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했던 캠핑용품 아나바다
어제는 정말 오랫만에 마눌님과 함께 맞는 놀토, 비가 약간 내리지만 어디를 다녀올까 싶었는데 마눌님께서 캠핑용품 아나바다 행사가 있다면서 다녀와보자고 하더군요.
캠핑용품 아나바다 행사는 고양시에서 몇 년째 주최하고 있는 행사였고, 인터넷 검색을 좀 더 하다 발견한 어느 블로거의 글에 본인은 매년 참여하던 행사였는데, 마침 캠핑 일정이 겹쳐 가지 못하는게 아쉽다는 말이 있어 꽤 알찬 행사인 듯 보였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동탄 신도시에서 캠핑용품 아나바다 행사가 열리는 고양종합운동장까지는 80km, 1시간 30분 정도로 꽤 먼 거리였지만 일산쪽에 살고 있는 누님댁도 들를 겸해서 토요일 외출을 하기로 했습니다.
뭐 굳이 따지자면 일산 누님댁을 가는 길에 고양종합운동장을 들르는게 아니라, 캠핑용품 아나바다 시장을 다녀오는 길에 누님댁을 들르기로 했습니다.
꼼꼼한 마눌님께서는 고양종합운동장에 전화를 걸어 비가 오는데도 캠핑용품 아나바다 행사를 하느냐고 물어봤더니, 실내에서 진행하는 행사라 비와 상관없이 행사는 열린다고 합니다.
그간 사야지, 하면서도 마련하지 못했던 캠핑용 난로를 저렴한 가격에 득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싶은 부푼 마음으로 고양종합운동장에 도착했습니다.
이 행사 관람객의 것으로 보이는 차량들이 길가에 꽤 많은게, 사람들이 많이 온 듯 합니다.
캠핑용품 아나바다 행사는 10시부터 시작한다는데, 너무 늦게 왔나? 싶은 생각에 맘이 급해졌지만 다행히 고양종합운동장을 한바퀴 끼고 돌자 넓은 주차장이 나타나더군요.
이때만 해도 너무 늦게 왔나? 하는 급한 마음이...
주차장에서 다시 고양시 캠핑용품 아나바다 행사가 열리고 있는 고양종합운동장 근처까지 종종 걸음으로 왔더니, 정면 광장에는 참가 업체들의 것으로 보이는 부스들이 꽤 많더군요.
캠핑 용품들을 할인 판매하는 듯 싶은데, 일단 여기보다는 캠핑용품 아나바다 행사장이 먼저이니만큼, 행사장 안으로 들어가기로 합니다.
들어가는 입구쪽에는 역시 캠핑 트레일러가 떡하니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반대쪽에는 고양시에서 마련한 아나바다 행사 접수처 천막이 있었습니다.
저희는 캠핑 용품을 팔러 온 것이 아니므로 접수처를 지나쳐 종합운동장 입구로 들어섰습니다.
보는 사람의 손발이 오그라드는, 휑한 아나바다 행사장
캠핑용품 아나바다 행사장인 고양종합운동장의 E 출입구 쪽을 들어서기 전까지만 해도, 꽤 기대가 컸습니다.
고양종합운동장 야외 부스쪽에 업체 부스도 많았고 사람들도 많았기에, 아나바다 행사장에도 많은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해던 것이죠.
그런데...들어가자마자 정말 휑한 광경이 펼쳐집니다.
여...여기가 아닌가???
넓은 E 출입구 공간에 펼쳐져 있는 자리는 대략 5~6군데 정도더군요.
캠핑 용품을 판매하러 온 참가자가 2~3팀, 나머지는 직소 퍼즐이나 DVD 등을 판매하러 나온 업자나 여러 켤레의 신발을 팔러 나온 아주머니 등이 전부였습니다.
붙여진 가격표를 보고 헉하며 돌아서야 했던
아나바다 행사장에 물건을 구입하러, 혹은 구경하러 온 사람들은 꽤 많아 보였는데, 물건을 판매하는 자리는 뜨문뜨문 하니 정말 휑~한 분위기였습니다.
파는 사람도 많고 판매되는 물건도 좀 많아야 구경하는 사람들도 재미있고, 슬쩍 흥정도 해보고 할텐데, 뭔가 살펴볼만한 캠핑용품이 없으니 괜히 왔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렸던 직소 퍼즐과 DVD 판매장
아나바다 행사장을 10분 남짓 둘러보다 행사장 바깥의 업체 부스를 둘러보기 위해 나왔습니다.
