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프로그램 전성 시대
얼마전까지만 해도 백신 프로그램은 비용을 지불하고 구매해야 했던 프로그램이지만, 요즘은 여러 무료 백신 프로그램들이 배포되고 있어 입맛에 맞는 백신 프로그램을 골라 쓸 수 있습니다.
백신 뿐 아니라, 압축 프로그램, 이미지 뷰어 프로그램, 동영상 재생 프로그램 등 다양한 종류의 프로그램들이 강력한 기능을 지원하면서도 무료로 배포되어 보다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런 무료 프로그램들의 대표 주자로 알씨, 알집과 같은 '알시리즈'와 '곰플레이어' 등을 들 수 있습니다.
Q: 혹시 이 프로그램 쓰시는 건가요? A: 이게 뭔데요?
요즘 '컴퓨터가 느리다'는 문의를 받고 나가보면, 쓰지 않는 툴바들이 한두개씩 깔려 있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대표적인 툴바로 알툴바와 구글 툴바가 있는데요,
익스플로러를 띄웠을 때 툴바가 뜨는 경우, A/S를 의뢰한 분께 이 프로그램 사용하시는 것인지 여쭤보면 대부분 '글쎄요, 전 쓰지 않는 프로그램인데요' 라고 대답을 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 어떻게 이 프로그램을 설치하시게 된 것인지 여쭤보면 역시나 '글쎄요...'라며 유입 경로를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뭔지 모르는 프로그램을 어떻게 설치한 건지 물어보는 것 자체가 웃긴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는 툴바를 유용하게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컴터맨이 만나본 사람들의 대부분은 툴바가 무엇인지(용도) 모르고, 저게 왜 저기 달려 있게 되었는지(유입경로)를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 이라는 것인데요, 문제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묻지마 클릭은 이제 그만!
최근의 툴바들은 툴바 자체를 다운로드하여 설치하는 경우보다는, 다른 프로그램들을 설치하는 와중에 묻어서 설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알툴바 설치 항목은 알집, 알씨 등의 '알' 시리즈를 설치하는 와중에 나타납니다
대개의 경우 프로그램 설치 과정에서 무조건 '다음' 버튼을 클릭하는 '묻지마 클릭'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추가 프로그램들은 그림과 같이 설치 항목에 기본 체크가 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묻지마 클릭'을 할 경우 의도하지 않았던 추가 프로그램이 설치됩니다.
이러한 추가 프로그램의 함정은 PDF 파일을 읽는 어도비 리더를 다운로드하는 화면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사용자는 어도비 리더를 설치하려고하지만 설치 항목에는 구글 툴바 설치가 기본 설정된 채 표시되어 있습니다.
역시나 '묻지마 클릭'을 한다면, 어도비 리더에 구글 툴바가 덤으로 껴오게 되는 것이죠.
더구나, 어도비 리더 다운로드 과정에서는 다운로드 관련 액티브X를 설치하라는 노란색 알림 표시창이 뜹니다
대부분의 사용자가 어도비 사이트에서 지속적으로, 수십개의 파일을 다운로드할 것도 아니고 어도비 리더 하나만 다운로드할텐데, 게다가 화면 아래쪽(파란색 박스)에는 액티브X를 이용하지 않고 바로 다운로드할 수 있는 경로까지 마련해두었으면서, 왜 굳이 액티브X를 설치하라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정책입니다.
몰래 바꿔주고 몰래 설치해주시는, 곰플레이어
드디어 오늘의 주인공, 곰플레이어에 대해 얘기해볼까 합니다.
사실 곰플레이어는 개인적으로 애용하는 프로그램입니다만, 얼마전부터 요상한 방식으로 추가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것을 보면서, 계속 이용해야 할지, 고민이 되는 프로그램입니다.
곰플레이어의 설치를 시작하면, 그림과 같이 설치 옵션 설정 화면이 표시됩니다.
