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렉스 핸드밀 청소와 부품 교체 방법. 의미있는 커피 그라인더의 부활

매일 아침 드립 커피 한 잔, 작은 즐거움

저희 집 아침의 시작은 직접 로스팅한 원두를 갈아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내려 마시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로스팅부터 핸드드립까지 직접한 커피라니, 주변에서는 꽤나 고상하면서 번거로운 취미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하지만, 열흘에 한 번 정도 600g 정도의 생두를 로스팅해 두었다가 매일 아침 전동 그라인더로 갈아 핸드드립을 하는 정도라 크게 번거롭지 않습니다.

 

저희 집에서는 1kg짜리 생두 두 봉지를 사면 대략 두 달 정도 먹습니다.

 

한창 커피에 열정을 갖고 있을때(?)는 생두를 사러 200km를 넘게 달려 안목항의 산토리니 커피숍에서 생두를 구하기도 했지만 매번 안목항으로 달려가기 어려운터라 요즘은 카페 뮤제오 에서 생두를 주문하곤 합니다.

2012/09/01 - 커피 생두 구하러 220km 떨어진 안목항으로 달려가다

 

아직 선호하는 커피 생두가 있다기보다 매번 다른 종류의 생두를 주문하여 로스팅하며 맛을 알아가는 단계입니다.

 

이번에 시킨 생두는 스페셜티라고 적혀 있는 파나마 다이아몬드 마운틴 1kg과

커피 생두 파나마 다이아몬드 마운틴 까페 뮤제오 coffee

 

콜롬비아 유기농 1kg을 주문했습니다.

아, 콜롬비아 유기농은 벌써 세 번째 주문이네요. 나름 입맛에 맞는 커피를 찾았다고 할까요? ㅎㅎ

커피 생두 콜롬비아 유기농 까페 뮤제오 coffee

 

까페 뮤제오에서 생두를 주문하면 늘 갓 로스팅한 커피 50g과 함께 작은 그림 엽서가 함께 들어 있습니다.

저는 그림 엽서에는 그닥 감흥이 없지만 마눌님께서는 이 엽서에 담긴 글과 그림을 꽤 좋아합니다.

커피 생두 까페 뮤제오 coffee

주문한 생두와 함께 도착한 포렉스 핸드밀 수리 부품

이번에 주문한 생두에는 뽁뽁이 비닐로 둘둘 말린 것이 함께 도착했습니다.

이것은 바로 포렉스 핸드밀의 수리용 부품입니다.

커피 생두 까페 뮤제오 coffee

 

포렉스 핸드밀은 로스팅한 원두를 잘게 갈아주는 커피 그라인더입니다.

상단 통의 뚜껑을 열고 원두를 넣은 뒤 손으로 레버를 돌리면 하단 통으로 커피가 갈려 나오는 수동 커피 그라인더인데, 1년 남짓한 시간동안 매일아침 이 포렉스 핸드밀을 돌리며 사각사각 커피 원두가 갈리는 손맛(?)을 느끼곤 했습니다.

포렉스 세라믹 핸드밀 porlex ceramic hand mill

깔끔한 모양새의 포렉스 핸드밀은 핸드드립 커피 입문용으로, 그리고 작은 부피 덕에 여행을 다닐 때도 빠지지 않고 다녔던 좋은 핸드밀이었지만 매일 사용하기에는 고된 감이 있어 1년 남짓 사용하다가 전동 커피 그라인더에 자리를 내주었습니다.

2013/02/07 - 전동 커피 그라인더, 바라짜 엔코(Baratza Encore)를 영입하다!

 

바라짜 엔코 전동 커피 그라인더를 영입한지도 거의 1년이 다되어 가는군요.

그동안 포렉스 핸드밀은 집안 장식장에 고이 모셔져 있었고, 간만에 포렉스 핸드밀의 손맛을 느끼고 싶어 꺼냈는데, 어라? 포렉스 핸드밀의 상태가 좀 이상합니다.

스테인레스 재질의 상단 원두통이 칼로 찍어낸 것 처럼 쫙 갈라져 있네요 @,.@;;

포렉스 세라믹 핸드밀 porlex ceramic hand mill

 

스테인레스 재질의 포렉스 핸드밀은 막 다루어도 부담없을 정도로 튼튼한 재질이지만 사용하면서 험하게 다룬 적은 없었기에 도대체 왜 이렇게 된 것인지 이해가 되질 않았습니다.

