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헤이데이 펜션에서 2박3일 스파여행. 창너머 바다 구경하며 스파만 즐긴 여행

폭설 내린 제주도 대신 부안 스파펜션

해마다 연말에는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는데, 지난 해 연말에는 짬을 내지 못했습니다.


회사 일이며 본가, 처가일에 두루 신경쓰느라 힘들었던 마눌님께서는 짧은 일정의 여행이라도 다녀오자고 제안했고, 내친 김에 비수기(?)의 제주도를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비수기라 항공권에 렌터카, 숙소비용까지 무척 저렴하게 예약했고 떠날 날만 기다렸는데, 여행 이틀 전부터 제주도에 폭설이 내려 비행기가 뜬다 못뜬다를 반복하는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여유있는 일정이면 넘어진김에 쉬어간다고, 폭설을 무릅쓰고 떠나볼텐데 2박3일의 짧은 일정이라 급히 제주도 일정을 취소했고 지난 해 다녀왔던 부안의 스파펜션으로 목적지를 바꿨습니다.

올란도 가족여행

둘이서 다녀왔던 지난 해와 달리 올해는 고양이 뚜기가 여행을 함께 했습니다.


사실 '애견 펜션'이라는 타이틀을 달지 않은 대부분의 펜션이 애완동물 출입 금지인데, 다행히 저희가 다녀온 펜션은 고양이를 데려와도 괜찮다는 답변을 들었고, 덕분에 고양이 먹이며 화장실까지 챙겨 출발했습니다.


천안에서 두 시간 남짓 달려 부안의 '헤이데이'라는 스파 펜션에 도착했습니다.


이미 어두워진 시간에 도착한 터라 바깥 사진은 미처 찍지 못했는데, 부안의 펜션 거리(?) 초입에 자리잡은 전망이 꽤 괜찮은 스파펜션입니다.

부안 헤이데이펜션 로비


저희가 묵었던 방은 두 사람이 머물기 적당한, 펜션에서는 가장 작은 방으로 길쭉한 구조입니다.

제가 보기엔 하루 11만원 짜리 방 치고는 좀 작다 싶었는데, 마눌님께서는 스파 펜션으로는 저렴한 편이고, 이 방도 성수기에는 더 비싸다는군요.

헤이데이 펜션 실내


침대쪽에서 보면 입구쪽에 냉장고와 식탁겸 조리대가 있는 구조로, 그릇과 조리기구, 전자레인지와 밥솥 등이 모두 갖춰져 있습니다.

헤이데이 펜션 실내


깨끗하게 관리된 샤워실, 세면대, 화장실이 일자로 배치되어 있으며 일회용 치약과 비누, 샴푸와 바디워시 등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헤이데이 펜션 욕실

사실 여행지 숙소에 들어오면 짐을 풀기 전에 사진을 찍어두곤 하는데, 이때는 카메라가 망가진 것을 안 직후라 사진이고 뭐고 귀찮아진 상태, 스마트폰으로 대충 찍은 사진들이라 실내 사진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ㅠㅠ


지난해 머물렀던 어반하임 펜션은 스파 바깥의 베란다에서 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었는데, 헤이데이 펜션은 조리도구가 준비된 1층 식당에서 고기를 구워먹도록 되어 있습니다.

헤이데이 펜션 바베큐장

깔끔하게 정리된 공간에 음악도 흐르는 분위기는 꽤 좋고 그릇과 소금, 후추, 참기름 등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겨울이라 문을 닫은 실내에서 숯불을 피워 놓은 상황, 수영장쪽 출입문을 열고 조리를 하다보니 좀 쌀쌀한 느낌이 들긴 합니다.

헤이데이 펜션 바베큐장


이럴 때 일수록 부지런히 먹어둬야겠죠.

등갈비와 소고기, 새우를 구워 든든하게 먹으며 오랫만에 편안한 저녁 시간을 보냈습니다.

바베큐

아주 잠깐 걸어본 변산 해변

고기를 먹고 숙소로 돌아온 뒤 마눌님은 스파를, 저는 맥주를 즐겼습니다.

오랫만에 밤 늦게 까지 맥주를 달린 덕분에 아침에는 속이 깔깔했고, 마눌님께서 즉석에서 끓여낸 북어굴국밥으로 해장했습니다.

북어굴국밥


지난 해 머물렀던 어반하임 펜션과 달리 헤이데이 펜션은 전망이 참 좋습니다.

침대에 누워 있어도 베란다 너머로 바다가 펼쳐져 있고

헤이데이펜션 전망


스파가 있는 베란다창에서는 넓은 변산반도 풍경을 즐길 수 있습니다.

