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94, 1994년의 컴퓨터 잡지 - Hello PC

책장 하나가득 쌓인 추억의 컴퓨터 잡지들

본가의 제가 쓰던 방에는 책장 하나 가득 컴퓨터 잡지들이 쌓여 있습니다.

 

10대이던 80년대중반, '컴퓨터 학습'을 열렬히 읽으며 맺기 시작한 컴퓨터 잡지와의 인연은 90년대 중반부터 2000년초반의 수 년동안 여러 컴퓨터 잡지에 원고를 기고하기도 했고, 잠깐이었지만 컴퓨터 잡지사의 기자로 일하는 등 여러가지로 인연이 깊습니다.

 

지금은 컴퓨터 잡지 시장이 전멸했다 싶을 정도였지만 한 때는 제 원고가 실린 컴퓨터 잡지책이 몇 종류씩 집으로 배달되던때도 있었고 몇몇은 우편 비닐 포장도 뜯지 않은 채 모셔진 것들도 있네요.

 

부모님께서는 저것들 이제 좀 버리는게 어떠냐 하시지만 다른 것은 다 버려도 추억이 담긴 컴퓨터 잡지책만은 본가의 제 방에 꿋꿋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2010/09/14 - 손으로 쓴 15년 전 컴퓨터 원고를 꺼내보다

헬로우 PC Hello PC 컴퓨터 잡지 1994

요즘 응답하라 1994가 한창 인기를 끌고 있죠. 저 역시 94년도의 잡지책을 넘겨보면서 옛날 생각에 빙긋 웃게 되었는데요, 몇 장 살펴볼까 합니다.

사실 여러 잡지를 한 번에 올려볼까 했는데, 이것저것 생각보다 양이 많아져 나누어 살펴 봅니다.

20대의 시작을 함께 했던 헬로우 PC

먼저 헬로우 PC입니다.

이 책은 90년대 초반, 매달 말일이 가까와오면 서점으로 달려가 구입하여 한장 한장 곱씹어가며 보던, 인연이 깊은 책입니다.

94년 11월, 12월 발행된 것인데, 이 당시만 해도 컴퓨터 잡지의 표지는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한 것이 대부분입니다.

예전에는 꽤 멋져 보였는데, 지금와서 보니 굉장히 산만한 느낌이네요.

헬로우 PC Hello PC 컴퓨터 잡지 1994

 

94년 12월의 헬로우 PC 표지, 역시 지금 보니 꽤 허전한 느낌입니다.

임시특가 6000원이란 글씨가 눈에 띄네요.

헬로우 PC Hello PC 컴퓨터 잡지 1994

승승장구하던 컴퓨터 잡지, 원동력은 광고

이 당시 컴퓨터 잡지는 그야말로 승승장구하던 시대였고 광고 역시 수십~백여 페이지에 달할만큼 호황이었습니다.

책의 첫 페이지에는 '금성'의 그린 모니터가 차지하고 있네요.

90년대 초만해도 '그린 모니터'라고하면 녹색으로 표현되는 단색의 모니터를 뜻하는 말이었지만 92~3년부터 컬러모니터가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그린모니터'는 '절전' 기능을 갖춘 모니터들을 뜻하는 말로 바뀌었습니다.

 

가격때문에 개인 사용자는 엄두를 내지 못하던 레이저 프린터, 이 무렵에는 50~70만원의 비교적 저렴한 레이저 프린터들이 보급되던 시절이었습니다.

헬로우 PC Hello PC 컴퓨터 잡지 1994

 

윈워드라는 워드프로세서입니다.

'럭키금성'에서 나온 존재감없는 윈도우용 워드프로세서 였지만, 이 당시만해도 도스용 한글이 압도적이었고, 관공서를 중심으로 하나워드도 많이 쓰이던 시기였는데, 그 하나워드를 기반으로 한 윈도우용 워드가 아닌가 짐작되는군요.