포렉스 세라믹 핸드밀 porlex ceramic hand mill그동안 무슨 일이 벌어진게냐ㅠㅠ

 

사실 이제는 전동 커피 그라인더를 쓰고 있기에 '커피 그라인더'라는 관점에서만 본다면 포렉스 핸드밀이 이렇게 망가진게 별 아쉬울 것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포렉스 핸드밀은 저와 마눌님을 핸드드립 커피의 세계로 이끌어주었던, 이제는 만날 수 없는 친구가 선물해 준, 의미있는 그라인더 였기에 꽤나 신경쓰이더군요.

뭐랄까, 떠난 친구가 남긴 유품과 같은 물건이라 망가졌다고 그대로 버리고 싶지 않았고, 좀 무리한 부탁이란 것은 알지만, 까페 뮤제오에 수리용 부품을 구할 수 없는지 문의했고, 전혀 기대하지 않았음에도 무척 저렴한 가격에 포렉스 핸드밀의 수리용 부품을 보내주었습니다.

포렉스 세라믹 핸드밀 porlex ceramic hand mill

사실 지난 해 초에도 까페 뮤제오에서 마모되어 속썩이던 포렉스 핸드밀의 손잡이를 저렴한 가격에 구하기도 했는데요, 까페 뮤제오 측의 말로는 포렉스 핸드밀은 수리용 부품이 따로 나오는 것은 아니고 소비자 변심 등으로 인한 반품된, 여유분이 있을 경우에만 수리용 부품으로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포렉스 핸드밀을 구입한지 2년이 훨씬 넘었고, 제조사에서도 따로 판매하지 않는 교체용 부품을 저렴한 가격에 확보하여 보내준 까페 뮤제오의 고객 서비스가 마음에 쏙 듭니다!

포렉스 핸드밀의 상단 통과 세라믹 날 분리 방법

포렉스 핸드밀의 교체용 부품을 받았으니 교체를 해야겠죠.

포렉스 핸드밀의 상단 통은 세라믹 날 부품과 함께 묶여 있으므로 세라믹 날을 분리해야 합니다.

포렉스 세라믹 핸드밀 porlex ceramic hand mill

 

포렉스 핸드밀의 세라믹 날은 붙잡고 있는 나사만 풀면 쉽게 분리할 수 있습니다.

포렉스 세라믹 핸드밀 porlex ceramic hand mill

 

나사를 분리하면 이렇게 아래쪽 세라믹 날을 뺄 수 있게 되고

포렉스 세라믹 핸드밀 porlex ceramic hand mill

 

포렉스 핸드밀의 위쪽 세라믹 날도 상단 통에서 쉽게 빼낼 수 있습니다.

포렉스 세라믹 핸드밀 porlex ceramic hand mill

포렉스 핸드밀, 세라믹 날 청소 방법

포렉스 핸드밀을 매일 같이 쓸 때는 1~2달에 한번쯤 분해하여 청소하곤 했는데, 전동 그라인더를 쓰게 되면서 포렉스 핸드밀을 청소하지 않은 채로 보관했더니 세라믹 날쪽에서 기름 쩐내가 심하게 나더군요. 기왕 분해했으니 청소도 깨끗하게 하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포렉스 핸드밀의 핵심, 세라믹 재질의 그라인더 날은 물청소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금속으로 된 그라인더 날은 녹이 슬기 십상이라 청소할 때 절대 물을 사용해서는 안되지만, 세라믹 그라인더는 물에 풍덩 담가서 청소를 해도 무방한 것이죠.

2013/11/14 - 바라짜 엔코 커피 그라인더 청소 방법. 조금씩 자주하는게 좋은 그라인더 청소

 

일단 분리한 세라믹 날을 물에 담가 불렸습니다.

포렉스 세라믹 핸드밀 porlex ceramic hand mill

 

물에 담근 채 잠시 두었다가 부드러운 솔을 이용해 청소를 시작했는데, 깜빡 잊은게 있군요.

바로 세라믹 날을 고정하고 있는 축을 분리하는 것입니다.

사진과 같이 포렉스 핸드밀의 세라믹 날을 고정하고 있는 축을 눌러 분해하면 됩니다.

포렉스 세라믹 핸드밀 porlex ceramic hand mill

 

허걱! 세라믹 날과 축 사이에 끼어있던 커피 찌꺼기의 양이 엄청나네요.