변산반도 해안

저는 평소에도 될 수 있으면 숙소를 벗어나지 않으려는 편인데다, 이 날은 카메라까지 망가져 더욱 더 강렬하게 아무것도 안하고 싶은 하루였습니다.


하지만 결국 오후에 마눌님 손에 이끌려 베란다 너머로 보던 바닷가 산책을 나섰습니다.

변산반도 해안 산책


그나마 날이 좀 풀렸다고는 하지만 쌀쌀한 바람이 꽤 부는 날인데다 평일이라 주변에 사람은 전혀 없더군요.

변산반도 해안 산책


마눌님은 물이 빠진 바닷가 갯바위로 넘어가 조개를 캐고 있는 할머니를 귀찮게(?) 합니다ㅎㅎ

변산반도 해안 산책


잠시 산책을 다녀온 뒤, 저녁이 되자 바다 저쪽으로 노을이 근사하게 펼쳐졌습니다.

마눌님은 또 한 번 나갔다 오자고 했지만 저는 망가진 카메라를 핑계로 만사가 귀찮다를 시전하며 버텼습니다.

변산반도 노을

결국 베란다 유리창 너머로 사진을 찍고 보니 해가 두 개에 하늘에 UFO가 떠 있는 사진만 남았네요ㅎㅎ


망가진 카메라를 대신 할 새 카메라 얘기를 은근슬쩍 흘리고 있는데, 마눌님께서는 그런 얘기에는 아랑곳 않고 어제 구워먹고 남은 소고기와 버섯, 감자 등으로 안주를 만들어 주었고, 카메라 얘기는 쏙 들어갔습니다.

맥주안주 고기볶음

마눌님께서는 펜션 객실에 배치되어 있는 그릇들이 흔한 멜라민 재질이 아니라 도자기 재질이라 마음에 든다고 하는군요.


반면 저는 목공 DIY를 즐기는터라, 밀크 페인트가 칠해진 수제작 가구들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헤이데이 펜션 가구


무엇보다 추운 겨울에 굳이 밖을 돌아다니지 않고 바다구경을 하며 스파를 즐길 수 있다는 게 역시 스파 펜션의 매력이지 싶습니다.

헤이데이 스파펜션

다만, 헤이데이 펜션 스파의 돌바닥은 물에 젖으면 미끄러워지는, 맨질맨질한 돌바닥입니다.

스파 바닥을 왜 매끄러운 돌로 만들었는지 바닥에 미끄럼 방지 패드라도 설치했으면 싶었고, 아쉬운대로 수건을 깔고 사용해야 했습니다.


어쨌거나 마눌님께서는 헤이데이 펜션에 무척 만족하는 눈치입니다.

펜션 앞마당에 야외 수영장과 테이블들이 준비되어 있는 것을 보면서, 여름에 와서 바닷가와 수영장 스파를 번갈아가며 놀아도 참 좋겠다고 하는군요.

부안 헤이데이 펜션


집사에게나 여행이지, 먼 거리를 차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 고양이에게 힘들지 않겠나 싶었는데 이번에도 차에서 꿀잠에 빠져 편하게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고양이

달라진 군산 지린성ㅠㅠ

그렇게 2박3일의 편안한 휴식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점심때 뭘 먹을까 하다가 군산 지린성에 들렀습니다.

11시30분쯤 도착했는데 가게앞에 사람이 없어 왠일인가 했는데, 예전 자리에서 30m 떨어진 곳으로 확장 이전을 했네요.

군산 지린성 고추짜장


예전보다 훨씬 크고 깨끗한, 확 달라진 가게 분위기였는데 넓어진 덕분에 예전처럼 긴 줄을 서지 않아도 되니 좋았습니다.

군산 지린성 확장이전


고추짜장 곱배기, 마눌님은 짬뽕을 시켰습니다.

한창 출출하던터라 고추짜장을 후루룩 흡입했는데, 돼지고기에서 누린내가 심하게 느껴집니다ㅠㅠ

지린성 고추짜장 짬뽕

짬뽕을 먹던 마눌님 역시 면이 덜 삶아진 듯 밀가루 냄새가 난다면서 국물과 해물만 건져 먹는군요.


고추짜장과 짬뽕이 모두 확연히 예전과 다르다 싶었는데, 예전보다 몇 배 커진 실내에 바글바글하는 손님들을 보니, 손님 숫자를 감당하기 힘들어진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콤한 맛이 생각날 때 일부러 군산까지 찾아와 먹었을 정도로 좋아 했던 고추짜장인데, 이젠 찾을 일이 없겠다 싶은 생각이 들어 많이 아쉬웠습니다.

 

본 리뷰는 아내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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