여기까지는 별 문제가 없어보이며, '묻지마 클릭'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아마도 '다음' 버튼을 바로 클릭하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오른쪽 스크롤 바를 아래로 내려보면...
숨겨져 있던 항목들이 표시 됩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시작 페이지를 제휴 사이트로 변경하는 옵션과 곰TV 도우미를 설치하는 옵션이 기본 선택되어 있군요ㅡㅡ;;;
곰플레이어를 기본 옵션으로 설치한 결과
자, 기본 설정된 옵션을 그대로 둔 상태로 곰TV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나니,
1)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시작 페이지가 야후 코리아로 바뀌었습니다(덕분에 참으로 오랫만에 야후를 들어와 보는군요).
2) 또, 곰TV 도우미가 설치되면서, 주소창에 한글 키워드를 입력하게 되면 미리 정해진 키워드를 특정 사이트로 직접 연결시키거나 KT의 '열린 검색창' 서비스로 연결되어 버립니다.
결국 '곰TV 도우미'라는 애매모호한 이름의 프로그램은 주소창에 인터넷 주소 형식과 맞지 않는 한글, 또는 영문 키워드를 이용하여 광고 결과를 표시하는 키워드 검색 프로그램 이었습니다.
곰플레이어의 설치 방식, 무엇이 문제일까?
여기서는 '곰TV 도우미'에 연결된 '열린 주소창' 서비스 자체를 파헤치거나, 비난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프로그램은 공짜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며, 기업의 목적은 수익을 올리는 것이므로 수익을 올리기 위한 서비스 자체를 비난할 필요는 없겠죠.
하지만, 곰TV 도우미가 설치되는 방법이 무척 '간교하고 치사하다'는 점에 분노를 느낍니다.
앞서 '알시리즈'에 묻어서 설치되는 알툴바나 어도비 리더 설치 화면에서 표시되는 구글 툴바는, (사용자가 묻지마 클릭을 하건 안하건) 사용자에게 해당 툴바가 설치된다는 사실을 최소 한 번은 보여주는 반면,
곰TV 도우미는 스크롤바를 끌어내려야 비로소 볼 수 있도록 교묘히 숨기고 있습니다.
곰TV 도우미에 비하면 알툴바나 구글툴바는 정말 양반이라고 할 수 밖에 없네요.
삭제 과정 역시 참 재미있습니다.
곰TV 도우미는 분명 곰플레이어와 함께 설치된 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곰TV 프로그램을 제거해도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결국 곰TV 도우미의 '프로그램 제거'를 직접 실행해야 하는데요, 그나마 삭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에 감사해야 하는 것일까요?
묻지마 클릭대신 꼼꼼히 살펴보는 지혜를...
제가 아무리 입아프게 떠들어봤자, 곰TV 측에서 대꾸가 있을것이란 생각,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분명히 선택하여 설치할 수 있게 했고, 원치 않는다면 삭제 프로그램도 제공하는데, 뭐가 문제냐'고 따지겠죠.
아무리 좋은 의도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라도, 이러한 프로그램들이 쌓이면 쌓일 수록 컴퓨터는 느려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번 포스팅을 위해 알툴바, 구글 툴바에 곰TV 도우미까지 설치하니 인터넷 페이지 전환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지고, (실제로 거의 사용을 하진 않지만) 주소창에 키워드 입력을 반복하다보니, 랙이 걸리는 경우도 만만치 않게 발생합니다.
여기서 살펴본 프로그램들은 그나마 삭제 프로그램이 제공되어 다행이지만, 이러한 방식으로 설치되는 상당수의 프로그램이 삭제 프로그램을 제공하지 않거나 프로그램 자체가 악성인 경우도 많습니다.
이렇게 의도하지 않은 프로그램이 설치되는 것을 막는 방법은, 프로그램을 설치할 때 눈을 크게 뜨고, 체크 되어 있는 옵션이 무엇인지, 꼼꼼히 읽어보는 것입니다. 필요한 게 무엇이며, 필요없는 것이 무엇인지, 잘 살펴보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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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 11. 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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