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터보 메모리는 SSD의 속도를 떨어뜨린다? 레노버 씽크패드 X61S 분해해 보니

레노버 씽크패드 X61S의 하드디스크를 SSD로 바꾸는 방법

며칠 전 스페인의 친구가 보내온 레노버 씽크패드 X61S의 하드디스크를 SSD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하드디스크를 SSD로 바꿨을 때의 체감 속도 차이는, 누구라도 쉽게 느낄만큼 큽니다.

 

2.5인치 노트북 하드디스크는 데스크탑용 3.5인치 하드디스크에 비해 속도가 느리고, 특히 구형 노트북인 경우 하드디스크를 SSD로 바꾸면 체감 속도의 향상은 눈에 띄게 큽니다.

 

레노버 씽크패드 X61S는 이미 '구닥다리'에 속하는 노트북이긴 하지만 IBM 노트북 특유의 디자인이 살아 있는 제품이라 정감이 갔고, 덕분에 하드디스크를 SSD로 바꾸는 작업이 즐거웠습니다.

레노버 X61S lenovo 노트북

 

레노버 씽크패드 X61S의 하드디스크를 교체하는 방법은 무척 쉬운 편입니다.

노트북 바닥의 하드디스크 덮개 고정 나사를 풀고 필름(손잡이)을 당겨 하드디스크를 빼낸 뒤  

레노버 X61S SSD 장착 방법

 

노트북 하드디스크에 부착되어 있던 가이드를 떼내서 SSD에 같은 방향으로 부착하고

레노버 X61S SSD 장착 방법

 

SSD를 하드디스크가 있던 자리에 쏙 밀어넣기만 하면 됩니다.

레노버 X61S SSD 장착 방법

 

사실 얼마전 삼성 센스 P55 노트북의 하드디스크를 SSD로 교체하는 방법을 통해 구형 노트북의 하드디스크를 SSD로 교체하는 방법을 살펴보았기에 자세한 과정을 따로 다루지 않고 간단히 넘어가려고 합니다.

Sandisk X110 SSD

레노버 씽크패드 X61에 장착된 인텔 터보메모리

그리고 Crystal DiskMark 프로그램을 이용해 노트북 하드디스크의 속도와 SSD의 속도를 비교해 봤습니다.

역시 읽기/쓰기 속도 차이가 상당한 편이지만, 얼마전 삼성 센스 P55의 순차 읽기 속도보다는 속도 향상의 정도가 좀 적은 편이군요.

2015/03/17 - SSD로 구형 노트북에 날개 달기. 노트북 하드디스크를 SSD로 교체하는 방법과 조건

Crystal DiskMark SSD 속도 측정

레노버 씽크패드 X61S가 이제는 '구닥다리'에 속할만큼 구형 노트북이긴 하지만 Sandisk X110 SSD의 읽기, 쓰기 속도가 생각보다 덜 나오는군요.

 

노트북이 SSD의 속도를 '정말' 못받쳐주는 경우인가보다 단순하게 생각했던 것은, 어쨌거나 SSD의 체감 속도 향상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실제 사용시 체감 속도와 가까운 4K, 4K QD32 속도는 엄청난 차이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윈도우를 설치하면서 정체를 확인하기 어려운 장치가 '인텔 터보 메모리 컨트롤러'란 것을 확인했습니다.

2015/03/21 - 장치 관리자의 느낌표 붙은 장치 확인하는 방법. 레노버 X61S 드라이버 설치 과정

Intel Turbo Memory 인텔 터보 메모리

 

'인텔 터보 메모리'라는 단어를 꽤 오랫만에 본 듯 합니다.

2007년 쯤, 윈도우 비스타가 나올 때 함께 등장한 '인텔 터보 메모리'는 1GB~4GB의 플래시 메모리를 확장슬롯에 장착해 하드디스크의 읽기/쓰기 속도를 향상시키는 장치입니다.

 Intel Turbo Memory 인텔 터보 메모리

윈도우 비스타와 함께 등장했던 레디 부스트(플래시 메모리를 이용해 하드디스크의 처리 속도를 높이는 기법)에서 이용할 수 있는 장치 중 하나였습니다.

지금이야 수 백GB짜리 SSD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지만 당시만해도 1~4GB의 플래시 메모리를 별도의 하드웨어로 장착한 다는 건 흔치 않은 일이었죠.

 

하지만 레디 부스트가 빛을 못 봤던것 처럼 인텔 터보 메모리 역시 크게 빛을 못봤고, 사실 저도 인텔 터보 메모리를 실제로 보는 것은 처음입니다.

위키백과의 인텔 터보 메모리 설명(영문)

인텔 터보 메모리, SSD에서는 역효과?

이렇듯 이제는 낯선 단어가 되어버린 인텔 터보 메모리에 대해 인터넷 검색을 하다보니, 인텔 터보 메모리를 SSD와 함께 사용할 경우, 오히려 SSD의 속도가 떨어진다는 정보들이 상당수 검색되었습니다.

이유인 즉, 요즘 SSD는 이미 인텔 터보 메모리의 플래시 메모리보다 속도가 빠른데다 2중 3중으로 캐시 메모리를 거치게 되는 식이라는 얘기더군요.

인텔 터보 메모리의 개념이 처음 등장한 것이 벌써 10년 전인 2005년이니, 당시만 해도 요즘 SSD의 엄청난 속도를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레노버 씽크패드 X61S에 내장된 인텔 터보 메모리를 떼어내기로 했습니다.

먼저 장착했던 SSD를 다시 떼어내고

레노버 X61S lenovo 분해 방법

 

씽크패드 X61S의 배터리를 제거했습니다.

레노버 X61S lenovo 배터리 제거

 

그리고 이제 씽크패드 X61S의 분해를 시작해야 합니다.