헬로우 PC Hello PC 컴퓨터 잡지 1994

 

책의 뒷면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셀과 웍스 광고가 실려있네요.

지금은 '오피스'라는 통합 패키지 형태지만 이 때는 엑셀, 파워포인트, 워드 등이 각각의 패키지로 나뉘어 있었던 시기입니다.

다만 윈도우 3.1 기반의 엑셀이나 워드는 도스 기반의 프로그램들에 밀려 맥을 추지 못하던 시기였고 저 역시 이 당시 엑셀이나 워드는 써 본 기억이 없네요.

헬로우 PC Hello PC 컴퓨터 잡지 1994

 

얼마전 인터넷에 '모니터 앞에 씌워진 보안기의 역할'을 아는 사람이면 90년대 컴퓨터 사용자라는 우스개 소리가 있었는데요, 당시 CRT 모니터에서 전자파를 비롯한 유해한 것들이 많이 나온다는 염려때문에 보안기는 거의 필수품처럼 쓰이곤 했습니다.

보안기 역시 몇 천원짜리 제품부터 20만원을 훌쩍 넘는 제품까지 있었는데, '선경'에서 판매하던 폴라로이드 보안기 역시 꽤 비싼 제품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헬로우 PC Hello PC 컴퓨터 잡지 1994

 

3M 보안기 역시 꽤 비싼 제품에 속했는데요, 3M 보안기는 정면에서만 보이는 기술이 들어가 있어 '유해 전자파는 물론 정보도난까지 막아준다'고 합니다.

요즘으로 치면, 옆에서 보이지 않는 스마트폰 액정 보호필름이라고 할까요?

헬로우 PC Hello PC 컴퓨터 잡지 1994일사천리라는 워드 프로세서도 기억이 새록새록

 

이때만 해도 컴퓨터의 정보처리속도가 빠르지 않아 비디오 CD란 것을 끊김없이 보려면 별도의 장치가 필요했습니다.

MPEG 보드라고 했던 제품인데요,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추억의 '두인전자'를 비롯한 여러 업체에서 경쟁적으로 내놓던 시기이기도 합니다.

2012/07/12 - 20년 전 비디오CD, 컴퓨터에서 재생해보니

헬로우 PC Hello PC 컴퓨터 잡지 1994두인전자, 가산전자, 옥소리...시대를 풍미했던 업체들

 

옥소리라는 업체를 기억하는 분이라면, 저와 같은 세대가 아닐까 싶네요.

사운드카드 시장은 사운드블래스터라는 외국 업체가 꽉잡고 있던 시절, 혜성같이 나타난 '옥소리'는 사운드카드 뿐 아니라 '멀티미디어'와 관련된 장비는 모조리 내놓았습니다.

MPEG 보드 역시 빠질 수 없겠죠. CD비전이라는 제품입니다.

헬로우 PC Hello PC 컴퓨터 잡지 1994공격적인 제품 출시로 늘 소동을 불러일으켰던 옥소리

 

이 당시는 전화선을 이용한 모뎀이라는 기계를 이용해 PC 통신을 하던 때였습니다.

2400bps급 제품들이 주류를 이루던 93년쯤 PC라운드라는 업체에서 무려 6배 빠른 예스퀵이라는 모뎀을 내놓았습니다.

당시 대학생이던 저는 이 업체와 인연을 맺게 되면서 학교보다는 이 업체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았을 정도로 인연이 있는 회사입니다.

헬로우 PC Hello PC 컴퓨터 잡지 1994학교는 뒷전, 출퇴근하며 살다시피했던 피시라운드

컴퓨터 월간지를 통해 많은 정보와 교감을 하던 시대

지금은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얻는 시대지만 이때만 해도 한달에 한번 발행되는 컴퓨터 잡지를 통해 많은 정보를 얻던 시기였습니다.

