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겨울, 이른봄 포천아트밸리
2016년은 장모님의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 소식과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두어달 남짓한 짧은 시간 동안 수술과 입원 후 건강을 회복중이시고 더불어 마눌님의 2016년 1,2월은 직장과 병원을 오가는 강행군을 거듭했습니다.
다행히, 그리고 모두의 바램대로 장모님의 건강은 많이 회복되었기에 마눌님의 표정도 한결 밝아졌는데요, 며칠 전 처가집에 갔다가 오랫만에 짧은 봄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날씨가 많이 풀린 늦겨울, 바람도 꽤 포근해졌지만 그래도 겨울의 기운이 살짝 남아 있는 오후, 포천에서 외식을 마친 후 포천 아트밸리로 향했습니다.
사실 마눌님으로부터 '포천아트밸리'라는 이름을 듣기 전까지, 한 번도 들은 기억이 없는 곳이었고 당연히 무엇이 있는 곳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네비의 도움을 받아 포천아트밸리에 도착했습니다.
포천아트밸리라는 표지판을 따라 한적한 길을 따라 오다보니 포천 아트밸리 주차장이 나타났는데, 평일이라 가장 위쪽 주차장까지 수월하게 차를 몰고 올라왔습니다.
포천아트밸리 입구의 매표소에서 입장권와 모노레일 탑승권을 구입했는데요, 포천아트밸리 입장료는 성인 1인당 5천원, 왕복모노레일 탑승권은 1인당 4500원에 구매했습니다.
포천아트밸리 입장료의 경우 노약자는 무료라 2명 분만 지불한 대신, 모노레일 탑승권은 경로 할인 없어 3명분을 모두 구매, 총 23500원을 지불했습니다.
모노레일은 선택 사항이라지만 3명 이용료 치고는 좀 비싸다 싶었는데, 그래도 모노레일과 같은 시설은 꼭 타봐야한다고 생각하는터라 기분좋게 승차권을 구입해 탑승장으로 향했습니다.
꼬마버스 타요가 떠오르는 눈과 입이 그려진 모노레일은 대략 15분 간격으로 운행되고 있었고, 역시 평일이다보니 전세 모노레일로 이용했습니다ㅎㅎ
대략 4~5분 남짓 모노레일을 타고 가다보니, 장모님과 함께 오면서 저 길을 걸어갔더라면 보통일이 아니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노레일에서 내리자 저 멀리 둥그런 돔 지붕을 한 천문과학관 건물이 보입니다.
포천아트밸리 곳곳에는 '아트밸리'라는 분위기를 살리는 조형물들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주변 경관이 초록색으로 바뀌는 봄에는 더 멋있었을 것 같은 분위기라, 이른 봄에 찾은게 살짝 아쉬웠지만 그래도 휑~하지만은 않은 분위기입니다.
의외로 재미있었던, 포천아트밸리 천문과학관
모노레일에서 내려 멀리 보이는 천문과학관 건물로 왔습니다.
사실 평상시 같았으면 천문과학관 안으로 들어가기 보다 넓직한 주변 경관을 살펴봤을텐데,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에 찬 기운이 느껴져 장모님을 핑계삼아(?) 천문과학관 건물로 피신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 천문과학관 내부는 의외로 재미있는 시설들이 많았습니다.
입구의 디지털 방명록에서는 즉석에서 사진을 찍으면 대형 스크린에 사진이 뜨고, 이메일로 받아볼 수도 있더군요.
마침 사람이 없던터라 장모님과 마눌님을 함께 세워 여러장의 사진을 찍어 디지털 방명록의 스크린 군데군데 채워 넣었습니다ㅎㅎ
천문과학관 내부는 계단을 통해 다니도록 되어 있어, 저와 마눌님만 내부를 둘러봤는데요, 모형과 디지털 영상과 장비들이 적절히 섞여 있어 흥미있게 살펴봤습니다.
각종 별자리 역시 간단하게 조작할 수 있는 디지털 장비들이라 지루하지 않더군요.
열화상 카메라 앞에 서서 매트릭스 흉내도 내보고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운석도 놓여 있어 반질반질한 운석을 만드는데 일조했습니다.
쇼케이스 안에 있는 운석들은 색상이나 질감이 참 독특하여 계속 쳐다보게 되었는데, 돋보기가 올려져 있어 더욱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석질운석, 철질운석이란 이름은 어릴 적 지구과학 시간에 분명 들어봤을 법한 이름인데, 전혀(!) 처음 보는 이름이네요.
어쨌든 철질 운석의 반짝이는 광택과, 독특한 질감이 인상깊었습니다.
방치되었던 폐채석장 웅덩이, 천주호
생각보다 꽤 오래 머물렀던 천문과학관에서 나와 포천아트밸리의 하이라이트라할 수 있는 천주호 쪽으로 향했습니다.
장모님은 예전에 이곳을 방문한 적이 있다고 하셨는데, 날이 따뜻할 때는 천문과학관 옆의 대형 파라솔 아래서 도시락을 까먹으면 좋다고 하시네요ㅎㅎ
이 곳의 정식 명칭은 야외공연장 이라고
그렇게 천문과학관을 나와 조금 걷다보니 계단 아래에 녹색의 호수, 천주호가 보입니다.
화강암을 캐던 채석장으로, 수명을 다한 뒤 방치되어 있다가 포천아트밸리로 개발되면서 물을 채워 넣어 호수가 되었다고 합니다.
50m 남짓한 화강암 절벽과 최대 깊이 25m라는 호수는 생각보다 규모가 꽤 웅장하더군요.
천주호에는 계속 물이 채워지고 있었는데,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로 물이 맑았고 자잘한 물고기들이 꽤 많았습니다.
이른 봄이라 아쉬웠던 풍광
하늘 정원이란 이름이 붙은 나무 계단 언덕길은, 장모님을 핑계로 패스했습니다.
날씨가 좋을 때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옮겼을 것 같은데, 솔찮이 찬바람이 부는 오후라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습니다.
기온은 영상 10도쯤 되는 푸근한 날씨였지만 아직은 눈과 얼음이 남아 있는 휑한 모습입니다.
해가 뉘엿뉘엿 낮아지는 오후가 되어 다시 모노레일을 타고 내려왔습니다.
돌아오는 모노레일에서 내려다보니 하늘을 보고 누워 있는 화강암 거인이 눈에 띄더군요.
포천아트밸리의 모노레일 탑승권이 좀 비싸다 싶은 생각도 있었지만 공중에서만 보이는 이런 소소한 볼거리들이 있어 아깝진 않았습니다ㅎㅎ
오랫만에 편안한 마음으로 나들이를 나와 포천아트밸리에서 1시간 남짓 머물렀습니다.
맵시를 위해 외투를 벗고 사진을 찍어야겠다는 장모님과, 옆에 꼭 붙어 있는 마눌님을 보면서 요즘들어 유난히 닮은 꼴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ㅎㅎ
눈이 채 녹지않은 이른 봄, 포천아트밸리의 짧은 나들이는 이렇게 끝났습니다.
천천히,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는 분위기에 폐채석장이었다고는 믿기지 않는 잘 꾸며진 시설들 덕분에 머무는 내내 따뜻한 봄 가을에 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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