포렉스 핸드밀을 장식장에 보관하기전에 깨끗이 청소를 했어야 하는데, 이렇게 커피 찌꺼기가 끼어 있는 상태로 방치(!) 했으니 커피 찌꺼기가 산화되면서 기름 쩐내가 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포렉스 세라믹 핸드밀 porlex ceramic hand mill헉!!!

 

흐르는 물과 솔을 이용해 포렉스 핸드밀의 세라믹 날을 깨끗이 청소했습니다.

청소 후에는 몇 시간 정도 그냥 둬서 말려야 하는데, 저는 헤어 드라이어의 온풍을 이용해 속성으로 건조시켰습니다.

단 포렉스 핸드밀의 세라믹 날을 제외한, 축이나 나사는 플라스틱 재질이므로 열풍을 이용해 건조시킬 때 변형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포렉스 세라믹 핸드밀 porlex ceramic hand mill

 

기왕 청소하는 김에 포렉스 핸드밀의 커피 가루 통도 물을 이용해 깨끗이 청소하고 말렸습니다.

포렉스 세라믹 핸드밀 porlex ceramic hand mill

분해한 포렉스 핸드밀 조립 방법

분해한 포렉스 핸드밀의 조립 과정은 분해 과정의 역순이지만, 그래도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일단 포렉스 핸드밀의 세라믹 날과 플라스틱 축을 조립합니다. 이때 세라믹 날과 플라스틱 축의 홈을 잘 맞춰 끼워야 합니다.

포렉스 세라믹 핸드밀 porlex ceramic hand mill

 

포렉스 핸드밀의 상부통과 바깥쪽 세라믹 날을 결합합니다.

역시 세라믹 날에 파져 있는 홈과 상단통 내부의 플라스틱 홈을 정확히 맞춰 넣어야 합니다.

포렉스 세라믹 핸드밀 porlex ceramic hand mill

 

세라믹 날을 핸드밀 상부 통에 올려주고

포렉스 세라믹 핸드밀 porlex ceramic hand mill

 

포렉스 핸드밀 고정 나사를 돌려 세라믹 날을 고정합니다.

포렉스 핸드밀은 고정 나사를 조이는 정도에 따라 커피의 분쇄도가 달라지죠. 나사를 최대한 조였다가 평소 사용하는 분쇄도로 적당히 풀어주면 됩니다.

포렉스 세라믹 핸드밀 porlex ceramic hand mill

 

파손된 상단 통을 교체하고 세라믹 날을 청소한 후 조립을 마친 포렉스 핸드밀, 올해 초 손잡이도 바꾸어준 터라 정말 새것처럼 깔끔해졌습니다.

포렉스 세라믹 핸드밀 porlex ceramic hand mill

따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포렉스 핸드밀은 '집에서 원두를 갈아먹는 용도'로는 꽤 훌륭한 수동 그라인더입니다.

나사를 조절하면 에스프레소나 모카포트용 분쇄부터 핸드드립용 분쇄까지 다양한 굵기의 분쇄를 선택할 수 있으며 부피가 작아 캠핑이나 여행에도 쉽게 휴대할 수 있는 핸드밀입니다.

 

제가 캠핑용으로 가지고 나갈때는 하단통에 분쇄한 커피가루를 담고, 상단통에는 또 새로운 원두를 꽉 채워 나가는 방법을 이용, 2~3일 정도는 마음껏 커피를 마실 수 있습니다.

세라믹으로 된 날은 물세척이 가능하니 조금만 부지런을 떨면 금속제 날을 가진 그라인더보다 깨끗하게 사용할 수 있는데다 예전보다 가격도 많이 떨어져 3만원대 초반에 구매할 수 있으니 입문용 핸드밀로는 충분히 매력적인 제품입니다.

 

물론 많은 양의 커피를 갈아내려면 팔이 좀 뻐근해지는게 수동 그라인더의 단점이고, 편한걸로 따지면 전동 그라인더를 따라갈 수 없으니 사실 앞으로도 포렉스 핸드밀 보다는 전동 그라인더를 더 자주 쓰게 되겠죠.

하지만 가끔은 그라인더를 선물해 주었던 친구를 떠올리며 손으로 핸들을 돌려 드르륵드르륵 원두를 갈아보려고 합니다.

인스턴트 커피와 커피 전문점의 아메리카노에만 길들여져 있던 저를 또 다른 커피의 세계로 이끌어준 친구가 남겨준 선물, 오랫동안 아껴써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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