독자들은 속에 들어 있는 엽서를 통해 지난 달 기사들에 대한 소감을 밝히고, 편집부에서는 친절히 답을 해주던, 그런 시기였네요.

헬로우 PC Hello PC 컴퓨터 잡지 1994한 달 동안 읽고 피드백을 하고...느리지만 정겨웠던 때

 

한국은 해커들의 오락실...요즘도 심심찮게 들을 수 있는 소식이 무려 20년 전부터 나왔습니다.

이름도 무시무시한 '한국원자력연구소'에 침입했다는군요.

이때만해도 일반인에게는 인터넷의 존재감이 거의 전무했던 시기라 인터넷을 통해 해킹을 당했다는 얘기는 꽤 먼 나라 얘기처럼 들렸습니다.

헬로우 PC Hello PC 컴퓨터 잡지 1994요즘 기사 제목도 거의 흡사하다

 

애플은 이때도 화제의 대상이었습니다.

아마도 이 때는 잡스옹이 애플에서 밀려나 있던 시기가 아닌가 생각되는데요, 이 당시 애플의 주력 제품은 파워맥이었습니다.

당시 친구 중 하나가 파워맥을 가지고 있어 만져볼(?) 기회가 있었는데, 파워맥에서 윈도우 3.1이 돌아가는 것이 무척이나 신기했던, 돌아는 가지만 굼뱅이같은 속도에 속으로 비웃었던, 그런 기억이 납니다.

헬로우 PC Hello PC 컴퓨터 잡지 1994

 

이 당시 컴퓨터 잡지를 열독했던 이유 중 하나가 해외의 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2.9Kg의 경량급, 9시간을 이용할 수 있는 배터리를 갖춘 씽크패드, 이런 것 한 대 정말 갖고 싶다며 사진을 만지작 거리기도 했던 시기였네요.

헬로우 PC Hello PC 컴퓨터 잡지 1994

 

마이크로소프트의 '내츄럴' 키보드, 최초의 네추럴 키보드이자 이후 이런 형태를 복제한 수많은 키보드들의 원조가 되었던 키보드죠.

99달러라는데, 얼마지나지 않아 저도 용산전자상가에서 6~7만원을 주고 사왔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네추럴 어고노믹 4000 키보드를 쓰고 있지만 지금 생각해도 아이보리 색의 네추럴 키보드 초기 모델은 참 괜찮은 제품이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헬로우 PC Hello PC 컴퓨터 잡지 1994뇌출혈 키보드란 애칭(?)으로 불렀던 네추럴 키보드

펜티엄과 4배속 CD-ROM

인텔의 CPU에는 286, 386, 486과 같은 숫자로 이루어진 이름이 붙여왔는데, 호환 CPU 업체와의 상표권 분쟁에서 패하게 됩니다(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숫자로만 구성된 것이라 패했던 듯 합니다)

이후 586, 686이라는 숫자로 된 이름 대신 펜티엄이라는 이름을 쓰게 됩니다.

기사를 보니 이 무렵이 펜티엄 CPU가 막 등장했던 때가 아닌가 싶네요. 벤치마크 기사를 통해 얼마나 빠른지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헬로우 PC Hello PC 컴퓨터 잡지 1994

 

AMD, 사이릭스, 넥스젠과 같은 업체들이 인텔 CPU 호환 제품을 들고 나왔습니다.

인텔이 'Intel Inside'라는 슬로건을 밀고 있을 때 사이릭스라는 업체가 'Cyrix Instead'라는 재치있는 슬로건을 들고 나왔던 기억이 나네요.

헬로우 PC Hello PC 컴퓨터 잡지 1994넥스젠, 사이릭스, AMD...그래도 AMD는 남았구나

 

벤치마크 결과입니다. 사실 결과보다는 8MB, 4MB의 메모리 용량이 더 눈에 들어오네요.

기사 중간에 '가격이 더 떨어지겠지 하고 악착같이 기다리시는 분들은 아마 영영 신제품을 구입하기 힘들 것이다'라는 문구가 유독 눈에 들어옵니다.

