 모두 깨져 표시됩니다.

컴터맨의 블로그에는 웹폰트를 적용해 놓은 상태인데, 이 웹폰트를 제대로 표시하지 못해 생기는 증상으로 보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마이크로소프트의 WEFT를 이용해 EOT 형태의 웹폰트를 만들었음에도 인터넷 익스플로러 9에서는 깨지는 증상이 발생합니다.

사실상 인터넷 익스플로러 전용이라 할 수 있는 웹 폰트가 인터넷 익스플로러 9에서 제대로 보이지 않는 문제는 빨리 해결되어야 할 것 입니다.

인터넷익스플로러 IE9 브라우저 Browser웹폰트를 전용한 블로그의 화면이 와장창 깨지기도 한다

 

결국 인터넷 익스플로러 9의 옵션을 열고 웹 페이지에 지정된 글꼴을 무시하도록 설정한 후에야 깨어진 웹 폰트가 아닌 기본 폰트로 볼 수 있었습니다.

인터넷익스플로러 IE9 브라우저 Browser웹 폰트를 무시하도록 설정해야 정상적인 화면을 볼 수 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 9의 딜레마가 되지 않길...

인터넷 익스플로러 9 베타 버전의 사용은 여기서 중단했습니다. 제대로 보이지 않는 페이지 들이 발견되는 상황에서 더 이상의 테스트는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컴터맨 역시 웹전문가가 아닌 탓에 컴터맨의 블로그에 쓰인 코드들 역시 여기저기서 짜집기하여 가져온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표준을 지키지 못한 코드들이 분명 있을 것이며 컴터맨 블로그의 웹 폰트가 깨져 보이는 것 역시 잘못된 코드를 적용한 탓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사용자가 직접 손댈 수 있는 영역이 한정된 네이버 블로그의 폰트도 깨져 보이는 것은 인터넷 익스플로러 9의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됩니다.

 

사실 대부분의 일반 사용자는 웹 표준이 무엇이며 그것을 준수하는게 어떤 의미인지 큰 관심이 없을 것이며 단지 화면이 깔끔하게 잘 나오면 그만일 것입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겠지만) 한국에서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점유율이 높은 것 역시 국내 웹사이트 화면이 깨지지 않고 깔끔하게 잘 나오기 때문이며 다른 웹 브라우저를 사용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사용자가 대부분인 이유 역시 같을 것입니다.

 

그런데, 인터넷 익스플로러 9 베타 버전은 기존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독자적인(?) 기능 중 일부의 작동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듯 싶습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만의 장점이던 것이 9 버전에서는 더 이상 장점이 되지 못할 수 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정식 버전이 아닌 베타 버전으로 테스트한 것이라 더 이상 길게 떠들어 대는 것은 별 의미가 없지만,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강점을 이어가려면 정식 버전에서는 반드시 수정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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