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나비 네비게이션 보상판매 가격 들여다보니, 당황스럽다!

아이나비의 최대 42% 보상 할인 찬스? 오호!!

저는 스마트폰 네비게이션인 T-MAP을 이용하고 있지만 나이드신 어른들은 상대적으로 좁은 스마트폰 네비게이션 대신 7인치 네비게이션 전용기기들을 선호하는 편이죠.

 

저희 아버지 역시 7인치 네비게이션 전용기기를 사용중인데, 지난 추석 집에 갔더니 네비게이션의 터치가 되지 않는다고 하십니다.

 

이리저리 살펴봐도 증상이 여전한 것을 보면 네비게이션의 터치패널 고장인듯 합니다.

 

스마트폰 네비게이션도 꽤 쓸만하며 특히 실시간 교통정보 반영은 네비게이션 전용 기기가 따라오기 힘든 스마트폰 네비게이션 고유의 장점이니 스마트폰 네비게이션을 써보시라 말씀드렸지만 살짝 마음이 편치 않았는데, 마침 아이나비로 부터 네비게이션 보상판매 메일이 도착했네요.

서두르세요! 고객님께만 드리는 최고의 혜택!

아이나비 등록 회원에게만 보내오는 메일

2006~7년 경, 아버지께 아이나비의 네비게이션을 사드린 적이 있었고 당시 회원 등록을 한 덕에 여전히 아이나비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습니다.

마침 네비게이션이 필요한 상황에서 도착한 메일이라 반가웠고 관심있게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기존 아이나비 네비게이션을 반납하면 최대 42%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고 하는데, 물론 이 가격은 정가 기준일 것이고 실제로는 5~10%정도 저렴한 것일테지만 그래도 그게 어디냐 싶었습니다.

기존 고객만 누릴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니, 왠지 기분이 좋다

 

메일을 쭉 내려보니 보상판매 기종과 가격이 표시되어 있군요.

정가 49만9천원의 아이나비 K11 Air 16GB 제품은 29만9천원, 정가 36만9천원의 아이나비 Mach2 Air는 24만9천원입니다.

정가대비 30~40% 할인율

 

아이나비 RS 마하는 44만9천원짜리를 26만 9천원에 보상판매한다는군요.

정가대비 40~42%의 할인율

꼼꼼한 반납제품 확인, 그럴듯한 보상판매 진행 과정

메일에 걸려 있는 보상판매 바로 가기 버튼을 클릭하니 아이나비 웹사이트로 넘어왔고, 로그인하자 제 ID로 등록되어 있던 아이나비 제품 두 가지가 표시됩니다.

위에 표시된 아이나비 SMART A는 지난 여름 이모님의 아이나비 네비게이션을 업그레이드하며 등록한 것이고, 아래 아이나비 Pro가 예전에 아버지께 사드렸던 제품입니다.

2013/08/24 - 아이나비 SMART A 업그레이드 방법, 정말 이게 최선입니까?

보상 판매 과정, 꽤 꼼꼼하다

 

등록된 제품 중 보상판매로 반납할 제품을 먼저 선택하고, 새로 구입할 네비게이션을 선택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새 네비게이션까지 선택하고 나면, 네비게이션 반납과 관련된 동의 사항히 빼곡히 표시되며, 여기 동의해야 보상판매를 계속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런 규칙에 동의해야 보상판매에 참여할 수 있다

보상판매는 제품인증번호가 등록되어 있는 제품을 반납해야하고, 반납한 네비게이션은 사전 등록한 제품과 일치해야하며, 반납된 네비게이션에 메모리카드가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택배를 통해 구형 네비게이션을 반납하고, 반납이 확인되면 새 네비게이션을 배송하는 식으로 진행되는 보상판매 절차는 꽤 까다롭고 꼼꼼해보이는군요.

아이나비 직판가격과 보상판매 가격 비교, 황당!

본가에 있는 2006~7년산 구형 아이나비 네비게이션은 워낙 오래되다 보니 기계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네비게이션의 기능을 상실하고 먼지만 뒤집어 쓰고 있습니다.

이참에 보상판매를 받아야겠다고 생각하고 결제를 진행하기 전, 시장 판매가와 어느정도 차이가 나는지 인터넷에서 아이나비 K11 Air네비게이션의 가격을 검색해봤습니다.

