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가습기 HU-5580S 누수 수리 과정. 수리 불가 판정 받았던 가습기의 누수 원인

부품이 없어 수리 불가 판정 받은 가습기

저희 집에 딱 한 대 있는 가습기는 결혼 선물로 받은 것이니 벌써 8년차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HU-5580S라는 모델의 이 가습기는 초음파 가습과 가열식 가습 동시 지원, 가습량 자동/수동 조절, 타이머 설정 기능 등의 기능을 갖추고 있고, 당시 10만원대 초반의 꽤 비싼 제품이었습니다.


선물 받은 후 3번의 겨울을 넘기며 잘 사용했는데, 몇 년 전 불거진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겪으며 사용 횟수가 줄었고, 한 번 안쓰다보니 아예 박스에 넣어 보관중이었습니다.


가습기는 잘 사용하지 않는 대신 솔방울 가습기 놀이(?)를 하면서 몇 번의 겨울을 보냈습니다ㅎㅎ

2012/11/21 - 솔방울로 만든 천연 가습기, 간편하고 효과만점

삼성전자 가습기 HU-5580S


그리고 지난 해 겨울, 새 집으로 이사온 뒤 부쩍 건조함을 느껴 몇 년만에 가습기를 꺼내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오랫만에 가습기에 물을 채우고 작동시켜보니 아무 이상 없는 듯 싶었는데, 몇 시간 뒤에 보니 방바닥이 물바다가 되어 있었습니다.

가습기 누수


무슨 일인가 싶어 가습기의 전원을 차단하고 들어봤더니 가습기 아래쪽에 물이 흥건하게 고여 있었습니다.

가습기 누수


삼성 HU-5580S 가습기는 네모난 물통을 위에 올려 놓고 아래 가습기 본체에서 가습이 되는 방식인데, 이 본체 어디선가 물이 새고 있었습니다.

삼성 HU-5580S 물통

물과 전기를 한꺼번에 다루는 제품이다 보니, 제가 건드리기보다 삼성전자 서비스센터로 가져갔습니다.


물론 가습기의 무상 보증 기간은 훨씬 넘었으니 수리 비용은 얼마간 나올테고, 가습기 본체 프레임에서 누수가 되는 것이면 프레임 부품 비용+공임이 들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가습기를 맡겼던 삼성전자 서비스센터에서 며칠 뒤, 부품이 단종되어 수리가 불가능하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삼성 가습기 부품보유년한

이미 부품보유년한인 5년을 넘겼지만, 혹시나 전국 서비스센터에 부품 수배를 해봤는데 역시나 이 가습기의 프레임 부품은 전국 어디에도 남아있지 않다고 하는군요.


보증기간 이후 수리 부품이 없어 수리가 불가능한 경우, '정액 감가상각한 금액에 10%를 가산하여 환급'한다는 규정이 있고, 이 규정에 따르면 제 가습기는 5000원 남짓 환급해 준다고 합니다.

가습기 분해, 부품 제거

십몇만원짜리 가습기를 5000원에 넘기는 것 보다 직접 수리를 해보자 싶었습니다.

수리를 시도해보고 안되면 버리지 싶어 다시 받아온 것이 지난 해 12월인데 1년동안 손대지 않고 보관 중이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겨울이 다가오면서 집이 많이 건조해졌고, 자고 일어나면 코와 입이 심하게 마르는게 힘들어져 1년만에 고장난 가습기를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ACURITE 습도계


일단 이 가습기의 본체 어디서 물이 새는지 확인하는게 먼저입니다.

가습기 본체의 플라스틱 프레임이 갈라진 곳이 없는지 샅샅이 살펴봤고 특별한 문제는 없었습니다.

가습기 누수지점 확인

간혹 실금같은 것이 보이기도 했지만 플라스틱이 갈라진게 아니라 수돗물의 석회질이 말라붙은 자국이었습니다.


플라스틱이 갈라졌다면 믹스앤픽스를 이용해 땜질을 하려고 했는데, 갈라진데가 없네요.

가습기의 물 새는 곳을 찾기 위해 가습기 하단의 나사를 풀었습니다.

삼성 가습기 HU-5580S 분해


나사 네 개를 풀고 덮개를 열자 전선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내부가 드러납니다.

