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노버 울트라나브 USB 키보드 사용기. 쫀쫀한 키감의 씽크패드 컴팩트 키보드

씽크패드 P50과 함께 주문한 울트라나브 키보드

지난 10월 중순, 씽크패드 P50을 구입하면서 외장형 키보드도 함께 구입했습니다.

 

'ThinkPad Compact USB Keyboard with TrackPoint'라는 긴 이름을 가진 키보드로 흔히 '울트라나브 신형 USB 키보드'로 불리는 제품입니다.

 

긴 이름과 달리 골판지 박스 안쪽에는 키보드와 USB 케이블만 덩그러니 자리잡고 있습니다.

 

싱가폴에서 비행기를 타고 날아온 씽크패드 P50이나 씽크패드 도킹스테이션도 그랬지만 울트라나브 키보드 역시 포장 박스가 상당히 부실해 보였습니다.

 

골판지를 입체적으로 접어 힘을 더 받을 수 있게 만들어두긴 했지만 배송 중 무엇에 눌렸는지, 양쪽 벽이 한쪽으로 쓰러져 있었습니다.

울트라나브 USB 키보드 박스

처음 키보드 박스 상태를 보니 뭔가 꽤 무거운 것에 눌렸구나 싶어 살짝 걱정되었는데, 다행히 파손된 내용물은 없었습니다.

 

울트라나브 키보드의 내용물은 키보드와 USB 케이블, 간단한 다국어 설명서와 한국어 보증서 1장이 전부로 간소합니다.

울트라나브 USB 키보드 내용물

참고로 울트라나브(UltraNav)는 씽크패드의 트랙포인트와 버튼, 터치패드 등을 포함하는 키보드에 붙은 별칭입니다.

과거 씽크패드 특유의 7열 키보드를 '울트라나브'라고 불렀던 것과 구분하기 위해 현재의 6열 키보드는 '신형 울트라나브'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울트라나브 키보드는 숫자키가 없는, 가로 30cm, 세로 16cm 남짓한 컴팩트 키보드입니다.

울트라나브 USB 키보드 크기 비교

 

두께도 상당히 얇은 편이며, 무게도 400g 정도로 가볍습니다.

울트라나브 USB 키보드 두께

 

작고 가벼운 키보드지만 5개의 고무 지지대가 있어 책상에서 쉽게 밀리지 않으며, 키보드 상단에는 높이 조절용 받침대가 있어 2단계로 높이 조절이 가능합니다.

울트라나브 USB 키보드 뒷면

 

제가 구입한 울트라나브 키보드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같은 마이크로 USB 커넥터로 연결합니다.

키보드 케이블로 사용하기 넉넉한 1.5m 짜리 마이크로 USB 케이블이 함께 제공되어 마이크로 USB 단자를 연결하면 커넥터 상단에 초록색 LED가 켜집니다.

울트라나브 USB 키보드 마이크로 USB

 

울트라나브 키보드 오른쪽 상단에는 LED 처럼 보이는 둥근 자국과 함께 뭔가 있어야 할 것 같은 자국이 있습니다.

LED가 켜지거나 스위치 등이 있어야 할 것 같은 자리의 정체는 블루투스 버전과 하우징을 함께 쓰면서 남아 있는 자리였으며, USB 버전에서는 아무런 기능이 없습니다.

씽크패드 6열 키보드와 같은 배열

울트라나브 키보드의 배열은 씽크패드 P50의 키보드에서 숫자키만 빼놓은 모양, 딱 그대로입니다.

키캡의 크기나 배열이 똑같을 뿐더러 키보드 중앙에 있는 빨간색 트랙포인트(일명 빨콩)와 버튼의 모양과 크기 역시 씽크패드 6열 키보드와 똑같습니다.

씽크패드 6열 키보드

누를 때 반발력이 느껴지면서 '쫀득한' 씽크패드 P50의 키감, 들썩임없는 튼튼한 바닥판의 느낌까지 거의 흡사합니다.

