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공식블로그 폴인러브, 당황스러운 소통방식

경찰청 블로그 폴인러브, 의도는 참 좋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소통이 중요하다는 것을 많이 느낍니다.

다른 블로그에 들러 댓글을 남기고, 답글을 받으면서 맘이 맞는 이웃 블로거가 생기고, 내 블로그에 들어오는 방문객들의 댓글을 하나씩 읽으면서 답글을 다는 것이 큰 즐거움이 되었습니다.

 

얼마전 대한민국 경찰청 공식블로그, 폴인러브(POL IN LOVE)를 알게 되었습니다.

폴인러브에 들어가보면 딱딱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경찰이 보다 친근하게 느껴지는 분위기입니다.

 

이 곳의 포스팅들은 전국 각지, 현장에서 근무하시는 경찰들이 작성한 것으로 요즘같이 험한 세상을 살아가는데 유용한 정보들도 많습니다.

한마디로 폴인러브의 첫 인상은 국민들과의 소통을 위한 블로그로 괜찮은 느낌이었습니다.

폴인러브 경찰청 경찰 Police 블로그 소통 Communication폴人러브, 경찰과 사랑에 빠졌어요

 

그런데, 어제 다음뷰를 통해 폴인러브의 포스팅을 보았습니다.

'셀프 공개수배'의 불편한 진실 이라는 제목의 포스팅, 그 내용은 요즘 인터넷에서 심심치 않게 벌어지는 신상 털기, 신상 공개는 그 의도와 관계없이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실제 자력구제(법률상 절차에 의하지 않고 자기 힘으로 권리를 실행하는 일)를 금지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충분히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이며,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 무척 상세한 설명이 담겨 있었습니다.

 

자칫 우르르~ 분위기에 휩쓸려 신상털기, 신상공개에 동참했다가 생각치 않은 법적 분쟁에 휘말릴 수 있는데, 그러한 점을 친절하게 알려주는 양질의 포스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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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글을 읽으며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또 다른 한편으로는 '오죽하면...'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몇 년전 친구 집에 좀도둑이 들어 신고했지만 출동한 경찰은 무척 심드렁한 표정으로 이런 건 잡기 힘든데...라는 얘기만 하더군요. 솔직한 느낌을 말하자면 좀도둑 따위는 아예 잡을 생각이 없어 보였습니다.

 

마침 해당 포스팅에 언급된, 일명 화분녀 관련 기사 캡쳐에는 "경찰이 한 달 가까이 잡지 못했던..."이란 내용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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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화분녀"로 검색하면 뜨는 기사 목록을 보면 인터넷에 동영상이 공개되자 부담을 느껴 자수했다는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경찰 얘기가 언급된 기사는 검색 결과에서 무려 4페이지를 넘어가야 나오는데, 유독 경찰이 한 달 가까이 잡지 못했다는 내용이 실린 기사를 캡쳐해 사용했더군요.

 

폴인러브의 포스팅에 댓글을 달았더니 돌아온 답변

포스팅을 읽고 나서 댓글을 달았습니다.

 

포스팅에 원칙적으로 동의합니다. 자칫 분위기에 휩쓸려 신상 털기에 동참하면 법적인 책임을 질 수 있는 점 자세하게 알려주셨네요.

하지만, 그렇게 스스로 할 수 밖에 없는 심정도 헤아려주셨으면 합니다.

 

경찰에 신고를 해도 작은 사건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 듯한 경우도 종종 봅니다.

마침 포스팅에 사용하신 기사 캡쳐 중 '경찰이 한 달 가까이 잡지 못해 동영상을 공개했다'는 내용이 들어있네요.

물론 경찰 업무가 과중하고 일에 경중이 있는 점은 충분히 이해합니다만, 작은 사건에도 좀 더 신경을 써주셨으면 좋겠네요

기억을 더듬어 복구해 낸 것이라 100% 정확하진 않지만 대략적인 내용은 맞을 것입니다.

정확한 것은 댓글이 결코 빈정대거나 따지는 듯한 뉘앙스가 아니었고(경찰청 공식 블로그에 막말을 달 만큼 강심장이 아닙니다), 제 블로그 주소도 그대로 남겼습니다.

 

오전에 댓글을 달았고, 다음날 새벽, 어떤 답변이 올라와 있을까 폴인러브에 접속을 해봤습니다. 그랬더니...

폴인러브 경찰청 경찰 Police 블로그 소통 Communication소통을 원했으나 포스팅을 삭제했다

 

헐...해당 포스팅을 아예 삭제해버렸네요.

혹시 포스팅 주소가 바뀐 것인가 싶어 원래 포스팅 제목에 포함된 '셀프'란 단어로 검색해 봐도 기사는 보이지 않습니다.

 

상당히 실망스러웠습니다. 뭔가 딱 부러지는 답변을 요구한 것도 아니고, 막연히 바라는 점을 적었을 뿐인데, 아무래도 포스팅에 사용된 캡쳐 기사 내용때문이라 짐작되지만, 그렇더라도 포스팅 자체를 삭제해 버릴 것까지야...

"앞으로 더 노력하는 경찰이 되겠습니다"라는 형식적인 답글 정도만 달렸어도 좋았을 텐데 말이죠.

 

폴인러브 방명록에 글을 하나 남겼습니다. 방명록 찾기도 상당히 어렵더군요.

폴인러브 경찰청 경찰 Police 블로그 소통 Communication

 

폴인러브, 소통하려고 만든 블로그 아닌가요?

어제 새벽에 방명록에 글을 남기고 혹시나 싶어 다시 들러봤지만 대답은 없습니다. 그러고 보니 포스팅은 하루에 몇 개씩 올라오는데, 그리 많지 않은 댓글에 답글도 잘 달리지 않습니다.

 

경찰청에서 공식 블로그를 만들고 열심히 포스팅을 올리는 것은 소통하겠다는 것일텐데, 블로그를 통해 본인들 하고 싶은 말만 할 뿐, 소통과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폴인러브 블로그 하단에 박혀 있는 문구가 마냥 공허해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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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컴터맨
2012.08.23 08:22 생활의 지혜/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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