삼성 가습기 HU-5580S 내부


일단 히터 코일이 달린 실리콘 부품 쪽에서 물이 새는게 아닐까 싶었는데, 실제 실리콘 부품이 새는 것이라면 좀 어렵겠다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가습기 가열 열선


물 새는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내부의 복잡한 전선을 걷어내기로 했습니다.

기판에 연결된 커넥터들을 모두 분리하고

HU-5580S 커넥터


뒤쪽의 습도 센서를 비롯한 탈착식 센서를 먼저 들어냈습니다.

삼성 가습기 HU-5580S 습도 센서


가습을 밖으로 불어내는 블로워 모터도 들어내고

가습기 블로워 모터


트랜스포머도 들어냈습니다.

가습기 트랜스포머

가습기 누수 위치 확인하기

전선이 무척 복잡했던 내부는 3~4개 부품을 걷어내니 깔끔해졌습니다.

가운데 가습기 진동자 부품과 가열 히터의 최소 부품만 남긴 상태로 물을 담아보기로 했습니다.

삼성 가습기 HU-5580S 내부


욕실로 가져와 본체에 물을 부었습니다.

물은 물통 결합부에서 가열 히터를 통해 중앙의 가습기 진동자로 흘러가게 됩니다.

가습기 누수 확인


1분 정도 지나 가습기 본체를 옮겨보니 바닥에 물이 떨어져 있습니다.

HU-5580S 가습기 누수 확인


본체 바닥을 들어올려 물이 어디서 새는지 찾아봤더니, 가습기 진동자의 모서리쪽에서 물방울이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가습기 진동자 누수


가습기에 담았던 물을 모두 쏟아버리고 본체를 뒤집어보니, 물 샌 자국이 보입니다.

가습기 누수 확인


가습기 진동자 덩어리를 고정하는 나사 4개를 풀어보니, 물이 샌 자국이 확실하네요.

가습기 진동자


물이 샌 뒤 마르면서 생긴 석회질 자국을 제거하고 보니, 진동자 금속 프레임과 플라스틱 하우징 모두 아무 이상이 없고, 방수 패킹 역시 상태가 멀쩡합니다.

가습기 진동자 패킹


이 패킹을 고정하는 부분에 금이 가면서 물이 새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여러 번 살펴봐도 갈라진 곳 없이 멀쩡했습니다.

가습기 진동자 고무 패킹

이쯤 되니 플라스틱 하우징이 갈라지거나 깨진게 아니고, 가습기 진동자 뭉치를 고정하는 나사가 헐거워져 물이 샌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안쪽에 스며든 물기를 깨끗이 닦고 가습기 진동자 뭉치를 다시 고정했습니다.

혹시 나사 고정 부위가 깨지면서 나사가 헐거워져 틈이 생긴게 아닌지, 나사를 조이며 확인해봐도 나사가 단단하게 고정되는군요.

삼성 가습기 누수 수리


가습기 진동자 뭉치를 고정한 뒤 다시 가습기에 물을 채웠고

삼성 가습기 누수 테스트


1시간쯤 지난 뒤에도 바닥에는 물이 새지 않았습니다!

삼성 가습기 누수 테스트


혹시나 싶어 다시 가습기 진동자 뭉치를 풀어 보니, 앞서 물이 샜던 패킹 주변이 깔끔한 상태였습니다.

삼성 가습기 누수 테스트

결국 가습기 누수의 원인은 진동자 뭉치의 나사가 헐거워져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ㅠㅠ

가습기 조립은 분해의 역순

물이 새는 곳을 찾았으니 이제 가습기를 원래대로 조립해야 합니다.


조립은 분해의 역순으로, 찍어 놓았던 사진을 참조하여 부품들을 원래대로 배치합니다.

블로워 모터와 트랜스 포머, 습도 센서 들을 원래 자리에 배치했고

HU-5580S 가습기 조립


복잡하게 얽힌 케이블과 커넥터들이 케이스를 닫을 때 눌리지 않도록 역시 찍어두었던 사진을 참조하여 최대한 원래 상태대로 배치했습니다.

HU-5580S 가습기 조립


그리고 가습기 전면 기판과 연결되는 각종 커넥터들을 색깔에 맞춰 꽂고

HU-5580S 가습기 기판 커넥터


케이스를 닫았을 때 눌리는 전선이 없는지 확인한 뒤 바닥 뚜껑을 닫았습니다.