헬로우 PC Hello PC 컴퓨터 잡지 1994만고불변의 진리

 

이 당시는 CD롬 드라이브와 CD 타이틀의 전성시대였습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CD롬 타이틀이 쏟아져 나왔고 해외 CD롬 타이틀만 전문적으로 다루던 업체들도 있었는데요, 저 역시 압구정동에 있던 CD롬 타이틀 매장에 자주 들렀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CD롬 드라이브를 처음 샀던게 93년, 파나소닉의 CR-523이란 1배속 CD롬 드라이브를 20만원이 넘는 가격에 구입했었는데 불과 1년만에 2배속 CD롬 드라이브가 같은 가격에 풀려 배가 아팠고(ㅠㅠ), 이후 4배속, 8배속 등등 배속 경쟁이 시작되던 때였습니다.

헬로우 PC Hello PC 컴퓨터 잡지 1994불과 몇년 뒤 48배속, 52배속 CD롬 드라이브들이 속속

 

94년 11월, 2배속 CD롬 드라이브 가격이 19만원, NEC나 플렉스터와 같은 고급(?) 제품들은 60~70만원이니 왠만한 가전제품을 구입하는 느낌이었습니다.

헬로우 PC Hello PC 컴퓨터 잡지 1994컴퓨터에 쏟아부은 돈이면 집을 한채 샀다는 말이 허풍만은 아닐듯

 

90년대 초, 컴퓨터의 보급률은 꽤 높았지만 프린터는 여전히 비싼 제품이었죠.

특히 컬러 프린터는 언감생심 넘보기 어려운 제품이었는데, 잉크젯 프린터들이 속속 쏟아져 나오면서 어느새 HP 데스크젯과 엡손(삼보)의 마하젯 , 캐논의 버블젯의 경쟁구도가 만들어집니다.

그래도 여전히 기억에 남는 건 HP의 데스크젯 500K, 505K, 560K 시리즈네요.

헬로우 PC Hello PC 컴퓨터 잡지 1994

 

컴퓨터 잡지를 보는 재미 중 하나, 엽서에 퀴즈 정답을 적어보내면 추첨을 통해 상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었죠.

영문 윈도우에서 한글을 쓸 수 있게 하는 한메한글 포 윈도우가 유독 눈에 띕니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한글 윈도우 3.1을 내놓은 상태였지만, 안정성 등에 말이 많아 영문 윈도우에 한메한글을 깔아쓰는 경우도 많았네요.

헬로우 PC Hello PC 컴퓨터 잡지 1994PC조립도사라는 비디오테잎, 비닐개봉하지 않은채 보관중

 

예전 컴퓨터 잡지에는 이렇게 가격표도 올라오곤 했습니다.

사실 이때만해도 PC통신을 통해 활발한 가격비교와 홍보가 이루어지던 시기라 이런 가격표는 전혀 의미가 없었는데, 종이로 남겨진 가격표가 이렇게 쓰이게 될 줄은 몰랐네요.

헬로우 PC Hello PC 컴퓨터 잡지 199430핀 1MB 메모리 모듈 하나에 3만3천원. 4개를 사서 부푼 가슴을 안고 돌아가던 기억이

여전히 위력적인 PC 통신, 막 걸음마를 떼던 인터넷

80년대말 부터 시작된 PC 통신은 90년대 접어들면서 절정에 이르렀고 94년 역시 PC 통신은 영원할 것 같던 시기였습니다.

천리안, 하이텔이 잡고 있던 시장에 나우누리가 치고 들어왔고 유니텔이나 포스서브 같이 대기업에서 밀어주던 서비스와 더불어 개인이 운영하던 사설 BBS까지 그야말로 PC 통신의 전성시대였다고 하겠네요.