그런데, 어라? 보상판매가격이 29만9천원이라던 아이나비 K11 Air는 오픈마켓에서 30만3천원에 팔리고 있었습니다.

 

30만3천원의 최저가 링크를 클릭해봤습니다.

최저가 링크를 클릭해서 해당 페이지에 들어가면 이런저런 옵션을 붙여 가격이 올라가는, 일명 '옵션질'이 아닌가 생각했는데, 아닙니다.

구형 네비게이션 반납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하는 보상판매가격보다 4천원만 더 내면 새 네비게이션을 바로 구입할 수 있습니다!

아이나비 본사에서 오픈마켓에 올린 가격

게다가 인터넷 최저가로 오픈마켓에서 판매하는 주인공은 다름아닌 '아이나비본사'입니다.

본사를 사칭한 판매자인가 싶어 판매자 정보를 열어봤더니 대표자 이름이 아이나비 홈페이지에 적혀 있는 것과 같습니다.

 

간혹 본사의 방침과는 무관하게 소매업자들이 가격을 '후려치는' 경우가 있고 그런 경우라면 가격이 싸다 비싸다 본사만 탓할 상황은 아닌데, 이건 아이나비 본사에서 오픈마켓에 직접 올린 가격이네요.

 

보상판매로 40%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던 보상판매 안내 메일, 실제는 보상판매를 통해 '40% 할인'이 아닌 '4천원 할인'으로 구매할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번거로운 절차, 제품을 보내고 받기까지 걸리는 시간, 4000원의 값어치가 있는걸까?

아이나비 Mach2 Air나 아이나비 RS Mach등 다른 보상판매 대상 네비게이션들 역시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보상판매 가격은 인터넷 최저가보다 5천원 가량 저렴할 뿐이었으며 대형 쇼핑몰에서 신용카드할인, 모바일 추가적립 등의 할인혜택을 받게되면 보상판매가격보다 오히려 싸게 구입할 수도 있더군요.

아이나비 블랙박스 보상판매 가격, 오히려 더 비싸다

함께 보상판매 진행중인 블랙박스의 가격은 어떤지 살펴봤습니다.

보상판매 안내 메일을 통해 접속한 아이나비 블랙박스, FXD900 16G 2CH 제품의 보상판매가는 27만9천원입니다.

아이나비에서 제시한 보상판매 가격

 

인터넷 검색을 통해 확인해본 가격은 보상판매가격보다 1만원 가량 비싸네요.

그런데, 여기는 아이나비쇼핑몰에서 2만원에 판매중인 정품 상시전원 케이블을 함께 준다고 합니다.

블랙박스에 상시 전원 케이블이 거의 필수품처럼 여겨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보상판매가격이 더 비쌉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가격. 정품 상시전원케이블 가격까지 따져보면...?

가격 검색은 여기서 그만두었습니다.

보상판매 메일을 받고 기분 좋게 구형 아이나비 네비게이션을 업그레이드 하려던 생각도 접었습니다.

푼돈으로 장난, 소비자를 우롱하진 말아야

사실 '보상판매'라는 제도 자체가 업체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쯤 잘 알고 있습니다.

기존 제품을 회수해봐야 이미 고물이나 마찬가지인 구형 제품은 부품으로 쓰기에도 적합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기존 제품을 회수하고 보내는데 드는 물류 비용까지 감안하면, 업체입장에서는 이래저래 부담만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비용만 따진다면 그렇습니다.

 

하지만 보상판매를 통해 기존 고객을 다시 자사 제품 사용자로 만들 수 있습니다.

업체가 얼마간의 금전적인 손해를 감수하면서 보상판매를 실시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최고의 혜택...최고의 혜택...

고객등록되어 있는 자사 제품 사용자에게만 특별히 할인한다고 손짓해놓고 다른쪽에서는 본사 직영으로 이 값이나 저 값이나 차이없이 판매하고 있는 업체, 이제는 그 회사에 믿음이 가질 않는군요.

얼마전 아이나비 네비게이션의 엄청나게 복잡한 업그레이드 방법 덕에 제품에 한 번 실망을 했는데, 이제 회사 자체에 실망을 했습니다.

 

스마트폰 기반 네비게이션 때문에 네비게이션 전용기기 시장의 사정이 무척 어렵다는 얘기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기존 고객을 등돌리게 만드는 이런 눈가리고 아웅식의 보상판매까지 해야 할 정도인지, 참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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