HU-5580S 가습기 수리


그렇게 부품 단종으로 수리 불가 판정을 받았던 가습기는 본래의 기능을 되찾았습니다.

누수 지점을 찾아 믹스앤픽스로 때워보고 안되면 버려야지 생각했는데, 의외로 느슨해졌던 나사를 조여주는 것만으로 누수를 잡았습니다.

삼성 HU-5580S 가습기앞으로 10년은 더 쓰라옹!

지난 해 삼성전자 서비스센터의 기사분은 가습기 본체를 열었고 플라스틱 하우징이 파손되어 물이 새는 것을 확인했다고 얘기했습니다.


하지만 가습기 본체를 열고 누수 지점을 확인하는 일련의 과정을 직접 해보니, 1년전 서비스센터의 담당자는 정말 본체를 열어 누수를 확인해본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미 서비스기간도 훌쩍 넘겼고, 부품도 구할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고, 나사가 느슨해져 누수가 되는게 흔한 경우가 아니니 일면 이해가 되기도 하지만, 생각보다 너무 간단하게 원인을 찾고 보니 좀 아쉬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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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4)

  • 2017.11.21 01:26 신고

    뭐....물이 새서 수리 맡기는 경우가 아예 없진 않았을테고, 센터에서는 컴터맨님처럼 차근차근 수리원인을 찾게끔 시간을 주지도 않았을테고, 그런데 수리는 빨리 해야 되는데 진동자부분을 통채로 바꾸니 물이 안 새니 진동자 부분을 통채로 바꾸려고 하니 부품 단종되어 안나와서 수리불가를 외쳤겠군요.
    (진동자부분 통채로 바꾸면서 나사를 다시 꽉 조여줄꺼니 자연히 원인제거가 된 셈)

    자동차도 마찬가지고, 컴퓨터도 마찬가지.
    그 어떤것의 고장도....원인만 찾으면 해결의 절반 이상은 되는거잖아요.
    문제는 사람들이 이 원인을 찾게 되기까지 들인 시간과 수리자의 경험, 기술등등을 인정을 잘 안해준다는거.....

    이번처럼 누가 물이 새서 맡겼는데,
    수리 다됐어요~
    어디가 고장이래요??
    아~ 나사 하나 헐거워서 그랬어요~
    하면 어~ 별거 아니네요~ 공짜죠? ㅋㅋㅋㅋㅋ

    요즘 엔지니어 분들.
    다 그런건 아니겠지만, 원인을 찾는데 시간과 노력을 많이 들이려고 하지 않아요. (뭐 제가 반대입장이 되어도 그러겠지만. 주위 여건도 허락해주지 않지만)

    이왕 뜯으신 김에...나사 부분 결합하시고 실리콘 좀 칠해주시지 그랬어요.

    • 2017.11.22 19:40 신고

      마눌님 사촌동생이 이 포스팅을 보더니, 그 집 가습기도 물이 새서 버렸다고 하는 걸 보면, 이런 증상이 아주 드문 것은 아닌가 봅니다.

      요즘 대기업 서비스센터는 고장난 부품이 뭔지 찾아 수리하는게 아니고 고장난 모듈을 통째로 갈아버리는 방식이다보니, 저처럼 누수부위를 찾기 보다는 하우징 전체를 바꾸는 식으로 수리를 하려고 했던게 아닌가 싶어요.

      아쉬운 것은, 하우징 누수를 확인하지 않았음에도 하우징 전체를 갈아야한다고 마치 확인한 것처럼 얘기했던 것이죠.

      뭐 하우징이 수급되어 교체받았다면, 나사를 조였이면서 어쨌든 고쳐졌을테지만, 부품 단종이라 또 이렇게 포스팅을 한다는데 의의를 삼아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ㅎㅎ

      찐득한 구리스류의 재료가 없어서...추가로 방수처리는 하지 못했어요ㅎㅎ

  • dorbit
    2018.02.23 15:02 신고

    글들이 다들 재밌고 유익하네요.
    수리센터 입장도 충분히 이해하지만
    아쉬운건 아쉽네요.
    다른 주인을 만났다면 버려질물건이었는데 다행입니다.

    • 2018.02.23 22:27 신고

      네, 대기업 서비스센터의 작업 방식도 충분히 이해하는터라 그럴수도 있겠다 싶다가도, 살짝만 살펴봤어도 되는 부분이다보니 좀 아쉽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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