헬로우 PC Hello PC 컴퓨터 잡지 1994

 

무료로 접속할 수 있었던 하이텔이 유료화된 후 가입자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갈 것이란 예상이 있었지만, 이미 생활 깊숙히 자리잡은 덕분에 별 진통없이 유료화에 안착했고 종이 쿠폰에 1달을 접속할 수 있는 번호가 적힌 9900원짜리 하이텔 이용권을 자주 샀던 기억이 납니다.

헬로우 PC Hello PC 컴퓨터 잡지 1994

 

PC 통신을 이용하는 주 목적 중 하나가 PC 통신 자료실에 올라오는 방대한 자료 덕분이었습니다.

파일크기 265491바이트, 265KB 남짓한 저 파일을 지금은 단 몇 초면 다운로드할 수 있지만 당시 모뎀의 전송속도로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전화로 연결하는데다 3분 마다 요금이 올라가는 도수제 시행이후 전화요금 폭탄을 맞는 집도 많았고 파일 크기를 줄여주는 압축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던 때였습니다.

헬로우 PC Hello PC 컴퓨터 잡지 1994

 

v3, 터보백신, 맥아피 연합...컴퓨터 바이러스가 이슈가 되었고 백신들도 활발히 업데이트 되면서 PC 통신 자료실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업데이트된 백신들이 올라오곤 했습니다.

헬로우 PC Hello PC 컴퓨터 잡지 1994

 

94년은 아직 도스의 시대였습니다.

윈도우 3.1이 쓰이긴했지만 도스쉘의 개념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던 때였는데요, 통신 프로그램 역시 도스용 이야기 프로그램이 압도적인 강자였던 반면 윈도우용 통신 프로그램이 하나 둘씩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헬로우 PC Hello PC 컴퓨터 잡지 1994

 

94년, 인터넷이 일반인들에게 선보이기 시작하던 때였습니다.

이때의 인터넷 접속은 PC 통신 서비스에서 유료 서비스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는데, 일단 PC 통신에 접속을 한 후 인터넷 접속 메뉴로 가서 이용하는 식이었습니다.

분당 30원씩의 별도 요금이 붙은 서비스라 꽤 조심스러웠던 기억이 나네요.

헬로우 PC Hello PC 컴퓨터 잡지 1994몇 년 뒤, 인터넷에 밀려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던 PC 통신

 

컴퓨터 잡지에서도 인터넷에 대한 기사들이 하나둘 실리기 시작했습니다.

요즘 인터넷은 웹브라우저를 띄워 이용하는 웹서비스가 주를 이루고 있지만, 당시에는 텍스트 기반의 서비스이 위주였고 웹(WWW)은 수많은 서비스 방식 중의 하나일 뿐이었습니다.

고퍼, IRC, 유즈넷 등 서비스 하나 하나를 공부해가며 이용하던 시기였습니다.

'인터네트'라는 글자가 꽤 낯설게 느껴지네요.

헬로우 PC Hello PC 컴퓨터 잡지 1994'인터네트'

도스가 꽉 잡고 윈도우와 OS/2가 차기 대권을 노리던 94년

윈도우 3.1은 나름 보급률이 높았지만 도스쉘이라 불릴 정도로 운영체제로는 인정받지 못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시카고'라는 프로젝트명으로 윈도우 95를 준비하고 있었으며 IBM은 OS/2라는 운영체제를 줄기차게 밀고 있었던 때였죠.

윈도우 95는 출시전부터 이미 관심의 대상이었는데, 윈도우 95의 기능 중 하나로 주변기기를 꽂기만 하면 인식한다는 플러그 앤 플레이(Plug & Play)도 주목받는 기능 중 하나였습니다.