그런데 수많은 업체 부스들은 대부분 신발이나 옷을 판매하고 있더군요.
그나마 K2나 스노우라인 등의 업체에서 새 캠핑용품을 50% 할인판매 한다기에 둘러봤는데, 정가의 50% 할인이다보니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는 가격에 비해 몇 천원 차이나지 않는, 특별히 끌리지 않는 가격이었습니다.
카메라를 꺼내기가 민망하여, 죄다 스맛폰으로 찍었음
자리 배정에 1,2,3 순위까지 매긴다는 아나바다 행사라니, 참가자가 꽤 많은 행사인가보다 싶어 아침도 먹는둥 마는 둥하고 1시간 30분 거리를 달려왔는데 허무하더군요.
순위 매긴다는 얘기는 빼 주시길
근처의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돌아가는 길, 오후가 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렸습니다.
사람들도 더 많아졌고, 기왕 시간 내서 왔으니 한 번 더 들러보기로 했습니다.
판매자가 별로 없는 아나바다 행사장의 휑한 분위기는 여전했습니다.
다만 한 두시간 동안 판매자들이 물갈이 되면서 이번에는 그럴듯한 캠핑 용품들 두어 가지가 눈에 띄었습니다.
그 중에 제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큼직한 콜맨 파이어하우스 414 스토브였습니다.
여기저기 때타고 찌그러진게 척 봐도 오랫동안 사용한 물건이었지만, 연륜이 묻어나는 큼직한 스토브의 느낌이 그럴싸 했습니다.
다만 콜맨 414 스토브는 휘발유를 넣고 펌핑을 한 뒤에 불을 붙여 사용하는 완전 수동식 휘발유 스토브입니다.
얼마전부터 투 버너 스토브가 필요하다던 마눌님에게 어떠냐고 했더니, 편하게 쓸 수 있는 부탄가스 버너가 아니라서 싫다는군요.
주로 쓸 사람이 싫다는데 어쩔 수 없이 돌아섰습니다.
너란 녀석, 왠지 끌린다!
주차장으로 걸어가는 와중에도 자꾸 투박하고 낡은 휘발유 버너 생각이 나서 마눌님을 설득했습니다.
저건 고물이 아니라 빈티지 제품이라 원할 때 되팔 수 있다(ㅡㅡㅋ), 부탄 가스와 달리 겨울에도 화력이 짱짱한 스토브다(겨울에 잘 나가지도 않으면서), 불이 필요할 때 즉각 붙여주겠다는 온갖 약속을 한 뒤 다시 돌아와 판매자와 가격 흥정을 하고(마눌님 담당) 적당한 가격에 득템할 수 있었습니다.
묵직한 콜맨 414 투버너 스토브와 함께 돌아오는 길에 근처 부스에서 6월4일부터 열리는 국제아웃도어캠핑페스티벌 초대권까지 받아들고 나니 처음에 느꼈던 헛걸음질 했구나 싶은 생각이 조금씩 사라지더군요.
휘발유 스토브는 어릴 적 아버지가 켰던 황동제 버너의 기억이 어렴풋이 있을 뿐, 저도 처음 써보는 것이라 다음 캠핑이 유난히 더 기다려집니다.
판매자 없는 썰렁한 아나바다 행사
고양시 캠핑용품 아나바다 행사를 알게 된 것도 인터넷을 통해서였고, 좀 더 검색을 해보니 나름 지역 언론이나 고양시 관련 SNS 등을 통해 홍보도 된 듯 싶었고, 구경하러 온 사람들의 수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판매자의 수는 너무 적었습니다.
판매자 등록을 현장에서 받을게 아니라 미리 신청을 받아보고, 판매자 신청이 없다 싶으면 각종 매물로 넘쳐나는 캠핑 관련 동호회들에게 협조를 구하는 등의 좀 더 적극적인 판매자 확보 노력이 아쉬운 그런 행사였습니다.
휴일에 애쓰셨는데, 앞으로 좀 더 애쓰셔야ㅠㅠ
캠핑용품 아나바다 행사장을 처음 들어서자마자 눈길을 주는 것 조차 민망해지는 휑한 느낌은 꽤 오래 기억이 남을 듯 합니다.
고양 일산 등 가까운데서 온 분들은, 좀 다르게 느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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