구형 노트북들은 바닥에 나사의 역할이 그림으로 그려져 있는 경우가 많고 씽크패드 X61S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일단 씽크패드 X61S의 바닥면 나사 중 키보드 그림이 그려져 있는 나사들을 모두 풀어줍니다.

레노버 X61S lenovo 분해 방법

 

키보드 그림이 그려진 나사를 풀고 노트북을 뒤집은 뒤, 키보드와 노트북 상판의 틈새로 삐죽 나온 걸쇠를 들어올립니다.

레노버 X61S lenovo 분해 방법

 

씽크패드 X61S 키보드 하단의 걸쇠들을 순서대로 들어올려주면 키보드를 들어올릴 수 있게 됩니다.

단, 키보드와 메인보드가 필름 케이블로 연결되어 있으므로 조심해서 들어올려야 합니다.

레노버 X61S lenovo 분해 방법

 

씽크패드 X61S의 키보드 필름 케이블의 끝부분은 손잡이 역할을 합니다.

필름의 끝부분을 살짝 잡고 위로 당기면 메인보드와 키보드의 필름 케이블이 분리됩니다.

레노버 X61S lenovo 분해 방법

 

이렇게 레노버 씽크패드 X61S의 키보드가 분리되었습니다.

레노버 X61S lenovo 분해 방법

 

이제 씽크패드 X61S를 다시 뒤집어 네모난 카드 그림(확장 카드 그림인 듯)의 나사를 모두 풀어줍니다.

레노버 X61S lenovo 분해 방법

 

이렇게 확장 카드 그림이 그려진 나사를 모두 풀면 되는데, 사진과 같이 아무 표시 없는 나사는 풀지 않아도 됩니다.

레노버 X61S lenovo 분해 방법

 

확장 카드 표시가 되어 있는 나사를 모두 풀었으면 씽크패드 X61S를 원래대로 뒤집습니다.

그리고 노트북 상판 플라스틱을 들어올리면 되는데, 그 전에 메인보드에 연결되어 있는 또 하나의 필름 케이블을 떼어냅니다.

레노버 X61S lenovo 분해 방법

 

여기까지 왔으면 씽크패드 X61S의 플라스틱 상판을 들어올려 노트북 본체와 분리할 수 있습니다.

이때, 플라스틱 상판의 손목 받침대 부분의 걸쇠를 하나씩 풀고(위쪽 화살표) 앞으로 잡아 당기면 되는데, 절대 무리한 힘을 가하지 않도록 합니다.

레노버 X61S lenovo 분해 방법

 

이렇게 레노버 씽크패드 X61S의 상판을 분리했습니다.

상판 커버를 뒤집어 보니 나사 자리가 확실히 보이는군요.

레노버 X61S lenovo 분해 방법

 

레노버 씽크패드의 키보드와 커버를 분리했습니다.

여러가지 장치들이 있지만 손목 받침대 오른쪽(사진 오른쪽 하단)의 PCIe 슬롯에 꽂힌 장치만 살펴보면 됩니다.

레노버 X61S lenovo 메인보드

 

레노버 씽크패드 X61S에는 2개의 PCIe 슬롯이 있고 왼쪽 슬롯에는 무선랜 카드가 꽃혀 있고, 오른쪽에 인텔 터보 메모리가 꽂혀 있습니다.

인텔 터보 메모리 상단의 나사 두 개를 풀면 간단히 제거할 수 있습니다.

레노버 X61S 내부 lenovo

 

이렇게 레노버 씽크패드 X61S에서 인텔 터보 메모리를 분리했습니다.

앞서 얘기했지만 저도 인텔 터보 메모리를 처음 보는데다, 한창 신기술로 뜰 당시에는 한 번도 못 만나다가 이제 떼어낼 목적으로 처음 만나고 보니 기분이 묘~해집니다 ㅎㅎ

Intel Turbo Memory 인텔 터보 메모리

인텔 터보 메모리와 SSD, 속도에 영향이 있을까?

인텔 터보 메모리는 SSD의 속도를 오히려 떨어뜨린다는 단편적인 정보를 보고 씽크패드 X61S에 장착되어 있던 터보 메모리를 떼어냈으니, 실제 속도 차이가 있는지 확인해 봤습니다.

Crystal DiskMark로 SSD 측정을 해보니, 인텔 터보 메모리가 부착되어 있을 때보다 터보 메모리를 떼어낸 상태에서 얼마간의 속도 향상이 있었습니다.

특히 순차 쓰기 속도와 512K 쓰기 속도는 초당 16~17MB 정도 빨라졌고 4K QD32 속도는 2배가 넘게 빨라졌습니다.

인텔 터보메모리 SSD 벤치마크

 

그런데 또 다른 벤치마크 프로그램인 ATTO Disk Benchmark를 이용해 확인해 보니, 인텔 터보 메모리의 유무에 따른 속도 차이가 거의 없었습니다.

최대 135~140MB 정도의 속도에서 초당 1MB~2MB 정도 엎치락 뒤치락, 약간의 차이가 있는 정도라 벤치마크 프로그램의 오차 범위 안에 있는 정도였습니다.

인텔 터보메모리 SSD 벤치마크

 

한 가지 벤치마크 프로그램에서는 초당 10~20M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또 다른 벤치마크 프로그램에서는 거의 차이가 없는 상황, 인텔 터보 메모리의 영향이 맞는 것인지 좀 애매하더군요.

단편적이나마 인텔 터보 메모리가 불어 있을 때 속도가 떨어진다는 결과가 있으니 이 장치는 떼어내고 사용하는게 맞을 듯 싶습니다.

 

다만 아무리 구형 노트북이라지만 SSD 속도가 너무 낮다 싶어 좀 더 조사를 해보게 되었는데요, 그 얘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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