헬로우 PC Hello PC 컴퓨터 잡지 1994차기 운영체제, 윈도우 95에 대한 기대가 높았던 시기

이 당시 사운드카드나 모뎀 등의 주변기기를 설치했던 분이라면 조그마한 점퍼를 옮겨가며 IRQ나 DMA 등의 숫자가 겹치지 않도록 설정했던 기억이 생생할 텐데, 그런 설정을 자동으로 해준다니 무척 기대가 컸지만, 이후 등장한 윈도우 95의 플러그 앤 플레이는 '뻑 앤 뻑'이라 불릴 정도로 욕을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헬로우 PC Hello PC 컴퓨터 잡지 1994

 

워드프로세서 시장의 압도적인 선두주자 역시 도스용 한글이었지만, 윈도우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윈도우용 한글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고 윈도우용 한글 3.0의 발표 역시 큰 이슈였습니다.

언젠가 한글과 컴퓨터에서는 '아래아한글'이 아니라 '한글'로 불러달라는 광고를 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기사는 줄기차게 아래아한글 3.0이라고 부르고 있는 점도 눈에 띕니다.

헬로우 PC Hello PC 컴퓨터 잡지 1994도스용 한글의 점유율이 80%에 달했던 시기

빠질 수 없는 도스 명령어, 단축키

도스시절 컴퓨터를 좀 다루어봤다는 사람이라면 copy con config.sys로 시작하는 config.sysautoexec.bat 파일의 설정법에 매달렸던 기억이 날 것입니다.

저 역시 config.sys와 autoexec.bat 파일을 구성하는데 꽤 공을 들이곤 했는데요, 요즘 운영체제도 그렇지만 도스 역시 다양한 옵션들로 인해 도스 명령어 팁은 컴퓨터 잡지의 단골 기사였습니다.

헬로우 PC Hello PC 컴퓨터 잡지 1994DIR\ 는 기억에 없는 명령어!!!

 

워드프로세서를 멋지게 다루는 방법, 바로 단축키를 이용하는 것이었는데요.

F10 키를 누르고 화살표를 이리저리 움직여 메뉴를 찾다가 단축키를 휙휙 이용하는 사람을 보면, 워드의 신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헬로우 PC Hello PC 컴퓨터 잡지 1994

지금도 요원한 원격 조정, 20년전에는 삐삐로

밖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해 집에 있는 가전 기기를 작동하는 것이 가능한 시대지만, 실제로는 그다지 보급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술의 문제는 이미 해결되었지만 시장에서는 외면받고 있는 기술, 예전에는 홈오토메이션이라고 교과서에서도 본 기억이 나는데, 지금은 생소한 단어가 되어버렸네요.

하지만 20년전에는 삐삐로 가전제품을 원격 조정한다는 때였습니다.

헬로우 PC Hello PC 컴퓨터 잡지 1994

 

지금은 케이블TV나 IPTV의 셋톱박스에서 당연하게 이용할 수 있는 VOD서비스지만 20년전인 1994년에는 VOD라는 이름을 달고 반포지역 100가구에 한해 시범 서비스를 하던 최신 기술이었습니다.

물론 일반 가정의 통신망이라고는 고작 전화선이던때, 전화국에서 6km 안에 있는 가정에 ADSL 라인을 깔고 VOD 서비스를 한다는 기사였는데요, 당시에는 VOD보다는 ADSL이라고 하는 고속통신망에 더 관심이 가기도 했습니다.

헬로우 PC Hello PC 컴퓨터 잡지 1994ADSL, VDSL, 케이블 모뎀...

원래 포스팅은 처음 사진에 나왔던 94년의 잡지책 전체를 다루는 것이었지만 헬로우 PC 두 권만해도 어느덧 장문의 포스팅이 되어버렸네요.

다른 컴퓨터 잡지들도 다음 포스팅을 통해 다뤄볼까 싶기도 한데, 제가 흥미가는 쪽 위주로 뽑아본데다 포스팅이 너무 길어져 블로그를 찾은 분들에게 어떻게 보일까 싶은 생각도 들긴 하네요.

1994년의 컴퓨터 잡지책들을 좀 더 들여다보고 포스팅 여부를 결정하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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