'개인적으로' 씽크패드 P50의 키감에 꽤 만족하고 있다보니 울트라나브 키보드의 키감도 만족스럽습니다.

 

키배열, 키감이 흡사한 구성이긴 하지만 키캡의 질감이나 인쇄 방식은 확연하게 다릅니다.

씽크패드 P50의 키캡 표면은 비교적 맨질맨질하며 흰 플라스틱 키캡에 검은색으로 도색한 방식(백라이트가 채택된 키보드에 많이 쓰이는 방식)인 반면

씽크패드 P50 키캡 인쇄 방식

 

울트라나브 키보드의 키캡은 살짝 오돌도돌한 표면에 실크 인쇄 방식입니다.

처음 씽크패드 P50의 키캡 인쇄 상태를 사진으로 보고, 울트라나브 키보드 역시 같은 인쇄 방식일 것이라 짐작했는데, (내구성이 약한) 실크 인쇄 방식인 점은 아쉽습니다.

울트라나브 USB 키보드 키캡 인쇄 방식

울트라나브 키보드 트랙포인트용 드라이버

울트라나브 키보드는 컴퓨터에 USB 케이블을 연결하기만 하면 별도의 드라이버를 설치하지 않아도 키보드와 트랙포인트가 모두 정상작동합니다.

 

그런데 키보드를 사용하다보면 [ThinkPad Keyboard Suite Updater] 알림 메시지가 뜨고, 추가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 드라이버를 설치하라는 메시지가 뜨고, [Download Now] 버튼을 클릭하면 드라이버가 자동으로 다운로드, 설치됩니다.

Thinkpad 키보드 드라이버

 

울트라나브 키보드의 추가 드라이버를 설치하고 나면 트랙포인트의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옵션이 추가됩니다.

Thinkpad 키보드 드라이버

 

울트라나브 키보드를 몇 대의 키보드에 연결하고 사용해보니, 자동 업데이트 프로그램이 뜨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 레노버 씽크패드 컴팩트 키보드 드라이버 다운로드 페이지에 접속하여 드라이버 파일을 다운받아 설치해도 됩니다.

Thinkpad 키보드 드라이버

 

ThinkPad Compact USB Keyboard with TrackPoint는 씽크패드 노트북 키보드와 같은 구성의 키보드를 사용하고 싶은 사용자에게 꽤 유용한 제품입니다.

예를 들어 직장에서 씽크패드 노트북을 쓰는 사람이 집에서도 같은 환경의 키보드를 사용하고자 한다면 울트라나브 키보드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씽크패드 P50 6열 키보드

개인적으로는 숫자키가 있는 키보드를 선호하는터라 시험 사용만 해보고 비축용(?) 키보드로 박스에 모셔두고 가끔 꺼내보는 정도지만, 만듦새나 키감이 꽤 쓸만하여 흐뭇한 느낌이 듭니다.

 

그렇게 실크 인쇄 방식 외에는 특별한 불만이 없었던 울트라나브 키보드였는데, 박스 겉부분에 비닐 밀봉 되어 있던 품질 보증서의 보증 기간이 눈에 띄는군요.

제품 안에 들어 있던 다국어 설명서에는 보증 기간이 3년이라고 명시되어 있는 반면, 한글 품질 보증서에는 1년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레노버 차별적 보증기간한국에 들어오면서 1년으로 줄어든 보증기간

보쉬 드레멜 제품, 브라운 면도기 등 해외에서는 2~3년씩 보증해주는 가전제품들이 한국에 들어오면서 1년으로 짧아지는 차별적 보증 기간에 이제는 익숙해질 법도 한데, 여전히 신경쓰이는군요.

 

차별받는 사실을 알기 어렵게, 설명서나 제품 박스에서 해외 보증 기간을 지워주기라도 하면 좋으련만, 눈에 띄기 쉬운 자리에 같이 적어두고 있으니 대놓고 도발(?)하는 것 같아 입맛이 더 씁쓸했습니다.

 

본 리뷰는 아내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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